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소개를 보면 그림체나 인터페이스가 무척이나 독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정성 들여서 만든 게임인데 찍먹은 해봐야지 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이 게임은 대화를 하면서 나오는 텍스트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이미지로 되어있다.
그래서 보기에는 좋으나 번역을 하기가 아주 번거롭고 귀찮은 게임처럼 느껴졌다.
자질구레한 텍스트까지 전부 이미지로 만들어 놓았기에 그냥 여기는 텍스트로 써도 큰 차이가 없는데
굳이 이미지로 만들어서 번역을 보지 못하는 아쉬운 구간이 너무 많았다.
옷을 갈아입으면 옷이나 악세사리에 따라서 일러스트가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어떤 화면에서는 옷을 갈아입은 모습이 보이는데 어떤 장면에서는 기본 일러로 나와서 혼란스럽기도 하다.
모든 H씬, 구속씬에서는 다른 옷을 입어도 당연한 듯, 하나도 적용이 되어있지 않았고
전투를 할 때에도 옷갈이 적용이 된 일러도 있고, 안 된 일러도 있다.
서클에서 실험적으로 집어넣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애초에 갈아입을 옷 자체도 많지 않고 색칠 놀이라서 의미가 없긴 하다.
전투는 두 가지로 나뉜다.
지금 화면처럼 필드에서 Z 버튼을 누르면 발 앞에 있는 한 칸을 공격하는데, 이걸 이용해서 잡몹을 잡는 방식이 있다.
보스전은 알만툴에서 항상 하던 그 턴제와 같다. 보스전에서는 보스가 구속 공격을 하는데 이게 좀 귀찮다.
이 게임은 반드시 전투를 해야 하고, 탑을 올라가야만 스토리가 진행이 된다. 제작자가 전투가 반드시 필요한 게임으로 만들어놨다.
그런데 전투가 그렇게 재미가 없고 다양한 요소가 없는게 아쉬웠다.
잡몹을 잡는 필드에서의 경우, 차지를 해서 특수 스킬을 사용하거나 평타를 쳐서 잡을 수 있는데
차지 스킬을 쓰면 마나가 닳아서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 그냥 평타만 쳐서 잡게 된다.
그 평타만 쳐서 잡는 노가다가 별로 재미가 없다. 아이탬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장비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무기를 바꾸면 사거리가 길어지거나 데미지가 세지거나 하는 기믹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도 않다.
교체할 수 있는 무기는 상점을 제외하면 극 후반부에 가야 새로운 걸 하나 얻을 수 있고, 게임을 클리어하고 나서 얻을 수 있는 종결 무기가 끝이다.
무기를 바꾼다고 해서 평타 사거리가 바뀌거나 공속이 빨라지거나 그런 것도 없다. 그냥 차지 스킬을 썼을 때 범위가 늘어나고 좀 더 세진 기분이 든다.
잡몹 잡는 노가다가 재미가 없어서 스킵을 하고 싶다 해도, 보스전이 녹록치 않다보지 노가다를 어느정도는 해야한다.
그런데 경험치가 짜도 너무 짜서 짜증난다. 메인 스토리를 다 밀었을 때 쯤에는 15렙 밖에 안됐다.
보스전도 어딘가 나사가 빠져있는게
그냥 화살 던지고, 체력 빠지면 힐 쓰고, 마나 없으면 포션 먹고 그걸 반복하다보면 끝난다.
보스마다 어떠한 기믹이 있는 것도, 약점 속성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포션 사서 시간만 태우다 보면 끝난다.
이제 H씬을 보면 고블린 한테 강간당하는 한 장면에서도 그림이 여러가지가 있어서 꽤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나는 별로 안 꼴렸음. 여주가 가슴 크고 귀여운데 뭔가 텍스트가 꼴리지는 않더라.
그리고 제작자가 게임을 이쁘고 정성들여서 만들려고 노력은 했으나 그게 잘못된 방향으로 가버렸는지 회상방이 너무나도 불편하다.
사진을 보면 어떤 장면인지 전혀 유추할 수가 없다는게 문제다.
여주가 고블린한테 당하는건지 촉수한테 당하는건지 하나도 알 수가 없다.
직접 하나 하나 눌러보고 눌렀을 때 튀어나오는 일본어 이미지를 해석할 수 있어야 구분할 수 있을 듯.
구분이 된다 해도 하나 하나 눌러봐야 한다는 불편함은 여전하다.
그래도 H씬 외에 여러가지로 재밌는 것들이 많이 있다.
고블린 보스한테 당하고나면 주민들이 대하는 태도도 바뀌고 대사도 조금씩 달라져 있음을 알 수 있어서 그런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있다.
그거 외에 이 게임의 매력을 찾는다면 SD 캐릭터가 아주 귀엽다는 정도..
결론
느긋하게 천천히 플레이해서 3시간 정도 걸린 게임
스토리는 다른 게임의 프롤로그에서 끝난 느낌. 이제 막 니이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쯤에서 끝나버린 느낌.
그래서 엔딩 크레딧 올라올 때 현타도 좀 오고 영 시원찮았다.
전체적으로 어딘가 나사가 한 두개씩 빠져있는 그런 게임.
그래도 그림체가 귀엽고 SD 캐릭터를 넘나들면서 주인공을 매력있게 연출하는 건 잘하는 것 같다.
라셰와 제물의 마을 서클같은 느낌으로 게임을 만든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잘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