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시리즈 '편의점 전용 휴머로이드 XP-901FM0001EY'(novel/15014892)의 의뢰작입니다.
원작자는 いちだ(이치다) 작가님(user/327165).
이 작품은 ハカソシ(하카소시) 작가님(user/422629)의 휴머로이드 시리즈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XP-901FM0001EY, 본체명 '요코야마 에리카'. 페어리마트와 토키와 정밀기계라는 두 거대 기업이 손을 잡고 진행한 실험 프로젝트의 첫 번째 프로토타입이자 갓 뽑아낸 따끈따끈한 신상 휴머로이드입니다.
페어리마트는 사에바 시의 3대 편의점 브랜드(나머지는 세븐일레브스, 로우산) 중 하나인데, 기계 점원 도입은 세 곳 중 가장 늦었죠. XP-901FM0001EY가 나오기 전까지는 휴머로이드 점원이 아예 없었을 정도니까요.
토키와 정밀기계 역시 의료 분야에선 이름 좀 날렸지만, 휴머로이드 쪽은 후발 주자였습니다.
그런데 실증 실험에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안 나타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프로젝트 리더였던 요코야마 에리카는 오랫동안 공들인 이 프로젝트를 이대로 날려버릴 수 없었죠. 결국 본인이 직접 프로토타입 소체가 되겠다고 자원합니다. 팀원들의 도움을 받아 외피 디자인도 직접 했고요. 홍보 효과를 노리고 보통 휴머로이드들이 하복부에 다는 네임플레이트를 이마에 박아버렸습니다. 다리 유닛도 몸매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하이힐 같은 디자인을 채택했죠(이건 본사 윗선에서 밀어붙인 아이디어입니다). 하지만 머리색이랑 오드아이는 에리카의 원래 의도가 아니었습니다. 팀원들이 본인 동의도 없이 결정해버린 거죠(이것도 홍보 목적... 겸 깜짝 선물이라나 뭐라나). 프로토타입인 만큼 성능이나 기능은 일반 휴머로이드보다 훨씬 빵빵합니다. 뒤통수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는 하이테크 위상 배열 안테나에, 편의점 전용 시각 센서(덕분에 팔에 스캔 장치를 따로 찰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장형 취기 기능'까지 갖췄거든요.
사실 요코야마 에리카는 알아주는 술꾼이었습니다. 소체가 되겠다고 자원하면서 팀에 딱 하나 조건을 걸었죠. 이 기능 안 넣어주면 프로젝트 때려치우겠다고요. 덕분에 에리카는 전기 충전 시퀀스 동안 성적 쾌락 신호 대신 술에 취한 듯한 기분을 느끼도록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개조 수술을 마친 에리카는 XP-901FM0001EY라는 이름으로 사에바 시의 '기계화 특별법 구역'에 위치한 페어리마트 지점에 배치됩니다. XP-901FM0001EY는 실험용 매장 장비일 뿐만 아니라, 점장 겸 본사 신규 서비스 개발 매니저 직함까지 달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본체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관리자가 에리카의 부하 직원인 상황이죠. 이런 구조 덕분에 실험이 끝나면 에리카는 다시 본사로 복귀해, 향후 페어리마트 매장에 배치될 수많은 휴머로이드들을 관리하는 매니저가 될 예정입니다.
추신: 이치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작업하는 내내 정말 즐거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