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러 여장을 들키지 않으려고 서울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지방 대도시의 공중목욕탕을 찾은 윤미, 아니 근호의 고막에 익숙한 목소리가 꽂혀 온다. 그리고는 탕 속에 숨겨져 있던 근호의 불알주머니를, 부드러운 손이 감싸 얽매고 있다.
“서, 선아야… 네가 여기는 웬일이야?”
“으음 그건 내가 묻고 싶은데? 왜 우리 할머니 댁 근처 공중 목욕탕에 이렇게 익숙한 얼굴, 그것도 같은 반 남자애 얼굴이 여탕에 보이는 걸까~?”
“그……”
여장을 하고 ‘윤미’로서 여자 화장실을 들락거렸던 근호는, 첫 여탕 잠입 시도를 같은 반 여자애 선아한테 허망하게 들키고 말았다.
선아는 계속 남들이 못 듣게 속삭이며, 20 언저리밖에 안 되는 악력으로 불알을 위협하고 있었다.
“아주머니들이랑 할머니 눈은 속일 수 있어도 내 눈은 못 속이지롱♥ 너 설마 귀엽다 이쁘다 해 주니까 네 얼굴이 진짜 여자 얼굴처럼 보인다고 믿는 거 아니지?”
“이, 일단 먼저 이 손부터…”
“근호가 다리 사이에 아기씨 덜렁대면서 돌아다니면 다른 여자 손님들은 무서워서 어떻게 목욕하라고? 그러다 누구 하나 임신하기라도 하면 근호가 책임질 거야?”
“그… 저기……”
“에휴, 책임 못 지겠으면 같이 찜질방 들어가서 나한테 몸 대주고 나서 조용히 고추 가리고 나가. 한 방울도 빠짐없이 쥐어짜이면 다른 아줌마들이 당할 일도 없겠지. 혹시라도 도망갈 생각하면 여기 남자 들어왔다고 소리 지를거니까 허튼 수작 부리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