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의 둘째나리를 보고 퀄 좋은 홍루몽 패러디를 찾고 있다?
추천하는 작품임.
작품 퀄리티는, 솔직히 여러 홍루몽 작품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손에 꼽을 정도로 잘 썼다고 생각함.
보통 훙루몽 패러디 자체가, 홍루몽의 시대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대역의 느낌도 있기 때문에 작가의 필력에 매우 호불호가 갈리는 편임.
하지만 많은 작가들이 그 분위기를 얼핏 내기는 했어도, 조연들을 쩌리로 만들거나, 너무 인물들을 단편적으로 설정해놔서 보면서도 매우 아쉬운 부분이 많음.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이 작품은 매우 흥미로움.
일단, 이 작품은 홍루몽 패러디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실상은 홍루몽 + 금병매 + 수호전을 합쳐서 북송 마지막 태황제 휘종 시절 시점으로 진행하는 작품임.
대체역사적 느낌도 있어서 실제 북송의 인물들도 대거 나오고, 그게 금병매, 수호전, 홍루몽의 인물들과 섞여서 진행하는 작품인데.
일단 장점을 말하자면, 개연성을 매우 잘 신경쓰고, 신박하게 전개함.
홍루몽을 보면, 무조건 나오는 게 현대에서 과거의 명작 시 베껴다가 이름 떨치고, 과거 시험쳐서 올라가거나, 영국부 가씨 손자니 인맥 빌려서 무장으로 전개를 함.
거의 100이면 100 이 전개를 벗어나지 않음.
근데 이 작품은 매우 신박하게 '그림'으로 전개함.
'그림(소묘)'를 통해서 황제의 눈에 들어서 학사 지위도 받고, 무조건 공 세우고 이름 떨치려는 다른 주인공들과 다르게 뇌물(권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관직도 겸함.
이 뇌물도 그냥 주는게 아니라 어떻게 주는지, 상대가 어떻게 받고 어떤 의미를 담아야 하는지, 무엇을 줘야하는지 정말 세세하게 나와서 그냥 뇌물을 줬다- 황금 백만냥을 보냈다- 이렇게 퉁치는게 아니라 납득이 갈 정도의 서술을 해놔서 매우 좋음.
개연성을 신경쓴다는 건, 보통 원작에서 이 여자는 악녀였지? 그럼 계속 악녀겠지~ 이렇게 대충 성격 설정하고 가는데.
작가는 나름 그 시대의 상황과 결부시켜서 이렇게 되었기에 이렇게 된거고- 주인공을 만나면서 상황이 변하며 성격이 나름 유순해지며, 원작과 달라지는 모습을 세세하게 묘사함.
수호전에서 도술이나 홍루몽의 신선 관련 이야기도 나오잖음?
실제 북송시절 역사 가져왔다고 모두 개구라임ㅋㅋ 이렇게 퉁치는 것도 아니고, 무인 진기도인이나 도사들 술법도 실제로 있음.
다만, 그게 수명을 늘리거나 그러지 못하고 범인들과 매우 뚜렷한 차이를 내지 못함.
작중 언급으로 뛰어난 무인이 30보 내면 강궁으로 잡고, 10보 내면 칼로 죽일 수 있다 언급할 정도.
무인은 더 심해서 아예 진기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일단 공법을 운행하면 효과는 있는 것 같다- 같은 플라시보 적인 감각에 실재 체력 개선이나 몸 개선같은 효과가 있긴 해서 더 긴가민가한 면도 있음.
걍 천부적인 힘, 무기술 이런쪽을 더 높게 치는 편.
그래서 파워인플레를 따지자면 저무 중에서도 씹저무- 거의 대역이랑 다른것도 없다고 보면 됨.
걍 홍루몽이랑 수호전에 나오는 신선이나 도술 같은 것들을 나름대로 드러내기 위한 장치정도고, 수호전에 나오는 도인들이나 양산박의 탄생을, 북송 시절 도가 최고 인물이자 황제 심복인 임영소랑 엮어서 임영소가 도가를 부흥시키기 위한 계획이었다-로 진행시키면서 작품 셋과 역사를 결합시키려고 노력도 많이한 편.
옷이나 묘사, 가문에서 안주인이 실재로 하는 일, 시녀들의 투기 싸움이나 옷감의 종류에 이르기까지.
진짜 그 시대를 전체적으로 잘 묘사했다 생각이 들어서 잘 맞는 사람은 밤새도록 읽을거라고 생각함.
하지만!
단점도 있음.
작품 진행이 너무 느림.
느린 정도가 아니라, 거의 하루하루의 일정을 모두 보여준다고 봐야 됨. 스킵하다고 해도 이틀-사흘을 스킵하는 것에 불과하고 주인공이 하루 무엇을 하고, 어떤 사건을 일으키는지 밀도가 매우 빡빡한 것 같으면서도 시간이 느리게 흘러감.
어떻게 보면 홍루몽 제목을 보고온 독자일 경우에는 불만을 가질 수도 있음.
왜냐?
제목은 홍루몽이지만, 주인공은 금병매의 주인공 '서문경'으로 빙의하면서 시작하기 때문임.
그래서 주인공이 먼저 따먹는 것도 금병매 히로인들이고, 홍루몽은 후반 가서야 서서히 접점이 많아짐.
최후반 기준 금병매 히로인들(처녀들만) 수집 완료 했고, 간간히 홍루몽에서도 비극적으로 죽는 시녀들(청문, 금천아, 향릉)들을 미리 빼돌리거나 우연히 데려오면서 다 수집함.
허나, 말했다시피 홍루몽 히로인들을 기대하는 입장에서 본진은 금병매 청하현에 두고, 영국부 가씨가문은 가끔 등장하다 보니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큼.
임대옥이랑 설보채, 진가경?
홍루몽의 대표 히로인 셋인데, 셋이랑 감정관계가 잘 진전되고 관계역시 개연성 없이 뿅! 반함! 이러는 것도 아니라 나름 이유있게 천천히 가까워짐.
여기까지는 좋지만, 이러면서 자주 만나기 힘들다보니(왜냐면 주인공은 서문가문이이니).
나는 임대옥이랑 관계 가까워지는 거 보고 싶은데? 설보채는 초반 등장하고 언제나옴? 같은 마음이 안 들수가 없음.
가뜩이나 느린데, 내가 절반을 봤는데 겨우 1년!
1년 밖에 안지남.
150만자에.
최신화까지 보더라도 겨우 2년째 혹은 2년 지나갈 즈음일거임.
근데 작가가 서술하는 거 보면 무조건 초장편 확정일거라는 말임.
떡밥만 봐도 간단함.
진가경? 구원해야 하는데 주인공은 서문가문임. 영국부에서 어케 데려올건데?
설씨가문의 설보채, 얘도 구원해야 하려면 영구부에서 빼내와야 됨. 이게 권력이 많다고 가능한 일임?
임대옥은 그래도 간단한 편임. 임대옥 아버지랑 친해지면서 유언으로 돌봐달라거나 맡긴다는 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는 법이니까.
하지만 얘네 셋만 보더라도 이정도인데, 얘네랑 비견되는 히로인인 왕희봉은?
실제 역사의 가장 비참한 황녀이자 아름다운 미인이었던 무덕제희 조복금은? 그보다 조금 못했어도 무복제희 조황황은?
갈 길이 구만리인 거임.
재네들 제외하더라도 홍루몽의 메인 히로인 금릉십이차는 절반이상이 영국부 가씨가문 소속이라 한 둘은 어떻게든 빼내도 모두 빼는게 가당키나 하겠음?
역사적 사건으로 보면, 이제 십 년내로 금나라에서 쳐들어와서 북송 멸망시킬테니 아마 이 사건을 기점으로 주인공이 새로운 왕조를 세우거나, 금나라의 공격을 막아내서 최고의 북송 중신으로 거듭나는 전개로 갈 것 같은데(일단 소개문만 보면 후자같음 근데 휘종이랑 홍종 쓰러트린다는 거 보면 전자 가능성도 없잖아 있음).
그때까지 올라가려면 또 한세월이라서 너무 기운 빠지는 듯.
소개문처럼 반금련, 이병아, 임대옥, 설보채가 후원에서 캐빨하는 거 보려면 어떻게든 데려온 후일텐데, 그거 보려고 진입한 입장에서 이렇게 전개를 느리게 하니까.
전개자체는 존나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진행속도가 느리고 또, 금병매/수호전 히로인들을 먼저 따먹고 홍루몽으로 향하다 보니 질리는 감이 없잖아 있음.
단점은 느림, 다만 완결까지 몰아보면 만족스러울 듯?
이런 단점만 제외하자면 주인공은 원작 셋과 대역에 나오는 몰락할 히로인들 다 구원하고 다따먹하면서 권세를 쥐게 되는 방향으로 가니 매우 만족스럽다고 생각함.
추천.
10점중 8점 줄만하다고 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