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전부터 자주 괴롭힘을 당했다.
걸음걸이가 시끄럽다느니,
선생님한테 예쁨을 받는다느니,
뭔가 기분 나쁘다느니,
거의 트집에 가까운 이유로 말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못된 짓도 많이 당했다.
교과서나 책상에 낙서하는 정도는 그러려니 했지만,
실내화나 연락장을 숨기는 건 솔직히 곤란했다.
하지만 나도 당하기만 한 건 아니다.
제대로 복수는 한다.
나는 남들보다 귀가 좋은 편이라,
교실 구석에 있어도
모두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을 수 있다.
그래서 험담이라든가,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이야기 같은 걸 엿듣고
본인에게 그대로 폭로해서
친구 관계를 망가뜨리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꽤 악질이지.
하지만 나도 그만큼 괴롭힘을 당했으니,
이걸로 퉁 치자는 거다.
그런데 이번엔, 이게 완전히 독이 되고 말았다.
같은 반의 아오이가
그런 나를 눈여겨보고
본격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이게 정말 악질이라,
지금까지는 못되게 구는 정도였다면
이번엔 다칠 정도였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에겐
자기가 했다는 게 들키지 않도록
아주 능숙하게 행동한다.
복수하고 싶어도
빈틈을 전혀 보이지 않아서
정말 곤란했다.
그런 와중에,
나를 감싸 주는 사람이 있었다.
다른 반의 아카리.
아오이와는 쌍둥이인데,
부모조차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닮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구별해 낸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나.
뭐, 나로서는
전혀 다른데? 싶은 느낌이었지만.
어쨌든,
아오이와 아카리는 쌍둥이지만
성격은 정반대다.
아카리는 정말 상냥해서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준다.
정말로,
천사라는 건
아카리 같은 아이를 말하는 거겠지.
그러던 어느 날,
아오이와 아카리의 생일파티를 연다며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요즘의 아오이는 정말 기세가 등등해서
손쓸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작은 장난을 치기로 했다.
“생일파티에서
아오이에게 불행이 찾아온다.”
그런 내용의 편지를 보내 준 것이다.
아오이는
이런 건 그냥 장난이라며
허세를 부렸지만,
계속 아카리 옆에 붙어 다니는 걸 보니
꽤 겁을 먹은 모양이었다.
닮아 빼닮은 아카리와 함께 있으면
상대가 구별 못 할 테니까
괜찮다고 생각한 거겠지.
꼴 좋다.
이제 조금은 반성했겠지
…라고 생각하던 그때였다.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나더니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엄청난 혼란이었다.
그리고 5분 후.
아까보다 훨씬 끔찍한 비명이 들려왔다.
말 그대로 아비규환.
무려,
아오이가 칼에 찔렸다는 것이다.
곧바로 경찰이 도착해
아오이의 부모와
생일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을 상대로
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경찰은
나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조사 결과,
아오이에게는
구별할 만한 표시 같은 게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정전으로 깜깜한 어둠 속에서”
아오이를 특정해 찌를 수 있는 사람은
“맹인”인 나뿐이라는 결론이란다.
응.
괜찮은 추리네.
내가 아오이와 아카리를
구별할 수 있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었고,
내가 경찰이라도
아마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말이야,
나는 며칠 뒤에 풀려났다.
진범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에?
누가 범인이냐고?
있잖아.
나 말고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