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메탈릭 실버로 빛나는 내 몸뚱이 위로 허연 정액이 잔뜩 흩뿌려져 있었다. 나는 끈적한 액체를 뒤집어쓴 채 침대에 누운 마스터의 위, 그를 깔고 앉아 있었다.
"YUKI. 허리 좀 더 써 봐. 네 역할은 이 몸을 즐겁게 해주는 거야. 대충 했다간 분해해서 고철로 만들어 버릴 줄 알아!"
"네, 넵.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부디 제 몸을 즐겨주세요."
"나 원, 네년 보지는 아무리 쑤셔 박아도 조임이 끝내준단 말이야. 역시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가 설계한 명기답군."
"가, 감사합니, 닷."
"하지만 그 천재도 지금은 그저 기계 장치 섹스 돌일 뿐이지."
"네. YUKI는 여러분께 봉사하기 위한 SEX DOLL입니다."
"좋아, 간다. 안에다 싸지를 테니까 한 방울도 남기지 말고 빨아들여."
내 가랑이 사이에서 쾌락을 탐하던 그는 나를 향해 리모컨을 조작했다. 그 순간, 뇌 속을 전류가 휘젓고 다니며 끔찍할 정도의 쾌락이 전신을 꿰뚫었다.
"아앗, 가, 갑니다앗!"
"자! 나온다!"
내 몸 안으로 뜨거운 것이 왈칵 쏟아져 들어왔다.
"후우. 아무리 질싸를 해도 임신할 걱정이 없으니 안심하고 허리를 흔들 수 있군."
"정말 감사합니다. 또 언제든지 제 몸을 사용해 주세요."
"뭐, 질릴 때까지는 실컷 써먹어 주지. 하지만 질리면 팔아치우고 새 섹스 돌을 살 거야. 중고 돌이 어떤 취급을 받든 내 알 바 아니지만."
"그것만은 용서해 주세요. 성심성의껏 봉사할 테니까요."
"어디 질리지 않게 노력이나 해 보라고. 하하하."
그는 껄껄 웃으며 방을 나갔다.
빛이 사라진 방 안, 나는 눈물을 흘릴 기능조차 빼앗긴 몸을 끌어안고 홀로 비탄에 잠겨 있었다.
<1-1>
내가 길을 잘못 든 건 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생각해 보면, 그 건강검진 결과야말로 모든 것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무렵의 나는 아직 '사이토 유키'라는 이름의, 꿈도 미래도 있는 한 명의 인간이었다. 대학원 진학이 결정되고 입학 절차의 일환으로 받은 건강검진. 거기서 들이밀어진 결과는 자궁암. 예후를 생각하면 자궁을 포함한 성기 주변을 전부 들어내는 수밖에 없다는 의사의 선고에, 눈앞이 캄캄해졌던 것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연구 외길 인생을 살아온 나는 당시 아직 여자의 기쁨을 모르는, 이른바 처녀였다.
나는 당시 나의 가장 큰 이해자이자, 부모님과 사별한 내게 아버지나 다름없던 지도 교수, 요시다 선생님께 상담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지금의 내 '섹스 돌과 그 오너'라는 관계를 만들어낸 원흉이었다.
내 상담을 들은 교수는 진심으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내게 이렇게 제안했다.
"인공 성기를 개발해 보지 않겠나?"
라고.
내가 그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자, 교수는 말을 이었다.
"자네는 이제 아이를 가질 수는 없어. 하지만 여자의 기쁨까지 잃을 필요는 없네."
그렇게 말하며 나 자신을 위한 인공 성기 개발을 진지하게 권해왔다.
몇 년 전 개발된 특수 금속 덕분에 인간의 피부와 완전히 똑같은 질감과 감촉을 재현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성기처럼 촉감이 중요한 기관도 재현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당시 나는 명의는 교수 이름이었지만, 실제로는 나 개인의 연구 성과로서 획기적인 인공 장기를 다수 개발하고 있었다.
교수는 내 재능을 믿고, 나를 위해 기자재와 자금을 제공할 테니 자유롭게 쓰라고 했다. 나는 그 열의에 떠밀려 나 자신을 위한 인공 성기를――지금은 그저 남자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나를 상징하는, 그 끔찍한 물건을 만들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1-2>
현재 인공 장기는 의학용으로 개발되어 수많은 인명을 구하고 있다.
인간의 몸을 기계로 대체하는 것에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이 기술은 훌륭한 것이었고, 이 개발에 참여하는 것에 당시의 나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여성이 납치되어 섹스용 사이보그로 개조당해 팔린다는 도시전설이 있어도, 악취미적인 농담이라며 웃어넘겼다. 설마 거의 똑같은 일이 내 몸에 닥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결국 나는 성기 전체 적출이라는 대수술을 무사히 넘기고, 퇴원하자마자 이 무시무시한 인공 성기 개발에 착수했다.
수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교수가 가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상세한 데이터(당시의 나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덕분에 인생 최고 걸작인 인공 장기, 이 인공 성기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딱 하나 문제가 있었다. 수술로 내 성기를 절제할 때,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신경절도 함께 잘려나가 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해결할 방법도 교수가 제시해 주었다.
몇 개의 신경을 우회시켜 뇌에 직결된 미크론 단위의 변환기로 보내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물건을 내 몸에 이식할 때가 왔다.
<1-3>
우리 연구실은 내가 개발한 인공 장기 덕분에 자금이 넉넉했다.
그럼에도 교수가 도입한 '전자동 치환 장치'는 너무나 고가였다.
"이렇게 비싼 걸…… 저 때문에 죄송해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교수는,
"뭐, 앞으로 몇 번이고 쓰게 될 거야. 그러기 위해 최적의 물건을 구입했을 뿐이라네."
라고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이때의 나는 그 말의 진의를 눈치챌 수 없었다.
나는 기계 조작을 교수에게 맡기고 캡슐 안으로 들어갔다.
기계의 원리는 미리 만들어 둔 인공 장기를 세팅하고 인체의 어디에 이식할지 설계도를 입력해 두면, 자동으로 필요한 수술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두 시간 정도 만에 내 수술은 끝났다.
교수는 수술 후 경과를 보고 싶다며 대학에서 내게 배정해 준 방에서 쉬라고 했다. 혼자 살던 나는 그 말에 따라 그 방에서 묵었다.
<1-4>
그날 밤, 나는 왠지 내가 만든 인공 성기의 완성도가 궁금해져 테스트――즉 자위를 해보려고 생각했다. 아무리 처녀라 해도 자위 정도의 경험은 있었기에, 예전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볼 셈이었다.
하지만 그런 얄팍한 생각은 순식간에 날아갔다.
손가락이 닿기만 해도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수십 배의 쾌감이 나를 꿰뚫었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 겪는 절정을 느끼며 정신을 잃었다.
다시 눈을 뜨자 교수가 걱정스럽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묻는 교수에게, 나는 기능 테스트를 하려 했다는 것, 그리고 엄청난 쾌락에 순식간에 기절해 버렸다는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너무나 강렬한 쾌락이 발생하니 재조정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그러자 교수는 데이터를 감안할 때 그것이 표준적인 감도이며, 이전의 자네가 일종의 불감증에 가까운 증상이었던 게 아니냐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충격을 받음과 동시에, 그 강렬한 쾌락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의존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2-1>
그 후 경과는 순조로웠고, 나는 예전과 다름없는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딱 하나만 빼고.
나는 그날 이후 자위의 포로가 되어 있었다. 그 행위가 주는 쾌락을 진심으로 갈구하며, 틈만 나면 혼자 은밀한 곳으로 손을 뻗게 되었다.
그런 생활 속에서 내 마음에 한 가지 불만이 솟아올랐다. 그것은 성기 이외에는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된 자신에 대한 짜증이었다. 아무리 가슴을 주물러 기분을 고조시키려 해도, 이제 나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또 그런 종류의 잡지를 보고 항문에 손을 대보기도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나는 교수의 "자네는 불감증이 아닌가"라는 말을 맹신하게 되었다.
그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그 전자동 치환 장치였다.
그때 이후로 특별히 사용되는 일 없이 내 방에 놓여 있던 기계를 보며, 나는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불감증이니까, 그 치료에 이걸 쓸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어리석은 짓이다. 이런 하찮은 이유로 나는 아무런 불편도 없는 생살의 몸을 버리려 했으니까.
하지만 당시의 내게는 그것이 아주 훌륭한 아이디어로 보였다.
<2-2>
나는 시험 삼아 가슴과 그 주변의 인공 장기 개발을 진행했다.
교수가 예전에 두고 간 자료에는 우연히도 그것들에 관한 기술도 있었다.
데이터만으로 개발을 멈출 생각이었지만, 자유롭게 써도 좋다고 받은 자재로 완성시킬 수 있었기에 시제품으로 조립해 보았다. 아담한 내 가슴보다 큼직한 물건을.
거기서 깨달았다. 결코 노출하지 않는 성기와 달리 가슴은 금속이 노출되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그것을 이유로 가슴 개조를 한 번은 단념했다.
그로부터 이틀 정도 지난 날이었다. 교수가 고가품일 터인 최신형 인공 피부를 대량으로 입수해 왔다.
기술 협력을 하던 기업에서 연구용 자료로 받은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내게도 사람 세 명분 정도의 양이 자료로서 건네졌다.
그것은 내게 너무나 타이밍이 좋았다.
그리고 7일 뒤 밤에는 풍만한 가슴으로 도취된 기분을 맛보고 있는 내가 있었다.
<2-3>
가슴을 개조한 덕분에 내 자위는 더욱 격렬해져 갔다.
가슴도 동시에 만지작거림으로써 더 강렬한 쾌락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매일 밤 혼자 방에서 힘이 다할 때까지 자위를 반복했고, 낮에 연구실에서 널브러져 있는 일도 잦았다.
격렬한 절정을 느끼는 와중에 내 마음은 한 가지 공포를 느꼈다.
(내 심장은 이 절정의 폭풍을 견딜 수 있을까?)
그 당시 나는 드물게 가슴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격렬한 절정은 심장에 강한 부하를 준다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증명되어 있다. 매일의 절정은 내 심장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이대로라면 자칫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이 쾌락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어 있었다.
그때 내 기억 속에 옛날에 만들었던 인공 심장이 되살아났다.
(저걸 쓰면 지금의 생활을 계속할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한 5일 뒤에는 내 가슴 속에서 기계 심장이 몸으로 혈액을 펌프질하고 있었다.
<2-4>
이 무렵이 되자 나는 밤만으로는 참을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나라도 대학에서 로터 같은 걸 쓸 용기는 없었다. 손가락으로 클리토리스를 만지작거리거나 가슴을 주물러도 내 열정을 채울 수는 없었다.
(이 손가락이 바이브레이터처럼 쓸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게 생각했을 때는 이미 새로운 의수의 설계도를 그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 3일 뒤에는 손가락을 가랑이에 쳐박고 쾌락에 몸을 떨고 있었다.
이렇게 나는 더 강한 쾌락을, 더 확실하게, 언제 어디서나 얻을 수 있도록 몸을 개조해 나갔다.
항문, 요도를 시작으로 무리한 체위가 가능하도록 팔다리를, 어떤 물건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내장을 뜯어고쳤다.
그리고 그런 쾌락과 개조의 나날에 종지부를 찍을 운명의 날이 찾아왔다.
<3-1>
그날도 나는 대학의 내 방에서 자위행위에 탐닉하고 있었다.
나는 홀로 격렬한 쾌락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방문이 열리고 큰 가방을 든 교수가 들어왔다.
"한창 즐거운 중에 미안하지만, 실례하네."
그렇게 말하는 그를 앞에 두고도 내 손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당초 예정대로 자네를 개조하는 데 성공한 모양이군. 마치 발정 난 짐승 같아. 반년 전까지 처녀였다고는 믿기지 않는 꼴이야. 아차, 아직 자네는 처녀 그대로인가. 이거 실례했군."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저 경멸당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자, 지금부터 자네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하네. 하지만 그전에 손을 멈추고 내 이야기를 똑바로 들어줘야겠어."
그렇게 말하며 가방을 내려놓고 리모컨 같은 것을 내게 향하더니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갑자기 머릿속에 '바디 컨트롤 락'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목 아래가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무, 무슨 짓을 한 거예요!"
나는 무심코 소리쳤다. 내 몸이 타인에게 리모컨으로 조작당하다니 믿을 수 없었다.
"자네가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을 수 있게 했을 뿐이야."
<3-2>
"우선 어느 정도 개조했나? 그 꼴을 보니 목 아래는 거의 전부인 것 같다만."
"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런 것보다 저를 풀어주세요."
나는 교수의 말에 심하게 동요하고 있었다.
물론 내 몸을 개조하고 있다는 건 남에게는 철저히 비밀이었다.
그리고 교수의 말을 듣는 순간, 내 몸 상태를 깨닫고 말았다. 내 몸에서 목 아래는 인공물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당시의 나는 이미 개조를 너무 많이 해서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동력을 확보할 수 없었고, 심장 대신 동력로를 설치하고 머리의 유지를 위해 생명 유지 장치를 내장해 그것으로 목 위를 살려두고 있는 상태였다.
"대답 못 하나. 뭐 그럴 만도 하지. 그럼 그 가짜 피부를 벗겨내고 지금의 진짜 몸을 한번 볼까."
교수는 그렇게 말하더니 품에서 꺼낸 병의 내용물을 내게 끼얹었다.
"이건 인공 피부의 분자를 파괴하는 작용이 있는 약품이야. 아무리 잘 코팅해 놨어도 인공 피부라면 몇 초 만에 붕괴해 버리지."
교수가 그렇게 말하는 사이에도 내 몸에서 피부는 벗겨지고 무너져 내렸다.
1분 정도 지난 뒤 남은 것은 메탈릭 실버 바디에 생살 목이 달랑 얹혀 있는 나였다.
"아무래도 바디는 완전히 기계화된 모양이군. 그럼 다음은 속을 좀 볼까."
그렇게 말하며 내 겨드랑이에 있는 개폐 스위치를 눌러 가슴의 정비용 해치를 열었다.
거기에는 수많은 기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고 유기물은 조각도 찾아볼 수 없었다.
<3-3>
"이거라면 문제없어. 이미 완전히 기계화됐군. 그럼 마무리 개조를 해볼까."
교수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치환 장치에 세팅했다.
"무슨 소리예요. 그만두세요. 교수님도 보셨잖아요. 이제 제 몸에 개조할 곳은 없어요."
"아니, 아직 남았잖아. 자, 이걸 보게."
그렇게 말하며 가방에서 꺼낸 물건을 보고 나는 말문이 막혔다.
"잘 만들었지? 이게 자네의 새로운 머리야."
그렇다, 그것은 나를 본뜬 사이보그용 머리였다.
"지금부터 이걸 자네 머리와 교체할 거야. 아, 내용물은 확실히 이식할 테니 안심해도 좋아."
"싫어! 하지 마세요! 그런 기계 인형 따위 되고 싶지 않아!"
내게 남겨진 생살 몸을 멋대로 뜯어고쳐지면 이제 정말 안드로이드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 되어버린다.
"얌전히 포기하게. 자, 머리를 손댈 테니 전신 마취다. 그래 봤자 남은 건 머리뿐이지만 말이야. 다음에 눈을 뜨면 이제 완전히 기계 몸일세."
"하지 마! 누구 없어요! 누가 좀 도와줘요!"
"소용없어. 여긴 완전 방음이야. 아무도 못 들어. 자, 잘 자게……."
뒤통수에 주사기가 꽂히는 감각이, 내가 인간 사이토 유키로서 마지막으로 느낀 것이었다.
<4-1>
눈을 뜨자 그곳은 낯익은 대학의 내 방이었다.
하지만 주변 풍경은 왠지 위화감이 들었다. 마치 익숙한 풍경을 TV로 보고 있는 듯한 감각이었다.
"깨어난 모양이군. 어디 문제 있는 곳은 없나?"
그렇게 내게 말을 걸어온 것은 교수였다.
"네, 모든 스테이터스가 양호합니다."
"아무래도 괜찮은 것 같군."
나는 내 의지와는 반대로 술술 지껄이고 있었다.
"무사히 개조가 끝나서 안심했어. 이걸로 자네는 누가 봐도 기계 인형이야."
"그러니까, 왜 이런 끔찍한 짓을 하시는 거예요?"
더 이상 눈물도 나오지 않게 된 나는 울지도 못한 채 물었다.
"이걸 보게, 자네는 이게 뭘로 보이나?"
교수가 꺼낸 거울에 비친 것은 몸 전체가 기계화된 나였다.
"이건…… 저예요. 사이보그가 된 저예요."
"이게 사이보그? 보통 사람이 보면 이렇게 말할걸. 이건 안드로이드입니다, 라고."
그 말을 듣고 나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다.
인공 피부조차 두르지 않은 내 모습은 교수의 말대로 안드로이드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가슴, 그 성기. 자네는 그야말로 성 처리용 안드로이드야."
"성 처리용, 안드로이드……."
"그래. 나는 사이토 유키를 성 처리용 안드로이드로서 소유하고 싶었던 거야."
<4-2>
"자, 이걸 붙이면 자네는 안드로이드로서 완성된다."
그렇게 말하며 교수가 꺼낸 것은 몇 장의 태그였다.
"이게 뭔지 알겠나. 이건 안드로이드에게 붙이는 제조 번호를 적은 태그야. 이걸 붙이면 자네는 나와 모 회사가 개발한 신형 여성형 안드로이드가 되는 거지. 자, 수술대에 눕게. 용접을 하겠다."
나는 반항도 하지 못한 채 수술대에 눕고 말았다.
"아니, 왜 몸이 말을 안 듣는 거야?"
"그건 자네가 인간에게 절대 복종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이지. 안드로이드 주제에 인간에게 반항하면 곤란하잖아."
나는 저항도 못한 채 어깨와 목덜미, 엉덩이 등 주요 부위에 태그가 용접되어 버렸다.
"완성이다. 이걸로 자네는 지금부터 내 성 처리용 안드로이드 FMR51-23, 애칭은 YUKI다. 등록을 갱신해 두도록."
"알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하면서 나 자신을 인간에서 성 처리용 안드로이드로, 내 이름을 FMR51-23, 애칭 YUKI로 등록하고, 사이토 유키라는 이름을 소체명 란에 등록하고 있는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이로써 나는 나 자신을 성 처리용 안드로이드로 인식하도록 강제당한 것이다.
<4-3>
그 후 교수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나는 자궁암 따위가 아니었고, 그건 교수가 해킹으로 차트를 조작해 자신들의 입김이 닿은 병원에서 건강한 내 자궁을 적출하게 했다는 것이었다.
또 최초 개조 때 뇌의 쾌락을 느끼는 부분에 조작을 가해, 개조된 부분에서 강한 쾌락을 얻을 수 있도록 해두었다고 한다.
게다가 뇌를 자극해 동물이 발정 난 것 같은 상태로 만들었다고 했다.
지금은 그것들도 전부 해제되어 성적 자극 따위 없어도 아무 문제 없는 상태로 돌아와 있다.
교수는 나를 성 처리용 안드로이드로서 상대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연구 성과로서 학회에 발표하고 움직임을 봉인한 채 꼬박 하루 종일 전시했다.
전라로 사람들 앞에 하루 종일 서서 꼼짝도 못 하고 훑어보는 시선을 받아내야 했다. 그것만으로도 수치스러워 죽겠는데, 교수는 리모컨으로 억지로 가게 만들었다.
심지어 연구실로 돌아오면 내게 전시 중에 자신이 느낀 것을 하나하나 상세하게 설명하게 시켰다. 물론 교수의 허리 위에서.
<4-4>
내가 가장 두렵다고 느낀 것은 교수가 데려간 월 1회 옥션이었다.
여기서 나는 내가 인간을 개조해 만든 성 처리용 사이보그라는 것을 자기소개해야 했다.
옥션 회장에는 지위가 높아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어떤 물건을 필사적으로 입찰하고 있었다.
그것은 인간 여성이었다. 위로는 40대부터 아래로는 명백히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아이까지 무대 위로 올려져 낙찰되어 갔다.
게다가 여성들은 무대 뒤로 끌려가 수술대에 묶인다.
어떤 자는 뇌 개조를 당해 주인의 꼭두각시가 되고, 어떤 자는 나처럼 전신 개조를 당해 나와 형식이 다른 안드로이드로 뜯어고쳐진다.
또 여기서 개조되는 것은 옥션에 나온 여성뿐만이 아니다. 노예나 애인, 심지어 딸이나 아내, 어머니를 데려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나를 공포에 떨게 한 것은 낡아서 개조된 여성들의 말로였다. 중고품으로 옥션에 나와 새로운 구매자가 나타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분해되어 기계 부분은 부품으로, 생체 부분은 의료용으로 팔려나갈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EPILOGUE>
나는 중고품 옥션에 나와 처분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5년간의 사용은 내 부품을 노후화시켰고, 아름다웠던 외골격은 이제 금이 가 볼품없어졌다. 이 모습으로는 구매자가 나타날 리 없다.
아무래도 내 해체 차례인 것 같다.
어, 폐기 처분을 안 한다고요? 그 대신 재개조를 받아 '생체 개조 장치'로 다시 태어나라고요? 제가 개발한 인공 장기가 조직에 막대한 이익을 줬으니까 그 기술력을 기대해서…….
알겠습니다. 저를 개조 장치로 만들어 주세요. 고장 나서 움직이지 못하게 될 때까지 힘껏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어, 왜 개조 장치가 이런 모양을 하고 있냐고요?
그건 주인님께서 단순한 개조 장치가 아니라 인간을 사용한 것이라는 걸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런 모양으로 만들어 주신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다음 개조군요. 어, 아니라고요?
그럴 리가요. 보세요, 여기 소체명 란에 분명히 당신에 대한 게 적혀 있잖아요.
괜찮아요, 무섭지 않아요.
당신도 제대로 개조돼서 주인님께 도움이 되어야죠.
자, 갑니다…….
<F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