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코드판 위로 바늘이 떨어지자,
웨일런 제닝스
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나는 눈을 비비며 억지로 잠을 쫓아냈다.
시동을 걸기 위해 어젯밤 마시다 남은 롱넥 맥주병을 들이켰다.
빌어먹을 기차에 치인 것처럼 머리가 징하고 울린다.
"지옥의 종소리가 따로 없군."
어젯밤의 흔적을 씻어내려 재빨리 샤워를 마쳤다.
부츠를 신는 동안 담배 끝에 매달려 있던 긴 재가 툭 떨어졌다.
나는 옷장 위를 뒤적이며, 내가 최근 그토록 갈망하게 된 그 작은 '약봉지'를 찾았다.
빈 술병과 구겨진 담뱃갑을 밀쳐내 보지만, 봉지는커녕 차 키조차 보이지 않는다.
"어디 있는지 뻔하지."
나는 술병 입구를 혀로 한 번 더 훑었다.
마지막 남은 한 방울 맛까지.
전부 핥아냈다.
빼입을 만큼 빼입고, 한바탕 난리를 피울 준비를 마친 채 문을 열었다.
로렌스가 거실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군말 없이 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안 돼요, 이제 그만하셔야죠."
"내놔."
"지금 꼴 좀 봐요. 방금 샤워하고 나왔는데 지금 막 성당에 들어온 창녀처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잖아요. 눈동자는 지옥처럼 새카맣고요! 계속 이렇게 사실 거예요? 짐, 정신 차려요."
난 혀를 깨물고 손만 계속 내밀었다.
"제발... 당신은 지금 통제 불능이라고요. 못 줘요. 당장 돌아가서 잠이나 더 자요. 이번 달 내내 거의 못 잤잖아요? 그러다 죽는다고요... 알죠?"
"죽기 딱 좋은 날이네."
"짐!"
"나도 내가 하는 게 뭔지 알아... 험한 꼴 보기 싫으면 내놔."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날 챙겨주는 건 고맙지만, 주제 파악은 해야지.
그의 얼굴이 축 늘어진 개처럼 변했다.
그가 마침내 내 차 키와 소중한 약봉지를 건넸다.
마지못한 표정이었다.
"대체 요즘 왜 그러고 사는 거예요?"
"그야...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니까. 매일이 똑같잖아? 해가 가도 변하는 게 하나도 없어. 난 환상 따위 안 가져. 언젠가 외상값을 치러야 할 날이 온다면, 내가 어디로 떨어질지는 너도 잘 알잖아? 아직 숨은 붙어 있고, 그러니 갈 데까지 가보는 거지."
그가 어둠 속으로 나서는 내 뒤를 따랐다.
머스탱의 차 문을 열자, 그가 내게 소리쳤다.
"35번 국도 타고 10마일쯤 가면 낡은 광산 하나가 나와요. 혹시 무슨 일 생기면, 거기 들어가서 버텨요."
"짜식."
나는 70년식
보스 429 머스탱
을 몰고 클럽 앞에 멈춰 섰다.
원하던 시선들이 꽂힌다.
"죽여주는군."
나는
위스키 사워
두 잔을 주문해 한 잔은 털어 넣고, 나머지 한 잔을 홀짝이며 바를 둘러봤다.
오늘 밤은 만원이다.
"큭큭."
킁킁거려 보니 내가 찾던 게 있다.
핫팬츠가 피부처럼 딱 달라붙고, 하얀색 부츠를 신은 갈색 머리 여자.
시작이 좋다.
우리는 잠시 춤을 추다 바깥으로 나갔다.
내가 '그 봉지'를 건네자, 그녀는 내 차 보닛 위에서 하얀 가루를 얇게 펴 한 줄 들이마셨다.
곧 내게도 할 거냐고 묻는다.
"이쁜이, 고맙지만 난 즐기는 방식이 좀 달라서."
나는 그녀를 어둠 속으로 끌고 갔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빨아 마시는 동안 그녀는 내 품에서 축 늘어졌다.
지난 200년 동안 이런 짓을 해오면서 심장이 뛰는 걸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바뀌었다.
"에스코바르에 축복을."
나는 그녀의 시체를 트렁크에 던져 넣고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부족했다.
눈을 부릅뜨고 생기가 넘치는 대로, 나는 밤새 춤을 추며 그 봉지를 모두에게 돌렸다.
바텐더를 포함해 모두가 맛을 봤다.
약이 다 떨어지자, 나는 죽어라 술을 퍼마셨다.
새벽 네 시가 되기 15분 전, 손이 떨리고 심장이 천둥처럼 뛴다.
주크박스에서 'Georgia On A Fast Train'이 흘러나오는 동안 나는 당구를 마무리했다.
그때 트렌치코트를 입은 남자 다섯이 비즈니스라도 하러 온 듯한 분위기를 풍기며 들어왔다.
사냥꾼들.
맨 앞에 선 놈을 안다.
목에 십자가를 걸고 있는 타일러 출신의 마셜 신부.
그들은 즐비한 시체들을 넘어, 큐대에 초크 칠을 하고 있는 내 맞은편 당구대 쪽에 멈춰 섰다.
"꼴이 엉망이군."
"마셜, 오랜만이야."
"7년 만이지."
모두 한 손에는 십자가를, 다른 손에는 총을 들고 있었다.
"곱게 갈 텐가? 말로 해서 알아들을 것 같진 않은데."
"그럼 갈 데까지 가볼까요, 신부님."
놈들이 총을 뽑았고, 나는 당구대 귀퉁이를 바닥에서 뜯어내 집어 던졌다.
마셜이 쏜 총알 한 발이 내 배에 박혔고, 은 성분이 지옥불처럼 타올랐다.
"흐기야아아악!!!"
나는 고통과 놈들 모두 씹어삼켰다.
상황이 모두 정리되고서야 나는 내 배를 쥐어뜯어 총알을 파낼 수 있었다.
머리가 어질거려 비틀거렸다.
떠날 시간이다.
"커학"
발을 헛디뎠다.
머리를 바에 쾅 들이받았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가서 보안관 불러! 어서!"
목소리가 멀게 느껴졌다.
꿈을 꾸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한참 뒤에야 초점이 돌아왔다.
일어서기 힘들었지만,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시계를 확인했다.
해가 뜨기 직전이다.
"젠장!"
나는 빈 병을 찾아 바텐더에게서 '술'을 채웠다. 병이 거의 꽉 찼다.
가는 길에 한 잔 더.
차에 뛰어오른 나는 35번 국도를 향해 비명을 지르며 질주했다.
금세 경찰차 세 대가 따라붙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방법은 없어.
해가 솟아오른다.
나는 병을 비웠다.
운전대를 잡은 한 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창밖으로 병을 던지던 다른 손엔 불이 붙었다.
나는 어서 후려쳐 불을 끄고 고속도로를 빠져나갔다.
"아슬아슬하겠는데..."
브레이크를 밟았다.
저기 광산 입구가 보인다.
나는 차에서 내려 달렸다.
몸이 하얀 불길에 휩싸였다.
폭발하듯 타오른다.
아무래도 늦은 것 같다.
그래도 가는 길 하나는 화려하네.
"로렌스, 내 축복을 받아라."
지옥의 종소리가 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