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불경기 탓인지
흉흉한 사건이 늘어나서 곤란하다.
불과 며칠 전에도
묻지마 범행으로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있었다.
게다가 그 묻지마 범인은
연쇄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듯해서,
2주 전과 한 달 전의 사건도
같은 범인이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표적은 모두 여성이라고 한다.
경찰은 범인을 잡기는커녕
아직 흉기조차 특정하지 못한 모양이다.
남자인 나는 노려질 가능성은 적겠지만,
그렇다고 절대 안전하다고도 할 수는 없다.
조심하는 수밖에.
그렇다 해도,
기껏해야 밤에 돌아다니지 않는 정도인데
야근이 있으면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굳이 택시를 타거나
회사 근처 호텔에 묵을 형편도 못 된다.
결국 주변을 경계하며
걸어 다니는 수밖에 없겠지.
그러던 어느 날.
야근으로 늦어져
집으로 서둘러 돌아가던 중이었다.
덤불 속에서
피투성이 여성이 튀어나왔다.
“도와주세요!
아이스픽을 든 남자가…!”
시선을 돌리자
풀숲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범인은 도망쳐 버린 것 같았다.
나는 서둘러
구급차와 경찰에 전화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도착했고,
나는 사정 설명을 하게 되었다.
피투성이였던 그 여성은
아마 구급차에 실려 갔을 것이다.
주변에는 보이지 않았다.
다음 날,
그 일이 뉴스에 나왔다.
범인은 남자이며
흉기는 아이스픽이었고,
또 한 명의 여성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보도였다.
이제 범인은 잡힐 거라며
해설자는 자신만만하게 말하고 있었다.
다행이다.
이제 밤에도 안심하고
길을 걸을 수 있겠다.
그날 밤.
역에서 나오자
어제의 그 여성이 말을 걸어왔다.
“어제 도와주신 것에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어서요……”
이건 꽤 뜻밖의 보너스다.
묻지마 범인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