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나오나, 언제 나오나 하다가 결국 포기하게 만들어서 잊었을 때쯤 돌아보니 정출이 되어 있는 셀로버스 시리즈이다.
사람들이 이제 곧 나온다고 기대하고 있을 때 쯤에 연기하고, 또 연기하는게 반복되어 실망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잠수타서 소식도 안 들렸었던가? 하여튼 제작 과정에서 아주 욕을 많이 먹었던 게임이다.
이렇게 출시하기 까지 말이 많았던 셀로버스는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게임이 되었을까?
판타지는 초반부를 다시 플레이하면서 사진을 조금 찍어왔다. 가장 먼저 게임성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하는데
첫 작품인 판타지나, 후속작인 아레나나 게임성은 솔직히 많이 별로라고 생각한다. 하다가 졸았을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판타지를 하며 기억에 남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던 건, 전투 중에 상태 이상을 확인할 수가 없는거..
초반 던전부터 독을 거는 몬스터가 나오는데 내가 상태이상에 걸렸는지, 독에 걸렸는지 전투 중에는 확인할 수가 없다.
심지어 전투가 끝나고 나서도 디버프가 유지가 되어서 걸어다니면 체력이 줄어든다.
근데! 이 독을 치료할 수 있는 물약도, 해제 마법도 없다. 처음부터 이러한 미쳐버린 불쾌함으로 인해서
게임에 정이 뚝 떨어져버린 기억이 있다.
물론 독에 좀 걸린다고 해서 진행을 못 할 정도는 아니지만 못 한다고 해서 기분이 좋은 건 아니니까..
▲ 상태이상 치료제가 없음 ㅋㅋ
이게 짜증나는건 둘째치고, 전투 자체가 노잼이다.
몬스터와 캐릭터의 스탯 설계를 이상하게 해놔서, 1렙에 만나는 적을 공격하면 데미지가 8~9 로 나오고
내 캐릭터의 체력도 50 언저리여서 애들끼리 나뭇가지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이게 맞나 싶다.
적어도 20~30 정도는 나와줘야 배 타고 타지에 출장가는 모험가구나 싶겠는데
4~5, 8! 이렇게 나오니까 그냥 좀.. 그럼.. 기운이 팍 빠진다 해야하나
거기에 더해서 랜덤 인카운터여서 화가 잔뜩 난다. 불쾌함 MAX다. 숫자가 한 자리 수로 나와서 키우는 맛도 없는데
몹은 계속 튀어나와서 진짜 귀찮고 짜증나게 했다.
또 싸울 때 나름 연출을 집어 넣어서 흐느적거리며 움직이는 몬스터 때문에 전투 템포가 길어지는 걸 보면 한숨이 나오는건 덤이다.
다른 게임 같았으면 열심히 만들었구나~ 하고 끝났을 것 같은데, 셀로버스는 그게 잘 안 됐었다.
정출을 한다고 했으면서 연기에 연기에 연기.. 끝 없는 연기를 했던 기억 때문일까?
기대가 쌓인 건지, 얼마나 잘 만들길래 그러나? 하고 벼르고 있어서 그런건지?
게임 하는 내내 반은 짜증내면서 했던 것 같다.
아레나는 셀로버스 아레나라는 이름처럼, 아레나와 던전이 메인 컨텐츠가 되므로 전투의 비중이 전작보다는 커졌다
근데.. 재미 없음..
던전은 선택지도 없이 진행도를 올리는 단순한 플레이 방식인데
가는 도중에 NPC가 꽤 많이 있어서 이게 던전인지, 던만추인지 이해가 안 됨.
솔직히 싸우는 시간보다 NPC 만나서 수다 떠는 시간이 더 길어서 별로다.
전투 자체는 전작에 비해서 좀 나아졌지만 그냥 사냥해서 렙업해서 강해지면 끝인 별거 없는 게임이다.
RPG가 다 그렇다고 생각할 순 있겠지만 기믹도 없고 뭐도 없고..
그래도 이 시리즈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부분이 하나 있다. 주인공 캐릭터성에 대한 평가가 좋다.
주인공인 유니가 이쁜 것도 한 몫하고, 네쥬? 네이쥬? 원문 이름을 모르는데 이 녀석 캐릭터성이 독특한 것도 한 몫한다.
하지만 게임이 재미 없는데 캐릭터성만 좋으면 양날의 검이 된다고 생각한다.
캐릭터가 개성이 있는 건 일단 게임이 재밌어야 빛을 발하는 법이다. 게임은 뭐든 일단 게임이 재밌는게 최우선이다.
셀로버스에서도 이게 똑같이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하는 듯 하다.
누군가는 이 캐릭터성을 가지고도 게임을 이딴 식으로 만드냐? 라는 평가를 남기게 하기도 했고
반대로 게임은 별로지만 어떻게 야겜에서 이런 캐릭터를 만들었냐? 라는 호평을 남기기도 한다.
게임 평가를 봐도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렇지만 이건 너무 주관적인 분야여서 직접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네이쥬의 캐릭터성이 나와 맞지 않아서 별로 였음.
계속 사고 치면서 필요 없는 대화 끼워 넣게 만드는 장본인이라 안 좋아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자체를 꽤나 디테일하게 만들었다고 생각이 들기는 함.
네이쥬 얘가 또 사고치겠네 하고 어느정도 예상이 될 정도로 잘 만들었음)
▲ 기억에 남는건 호감인 여관 주인 아저씨 밖에 없어
그래서 개인의 주관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보다는 그 캐릭터성을 쌓기 위해서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냐? 생각해보면
너~무 너무 말이 많다. 진짜 너무 너무 텍스트가 많아서 시도 때도 없이 이게 꼭 필요하나? 싶은 문장이 너무 많다.
이제는 좀 메인 스토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 많다.
메인 스토리 A 파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A 파트의 사전 준비인 a1 서브 스토리를 진행해야 하고
a1 서브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굳이 있어야 하나 싶은 이벤트가 두 세개씩은 꼭 나옴.
그래서 a1이 끝나면 a2 서브 스토리를 또 해줘야 함. a2 에서도 당연히 자질구레한 이벤트가 꼭 있음.
자질 구레한 이벤트도, a1, a2 서브 스토리도 다 굳이 필요 없는 곁가지라는 점이 짜증난다.
과장이 섞였지만 게임하면서 이렇게 느껴졌음.
게임의 핵심 목적인 메인 스토리고 뭐고, 다 필요 없다. 너무 많아서 굳이 굳이 게임의 진행에서 있어야 하나 싶은 자질구레한 대화들로
꽉꽉 채워 넣어서 캐릭터들끼리 대화하며 케미를 보는게 이 게임의 정체성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
진짜 대화 보는게 플레이 타임의 7~8할은 될 것 같음.
판타지는 예전에 했던 기억이 있는데, 아레나는 하다가 졸았는지, 딴거 하면서 했는지 기억에 아예 없었음.
그래서 이번에 다운 받아서 해보니까 전에 했던 기억이 나더라. 대화가 너무 많아서 게임에서 뭘 했는지는 기억에서 지웠나?
끝 : 게임하면서 캐릭터들끼리 수다 떨고 대화 나누는 걸 재밌게 보는 스타일이라면 취향에 맞을거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