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은 현관에 서서 환하게 웃고 있는 미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안녕 미카.”
선생은 평소와 다름없는 건조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곧바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고, 그 자리에 선 채로 잠시 뜸을 들였다. 마주 친 미카의 눈동자에 다음 대답을 기다리는 기색이 어른거릴 무렵, 선생은 살짝 장난기를 담아 입술을 움직였다.
피식
아주 짧은 실소가 입술 틈으로 샜다. 그러나 이내 선생의 안면 근육이 완벽하게 통제되며, 쓸데없을 정도로 진짜 같은 표정이 만들어졌다. 어떠한 농담의 기색도 섞이지 않은, 지나치게 진지하고 단호한 눈빛이 미카를 곧장 향했다.
“미카로 할래.”
그 한마디가 떨어지는 순간, 미카의 얼굴에 만개해 있던 웃음기가 물리적인 타격을 받은 것처럼 딱 멎었다. 허공을 맴돌며 장난을 치려던 그녀의 두 손이 갈피를 잃고 멈칫했다.
“…어?”
미카의 입술이 바보처럼 반쯤 벌어졌다. 커다란 금빛 눈동자가 선생의 확고한 표정을 스캔하듯 바쁘게 흔들렸다. 미카는 헛숨을 들이켜며 양손으로 자신의 뺨을 감싸 쥐더니 시선을 아래로 푹 숙였다.
“그, 그게… 어, 으음… 그건 선택지에 없었는, 데…?”
평소의 발랄함은 온데간데없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끝을 맺지 못하고 흐트러졌다. 미카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발끝만 꼼지락거렸고, 선생은 여전히 진지한 표정을 무너뜨리지 않은 채 그 당황한 정수리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