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2도 엔딩까지 가는 길은 꽤 쉽지 않았긴 했음. 근데 적어도 장르 내부에서 허용될 수준의 어려움과 시스템에서 줄타기를 했기에 유저들이 끝까지 달린 거지, 이번처럼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의 무한 파밍을 거쳐야 하는 건 아니었음. 쉽게 말해서 h씬으로 가는 여정이 내적 긴장감 + 서사와 연계되어 있는가?의 문제인데 사모님2는 그게 됐고 이번 신작은 그게 잘 연결 안 됐음. 본문에서 차라리 츤데레 히로인이라도 넣어야 했다고 말한 건 그런 의도임. 무인도에서의 생존 과정이 히로인을 함락시키는 장치로 연계되야 했는데 이번 신작은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알아서 히로인들이 넘어올 그림이었거든.
일단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h씬이건 전투건 장비 제작이건, 뭐 하나 돌파할 때의 성취감을 느끼기까지 너무 큰 피로도를 요한다는 점임. 장비 하나 만드는데 한세월이고 병 치료하는데 한세월인데 그 고생 끝에 얻는 성취감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 뭣보다 그 고생 과정이 너무 커서 정작 야겜 특유의 성적 긴장감이 중간에 휘발됨. 내가 야겜을 하는건지 스타듀벨리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짐. 정작 그 파밍 과정도 랜덤성이 크게 작용해서 세이브 로드 신공 해야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