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빈집털이가 줄어들고 있다더라.
왜냐면, 그 ‘그거’가 유행하면서
재택근무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 같다.
애초에 집을 비워 두는 집이 줄어들면
빈집털이가 줄어드는 건 당연한 일이지.
뭐, 나는 재택근무가 안 되는 직업이라
집을 비우게 되긴 하지만.
그래도 빈집털이 쪽도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이런저런 새로운 수법을 고민하기 시작하는 거다.
보이스피싱이 점점 교묘해지는 것처럼 말이지.
그러니까 빈집털이 수법도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말, 살기 팍팍한 세상이다.
그래서 요즘 빈집털이의 새로운 수법이라는 게,
배달원으로 위장하는 거라고 한다.
즉, 실제로 그 집의 인터폰을 눌러
집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드문드문 있는 빈집을
확실하게 노리기 위한 방법인 셈이지.
평소엔 출근하던 사람이
그날만 우연히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으니까.
빈집털이 입장에선 꽤나 골칫거리다.
인터폰을 눌러도 아무도 나오지 않으면
그 집은 빈집이니까
그대로 침입한다.
만약 집주인이 나와도
가짜 배송 물건을 보여 주면
“여긴 아닌데요”라는 말을 들을 테니
의심받을 일도 없다.
이건 주변 이웃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요즘 세상에
배달원이 동네에 있어도
아무도 수상하게 여기지 않으니까.
나도 인터넷 쇼핑 자주 하기도 하고.
이야... 참 별걸 다 생각해 낸다니까.
지금은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속을지 모르는 세상이다.
나도 충분히 조심해야겠다.
…같은 생각을 하며
일을 하고 있던 그때였다.
갑자기,
인터폰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어? 설마…….
나는 조심스럽게 문 앞으로 다가가
도어 스코프로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확인했다.
역시나, 배달원이다.
자세히 보니
그 제복은 정식 유니폼과
어딘가 미묘하게 다르다.
가짜라는 거다.
즉,
이 녀석이 바로
요즘 소문으로 떠도는 빈집털이범이겠지.
좋았어!
완전 행운이잖아!
나는 즉시 밖으로 나가
경찰에 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