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라는 게 말이야, 돈이 없잖아?
부모님이 용돈을 보내준다곤 해도, 생활은 꽤 빠듯해.
뭐, 아르바이트를 하면 되긴 하겠지만, 역시 귀찮기도 하고.
그렇다면 할 일은 하나지.
지출을 줄이는 것.
그래서 떠올린 게, 집세가 엄청 싼 곳으로 이사하는 거였어.
그런데 우연히, 깜짝 놀랄 정도로 싼 방을 찾았지.
이전 집이랑 비교하면 무려 2만 엔이나 싸.
학생 신분으로 한 달에 2만 엔이 남는 건 꽤 기쁜 일이거든.
하지만 말이야, 그런 곳은 대개 그렇잖아.
그래, 사고 물건.
내가 빌린 방은 꽤 위험한 곳이라서, 지금까지 여러 명이 죽었다더라.
그래도 유령이란 게 결국 마음먹기 나름 아니겠어?
신경 안 쓰면 그만이잖아.
게다가 근처 사람들한테 물어봤더니,
그 방에 나온다는 유령이 사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더라고.
어떤 사람은 머리 긴 젊은 여자라 했고,
그다음엔 중년 남자, 그 다음엔 아이였대.
음... 이건 아무리 봐도 거짓말이지.
그렇게 자주 바뀔 리가 없잖아.
그래서 난 신경 안 쓰고 그냥 살았던 거야.
뭐, 가끔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물건 위치가 바뀌어 있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
딱히 큰 해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 그게 점점 무시할 수 없게 되더라고.
이상한 소리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커지고,
물건이 사라지거나, 산 기억도 없는 물건이 생기기도 하고.
자고 있는데 위에서 물건이 떨어졌을 땐, 솔직히 죽는 줄 알았어.
그래서 어느 날, 친구의 지인 중에 영능력자가 있다길래
싸게 봐달라고 했지.
그랬더니 역시 지박령이 있대.
그 사람이 말하길, 좀 특이한 지박령이라서
누군가를 대신 삼기 전까진 그 장소에 묶여 성불을 못 한다더라.
그래서 이 방에 사는 나를 저쪽으로 끌어가려 한다는 거야.
유감스럽게도 싼 가격이라 퇴마까지는 안 해줬지만,
령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방법은 알려줬어.
그걸 하면 당분간은 괜찮으니까
그 사이에 새 방을 찾으라더군.
근데 말이야, 그걸 하면 괜찮다면
굳이 이사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니냐?
어쨌든 난 그날 밤, 바로 그 방법을 해보기로 했어.
우선 몸을 정화한다는 의미로
몸에 소금을 문지른 다음 샤워로 씻어낸다.
그리고 다음은…… 아, 바스타월이 없네.
일단 핸드타월로 대충 닦고.
그다음 방 한가운데에 일본술이랑 소금단지를 놓는다.
마지막으로 방을 완전히 어둡게 하고 기도하면 끝.
간단하네.
근데 TV가 켜진 채였어.
그래서 리모컨을 찾았는데 안 보이더라고.
살짝 짜증이 나서 TV 콘센트를 확 뽑아버렸지.
그랬더니 갑자기 ‘빠직’ 하는 소리가 나면서
방 안이 완전히 깜깜해졌어.
아마 차단기가 내려간 것 같아.
뭐, 어차피 어둡게 해야 하니까 딱 좋았지.
그래서 유령한테 손대지 말라고 기도했어.
그랬더니 말도 안 되게 조용해졌지.
이상한 소리도 안 나고, 물건이 사라지는 일도 없어졌어.
진짜, 엄청 편해.
좀 더 일찍 했으면 좋았을 걸.
……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다시 시작된 거야.
이번엔 확실하게 모습까지 보여줘.
나랑 비슷한 또래의 남자.
하아... 귀찮아 죽겠네.
또 그 퇴마 의식 해야겠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