[신입필독] 최면 뽕빨물 심층 리뷰 & 추천 2탄~
작성자: beifenmajia [★고인물 R5★] | 작성일: 2024-01-26 03:51 | 조회: 82,110 | 추천: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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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고(書屋)의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수년 동안 깊은 심해에서 눈팅만 하다가, 최근 뇌리에 깊게 박힌 몇몇 최면 뽕빨물(拔作)들을 보며 도저히 참지 못하고 다시 키보드를 잡았습니다. 몇 년 전, 제가 처음으로 썼던 리뷰 글도 최면물 추천(링크)이었는데, 이렇게 2탄으로 돌아오게 되었네요.
사실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최면 장르의 '석유'를 넘어선 '화석'급 고인물이라 자부합니다.
십수 년 전, 초기 사물 최면(Objectophilia) 아카이브부터 시작해 지금의 혼돈 심해(Chaos Mind)에 이르기까지, 최면 태그가 달린 야설이란 야설은 죄다 섭렵했으니까요. 섬나라의 최면 야겜이나 애니메이션도 못해도 수백 편은 족히 봤을 겁니다.
다행히 요즘은 협의의 최면물부터 광의의 정신지배물까지, 장르 자체가 다방면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더군요. 특히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창의적인 요소들이 도입되면서, 최면물 특유의 '배덕감'과 '꼴림'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수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지들과 의견도 나눌 겸, 제 개인적인 독서 노트도 정리할 겸 해서 이렇게 리뷰를 남겨봅니다.
지난번 리뷰와 마찬가지로, 먼저 뽕빨물(Erotic Novel)의 대방향과 세계관 설정에 대한 제 개똥철학을 좀 늘어놓고, 구체적인 추천작을 소개하겠습니다.
(이론 따위 관심 없고 바로 추천작이나 내놓으라는 분들은 스크롤을 내려 절취선 아래로 가시면 됩니다~)
사실 최면 장르가 가진 고유의 강점과 일맥상통합니다. 본질적으로 인간의 아주 모순적이고 비틀린 욕망을 충족시켜야 하거든요.
"떡신(H-scene)은 존나게 꼴려야 하지만, 그 상황 자체는 지극히 합리적이어야 한다."
공식으로 따지자면 [총 꼴림도 = 씬의 자극도 × 상황의 개연성] 되겠습니다.
영상 매체와 달리, 텍스트는 정보 전달 효율에서 태생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에게 '상상의 자유'를 준다는 압도적인 장점이 있죠.
스토리 개나 줘버리고, 상황 빌드업 대충 하고, 캐릭터 조형 엉망으로 할 거면 그냥 야동을 보지 왜 글을 읽겠습니까?
따라서, 고퀄리티 최면 야설의 핵심은 최면 조교를 기반으로 한 씬이 얼마나 풍부하고, 다양하며, 자유롭고, 놀라움을 주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개연성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최면술사가 대상을 통제할 때 반드시 그 대상의 고유한 특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무지성으로 상대의 세계관을 억지로 비틀어버리는 게 아니라,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둥글고 매끄러운" 정신 지배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소위 말하는 "작은 은둔은 숲에 숨고, 중간 은둔은 시장에 숨으며, 큰 은둔은 조정에 숨는다(大隱隱於朝)"는 말처럼, 각 히로인의 고유한 특질(성격, 성벽, 사회적 지위 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에 딱 맞는 조교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대꼴'로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조정에 숨는(大隱隱於朝)" 수준의 최면이 가능할까요?
여기 네 가지 핵심 요소를 제안합니다.
즉, 작가가 설계하는 모든 떡신은 히로인의 성격, 직업, 남주와의 관계라는 '경계 조건' 안에서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폐곡선을 그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극한의 자극과 완벽한 개연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스토리 측면에서는, 히로인이 위에서 말한 속성들을 온전히 유지한 상태에서 자주적이고 자유롭게 남주와의 섹스에 탐닉하게 만들어, 독자에게 끊임없는 놀라움을 선사해야 합니다.
가장 고수는 일련의 우연한 사건들을 배치해 자연스럽게 떡신으로 이어지는 전개를 보여주는 것이고, 그 다음은 히로인이 주체적으로 남주를 따먹으러 오는 역강간(역관광) 전개입니다.
남주가 반쯤 협박해서 다리를 벌리게 하는 건 하수고, 최악은 그냥 미약 먹이거나 몽둥이로 후려쳐서 강간하는 겁니다.
여자의 참여도가 높을수록 상황은 다채로워지고, 최면이 추상적일수록(구체적 행동 지시가 아니라 규칙만 부여할수록) 의외의 상황이 터져 나옵니다. 반면 남주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무지성 최음제 강간은 이런 '의외성'을 죽여버려 금방 질리게 되죠. (물론, 개연성 있는 빌드업이 있다면 이것도 나름의 맛이 있긴 합니다만, 신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캐릭터 조형에서도 제발 "이슬만 먹고 사는 고고한 여신"이나 "먼치킨 무표정 남주" 같은 양산형 가면극은 집어치웠으면 좋겠습니다.
남녀 주인공의 성격적 결함을 깊이 있게 파고들어, 더 입체적이고 높은 차원에서 '인간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애증이 강하다는 건 충동적이라는 뜻이고, 고단수 어장관리녀는 명예욕이 강하며, 순진하고 착하다는 건 멍청해서 속이기 쉽다는 뜻" 아닙니까?
성격이 구체적이고 생생할수록, (남주에 이입하는) 독자는 더 큰 현실감과 정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작품 전체의 구조적 개연성도 중요합니다.
서고의 수많은 최면물들이 왜 용두사미로 끝나거나 연중(연재 중단)되는지 아십니까? 바로 "과도한 쾌락이 불러올 인과율" 을 감당하지 못해서입니다.
물론 뽕빨물이니까 대충 싸지르고 끝내면 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글들이 기본적인 챕터 완결조차 내지 못하고, 초반에 공들여 빌드업한 히로인이 후반엔 공기화되거나 증발해버린다는 겁니다.
이건 판을 너무 크게 벌려서 수습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뽕빨물이니 미녀를 공략해야겠죠? 한 명은 아쉬우니 하렘을 차려야 하고?
반장, 학교 퀸카, 선생님, 교장, 여경, 변호사, 의사, 간호사, 비서, 임원... 종류별로 다 모으고 싶겠죠?
거기다 남주랑 관계도 있어야 더 꼴리니까 소꿉친구, 숙적, 친척, 선생님 다 끌어오고?
히로인끼리도 엮여야 3P, 4P 할 때 더 배덕감이 쩔 테니 자매덮밥, 모녀덮밥도 넣어야 하고?
한 번 먹고 버리는 게 아니라 장기 보유해야 하는데, 인격이 망가져서 '오나홀'이 되면 안 되니 멘탈 케어도 해야 하고?
대부분 처녀여야 하고, 콘돔 따위 없는 질내사정이어야 하고?
자,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존나 꼴리죠.
하지만 그 다음은요?
최면 능력은 어디서 났습니까? 왜 남주만 가졌죠? 부작용은 없나요?
어떻게 멀쩡한 사회인을 성노예(Sex Slave)나 육변기(RBQ)로 만들면서 사회생활을 유지시킵니까?
그 많은 여자들 먹여 살릴 돈은? 임신하면 애는? 그 많은 애들은 누가 키웁니까? 유산 상속 싸움은?
이런 알파메일을 다른 수컷들이 가만히 둡니까?
이건 제가 깐깐해서 따지는 게 아닙니다. 독자들은 읽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이런 '현실적인 의문'을 품게 됩니다.
판이 커질수록 이 논리적 구멍을 메우기가 힘들어집니다.
재벌가 배경의 최면물이나, 현실 사회 배경의 최면물들이 왜 갑자기 이능력 배틀물이 되거나 국제 범죄 조직이 튀어나오면서 산으로 가다가 연중하는지 아십니까?
작은 구멍 하나 메우려고 더 큰 설정을 가져오고, 그 설정 메우려고 더 거대한 무리수를 두다가, 결국 작가 본인이 감당 못 할 스케일이 되어버려서 자폭하는 겁니다.
제 경험상, 배경(학교, 조폭, 기업, 오컬트, 국가 등)이 3개 이상 섞이면 그 소설은 완결 못 냅니다.
그러니 제발, 세계관은 폐쇄적이고 통제 가능한 범위로 좁히십시오.
굳이 거창한 세계관을 만들고 싶다면, 최소한 인물별로 독립된 챕터를 구성해서 옴니버스 식으로라도 완결성을 챙기시길 바랍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여기 최근 몇 년간 나온 작품 중, 다양성과 개연성을 모두 잡은, 소위 '뇌가 녹아내릴 정도로 꼴리는' 수작들을 소개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세요.)
이 두 작품은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평범하고 약간은 폐인 같은 주인공이 초능력(최면 보석)이나 준-초능력(주인공을 쾌락의 도구로 쓰려는 흑막의 지원)을 통해 성욕을 채우는 이야기입니다.
Hollowforest 작가님의 특징은 지독할 정도로 어두운 현실 묘사입니다. 사회의 음지, 인간의 뒤틀린 욕망을 적나라하게 까발려 독자의 멘탈을 흔들어 놓습니다. 예전 《주안혈(朱顔血)》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쪽은 육체적 학대보다는 정신적 조교에 집중하며 선을 넘을 듯 말 듯 줄타기를 기막히게 합니다.
작가가 그려낸 세상은 진짜 현실 그 자체입니다. 누구나 욕망이 있고, 위선적이며, 사회는 정글이고, 아름다움(美) 자체가 원죄인 세상이죠.
히로인들은 기본적으로 원래의 성격과 가치관을 유지합니다. 처음엔 남주와의 섹스를 거부하지만, 외부의 압력이나 상황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다리를 벌리게 되고... 결국 [굴복 → 반항 → 체념 → 타락 → 능동적 쾌락 탐닉] 으로 이어지는 타락의 과정을 겪습니다.
주인공 또한 처음엔 찐따처럼 휘둘리다가, 점차 흐름을 타고, 마침내 욕망의 파도를 지배하는 포식자로 변모합니다. 초능력이 있어도 무지성으로 날뛰지 않고, 안전하고 장기적인 쾌락을 위해 신중하게 머리를 굴리는 모습이 아주 현실적이라 몰입감이 엄청납니다.
특히 《황음자술》의 'CM(Choi-Myeon, 최면)' 에피소드는 압권입니다.
보통의 야설이 "어떻게든 청순가련한 어머니를 따먹을까"를 고민한다면, 이 작품은 "겉보기엔 고상하고 정의로운 미녀지만, 뒤로는 이미 개발이 끝난 육변기인 어머니가, 어떻게 하면 정상적인 모자 관계를 깨지 않고 아들을 유혹할까" 를 고민합니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우리 학교에서 불량배들이 여선생을 윤간한 사건이 있었는데..."라며 훈계를 가장해 음란한 디테일을 썰로 풀며 아들을 발정 나게 만드는 장면...
이게 바로 리얼리티와 다크 판타지의 완벽한 결합 아니겠습니까?
아쉬운 점은... 두 작품 다 미완결입니다. (오열)
Hollowforest 님의 장편은 살아서 완결을 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스케일은 방대한데 이제 막 프롤로그 끝난 느낌이라...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분량만으로도 인간 군상과 사회의 이면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엔 충분합니다.
총점: 90점
여성 심리 묘사의 교과서라 불릴 만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사장으로서 최면술을 이용해 처녀들을 수집해 회사(하렘)를 꾸리는 내용인데, 여기서 최면은 거들 뿐입니다.
최면으로 심는 건 "남주에 대한 무의식적인 연모, 숭배, 신뢰" 같은 기본 감정뿐. 상식 개변이나 행동 조작 같은 무리수는 두지 않습니다. 덕분에 히로인들의 본래 성격과 사회적 위치가 완벽하게 보존되죠.
남주는 이 '기본 호감도'를 바탕으로, 고도의 밀당과 심리전을 통해 그녀들을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놉니다.
예를 들어, 지적인 히로인 '지환'의 경우, 몸을 허락하기 직전에 "쉬운 여자로 보이기 싫어서" 일부러 강하게 튕기거나, 남친 몰래 바람을 피우고 나서 생긴 죄책감을 오히려 남친에게 "넌 나를 이해 못 해!"라며 화내는 걸로 해소하는...
이런 디테일한 심리 묘사가 소름 돋을 정도로 리얼합니다. 작가님이 현실에서도 카사노바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죠.
일단 하렘에 입성한 히로인들은 스스로 '성노예'가 되기를 자처하지만, 주인님(남주)에게 농담 따먹기도 하고 가끔은 귀엽게 틱틱거리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먹잇감(신규 히로인)이 나타나면 완벽한 팀워크로 공략을 도와주는... 그야말로 "대은은어조(大隱隱於朝)" 의 이상적인 하렘을 보여줍니다.
솔직히 이 정도 심리 장악력이면 최면 없어도 꼬셨을 것 같습니다. 젊고, 잘생기고, 돈 많고, 능력 쩌는 사장님이 사회 초년생 여직원 가스라이팅하는 건데 안 넘어갈 리가요.
그리고 작가님이 '배란기' 여성의 생리적, 심리적 변화에 대해 아주 집요하게 묘사하는데, 특히 "수보(물 많은 보지)"와 "유보(기름진 보지)" 의 차이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부분은 가히 꼴잘알의 경지라 할 수 있습니다.
유일한 단점은... 한 명 공략하고 연재가 끊겼다는 것. (피눈물)
하지만 그 한 명 분량만으로도 기승전결이 완벽해서, 하나의 독립된 단편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총점: 95점
Axmi는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특히 배덕감(소마대차: 어린 말이 큰 수레를 끈다, 즉 연상녀 취향) 이나 지위 역전 같은 설정을 이용해, "거부하고 싶지만 결국 받아들이게 되고, 닿을 수 없었지만 결국 손에 넣는" 끈적한 공기를 만들어내는 데 도가 텄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의 선물(朋友的饋贈)》 이라는 작품을 봅시다.
주인공의 어머니는 엄격하고 빈틈없는 커리어우먼입니다. 근데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의 친구가, 엄마를 몰래 짝사랑하는 주인공을 위해 그녀를 조교해서 '생일 선물'로 줍니다. 정작 남주는 그 사실을 모르고요.
어머니는 "전통적인 엄한 어머니"라는 가면을 쓴 채, 아들이 자신을 '선물'로 받아들이도록 유도합니다.
전신을 가린 트렌치코트 안에 알몸 + 팬티스타킹 + 빨간 리본만 매고 있는 어머니...
그 엄격한 표정과 음란한 복장의 괴리감(Gap)이 주는 파괴력이 어마어마합니다.
Axmi 님의 작품은 주로 상식 개변물이고, 대부분 단편이라 등장인물이 적습니다. 최면 능력의 기원이나 결말 따위는 쿨하게 생략하고, 조교 과정조차 건너뛰고 바로 "조교 완료된 결과물" 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덕분에 군더더기 없이 엑기스만 즐길 수 있죠.
단점이라면 캐릭터의 깊이가 좀 얕고, 공략 패턴이 비슷하다는 점? 하지만 꼴리면 그만 아닙니까.
추천작: 《친구의 선물》, 《색정전개(色情展開)》, 《임무서(任務書)》 등.
총점: 85점
[하이라이트] 이번 분기의 패왕, 그야말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강추한다! 도입부에서 약속했던 모든 요소를 이토록 완벽하게, 아니 그 이상으로 충족시킬 수 있을까? 주인공의 하렘에 입성한 각양각색의 히로인들은 자신의 성격, 사회적 지위, 서로 간의 캣파이트, 그리고 주인공을 향한 미묘한 감정선까지 무엇 하나 훼손되지 않고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작가는 각 히로인의 특성에 맞춰 기가 막힌 ‘사물화(Objectification)’ 설정을 부여했다. 인간 세탁기가 되어버린 후배, 발정 난 암캐가 된 선배, 내숭 덩어리 전여친(녹차녀) 등등... 그 설정에 맞춰 터지는 떡신들은 매 순간이 창의력의 폭발이다.
비유하자면 이런 느낌이다. 쨍한 여름날, 해변에서 그냥 시원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빨려고 했는데, 갑자기 최고급 젤라또 가게 이벤트에 당첨된 거다. 타로, 딸기, 오렌지, 코코넛... 온갖 클래식한 맛이 다 들어간 스쿱에 초콜릿 와플 볼, 쫄깃한 떡 토핑에 생크림 꽃까지 얹어준다. 게다가 아이스크림은 딱 먹기 좋게 반쯤 녹아 혀에 착 감기는 상태.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머리가 띵할 정도로 완벽한 쾌감이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기분이라니까!
이 작품은 현실과 미묘하게 비틀린 평행세계의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우연히 ‘최면 아티팩트’의 선택을 받아 히로인들과 질펀하게 뒹구는 운명에 처한다. 여기서 작가의 영리함이 빛을 발한다. 사물화나 최면 같은 하드코어한 설정들이 정체불명의 ‘시스템’에 의해 구동되는데, 주인공도 히로인들도 그 정확한 메커니즘은 모른다. 그저 어렴풋한 ‘규칙’만 알 뿐이다.
그래서 그 규칙을 지키기 위해, 남녀 양쪽이 서로 ‘쌍방향’으로 달려들어 떡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억지로 판을 까는 게 아니라, 기가 막힌 우연처럼 야스각이 잡히는 최면물의 최고 경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덕분에 주인공의 도덕적 부담은 최소화된다. 히로인들에게 주인공은 ‘친구’이면서 동시에 ‘주인님’인, 이 모순적인 관계가 기적처럼 성립한다.
떡타지물에서 가장 잡기 힘든 밸런스가 뭔가? 바로 ‘주인공의 절대적인 지배’와 ‘히로인의 살아있는 자아’ 사이의 줄타기다. 보통은 강제로 굴복시키면 자아가 죽고 인형이 되어버리니까. 이건 본질적인 딜레마다. 이 작가는 천재적인 발상으로 이걸 해결했다.
“남녀 주인공에게 공동의 목표를 던져준다.”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여자가 지배당하는 형태의) 섹스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남녀가 서로 협력해서, 온갖 하드코어한 떡신을 연출한다.”
이런 미친 설정 덕분에 순애와 조교, 자유와 지배, 화간과 능욕이 한 냄비 안에서 펄펄 끓어오른다. 물론 씬 묘사도 미쳤다. 섬세하면서도 꼴릿한 포인트가 살아있다. ‘상황적 개연성’과 ‘배덕감 넘치는 쾌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서 뽕맛이 하늘을 뚫는다.
다만, 연재가 길어지면서 최면 능력의 기원이나 다른 최면술사들의 등장, 수도의 정치 싸움, 주인공의 출생의 비밀 같은 거창한 떡밥을 풀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좀 불안하다. 판이 너무 커져서 수습 못 하고 찍 쌀까 봐.
하지만 ‘발기잇’을 위한 뽕빨물로서의 가치? 이미 차고 넘친다. 훌륭한 떡타지는 구구절절한 서사가 필요 없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꼴리는 포인트만 확실하면 그만이다. 그런 면에서 <최면 세탁기>는 이 리뷰에 가장 완벽하게 부합하는 물건이다. 제 점수는요, 100점 만점에 100점 박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