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은 Oakridge Valley라는 작은 마을, 수십 년간 지역 경제를 책임지던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마을 전체가 몰락한다.
수백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주민들이 떠나면서 인구는 3천 명 규모에서 500명 이하로 급감하고, 그 여파로 진료소는 자금난으로 폐업하고
우체국도 문을 닫음. 치안 유지 필요성 감소와 예산 재분배 문제로 경찰서도 사실상 폐쇄 수순에 들어가고, 형식적으로 보안관 한 명만 남게
되는데 그 유일한 보안관이 이 게임의 주인공 다니엘 이다
어느 날 밤 폐허가 된 오래된 교회에서 누군가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다니엘은 괴상한 의식의 흔적과 함께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기억상실 소녀를 발견한다. 그 여자를 구하고 나서부터 마을에는 이상 현상이 시작되는데, 전화와 인터넷은 끊기고 마을 외곽엔
짙은 안개가 깔리며, 보이지 않는 장벽은 마을을 둘러싼다. 사람 형상을 했지만 눈에는 흰자만 있고 총에도 죽지 않는
괴생명체들이 나타나서 주민들을 습격하고, 마을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은 극심한 두통과 이명 끝에 죽게된다. 주인공은 이런 마을을 뒤덮은
저주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런 초반 설정은 상당히 좋다. 작은 몰락한 마을, 폐쇄된 공간, 오컬트 의식, 외부와 단절된 상황, 점점 무너지는 공동체라는 소재들이
잘 섞여 있음. 단순 야겜이라기보다 B급 오컬트 스릴러 드라마 느낌이 강함. 실제로 초중반 몰입감은 꽤 좋았고, 에피소드 8까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진행했다.
스토리는 총 17개 에피소드 구성인데, 크게 보면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오컬트 집단, 마녀, 마을 미스터리 중심 전개다.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모르는 긴장감과 떡밥을 던지는 방식이 괜찮다. 2부부터는 다른 차원의 존재, 신, 세계 멸망 위기, 시간 루프 등으로 스케일이 확 커진다. 여기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후반부가 완전히 망가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중반까지 탄탄하게 쌓던 분위기에서 갑자기 장르가 확장되며 다소 B급 감성이 강해진다. 그래도 초반 떡밥을 후반에 회수하려는 시도는 분명히 있고, “아 그래서 초반에 그랬던 거구나” 싶은 연결점들도 존재한다.
개발자의 강점과 약점도 여기서 드러나는데, 큰 세계관 틀을 짜고 초반 흡입력 있게 끌고가는 능력은 좋은데 반면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세부 전개, 개연성, 캐릭터 비중 조절에서 많이 아쉽다. 특정 캐릭터는 성격이 갑자기 바뀌고, 몇몇 히로인은 등장만 시켜놓고 병풍처럼 있고
등장 시기 늦은 캐릭터한테 엔딩까지 따로 배정한 건 분량 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느낌도 있음.
그래도 이 개발자는 나름 신뢰가 가는 개발자다. Nursing Back to Pleasure, Erotica를 포함해 지금까지 13개 게임을 만들었고, 유기 없이 전부 완결시킨 꾸준한 개발자다. 이 바닥에선 완결 내는 것 자체가 장점인데, 그런 면에서 이름값은 있다고 본다.
기술적인 완성도도 꽤 높았음. 대략 이미지 렌더 6,700개 애니메이션 900개, 총 용량만 17기가 수준인데 괜히 용량이 큰게 아님.
기본 렌더 해상도도 좋아서 전반적인 화질은 만족스럽다. 모델링도 실사틱하게 잘 뽑혔고 주요 여캐들의 외형 만족도도 높은 편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AI 활용인 것 같다. 솔직히 나도 이런 장르에서 AI 남발하는 걸 좋게 보진 않는다. 정적 이미지에 대충 넣으면
불쾌한 골짜기만 생기고, 애니메이션에 넣으면 얼굴이 무너지거나 아예 다른 사람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도 이 게임은 AI를 비교적
영리하게 쓴 편. 대표적으로 토크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대화 장면에서 캐릭터가 실제로 말하는 듯한 연출이 들어감. 온오프도 가능하고
얼굴이 심하게 뭉개지거나 이질감이 큰 편도 아니라, 일반 렌파이처럼 정지 일러스트만 보는 것보다 몰입감에 훨씬 좋다.
야한 장면에서도 AI 애니메이션을 활용했는데, 속도감이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음. 물론 완벽한 자연스러움까지 기대하긴 어렵고 약간
투박한 부분은 있음. 그래도 성의없이 AI만 딸깍 하는 게임들과는 결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수작업한 렌더링 위에 AI를 보조적으로 얹으려는 노력이 보임
야겜으로서의 구성도 준수한 편인데, 신음 소리와 효과음을 지원하고, 선택지에는 기본적인 힌트도 있음.
씬 구성은 전희, 본게임, 체위 변화등 최소한 단조롭지는 않게 만드려는 흔적이 보임. 개인적으로는 이 개발자가
보빨을 좋아하는게 티가 많이 나는데 모든 야스씬 기본 전희에 무조건 포함되어 있음....
아무래도 보빨 페티쉬가 좀 쎄게 있는 듯, 맛있게 잘 핥아주더라
(특별히 여러장 첨부했음)
엔딩 구조는 독특한 편인데, 일반적인 루트 분기형 엔딩이 아니라 메인 스토리를 끝까지 진행한 뒤, 히로인과의 관계에 따라
개별 엔딩들이 갤러리 형식으로 해금됨. 히로인 엔딩 10개 + 모든 엔딩 해금 시 열리는 진엔딩 1개, 총 11개다.
각 엔딩 분량들도 짧지 않고 다 합치면 사실상 에피소드가 하나 더 있는 정도
엔딩이 11개긴 하지만 이를 가기 위한 실제 중요 분기는 3개 정도 물론 그 외에도 다양한 분기가 있고, 그거 때문에 놓치는 장면들도 있지만
모든 분기를 다 볼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최소 3개로 줄일 수 있음, 주의 해야할 점은 캐릭터의 성격인데
[다혈질, 계산적, 구원 세가지 성향] 이 있고 선택지에 따라 점수가 쌓임 이런 선택지들은 에피소드 8까지 7번 등장하고
그 결과는 에피소드 9 이후부터 확인할 수 있음. 중요한 점은 해당 스탯이 영향을 미치는 순간이 왔을 때 해당 스탯의 점수가
4~5점일 경우에 자동으로 특정 분기로 빠져서 스토리에 영향을 미침.
여기서 미치는 영향이란 건 서브 히로인의 생존 여부임. 즉 한 회차에서 세명의 서브 히로인 중에 두 명은 무조건 죽는다는 거
반대로 말하면 선택지를 애매하게 나눠서 고르게 되면 셋 다 죽음. 물론 무조건 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특정 분기에서 어디를
골랐느냐에 따라 살릴 '기회'가 있는 정도.
예를 들어 A를 살릴 수 있는 조건은 완수 했어도 정작 A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루트에서 다른 루트로 진행하면 A는 시체로 발견되는 식, 스탯을 쌓지 못한 상태에서는 살릴 기회조차 없음.
하지만 살려둬도 비중이 공기 수준이라 야스 한번 하고 배경으로 서있다가 엔딩 하나 받는게 전부임.
위에서 말한 캐릭터 비중 배분 실패가 이런걸 말한거
총평하면 7점 정도의 육각형 게임이 어울리는 것 같다. 모든 요소가 압도적이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평균 이상이고
장점도 분명하다. 초중반 스토리 흡입력, 좋은 모델링, 독특한 애니메이션, 풍부한 분량, 완결된 작품이라는 신뢰도는 강점이지만
후반부의 호불호, 캐릭터 활용의 아쉬움, 일부 개연성 문제는 단점이다.
총평 : 흔한 양산형 AI딸깍 게임과는 다르다. 변화를 받아들이면서도 최소한 성의 있게 만드려는 개발자의 태도가 느껴지는 작품이였음.
모델링만 보고 시작했다가 의외로 게임 다운 게임 하고 나온 느낌이었다. 스토리 있는 렌파이 찾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