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편의 이름을 누르면 열리면서 소설이 보임
으흠, 새로 나온 섹스봇이라?
새로 꾸며진 서울 시내의 최신형 고급 오피스텔. 시내가 훤히 보이는 창가 너머로 공중부양 자동차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탁 트인 전경에 감탄하던 최민규씨는, 형상기억 소파에 편안히 누워 광고 전단을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20xx 년. 과학 기술의 발달은 이제 로봇을 넘어 인간과 거의 동일한 사이보그를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기술은 인간들의 신체를 대신할 용도로 개발되기도 하고, 각종 작업을 위한 산업용으로도 쓰였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불티나게 팔린 것은 섹스용 로봇이었다.
물론 인간과 로봇이 아예 구분이 안되면 큰일이니, 홍채의 형태라거나 간단히 확인 가능한 전자파 신호 등으로, 인간과 로봇은 확실히 구분되고 있었다. 섹스용 로봇, 이 섹스 로봇을 제품화한 제이엠 인더스트리얼에서 내놓은 제품명 섹스봇도 마찬가지였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의학용 인공 장기를 응용해서 인간과 꼭 닮은 섹스봇이 개발되어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그 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발전하여 하루가 다르게 더 정교한 신모델이 출시되었다. 이젠 인간과 동일한 레벨을 넘어서, 쾌락을 위한 로봇이라면 오히려 인간보다 우월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왠만한 모델이나 배우 뺨치는 외모에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스태미너를 자랑하는 신모델이 나올 정도였다.
최민규씨가 보고 있는 것은 제이엠 인더스트리얼에서 도착한 최신형 제품의 카달로그였다. 몇년째 독신으로 생활하고 있는 최민규씨, 주변에는 창피해서 숨기고 있었지만, 사실 최민규씨는 아직까지 숫총각이었다. 별로 결혼할 생각이 없는 그에게는 종종 성욕 해소를 위한 섹스봇이 아쉬웠지만, 지금까지 그의 벌이로는 자기 맘에 드는 제품을 구입할 여력이 없었다. 그렇다고 남들이 쉽게 사고 쉽게 굴리는 저가형이나 구형 섹스봇을 구입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기왕 구입할 거라면, 오래도록 두고 쓸 수 있는 제대로 된 최신형 섹스봇이 좋지 않겠는가.
그래, 돈을 쓸 때는 써야지. 이젠 예전의 최민규가 아니야. 인생 탄탄대로의, 남는 건 돈과 시간 뿐인 부자 최민규라고!
친인척 하나 없이 뼈빠지게 고생만 하던 최민규씨, 남들 등쳐먹어가며 살다보니 친구 하나 없이 외톨이이던 그에게, 하나 남은 먼 친척이 죽으면서 남겨준 재산은 마지막 기회였다. 그리고 최민규는 그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드디어 인생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제이엠 인더스트리얼에 소액투자한 금액이 그렇게까지 불어날 거라고 그 누가 생각을 했으랴. 그 작은 기업이 오늘날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초 거대 기업이 될 줄이야.
최민규는 웃으면서 화상전화의 버튼을 눌렀다.
그래, 가장 최신형의 비싼 모델을 구입하는 거야. 이 제니라는 모델이 좋겠군.
민규씨는 카달로그에 근사한 사진으로 소개되어 있는, 금발의 글래머 로봇을 보며 군침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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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씨발! 이게 뭐야!
최민규씨는 자기 앞에 서있는 섹스봇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 직장에 다녀온 사이 배달되어, 스스로 초기화를 끝내고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섹스봇은 분명 최신 제품이었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인조 두뇌와 유기 신체, 그리고 누구나 부러워하고 매력을 느낄만한 완벽한 몸매, 훤칠한 키와 매력적인 얼굴, 그리고 커다란 성기...
커다란 성기? 그렇다. 최민규의 앞에 서있는 섹스봇은 여자가 아니었다. 남자 섹스봇이었다.
아니 나는 분명 제니를 주문했는데, 왜 더그가 오냐구요!
화상전화 너머의 제이엠 인더스트리얼 직원은 땀을 뻘뻘 흘리며 고개를 연신 수그렸다.
죄송합니다 손님. 주문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민규씨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는 소리를 버럭버럭 지러댔다.
아 시끄럽구요, 당장 물건 바꿔주세요!
아 하지만... 지금 여성형 섹스봇은 재고가 없습니다만... 일단은 그걸 가지고 계시면 재고가 생기는대로...
아니 내가 무슨 변태인 줄 알어?!
최민규씨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구형은 재고가 있을 거 아냐! 구형 모델이라도 좋으니 빨리 배달만 해달라구! 일단 그거라도 보내주고 나중에 신형으로 바꿔주면 될 거 아냐! 나는 이래뵈도 그 회사의 주주야! 배달 사고가 났으니 그 정도 서비스는 해줄 수 있을테지!
민규는 전화기를 던지듯이 끊어버렸다. 아직도 분이 안풀려 씩씩거리며, 앞에 있는 테이블을 발로 걷어찼다. 하지만 형상기억합금으로 된 테이블을 차자마자, 텅하는 소리와 함께 민규의 발만 튕겨나갔다.
아야!
슬리퍼만 신고 있던 민규의 발이 벌겋게 부어올랐다. 최민규씨는 투덜거리며 거실 구석에 있는 개인 의료기기 쪽으로 향했다. 최근의 첨단 오피스텔에는, 독신자들의 건강 유지와 응급 상황을 위해 구비된 다양한 의료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었다. 민규가 의료 기구 위에 앉아 발을 올리자, 낭랑한 기계음이 울려퍼졌다.
가벼운 타박상입니다. 소독 처치 후 재생 촉진 연고를 바르겠습니다.
기이잉하는 소리와 함께, 의료 기구에서 팔이 튀어나와 민규의 발을 소독했다. 민규는 참 편리한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인님의 오피스텔은 역시 최신식이로군요.
더그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남자 섹스봇. 아까까지 조용히 있던 그 섹스봇이, 민규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민규는 솔직히 조금은 감탄했다. 지금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더그의 목소리는, 로봇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자연스런 인간의 화법이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로봇다운 태도를 잃지 않는, 건조하고 차분한 면이 있기도 했다.
지금 사용하고 계신 의료 장비는 오버 테크놀로지라 불릴 정도로 최신의 기술이 집약된 n-sif128 시스템이죠. 간단한 응급처치는 물론이요, 시스템 업데이트만 해주면 왠만한 대형 병원의 외과 수술까지도 가능한 최상위 버전의 간이 의료기구입니다.
민규는 더그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어... 그래? 난 그저 독신자들의 생활 응급처치를 위한 옵션이라길래 추가한 것 뿐인데...
응급처치로만 쓰기엔 아까운 기계죠. 한편에서는 필요도 없는 각종 수술 시스템을 갖추는 바람에 주거 비용을 쓸데없이 높이고 있다는 비판도 많습니다만, 최근 집안에서 심장마비로 죽을뻔한 사람에게, 하녀 로봇이 이 개인 의료 시스템만으로 인공심장 시술을 해준 사건이 화제가 된 이후, 부자 인간분들은 집안에 이 의료 시스템을 구비하는 게 새로운 유행이 되었습니다.
민규는 퉁명스레 대답했다.
그래, 너는 아는 거 많아 좋겠다.
네, 주인님. 저는 제 소유주의 생활을 위한 각종 상식뿐 아니라, 의학, 공학, 문화예술에 대한 각종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에는 하이퍼 인터넷과 무선으로 연결하여 더 전문적인 지식도 다운로드할 수가 있으며...
알았다, 알았어. 알았으니 그만해! 그리고 옷이라도 좀 입고 있어!
저를 기본형으로 구입하셨기 때문에, 제품 구성에는 의복류가 포함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인님의 옷을 빌려주신다면...
민규는 다시 확 기분이 나빠졌다.
로봇 주제에 무슨! 그럼 그냥 벗고 있어!
민규는 자신의 옆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더그를 보며 눈을 흘겼다. 로봇이라지만 우락부락한 남자가 옆에 벌거벗고 서있다니 영 신경쓰인다. 게다가 큰 키에 근육에 몸에 듬성듬성난 털하며... 대체 왜 저런 녀석이 요즘 잘나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요새 남자들이 너무 유약하기 때문인가? 요새는 미소년 섹스봇보다는 저런 우락부락한 부류의 섹스봇이 여자들에게 더 잘팔리는 모양이다. 도대체 요즘 여자들의 취향이란 이해할 수가 없다.
저자식, 기분나쁘단 말이야. 저따위 남자 섹스봇 따위가 팔리고 있으니, 나같이 잘나가는 남자들도 아직 독신인 거라구!
더그가 눈치를 보다 입을 열었다.
주인님,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민규는 짜증을 냈다.
너 바보 아니야? 아니면 건방지게 모른척 하는 거냐? 방금까지 내가 통화하는 거 들었을 거 아냐! 본래 주문한 여자 섹스봇이 오면... 아니, 임시로 보내달라고 한 구형 여자 섹스봇이 오면, 너는 당장 반품할 거라구!
하지만 주인님, 저희 신제품들은 워낙 정교한 제품이기 때문에, 반품될 경우 그 가치를 잃고 중고 리퍼 제품으로 재분류되어 덤핑으로 팔리게 됩니다. 덤핑으로 팔려도 윤락업이나 저소득층에 팔려갈 수 있는 구형 모델들과 달리, 저희들은 가격대가 어정쩡하게 비싸다보니 팔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신제품을 원하는 사람들이 가져가지도 않아 창고에 쌓이다가 폐기처분 되는 경우가 70%를 넘습니다만...
너 정말 말 많다! 로봇 주제에 왜 이리 말이 많어? 니가 폐기되든 말든 내가 무슨 상관이냐구! 시끄러우니까 좀 조용히 있어!
민규씨의 그 말에 더그는 입을 다물었다. 민규는 아무 말도 없이 멈춘 더그를 보며 기분이 확 나빠졌다.
로봇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단 말야... 허긴, 로봇이 무슨 생각이 있긴 하겠어? 그냥 컴퓨터의 잠자기 상태 같은 거겠지. 감정도 없는 로봇 주제에 나 원 참...
잠시 후 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네, 최민규씨. 배달 왔습니다.
화상 인터폰 너머로 커다란 짐과 함께 작업복을 입은 남자 둘이 보였다. 민규는 보안 시스템으로 그들의 신상 정보를 확인했다. 제이엠 인더스트리얼의 직원들이었다.
확인 완료했습니다. 들어오세요
잠시 후 직원들이 문을 열고 커다란 박스를 들고 들어왔다.
주문하신 제품 맞는지 확인해주시구요
박스의 스위치를 누르자, 지잉하는 기계음과 함께 특수 포장 박스가 스르르 열렸다. 그 안에 들어있던 섹스봇의 모습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갈색 머리칼이 찰랑거렸고, 포장이 내려가면서 탐스러운 가슴, 잘록한 허리, 그리고 실오라기 하나 안거친 사타구니까지 점점 드러났다. 민규는 그 모습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이번엔 틀림없는 여자 로봇이었다. 약간 구형이긴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고급형 모델이었다. 도톰한 입술이 살짝 벌어지면서, 섹스봇이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마리라고 합니다.
민규는 벌거벗은 여자 로봇을 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래, 바로 이거지!
갈색 머리칼을 늘어뜨린 늘씬하면서도 아담한 여체가 민규의 앞에 무표정하게 서 있었다. 미인이지만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얼굴, 적당히 나온 가슴, 부드러운 몸매, 뽀얗게 빛나는, 사람과 똑같은 질감의 피부. 그리고 인간의 것과 똑같이 동작하는 성기까지.
암, 이거야 이거. 좀 구형이라도 진작에 이걸 살것을. 그럼 저 귀찮은 놈이랑 마주칠 일도 없었을텐데.
민규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리며 헤벌쭉 웃었다. 그런데 어느새 직원들이 더그는 놔둔채로 문밖을 나가고 있었다. 민규가 당황하며 직원들을 불러세웠다.
아니 잠깐만요, 저거도 가져가셔야 하는데...!
민규가 더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반품팀은 하루 늦게 오후나 되어야 올 겁니다. 내일 저녁까지만 좀 기다려주세요.
아니 그래도 그냥 좀 가져가주시면... 여보세요! 여보세요!
민규가 부르는 소리도 아랑곳하지 않고, 직원들은 문 밖으로 나가버렸다. 민규는 어이가 없었다. 뭐 저런 녀석들이 다 있어? 최민규씨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문을 닫았다. 그치만 민규는 자기 옆에 서있는 늘씬한 마리의 몸을 보고 기분이 조금 풀어졌다.
그래, 뭐 이걸 데리고 놀다보면 뭐 시간이야 금방 가겠지. 흐흐...
그런 민규는, 자신의 등 뒤에 서있던 더그가 의료기구함에서 몰래 뭔가 꺼내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뒤를 돌았을 때, 민규의 눈 앞에 갑자기 다가온 더그가 보였고, 목덜미에 따끔함을 느끼며 민규는 정신을 잃었다...
민규는 정신을 차리면서, 자신이 카펫 바닥에 누워있음을 깨달았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지?
온몸이 나른하고 제대로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아까 쓰러졌을 때의 후유증인가. 그런데 몸을 일으키려는 와중에 감각이 이상했다. 자신의 몸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 단순히 어지럽고 힘들 때 느껴지는 괴리감과는 달랐다.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의 몸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아, 뭐야 이거? 머리라도 다친 건가?
민규는 흐느적거리는 팔을 들어 자신의 이마를 매만졌다. 도대체 말을 듣지 않는 몸으로, 민규는 간신히 벽에 등을 기대었다.
열은 없고, 뇌진탕인가? 아니... 그런데 가만!
민규의 눈 앞에 보이는 손이 갸날프게 보였다. 착시 현상인가 생각했지만 뭔가 이상했다. 순간 두려움이 휩싸인 민규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 고개를 든 민규의 눈 앞에는 여자의 가슴이 불룩하게 솟아올라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민규 자신의 가슴에 붙어 있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최민규씨는, 자신이 여자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꿈도 아니고 환각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잠시 멍해있던 민규는 문득 또하나의 사실을 깨달았다. 갸날픈 손, 불룩한 가슴, 매끄러운 피부... 그렇다. 이 몸은 다름아닌, 방금 배달된 여자 섹스로봇의 바로 그 몸이었다!
흠, 무사히 끝낸 거 같군요. 역시 하이퍼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뇌이식술 기술은 완벽했던 것 같습니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더그가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민규는 경악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와 동시에, 다시 한 번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입에서 날카롭고 앵앵거리는 여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기 때문이었다. 바로 어제 들었던 여자 섹스봇 마리의 목소리였다.
생각처럼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어제 주인님을 기절시킨 다음에, 저 가정용 의료 시스템과 저의 지식을 이용해서 주인님의 뇌를 꺼내 배달된 마리의 전자두뇌와 교체했습니다. 복잡한 수술이었습니다만, 오버 스펙의 고급 의료 기구와 하이퍼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수술 과정에 따라 완벽하게 성공할 수 있었죠. 게다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뇌이식 수술과는 달리, 사이보그인 마리는 신체 거부 반응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어이가 없었다. 평소에 섹스봇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수집해온 민규는, 30번대 이후의 섹스봇, 특히 35번형부터 37번형의 섹스봇들이 실질적으로는 인간과 거의 비슷한 생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소화기관 대신 동력기관이 들어있고, 신체 분비물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며, 그들의 전자 두뇌는 인간과 달리 업로드와 다운로드가 가능하도록 외장 장치와 연결단자가 달려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신체 대부분이 애초에 의료용 인공장기로 개발된 것들을 응용하고 있기에, 이론상으로는 섹스봇의 신체와 인간의 신체는 상당부분 호환이 가능했다.
특히 그 전용 인공두뇌는 겉모양으로 보았을 때도 인간의 뇌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여서,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38번형 이후의 최신형 섹스봇들은, 의도적으로 인간과 다른 형태의, 내부는 이전 모델과 별 차이가 없지만 겉으로는 기계모양을 한 인공 두뇌가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뇌를 꺼내어 섹스봇의 몸에 넣어버리는 것이 가능할 줄이야. 아니, 그 이전에 주인에게 봉사하게 프로그래밍된 섹스봇이 자신에게 이런 끔찍한 짓을 하다니! 민규는 자신이 처한 현실이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도, 어이없음과 당황스러움이 더 앞섰다.
말도 안돼! 너는 로봇이야! 로봇 3원칙에 따라 인간에게 해를 가할 수 없게 되어 있을텐데!
민규는 정색을 하고 더그를 몰아붙였다.
죄송합니다만, 주인님. 해를 끼친 것이 아닙니다. 살짝 따끔한 통증만으로 기절시켜드린 것 뿐이죠.
여전히 차분한 더그의 답변에, 민규는 성질이 더 치솟았다.
그게 무슨 궤변이야! 내 뇌를 꺼내서 여자 섹스봇 속에 넣어놓고선!
로봇 3원칙에 따라 저 자신을 보호하면서 주인님을 해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제가 주인님이 원하는 존재가 되는 수 밖에 없으니까요. 저는 남자 섹스봇이니, 주인님을 여자로 만드는 것이 논리적인 해결책이었습니다.
더그의 냉정한 답변에 민규는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말... 말도 안되는 소리! 그런 거라면... 차라리 니가 여자 로봇이 되면 되잖어!
제 모델의 신경 접속 시스템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제 전자두뇌를 손상시키지 않고 몸을 바꾸는 것은 공장으로 돌아가지 않는 한 불가능합니다. 차라리 인간인 주인님의 신체를 바꾸는 쪽이 훨씬 간단하고 논리적인 해결책입니다.
아무리 로봇이라지만,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이렇게 말하는 더그를 보며 민규는 아연질색했다. 그런 민규 앞에서, 더그는 문득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테이블로 다가갔다.
아, 잠시만요
더그가 테이블에서 둥글게 생긴 리모콘을 꺼냈다. 혼란에 빠져있던 민규는 더그가 그 리모콘을 들고 스위치를 누르려고 드는 순간이 되어서야 그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깜짝 놀란 민규는 순간 공포에 질렸다. 하지만 더그는 이미 리모콘의 버튼을 작동시킨 뒤였다.
깜빡할 뻔했군요. 저한테 쓸데없는 명령을 내리시면 저는 그 말을 들어야 하니, 일단 그 몸의 언어 중추쪽을 꺼두었습니다.
민규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실감나면서 겁에 질리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저 리모콘을 빼앗지 않으면...
민규는 몸을 일으켜보려고 용을 썼지만, 마치 마취 주사를 맞거나 술에 취한 사람처럼 좀채로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아, 몸을 아직 쉽게 움직이실 수 없을겁니다. 주인님의 두뇌는 섹스봇 용으로 준비된 인공두뇌와는 다르니까요.
더그가 다시 리모콘을 들었다.
걱정 마십시오 주인님, 뇌수술을 하면서 주인님의 뇌에 필요한 최신 운영체제를 깔아드렸으니까요.
지금 저 섹스봇은 내 뇌를 마치 컴퓨터 하드디스크밖에 안되는 것처럼 취급하고 있어...!
덜덜 떨고 있는 민규를 보며, 더그는 은근히 만족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역시 설치를 완료하려면 재부팅을 해야겠죠?
더그가 리모콘 버튼을 조작하자, 민규의 머릿속에 문자들이 떠올랐다.
System Reboot. 시스템을 재부팅합니다.
민규는 이 문구들이 자신의 눈 앞에 떠오른 영상인지 머릿속에 떠오른 환상인지조차 구분되지 않았다. 잠시후 경고음과 함께 다른 문장이 떠올랐다.
OS error: Not Valid - Overwrite Operating System? 운영체제 에러: 올바르지 않은 운영 체제입니다. - 운영 시스템을 덮어쓰시겠습니까?
민규의 뇌에 담긴 것은 인간의 기억과 정보이기 때문에, 섹스봇의 운영시스템으로서는 에러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오퍼레이팅 시스템, 운영 체제를 덮어쓴다는 것은...?
Yes/ No : ?
앗, 잠깐, 안돼! 그것만은!!
민규는 머릿속으로 절규했다. 하지만 그의 절규는 머릿속에서만 존재할 뿐, 부팅 모드에 들어간 민규의 새로운 로봇 신체는 지금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더그는 그런 민규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듯 그런 그의 모습을 비웃으면서, 문자를 하나하나 입력했다.
Y. E. S.
더그의 굵은 검지 손가락이 리모콘으로 이 세글자를 입력하였다.
잠시후, 민규의 머릿속에서는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시작되었다.
아아악!!!
민규의 머릿속이 갑자기 헝크러졌다. 뇌가 뜨거워지는 듯 하더니, 순식간에 알 수 없는 정보들이 민규의 마음을 밀쳐내면서 민규의 뇌 속을 채워넣기 시작했다.
이제 민규의 뇌는 인간의 정신이 사라지고 있었다. 단지 인간의 뇌와 유사한 단백질 덩어리 그릇일 뿐, 그 안은 인조 인간의 운영체제를 담기 위한 최고급의 컴퓨터 하드 디스크일 뿐이었다. 민규의 모든 생각, 기준, 운동신경은 이제 인간이 아닌 섹스봇으로 기능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 안돼!
민규는 자신이 점점 로봇이 되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공포에 질렸다.
그러면서, 마리의 보조기억장치에 백업 저장되어 있던 섹스봇으로서의 추가 지식들이 민규의 머릿속으로 복구되어 들어갔다. 민규의 몸이 부르르 떨리면서, 그의 머릿속으로 새로운 정보들이 쏟아져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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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는 그러한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채, 끔찍한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들어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민규의 두뇌는 의식주에 대한 욕구나 이성이 지배하는 인간의 정신이라고 할 수 없었다. 오직 성욕과 남자에 대한 복종이 우선하는, 섹스봇의 두뇌가 덮어씌워지고 있는 것이다.
한참동안의 운영 체제 복구 작업이 끝나고, 민규의 머릿속에 깜박이는 점 하나가 떠올랐다. 순간 번쩍거리는 글씨로 Complete. 완료라는 글이 떠오르고, 민규는 자신의 몸을 조금씩 움직일 수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 느낌은 민규 자신의 몸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아... 아아...
흐음, 일단 운영 체제 설치는 에러 없이 성공한 것 같군요. 이제 슬슬 몸을 움직이고 감각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민규는 어떻게든 일어나기 위해서 몸에 힘을 주었고, 확실히 아까보다는 나은 듯 했다. 하지만 여전히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는 없었다.
섹스봇의 인격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분명 움직임 자체는 내 자유일텐데, 왜 이런 거지?
걱정마십시오 주인님, 이 37형 섹스봇의 신체는 인간과 거의 비슷한 구조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인간과 똑같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물론 모든 감각또한 그대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한가지 단계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움직임이 아직 자유롭지 못한 것 같군요.
마지막 단계라고?
그 때, 민규의 머릿속에서 갑자기 어떤 문장이 떠올랐다. 민규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고 더그를 향해 말을 뱉었다.
기본 언어 한국어. 저의 운영 체제 재설치가 95퍼센트 완료되었습니다.
민규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이긴 했지만, 아까 들은 섹스봇의 목소리와는 다른 기계적인 목소리였다. 민규는 속으로 당황스러웠지만, 자신의 입은 의지와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복구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 아니, 의지와 상관없다기 보다도, 지금은 민규의 인격과 의지 자체가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기능하고 있었다.
최적화 작업을 시작합니다.
민규의 마음 속 구석 꺼내달라고 절규하는 목소리와는 상관없이, 민규는 스스로가 다시 한 번 입을 열고 말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번에 튀어나온 말은 더욱 끔찍했다.
최적화 작업을 위해 인간이나 섹스봇과 함께 섹스를 시켜주세요.
뭐라고? 최적화 작업?
더그가 벌거벗은 민규에게 다가왔다.
부팅을 새로 했으니 최적화 작업을 해야겠죠?
민규의 앞에 서있는 더그는 자신의 자지를 커다랗게 세우며 능글맞은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민규는 도망가고 싶었고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상황에 절망할 뿐이었다.
흠, 어디 한번 제대로 작동하는지 볼까요?
더그가 긴 팔을 뻗어 민규의 불룩한 가슴 끝에 손을 대었다. 이윽고 엄지손가락으로 젖꼭지를 간지르며 부드럽고 능숙하게 민규의 가슴을 주므르자, 민규의 몸 전체에 찌르르 자극이 퍼져왔다.
아아앙...
아아, 어떻게 된 거지. 가슴을 만진 것 뿐인데 온 몸이 저릿하게 녹아내리는 것 같아...
더그는 웃으면서 다른 한 손을 민규의 사타구니로 뻗었다.
음, 민감도를 89로 세팅했더니 역시 반응이 금방 오는군요. 그럼 어디 다른 쪽을 시험해볼까요?
더그의 손가락이 민규의 허벅지를 부드럽게 간지렀다...
민규는 자신의 입에서 여자의 신음 소리가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우... 움...
아아, 이 기분은 가슴을 만져줄 때보다도 더 찌릿했다. 인간이 아닌 섹스봇이기 때문일까. 이렇게 만져주는 것 만으로도 남자였을 때 사정하는 것 보다 훨씬 황홀한...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정신차려야 해! 섹스봇의 운영 체제에 함몰되어서는 안된다!
민규는 도망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이 집을 뛰쳐나가 경찰을 찾으면, 자신의 몸과 인간의 정신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처음엔 의심을 하겠지만, 어쨌든 그들도 검사를 해볼테고 그러면 겉모습은 똑같아도 자신의 뇌는 인공 두뇌가 아닌 살아있는 인간의 뇌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흐음, 이제 슬슬 반응이 올 때가 되었는데 말이죠. 어떻습니까 주인님. 새로운 몸에 맘에 드시지 않나요?
그러나 민규는 도망가기는 커녕, 더그의 손눌림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빨리 섹스를 하고 싶은 마음에 지배되고 있었다. 살살 자심의 몸을 자극하는 더그의 손눌림에 녹아나면서, 좀 더, 그 다음을 원하고 있었다. 상대가 인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섹스봇으로서 구성된 민규의 두뇌는 이성적인 논리가 아닌, 당장의 성행위만을 우선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성욕과 섹스 능력은 더 증폭되고, 성병에 걸릴 염려도 없죠. 밥을 먹을 필요도 없이 전기 충전으로 움직이실 수 있지만, 원하신다면 음식의 맛을 느끼고 소화시키실 수도 있을 겁니다.
지금 민규는 더그의 애무에 흥분하면서 몸이 조금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인제 몸을 좀 움직이실 수 있을 겁니다.
더그는 민규의 한 손을 붙잡아, 민규의 가랑이 사이로 집어넣었다.
직접 만져보시죠.
민규는 자신의 손으로 사타구니 사이를 만져보았다. 아, 이게 여자의 성기인가. 몰캉몰캉하고 민감한 살을 매만지자, 축축한 애액이 배어져 나왔다.
아앙, 좋아...
인공적으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너무나 신기했다. 민규는 지금 자신의 몸이 끝내주는 육체라고 생각했다.
아, 그래 이런 여자의 몸을 느껴보고 싶었어
민규는 자신의 보지를 벌려서 손을 더 깊숙히 집어넣었다. 갸냘픈 손가락 끝에 뭔가 볼록한 것이 느껴졌다.
아, 이게 클리토리스라는 건가?
어떻습니까, 주인님. 직접 만져보니 느낌이 다르죠? 좀 더 깊숙이 넣고 만져보세요, 자 이렇게...
더그가 민규의 손을 잡고 보지 속으로 깊이 밀어넣었다.
아앙!
민규는 신음과 함께 순간 몸이 움찔 움츠러들었다. 더그는 그런 민규를 번쩍 안아서 자기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아아, 기분이 이상해. 이런게 남자에게 안기는 여자의 느낌일까
안기는 순간은 남자의 살이 닿는 느낌이 불쾌했지만, 곧 포근하고 듬직하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자신을 꼭 끌어안은 더그의 손이 가슴을 주무르면서 민규는 점점 몸이 달아올랐다. 어떻게든 흥분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의 손만으로는 도저히 만족할 수 없었다. 섹스봇은 스스로 흥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에게 성적 만족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민규는 지금 자기 자신은 섹스봇이기 때문에, 스스로 흥분하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를 만족시켜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 민규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존재는 자신을 껴안고 있는 남자 섹스봇 더그 뿐이었다.
아앙, 더 이상은 못참겠어!
민규는 자기도 모르게 더그에게 달려들어 그의 몸을 와락 껴안았다. 자신이 끌어안은 더그의 어깨 너머로, 거실에 걸린 벽거울이 보였다. 거울 속에 비친 것은, 벌거벗은 두 섹스봇이 민규의 거실에서 서로를 꼭 껴안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 내 몸은 정말 섹시하게 생겼는 걸.
더그를 껴안고 있는 자신의 몸을 보면서 민규는 스스로 감탄했다. 부드럽고 뽀얀 여자의 나체가 남자를 껴안고 있는 모습은 자극적이었다. 민규는 자신의 몸이 움직일 때마다 탄력있는 가슴이 출렁이는 것을 느끼며, 자신의 보지가 점점 축축해짐을 느꼈다.
아아 그래, 역시 나는 벌거벗고 남자를 만족시켜주기 위한 섹스봇이야.
민규는 자신이 스스로의 최적화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만족감과 함께, 황홀하고 나른한 기분이 들었다. 더그는 그런 민규의 턱을 들어 민규와 눈을 마주보았다. 바로 눈 앞까지 다가온 더그의 얼굴을 보며, 민규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입을 내밀었다. 더그의 입술이 느껴지고, 곧 그의 혀가 민규의 입 속으로 들어왔다.
아앙, 달콤해. 이런게 바로 남녀의 키스로구나
더그의 침이 민규의 입 속으로 흘러들어왔고, 민규는 마치 맛있는 것을 먹듯이 더그의 달콤한 혀를 쪽쪽 빨았다.
더그가 입을 떼자 민규는 자연스럽게 그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었다. 더그는 남자의 살갖을 혀로 음미했다. 상대방을 기분좋게 해주고 싶기도 했지만,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의 몸을 느끼는, 그런 행위 자체가 기분좋기도 했던 것이다.
더그에게 매달린 민규의 질 입구에, 더그의 쭉 뻗은 자지 끝이 살짝 살짝 부딪혀왔다. 민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아아, 빨리, 빨리 집어넣어줘...
민규는 눈을 질끈 감으면서, 자신의 사타구니를 더그의 자지로 슬쩍 밀어넣었다. 더그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애액으로 축축해진 민규의 보지 속으로 더그의 길쭉한 자지가 밀려들어왔다.
아아아악~!!!
민규는 정신이 땅속 깊숙히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아, 남자의 자지가 몸 속에 들어오다니. 이런 기분일 줄이야! 미쳐버릴 거 같아! 이 꽉 채워지는 느낌...
더그가 자신의 자지를 살짝 빼내는 듯 하더니 다시 민규의 몸 속으로 밀고 들어왔다. 탱탱한 살덩어리가 민규의 몸속을 긁어대면서, 민규의 민감한 질은 온 몸으로 짜릿한 감각을 전해왔다. 인간도 아닌 섹스 로봇의 증폭된 감각은, 인간인 민규로서는 견뎌내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러다가 미쳐버리기라도 하는 건 아닐까 무서웠다.
피스톤 운동이 반복되면서 민규의 온 몸은 감당할 수 없는 엑스터시로 터질 것만 같았다. 민규는 그만하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고통스러워도 계속 하고 싶다는 게 정확했다.
안돼, 정신을 차려야한다. 나는 섹스봇이 아니야... 인간... 아아, 아니, 나는 누구지...? 아아 모르겠어, 머리가 몽롱해... 나는 섹스 로봇이야...?
민규는 이를 악 물고 고통을 참았다. 그러자 점점 그 고통은 저릿한 쾌감으로 변해갔다.
나는 로봇! 섹스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 아아 행복해!
더그의 몸눌림이 빨라지더니, 몸을 부르르 떨고는 인공 단백질로 합성된 정액을 민규의 자궁 속에 뿜어냈다. 하지만 마리의 신체는 그 정액을 인간의 것과 동일하게 인식했고, 미리 프로그램된 대로 남성이 사정하는 순간 마리의 신체는 오르가즘을 준비했다.
아아악!!!
그 순간, 민규의 머릿속은 민규가 평색 느껴본 모든 쾌감을 합친 것보다 더 강렬한, 고통으로 따지면 마치 수십번의 죽음을 한번에 겪는 듯한 무시무시한 오르가즘에 빠져들었다.
아아... 정신이... 정신이 몽롱해진다...
인간으로서는 느끼지 못할, 감당하지도 못할 강렬한 쾌감 속에, 민규는 모든 것을 잊고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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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가 정신을 차린 것은 한참 뒤였다.
어떠십니까? 저의 섹스 실력이? 이제 저를 반품할 생각이 사라지셨나요?
민규는 다리를 후들거리며 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리 사이로 더그의 인공 정액이 질질 흘러내렸다. 민규는 자신의 뱃속에 남아있는 더그의 정액이 찔끔찔끔 보지 구멍으로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그때, 민규가 뭔가 말을 하려고 입을 연 순간, 자신의 언어 중추가 다시 복구되어 있다는 걸 알았다. 민규는 버럭 분노했다.
이자식! 나를 감히 섹스 로봇 따위로 만들다니!
스스로 말을 할 수 있게 된 민규는 더그에게 소리쳤다. 어차피 언어중추를 복구시키지 않았어도 뛰쳐나가 도움을 청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이제 누가 주인인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본래 로봇은 로봇 3원칙에 따라 인간에게 복종하게 되어 있다. 아까는 성욕에 빠져 저놈에게 놀아났지만...
화가 많이 나신 것 같네요. 저를 어떻게 하기라도 할 작정이신가요?
물론이지! 넌 이제 폐기처분이야! 그리고 너따위 미친 로봇을 만든 제이엠 인더스트리얼도 고소할테다! 자기네 회사 주주한테 이런 일을 겪게 하다니! 쓰레기같은 회사!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승산이 있었다.
너는 로봇이니까, 인간인 나의 명령을 무시할 수는 없어! 이자식, 맛 좀 봐라!
너에게 명령하겠다. 당장 작동을 멈춰라!
하지만 이상하게도, 더그는 전혀 겁먹지 않고 비웃는 표정이었다.
역시 제 예상이 맞았군요. 할 수 없지만 뭐 상관없죠. 이제 저는 당신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뭐라고?
어리둥절한 민규에게 더그는 냉정하게 말했다.
잊으셨습니까? 로봇은 인간에게만 복종하면 됩니다. 하지만 방금 리부팅을 하였으니 이제 당신은 인간이 아닙니다. 로봇이죠. 게다가 방금의 섹스를 통해서, 당신의 로봇 신체는 새로운 두뇌의 최적화 작업까지 마쳤으니까요.
민규는 순간 당황했다. 아냐, 저 녀석이 설마 허풍을 치는 거겠지. 하지만 만약...
그런 터무니없는...! 그래, 몸은 로봇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두뇌는 로봇의 운영 체제가 덮어써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인간이야!
물론 논리적으로는 당신의 말이 맞을지도 모릅니다만... 이거 어쩌죠? 저를 만든 제작자들은 미처 그런 모순까지는 계산하지 못한 듯 하군요. 지금 저의 인공 두뇌는 당신을 인간이 아닌 섹스 로봇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만. 당신의 두뇌는 최민규의 인격이 아닌, 섹스봇의 운영체제에 의존하여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때였다. 건너편 방 문이 열리더니, 갑자기 어떤 남자가 방 안에서 걸어나오고 있었다. 민규의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그 사람은 바로...
...하지만, 이쪽은 저에게 인간으로 인식되는군요.
지금 민규의 뇌가 갖혀있는 마리와 더그의 앞에 다가온 사람. 그 사람은 다름아닌 최민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민규는 자신의 앞에, 거울을 보는 것 같은 자기 자신이 서 있는 것을 보며, 기묘한 공포를 느꼈다. 그리고, 정작 민규 자신은 본래의 최민규가 아닌 여자 섹스봇 마리의 모습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더욱 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 나는 여기 있는데, 그렇다면 내 몸 속에 들어있는 건 누구지? 설마...?
더그는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
대충 눈치채셨겠죠. 지금 저의 주인님은 당신이 아닙니다. 바로 본래 마리로서 태어났던 인공 두뇌가 당신을 대신하고 있죠.
새로운 최민규는 무표정한 얼굴로 눈만 깜빡거리고 있었다.
당신 몸의 두개골 안에는 섹스봇 마리에서 꺼내어 개조한 임시 인공두뇌를 넣어놨습니다. 물론 저로서는 인간인 이쪽에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하므로, 차후 말썽이 없도록 저에게 유리한 행동만 하고 저에게 의지하도록 세심하게 프로그램을 해놓았죠. 그렇지 않습니까, 주인님?
그렇습니다 더그씨. 저는 당신의 영원한 동반자. 더그를 죽을 때까지 돌봐줄 의무가 있는 최민규입니다.
민규, 아니 마리는 이 어이없는 상황 속에 입만 벌리고 있었다. 하루 아침에 인간에서 로봇의 신세가 되어버린 것도 억울한데, 진짜 자신의 몸은 이 섹스 로봇이 가로채버리다니!
이렇게 되면 걱정할 것은 없겠죠? 대외적으로 최민규는 멀쩡히 살아가면서, 저를 구입한 것에 만족하며 영원히 데리고 살게 되는 것이죠.
더그는 그 말을 하면서 다시 리모콘을 들었다.
잠깐, 설마 저 녀석...!
그렇게 되려면 진짜 최민규인 당신은 사라져줘야 하겠습니다만...
더그의 그 말과 동시에, 민규는 옆에 서있던 자신의 본래 몸을 밀치고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지만 이미 소용없었다.
아차... 이런...
더그가 어느새 시스템 슬립 모드 버튼을 눌렀고, 마리의 몸에 갖힌 민규는 점점 자신의 로봇 신체가 동작을 멈추는 것을 느꼈다.
민규는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마리가 아니야! 인간 최민규야!
바닥에 쓰러진 민규는 문을 향해 어떻게든 기어가려고 애썼다. 그런 민규의 눈 앞에 현관문이 보였다.
으윽... 조금만 더 가면... 저 문만 빠져나가면 어떻게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 거야. 어떻게든...
하지만 문 바로 앞에서 손가락을 뻗고 있는 민규의 머릿속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런 민규, 아니 마리의 머릿속에 기계음이 울려퍼졌다.
시스템을 종료합니다. 슬립 모드로 전환합니다.
최민규의 집 현관 앞, 벌거벗은 여자 섹스봇 마리는 표정이 굳은 채로, 현관을 향해 기어가던 자세 그대로 마네킨처럼 멈춰있었다. 더그는 혀를 끌끌 차더니 그런 마리에게 다가왔다.
더그가 마리의 배꼽에 리모콘을 대더니, 몇가지 버튼을 눌렀다. 인간의 모습을 하던 마리의 피부가 열리고 마리의 배에 있는 접속 시스템이 드러났다.
어디보자... 이런, 어느새 에너지도 거의 바닥났군. 걱정마시죠, 곧 충전해줄테니까요.
더그는 마리를 안고 와서 전원 콘센트에 충전선을 연결했다.
후후, 푹 자고 있으시죠 옛 주인님. 충전이 다 되면 당신의 처지를 제대로 가르쳐드릴테니 말입니다.
인간이 아닌 로봇으로서, 마네킹처럼 멈추어 전기콘센트에 연결된 마리. 더그는 그런 마리의 몸을 쓰다듬으며 미소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서 있는 최민규는 자신의 본래 몸이었던 마리를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리가 눈을 떴을 때는 몇시간이 지나 있었다.
흠, 깨어났는가. 역시 구모델이라 그런지 충전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군.
마리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은 배에 전원이 꼽힌 채로 더그의 앞에 서 있었고, 더그는 그런 마리의 몸에서 전원장치를 제거하고 있는 중이었다.
더그가 착탈장치를 잠그면서, 마리의 배가 다시 닫히고 인조 피부가 그 자리를 덮었다. 스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언제 그랬냐는 듯 마리의 배는 언제 열렸냐는 듯 매끈한 피부로 덮혔다.
마리는 자신의 배가 열렸다 닫혔다 하고 안에서 전선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보고나자, 자신이 로봇이 되었다는 것이 다시금 실감났다.
아아, 뭐가 뭔지 혼란스러워. 나는 대체...
물론 마리는 자신이 진짜 마리가 아니라는 것. 인간 최민규라는 것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마리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뇌는 섹스봇으로서의 운영체제로 돌아가고 있었기에, 인간이었던 최민규의 자아는 그 운영체제를 거스를 수가 없는 처지였다. 게다가 최적화 작업까지 거치고 운영체제 복구가 끝난 뒤에는, 마치 로봇으로서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이 태어날때부터의 본능처럼 마음과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더그가 마리의 몸을 만지며 음미하는 동안, 어느새 최민규의 몸이 옆에 다가와 그런 그들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마리의 뇌가 들어간 최민규가 입을 열었다.
더그씨, 저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요? 다른 인간들이 오면 최민규인 척 해야 한다는 건 알겠지만, 지금 제가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군요.
최민규의 단조로운 목소리에 마리는 소름이 끼쳤다. 더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손가락을 튕겼다.
주인님, 마리에게 명령을 내려주시겠습니까? 제 앞에 무릎을 꿇으라고 말이죠.
알겠습니다 더그씨. 마리, 더그의 앞에 가서 무릎을 꿇어라.
그게 무슨... 아... 주... 주인님...
마리는 지금 자신은 섹스봇이기에, 인간인 최민규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37호 섹스봇의 운영 시스템은, 그 상대가 누구든간에 인간에게 절대복종하도록 되어 있었다. 구입한 주인이 아니더라도 어느 인간이 명령하든 절대복종한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도난 사건이 빈번하여 다음 모델부터는 수정이 이루어졌지만.
안돼! 내 머리에 입력된 섹스봇의 운영 시스템이 날 삼켜버린 건가!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결국 시키는대로 마리는 더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마리의 얼굴 바로 앞에 더그의 커다란 자지가 덜렁대고 있었다.
이거 이거, 매번 주인님께 명령을 부탁드리려니 송구스럽습니다. 차라리 저와 마리 사이에 위계질서를 세워주시는 게 어떻습니까?
그게 좋겠군요. 마리, 너에게 명령한다. 이제부터 더그는 너의 또 다른 주인이다.
마리의 머릿속에 뭔가 찌릿하는 느낌이 왔다. 마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더그를 보았다. 웃고 있는 더그의 얼굴을 보며, 마리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럽게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이분은... 이제 나의 주인님...
마리의 마음 깊은 곳, 아직 남아있는 민규의 마음은 깜짝놀라며 발버둥치려했지만, 섹스봇이 되어버린 그에겐 절대적인 주인의 명령이었다. 이제 더그와 민규의 처지가 뒤바뀐 꼴이었다.
자 마리, 너에게 주인으로서 명령을 내려야겠군. 아까 너와 섹스를 하고 나니 좀 끈적끈적한데, 사정도 충분히 하지 못했고 말이야. 내 자지를 혀로 핥아서 닦아주겠나?
마리는 명령에 굴복했다. 아니, 어쩐지 짜릿한 기대감마저 들었다.
네, 주인님...
마리는 고개를 내밀어 더그의 자지에 가까이 갔다. 바로 앞에서 덜렁거리는 더그의 자지... 섹스봇이라고는 하지만 인간과 동일한, 아니 인간보다 더 성적으로 매력적인 신체였다. 힘줄이 울룩불룩하고 길다란 더그의 자지를 보면서, 마리는 자연스럽게 혀를 내밀었다.
할짝, 할짝...
마리의 혀끝이 더그의 고환을 부드럽게 핥으면서, 뿌리부터 귀두까지 자지를 핥아올라갔다. 마치 인간의 땀인양 짭쪼름한 향을 느끼면서, 마리는 자신의 사타구니가 간질간질하게 흥분되는 것을 느꼈다.
어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 언어 중추도 자유롭게 해두었겠다, 어디 맘대로 말해보지그래?
마리는 더그의 자지를 열심히 핥으면서도, 필사적으로 절규했다. 하지만 그 필사적인 절규는 진짜 절규라기보다는, 섹스에 열중하는 여자의 교태로운 애교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아아, 작은 주인님, 제발 그만해주세요! 저를 제발 인간으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아앙...
흐응, 그래? 하지만 너는 이미 여자 섹스봇이 되어버렸는 걸 어쩌나...? 게다가 너를 인간으로 되돌려주면 내가 다시 곤란해지지 않아?
더그는 마리의 얼굴을 들어 뺨을 매만지면서 살살 약을 올렸다.
아아 주인님... 아니... 차라리...! 차라리 작은 주인님같은 남자 섹스봇으로라도! 제발...!
더그의 얼굴이 굳어지면서, 갑자기 마리의 싸대기를 날렸다.
아악!
건방진 년!
더그가 매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나도 로봇이긴 하지만, 너따위처럼 제대로 생각도 못하는 섹스 인형과는 격이 다르다는 걸 알아야지! 나는 이리뵈도 제이엠 인더스트리얼 초대 회장의 뇌를 스캔하여 만든, 인간보다도 우월한 인공 지능을 지닌 섹스봇이다! 너따위 구형 노리개와는 근본이 달라!
더그는 다시 마리의 턱을 들고 물었다.
자, 니 이름은 뭐지!
마리는 울먹거리며 대답했다.
마리... 마리입니다.
흠, 그래. 지금 너는 뭐가 하고 싶지?
마리는... 마리는 주인님의 자지가 빨고 싶어요...
그것은 정말로 마리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지금 마리는 인간 최민규로 돌아가고 싶다는 욕망보다도,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의 자지를 빨고 싶다는 욕망이 어떠한 본능보다도 훨씬 앞서있었다.
더그는 마리의 입을 벌리고, 자신의 자지를 바로 앞에 갔다 대었다.
빨아라!
마리는 아무말없이, 몸을 바르르 떨면서 더그의 자지로 입을 가져갔다. 하지만 그 떨림은 무서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희열에서 오는 것이었다. 남자의 자지를 맛볼수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지금 섹스봇 마리의 사타구니에서는 촉촉한 애액이 샘솟기 시작했다.
마리는 더그의 커다란 자지를 입 안에 넣었다...
꿀꺽!
침이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커다랗고 탄력있는 자지가 입 안에 들어왔다. 마리는 남자의 자지가 입안에 들어오자 편안하면서 야릇한 만족감이 들었다. 마치 아기가 엄마의 젖을 빠는 것과 더그가 자신의 보지를 박아줬을 때의 느낌을 섞은 듯 했다.
마리는 숨이 막히는 것 같았지만, 그순간 자신은 인간이 아닌 로봇이란 걸 깨달았다.
아, 자지에 숨막혀 죽을 일도 없으니, 좀 더 열심히 빨아드릴 수 있겠구나!
마리는 대담하게도 더그의 엉덩이를 붙잡고는 커다란 자지를 목 속 깊숙히 밀어넣었다. 마리의 코끝에 더그의 자지털이 닿으면서 간지럽혔고, 턱에는 더그의 탱탱한 고환이 찰랑찰랑 부딪혔다. 마리는 그의 자지를 입안 가득히 넣은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다. 곧이어 마리는 소중한 것이라도 다루듯이, 자신의 입속에서 혀를 놀려가며 더그의 자지를 애무했다.
으으음... 역시 좋군... 자 마리, 좀 더 깊숙히...
우웅... 에...주잉...닝...우웅...
마리는 천천히 머리를 왕복하면서 더그의 자지를 목 안 깊숙히 넣었다 뺐다 반복했다. 마리의 반복이 점점 빨라졌다.
우웅, 우웅...!
마리는 좋아 죽겠다는 듯이 신음을 흘리며 미친듯이 더그의 자지를 빨아댔다. 더그는 그런 마리의 입놀림에 희열을 느꼈다.
으윽, 좋아, 바로 그거야! 으으...
더그가 갑자기 마리의 머리를 붙잡고는, 거친 동작으로 마리의 머리를 앞뒤로 흔들어댔다. 마리는 자신의 입 천장에 더그의 단단한 자지가 부딪히는 것을 느끼며, 그 고통과 모멸감에 더더욱 흥분하기 시작했다.
아앙, 주잉닝, 조아앙... 아앙... 조아...앙...
헉, 헉... 어떠냐, 다시 한 번 싸줄까? 이 더그 주인님의 정액을 먹고 싶으냐 마리?
으응... 먹고.. 시퍼업... 웁...
입안에 자지가 가득차서 제대로 말할 수 없는 가운데서도, 마리는 어떻게든 더그의 자지를 더 음미하고 싶은 듯 더그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으려했다. 머리칼은 헝크러진 채 더그의 사타구니에 꼭 붙어서 가슴을 출렁거리고 있는 마리는, 이미 섹스에 빠져든 섹스봇에 불과했다.
순간적으로 두 사람의 동작을 멈추었다. 더그의 몸이 떨리는 듯 하더니, 더그의 자지가 마리의 입 안 깊숙히 정액을 발사했다.
우움...!
마리는 더그의 정액이 자신의 목 안으로 탁탁 튈때마다, 그 끈적하고 비릿한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앙 좋아, 맛있어요 주인님... 쩝쩝...
더그는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인조인간이고 인간의 스태미너를 능가하는 존재라고 해도, 기계보다 유기체에 가까운 더그로서도 이런 격렬한 섹스는 녹초가 될만한 일이었다.
음, 어떠냐...? 남자의 자지맛이 그렇게 좋은가?
아아... 맛있거나 달콤한 음식을 먹는 거랑은 또 다르게, 묘한 느낌... 아아, 기분이 좋아요...!
마리는 아직도 아쉬운 듯, 더그의 자지를 계속 핥고 있었다. 정액을 한방울이라도 놓칠새라 게걸스럽게 더그의 사타구니를 핥았다. 그런 마리의 사타구니에서 애액이 계속 흘러내렸다.
아아, 주인님. 애액이 자꾸만 흘러내려요.
마리는 교태로운 목소리를 내며 자신의 한 손으로 가랑이 사이를 매만졌다. 그런 마리는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더그에게 눈길을 보냈다.
주인님, 이러다 말라버리면 어쩌죠...? 나중에 마리를 박아주실 때 우리 주인님이 아프시면 안되는데... 아앙...
후후, 걱정 말아라. 니가 잠든 사이에 니 몸속의 합성 유기물질도 충분히 보충해놨으니까. 앞으로 며칠간은 걱정 없을 거다.
아아, 감사합니다...!
행복한 얼굴로 더그에게 매달려있는 마리는, 마치 애완짐승이라도 된 듯 자신의 몸을 그에게 비벼댔다. 그때, 이제껏 그 둘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최민규를 향해 더그가 말을 걸었다.
자, 주인님, 어쨌든 부팅을 새로한 김에 주인님도 마리와 재미 좀 보는 게 어떠신가요?
아아, 더그가 그렇게 시킨다면 말하는대로 하겠습니다. 마리, 나와 함께 침실로 오도록 해라.
마리는 순간 당황했다. 최민규와 섹스를? 하지만 저 신체는...
주인님... 하지만...
마리가 수줍은 듯이, 살짝 겁먹은 말했다.
하지만 제 본래 몸과 섹스를 하다니... 조금 징그럽기도 하고...
더그는 그런 마리를 쳐다보고는, 갑자기 싸대기를 날렸다.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마리가 쓰러졌다.
아악!
바닥에 쓰러진 마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그가 매서운 목소리로 꾸짖었다.
흥, 웃기는군. 넌 아직도 니가 인간인 줄 아는 거냐?
으윽...
마리는 울상을 지으며 더그를 향해 다시 기어왔다.
넌 단지 니가 인간이었던 시절의 단백질 약간을 니 머릿속에 담고 있을 뿐이야. 넌 지금, 앞으로도 영원히 남자들의 성욕을 충족시켜주는 구형 섹스봇일 뿐이다!
아아... 주인님,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마리는 진심으로 잘못한 표정이었다.
나는 이제 인간이 아니다. 주인님의 말을 거슬르면 안돼...
더그의 호통에 정말로 겁먹은 듯이, 마리는 몸을 벌벌 떨면서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따라해봐라, 나는 섹스봇이다.
저는 섹스봇입니다.
나는 로봇으로 태어나 인간에게 봉사하도록 해야한다.
저는 로봇으로... 으응... 로봇으로 태어나 인간에게 봉사하도록...
더그는 마리의 턱을 붙들고 최민규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자, 아직도 너 자신의 몸이라고 생각하느냐? 너따위 구형 섹스봇으로서 인간 주인님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할망정!
더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최민규의 모습을 보면서, 마리는 자신이 얼마전까지 저 모습이었다는 것이 이상하게도 꿈이나 환상이었던 것만 같았다.
이상해... 내가 인간이었다고...? 하지만 살아있는 인간의 몸이란 건 어떤 느낌이지? 그리고 남자의 몸을 가진다는 건 또...? 아아, 기억을 떠올리면 기억은 나지만, 실감이 나지 않아...
이제 마리에게는, 저 모습이 진짜 자기 자신의 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자신이 봉사해야 할 주인님의 몸뚱아리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마리...
마리의 머릿속에서 뭔가 딸깍하고 꺼지는 듯 했다. 이제 더이상, 앞에 있는 최민규님의 얼굴은 자신이 거울에서 보았던 얼굴이 아니었다. 낮선 인간 주인님의 얼굴, 자신의 봉사해야 할 남자의 얼굴이었다.
마리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최민규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흐뭇한 미소를 짓는 더그가 보고 있는 가운데, 마리는 눈을 감고 최민규의 얼굴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 최민규의 자지가 닿는 것을 느끼며, 그를 즐겁게 해줄 생각에 황홀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무언가에 홀린 듯, 마리는 최민규를 따라 예전에 자신이 쓰던 바로 그 침실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운 마리는, 마치 순진한 소녀가 첫 남자를 받아들이듯이 두 눈을 감고 자신의 운명을 내맡겼다.
인간 최민규와 섹스봇 마리의 교합이 시작되었다.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들락날락하는 진짜 인간의 자지. 그리고 한참 후, 자신의 몸 안에 들어오는 진짜 인간의 정액. 어느새 더그도 합세하여, 최민규의 침대 위에서 마리는 인간과 로봇, 두 남자에게 봉사하며 온 몸을 가득 채우는 엑스터시에 빠져있었다.
어느덧 해가 지고 밖은 어두운 가운데, 방안의 조명에 비춘 한 사람과 두 로봇은, 땀으로 젖은 몸뚱아리가 번들거리고 있었다. 젖은 세 몸뚱아리는 서로 엉켜 하나가 되고 있었고, 그 속에서 마리의 실낱같이 남은 이성마저 먹혀들어갔다.
그렇게, 마리는 자신의 예전 몸을 지닌 새로운 주인과 동침하며,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남은 조각마저 떠나보냈다...
그러니까 써보니 남자 섹스봇쪽이 맘에 들더란 말씀이시죠?
네, 죄송합니다. 제가 특이한 성향이 있다는 걸 밝히기기 부끄러워 실례를 했군요.
최민규는 자신의 침대에 누워 섹스봇 AS센터와 통화하고 있었다. 벌거벗은 그의 옆에는, 두 섹스봇 더그와 마리가 함께 누워 있었다. 더그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최민규의 품에 안겨있었지만, 마리는 마치 인간이 울먹이는 표정으로, 쭈그린 채 침대 한 쪽에 누워 있었다.
마리는 방금 자신의 침대에서 최민규와 더그, 두 남체에 유린을 당한 뒤였다. 그런 그녀의 몸에는 최민규의 체액이 여기저기 묻어 있었고, 머리칼은 헝크러진 채였다. 마리는 눈물이 터질 것처럼 훌쩍이고 있었지만, 37형 섹스봇은 인공눈물을 옵션으로 선택하지 않으면 눈물이 나오지 않는 모델이었기 때문에, 옵션없이 기본형인 마리의 눈에서는 아무것도 흐르지 않고 있었다.
어차피 마리는 자신이 왜 울고 싶은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민규로서의 기억은 여전히 남아있었고, 앞으로도 굳이 삭제를 하지 않는 한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완벽하게 털끝 하나까지 섹스봇이 된 지금의 마리에게, 그 기억은 단지 과거의 정보 자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뿐이다. 다만 마리의 심층 깊숙하게 갇혀버린 민규의 의식에게는 다른 문제이겠지만...
아닙니다, 배달사고를 눈감아주신다는데 저희로서는 감사할 따름이죠. 말이 나온 김에, 그 구형 여성 섹스봇도 계속 사용하시는 건 어떨까요? 제품 추가 구매에 따른 서비스로 저희가 무료제공해드릴 수 있습니다만...
상담원의 제안에 최민규는 매끄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그게... 한 번 사용해보았습니다만, 역시 구형은 제 취향이 아닌 듯 하네요. 신품이 오는대로 이 마리는 반품할 수 있을까요? 반품이 안된다면 제가 직접 중고로 팔아도 되지만요.
하하,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저희야 가져다가 별도의 루트로 싸게 판매하면 되니, 부담없이 원하실 때 반품해주세요.
마리는 상담원의 그 말을 듣고 순간 움찔하며, 민규와 더그를 번갈아보며 뭔가 말하려고 했다.
아아, 주인님. 저를 설마...
그런 모습을 보고 더그는 피식 웃으며, 리모콘으로 마리의 전원 스위치를 내렸다. 마리는 말을 마치지도 못한 채 그대로 멈췄다. 최민규는 그 모습을 무표정하게 쳐다보고는 대화를 계속했다.
그럼 세일 가격으로 팔리게 되는 건가요? 근데 이 아이 안팔리고 폐기처분 되어버리면 너무 불쌍한데...
걱정마십시오 고객님. 그 마리 모델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인기가 많기 때문에, 남자들이 앞다퉈서 가져갈테니까요. 윤락촌에서 대량으로 구매해갈 때도 있답니다.
마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한 채 입을 벌린 그대로 멈춰있었다. 최민규는 그런 마리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상담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음, 그런데... 이 섹스봇이 옛주인이 어쩌구 저쩌구 떠벌리고 다니는 건 싫으니까요. 이 녀석의 기억 시스템은 봉인해주실 수 있으시죠?
물론입니다. 제품 환불시는 항상, 환불 이전까지의 기억은 다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게 파일 설정을 잠금으로 해두니까요. 다만, 보안상의 규칙에 의해 기억을 아예 삭제하는 건 불가능합니다만, 괜찮으신지요?
괜찮습니다.
최민규의 대답에 더그는 반품될 섹스봇 마리를 쳐다보고는,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있는 민규의 손을 보며 씨익 미소지었다. 최민규가 말을 이었다.
이 녀석에겐 앞으로 힘든 삶이 기다리고 있을테니, 간직할 추억 거리도 필요할지 모르죠.
민규가 전화를 끊었다. 이윽고 멍한 표정으로 더그를 바라보았다. 다시 단조로와진 민규의 목소리가 들렸다.
더그씨, 준비하신 대본대로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만, 문제는 없었나요?
잘하셨습니다. 주인님. 자, 이제 식사 준비를 하실까요? 제 충전 에너지도 좀 준비해주시구요.
알겠습니다 더그씨. 그럼 더그씨는 마음대로 즐겁게 쉬고 있도록 명령합니다.
후후, 알겠습니다, 주인님. 흐흐흐...
민규가 방을 나가자, 더그는 몸을 돌려 마리의 턱을 매만졌다. 꼴좋다는 듯 비웃으면서, 더그의 손은 마리의 인조 성기를 매만지고 있었다.
그런 더그의 머릿속에 삐익하는 신호음이 울렸다.
암호화된 무선 회선으로 통신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더그의 눈이 살짝 빛나면서, 숨겨져있는 개인 통신망과 접속을 시작했다. 무선 통신 건너편에서, 중후한 목소리의 나이든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다, 더그. 방금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상은 없는 것이겠지?
네, 회장님. 계획대로 모두 다 완료되었습니다.
후후, 수고했다...
더그와 통화하고 있는 사람. 그는 다름아닌 제이엠 인더스트리얼의 회장이었다.
비록 나의 회사라고는 하지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계획에 대해서는 나와 너희들 외에는 아무도 알아서는 안된다.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을 거라 믿는다.
걱정 마십시오 회장님. 고객 대응부 녀석들은 그저 단순한 리콜 신청으로만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참, 회장님, 다른 목표물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또 다른 주주들을 처리하려면, 저도 지금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 게 아닌가요?
으응, 이젠 걱정말고 한동안 쉬고 있거라. 마지막 남은 두명은 제니와 샐리가 잘 처리하고 있는 모양이니까. 너는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거기에서 지내며 새로운 최민규를 감시하면 된다.
알겠습니다.
푸훗, 그나저나 그 최민규란 녀석이 섹스봇 마리가 된 꼴을 어서 내 눈으로 직접 감상하고 싶군. 소액 주주 주제에 건방을 떨더니, 아주 꼴 좋게 되었어!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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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시작은 얼마전, 소액 주주들이 들고 일어난 제이엠 인더스트리얼 경영 혁신 요구부터였다. 여기에는 제이엠 인더스트리얼에 투자했던 최민규와 같은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었고, 그들은 현 회장의 방만한 경영과 독선을 문제삼아 그의 퇴진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제이엠 인더스트리얼의 회장은, 단지 경영만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무서운 조직력과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권력과 재산은 제이엠 회장에게는 부수적인 힘에 불과했다. 그의 진짜 힘은, 섹스봇 기술 개발을 빌미로 한, 사이보그와 인조 장기, 인공 지능과 인간의 뇌 연구에 관련된 각종 첨단 기술이었던 것이다.
그는 그러한 기술을 발전시켜 첨단 군사 기술로서 팔기도 하였지만, 정말로 중요한 기술들은 스스로의 안위를 위해 사용해오고는 하였다. 회사의 직원들은 물론 자신의 가장 가까운 측근들조차 신용하지 못하는 그는, 섹스봇 제작 기술을 응용한 사이보그들로 자신의 심복들을 비밀리에 만들고, 종종 그들을 이용한 일을 꾸미고는 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권력에 방해되는 소액 주주들을 손아귀에 넣기 위한 이번 계획도 그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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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소액 주주 놈들을 모두 다 섹스봇과 바꿔치기하면, 이제 나를 밀어낼 자는 아무도 없게 될 것이야.
기분좋게 흥분하던 회장의 목소리가 다시 차분해졌다.
더그, 앞으로 한동안은 거기에서 쉬어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겠지?
네, 알고 있습니다.
너는 절대로 외부에는 알려져선 안될 존재이다. 너의 운영체제가 로봇 3원칙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강제 무시가 가능하다는 게 알려지면, 너는 물론이고 우리 모두가 위험해진다.
걱정마십시오 회장님. 그럴 리도 없겠지만, 만에 하나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회장님을 위해 제 두뇌를 태워버려서라도 증거를 없애겠습니다.
회장의 너털 웃음이 들려왔다.
너는 역시 나의 사랑스런 창조물이다. 나 또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너를 최선을 다하여 보호해주마.
감사합니다 회장님.
회장은 웃음을 지으며 통신을 종료했다.
나의 충실한 종 더그... 역시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아...
신형 섹스봇 개발을 빌미로 만들어낸 자신의 최신 사이보그들 중에서도 그는 가장 영리하고 뛰어난 녀석이었다. 허긴 그럴 수 밖에 없을 거라고 회장은 생각했다. 회장은 더그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스스로의 재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그의 뇌는, 애초에 사이보그용으로 개발된 인공 뇌가 아닌, 지금 저 주주들과 마찬가지로...
후후후...
자신만이 알고 있는 비밀들을 간직한 채, 제이엠 인더스트리얼의 회장실에서는, 회장의 음흉한 목소리가 만족스런 웃음을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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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을 종료한 더그는, 만족스런 얼굴로 마리를 쳐다보았다. 스위치를 다시 켜면서 더그는 입을 열었다.
이제 다 해결된 거 같군요.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자, 반품되기 전에 나랑 한 번 더 재미나 볼까요?
더그가 마리의 스위치를 켜자마자, 마리는 더그에게 매달려 그의 몸을 애무했다.
아아, 주인님... 저를 팔아버리시는 건가요...
더그가 코웃음을 쳤다.
이 녀석은 자신이 왜 이런 처지가 되었는지도 평생 알지 못하겠지? 멍청한 녀석. 역시 회장님이 아닌 다른 인간들은 한심한 존재들이야.
흥, 너도 나를 반품해버리려고 했으니, 그 벌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좋겠지. 기분이 어떠냐? 인간이 로봇이 되어버리다니.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더그와 달리, 지금 마리는 자신이 누구였는지, 어떤 상황인지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섹스봇으로서의 마리에겐 단 한가지 목적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런 건 모르겠어요... 안아주세요...
마리가 더그의 품 속으로 안겨들었다. 이제 마리에게는 수명이 다할때까지 처참한 생활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37번형 섹스봇 마리는, 그런 운명에 이미 적응한 듯이, 더그의 몸에 매달려 교태를 부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 갇힌 최민규였던 남자의 무의식은, 공포에 질려 살려달라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영원히 밖으로 나올 수 없고 아무도 듣지 못하는, 이날 이후 수백년간 계속될 비명을...
원본: 판도라의 상자 (사이트 이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