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
다 깨고 남는 감정 : 아쉽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확실히 재밌는 게임이고 비주얼, 최적화, 전투, 타격감, 사운드 등 극찬 받을 만한 요소도 꽤나 많은 수작임은 분명함.
다른 사람한테 추천하냐고 물어보면 추천도 함.
그런데
나랑 잘 안 맞는 게임이었음..................................
내가 이런 판타지 요소가 섞인 전투 게임에서 정말 정말 싫어하는 요소가 '낙사' 같은 뜬금 즉사 패턴이 많은 게임임.
툼레이더 정도의 판타지면 아 사람은 높은 데서 떨어지면 뒤지지 ㅋㅋ 하고 넘어가지만
엄청 큰 괴물들 머리 위로 휙휙 날아다니며 모가지를 뎅겅뎅걸 썰고 찰나에 적 뒤로 돌아가는 블링크까지 쓰는 주인공이 낙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그냥 납득이 안 되는 구멍난 설정이라고 생각함.
심지어 꽤 긴 구간을 점프로 통과해야 하는 맵에서 한 번 떨어지면 맨 처음 위치로 돌려보내는 것도 매우 짜증나는 부분이었음. 뭔 점프킹도 아니고.
내가 이런 시간 낭비 패턴을 정말 싫어해서 옵션에서 낙사 방지를 켰는데도 무슨 효과인지 모르겠음. 작동을 안하는 옵션 같기도 함.
대사막 전까지는 이런 요소가 정말 가끔 나와서 개꿀잼으로 즐기다가 대사막 맵부터 불쾌함이 너무 심하게 올라오기 시작해서 그때부터 개인적인 평점을 깎아먹기 시작함.
그 외에 은신 스킬을 쓰는 몹까지 잡아내는 개쩌는 스캔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모래에 숨은 적은 스캔이 안 된다든가,
원거리에서 한 대 맞으면 그대로 죽어버리는 즉사 터렛이라든가,
위쪽에 원거리 몹이 보여서 위를 보고 뛰는데 갑자기 유사에 빠져서 뜬금사를 해버린다든가,
대사막부터 내가 싫어하는 온갖 요소와 납득이 안 되는 부분들을 꽉꽉 눌러담은 고봉밥으로 억지로 맥여버리니까 탐험에 대한 흥미가 순식간에 개박살이 나버림.
그 전까지는 나도 정말 재밌게 즐겼기 때문에 위와 같은 요소에서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들은 정말 재밌는 경험이었겠다 싶은데
나는 그러질 못해서 엔딩 보고 나니 남는 감정이 아쉽다가 돼버림.
대사막 전까지는 맵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있는 거 없는 거 다 먹고 다녔는데 저런 요소들이 몰아치기 시작한 시점부터
아 존~나 불쾌하네 맵 돌아다니지 말고 엔딩이나 봐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게임을 하게 됨.
맵에서 받는 불쾌감에 비해 전투는 너무 쉬운 편이라 차라리 전투에 좀 더 난이도를 주고 맵에서 불쾌감을 주는 요소를 빼버렸으면 내 취향을 저격했을 게임인데
하.. 너무 너무 아쉬움.
그리고 한국 성우를 꽤 선호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스블 성우는 좀 별로였던 것 같음.
캐릭터와 목소리가 매칭이 안 되는 느낌?
게임 시작부터 엔딩까지 아 왜 이렇게 어색하게 들리지? 라는 감정을 내려놓질 못했음.
이브는 잘 웃지 않는 냉미녀 같은 캐릭터의 얼굴에 비해 너무 따뜻한 목소리고,
아담은 너무 느끼한 연극톤 같고,
그나마 비중 없는 NPC들이나 릴리가 괜찮았던 것 같음.
마지막으로 가장 거슬리는 부분 중에 하나가 패링에 비해 너무 구린 회피 판정이었음.
전투 자체는 정말 쉬운 편이라 클리어에 지장은 없었지만 둘의 판정 차이가 너무 심해서 엔딩 볼 때까지 회피는 적응 못하고 끝났음.
패링은 타격 전까지 정말 널널한 판정을 부여해주는데 여기에 적응해서 회피를 패링과 똑같은 타이밍에 누르면 뒤지게 처맞게 돼있음.
회피는 정말로 맞기 직전에 지금이니! 하고 눌러도 가끔 처맞고 패링은 지금~ 정도~ 일까? 하고 눌러도 패링이 쳐짐.
심지어 패링과 가드키와 동일하기 때문에 늦게 누른 것만 아니면 패링이 아니어도 가드로 상쇄가 되니 회피를 쓸 이유가..?
이게 게임이 너무 쉬워질까봐 제발 이거라도 처맞아라 하고 의도한 밸런스인가 싶기도 한데..
패링에 비해 회피 성능이 너무 구리니까 회피 강제 패턴이 나오지 않는 한 안 쓰게 되고 거의 모든 보스들이 원트클이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당연히 적응할 기회도 거의 없어서 끝까지 거슬리는 부분으로 남았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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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아 단점을 줄줄이 쓰긴 했지만 그래도 재밌는 게임인 건 분명하기 때문에 안해본 사람이 있으면 추천함
그래픽 좋고 최적화 좋고 음악 좋고 전투 손맛 좋고 스토리도 딱히 흠잡을 거리라는 생각도 안 들고.
재미 없었으면 엔딩 안 보고 칼 같이 유기했을 텐데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꾸역꾸역 엔딩까지 달리게 하는 힘은 있음
솔직히 말해서 이브 같이 몸매 개쩌는 쭉빵 캐릭터가 화려하게 움직이는 것만 봐도 개쩐다는 느낌을 받기엔 충분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