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준비는 완벽하다.
나는 치즈에 즉효성 독을 넣어 두었다.
우리 집에는 동거인이 있다.
쉐어하우스도 아니고, 함께 살자고 한 적도 없다.
그저 제멋대로 살고 있을 뿐이다.
그것도 숨어서.
침입자라고 부르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처음 위화감을 느낀 건, 음식이 줄어든 것 같다고 느꼈을 때였다.
세 개밖에 없는 물건에는 손을 대지 않지만,
이른바 수량이 많은 것들이 미묘하게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면, 슬라이스 치즈.
18장 들이 같은 게 조금씩 줄어드는 느낌이다.
남은 게 3장이 되었을 때는 전혀 손대지 않아서,
지금까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 사실을 깨달은 뒤로는, 집을 나설 때와 돌아왔을 때
물건 배치가 미묘하게 달라진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래서 방 안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보았지만,
누군가가 찍힌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분명히 있다.
나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방 안이나 다락까지 조사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점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필사적으로 일하고 있는 동안,
이 녀석은 느긋하게 내 방에서 지내며 음식을 훔쳐 먹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일로 쌓인 스트레스 때문인지, 생각은 점점 과격해졌다.
독을 먹여 버리자.
멋대로 내 방에 들어와, 멋대로 음식을 먹고 죽는다.
천장 속에 있는 쥐에게 먹이려고 했다고 말하면,
경찰도 내 살의를 증명하지 못하겠지.
그래서 나는 치즈에 독을 넣었다.
치즈는 남은 게 6장.
이 정도라면 1~2장은 먹을 것이다.
그래서 앞쪽 두 장에 독을 넣어 두었다.
다음 날, 나는 출근했다가 돌아와 냉장고를 열었다.
치즈가 한 장 줄어 있었다.
좋아, 작전은 성공이다.
내일쯤 시체를 찾아서 경찰에 연락하면 되겠지.
나는 남아 있는 치즈 중 가장 뒤에 있는 한 장을 집어,
입에 넣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