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소강 분위기라서 관심없겠지만 본 게 있으니 그냥 번역에 대한 개인적 견해 적어봄.
어제오늘 일에 대해서는 앞서 이미 충분히 얘기가 오갔을 테니 따로 언급하지 않겠음.
내가 여러 집 거치면서 느낀 바로는, 번역하는 애들의 목적을 3가지로 나눔.
1.내가 게임하려고
2.번역 자체가 취미
3.단순한 인정 욕구
1은 뭐 얘기할 것도 없고, 2는 무서운 아저씨들이라 넘어가고, 3이 문제임.
1, 2는 목적이 게임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으면 고치려 할 것이고, 실제로 그래왔음.
3은 목적이 게임보다는
인정 욕구
가 더 크기에 지금 일어나는 문제점들이 거의 얘네한테서 일어나고 있음.
간혹 보면 게임 플레이가 목적이 아닌 애들이 딸깍 번역하고 업로드하는 경우가 있음.
이 경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들이 겜을 안해봤다 보니 어디서 뭐가 찐빠났는지, 어떻게 고치는지를 모름.
엔진에 대한 이해도/툴을 다루는 법 이런 지식이 전무한 애들이 그저 추천이랑 후빨좀 받아보겠다고 일단 선업로드 후조치를 취하니 문제가 커지는 것임.
유니티의 경우엔 대부분 자동번역기니까 애초에 지들이 '번역'한 건 아니니 넘어가고, 쯔꾸르가 제일 문제임.
쯔익은 분명 좋은 툴이지만, 개발이 멈춘지 1년이 넘었고 가이드라인이 확실한 건 아니기에 딸깍이들과의 역시너지가 커지고 있음.
개인적으론 참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3중에서 '아닌데? 내가 게임하려고 번역한거고 겸사겸사 올린건데?'라는 애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 그냥 너 혼자 즐기면 된다. 실제로 여기서도 자급자족 하는 애들 많다. 걔네가 올릴 줄 몰라서 못 올리는 게 아님.
그리고 이 문제는 아래에서 언급할 내용과 이어진다.
혹자는 '니가 쟤한테 돈주고 번역시켰음?' '이정도면 먹을만한데 그냥 해'라는 실더들도 있을 것이다.
그 생각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본다.
딸깍도 나름의 에너지를 쓰는 일이고, 무상으로 해준 거니 이해는 간다.
하지만 그게 비난해서는 안 될 이유가 되진 못한다고 본다.
기번이건 ai건 손번이건 다 똑같지만 일단 업로드하는 순간 칭송받는 기쁨도 있겠지만, 비난받을 용기도 있어야 한다.
번역이란 건 결국 니들이 올린 걸 평가받는 거니까 말이다. 그게 싫으면 위에서 말했듯이 그냥 혼자 즐기면 된다.
다음은 오랜 논란거리인 '기계번역이 더 좋은 번역을 막는가'에 대해서다. 일단 내 의견은 '케바케'이다.
보통 번역이 빠르게 나올수록 반응이 뜨겁다. 그리고 후발주자는 당연히 관심을 덜 받게 된다. 이것도 3종류로 나눠보겠다.
1.기계번역의 경우 : 당연히 빠른 쪽에게 승부가 안 된다. 누구의 사전 퀄리티가 더 높건 그건 중요한 점이 아니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름 오랫동안 봐온 바로는 확실하다.
2.ai번역의 경우 : 이건 올리는 시점+앞선 번역의 상태에 따라 다른데, '적당히' 이해는 될 정도의 기번에게는 좀 밀리는 감이 있다.
얘는 무료모델도 있지만, 유료모델 쓰는 애들은 자기돈을 쓰는 거기 때문에 더욱 민감할 것이다.
3.손번역의 경우 : 얘는 좀 논외긴 한데, 굳이 넣자면 일단 이것도 올리는 시점에 따라 다르다.
보통 사람들의 관심이 식을 쯤에 손번이 나오기에, 느리면 느릴수록 댓글에 비해 반응이 없는 편이다.
필자를 예로 들면, 필자는 게을러서 작업속도가 굉장히 느려터진 편임.
실제로 여기서 올렸던 것 중에 작업 시간이 3시간도 안걸렸던게 오히려 추천수가 제일 높았음.
참고로 여기서 징징글 한번 써본 것 말고는 심챈 포함 단 한번도 1000추를 받아본 적이 없다.
하지만 손번은 거의 팬심으로 번역하는 거다 보니 그런 걸 신경쓰다가는 진작 번역 때려쳤어야 함. 손번하는 애들 대부분이 그럴 거임.
그리고 이건 사람마다 다르긴 한데, 남이 번역한 건 일단 꺼리는 분위기가 있음. 그냥 불문율 같은 거라 보면 된다.
아 물론 난 무시하고 번역하는 편이다. 이걸로 한명 골로 보내버리기도 했고.
딸깍이들은 승인 욕구에 목말라 최대한 빠르게 딸깍하고 올려버린다. 문제가 발생하면 대충 깔짝대다가 결국 런쳐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실더들은 '이정도면 먹을만하네'하고 우쭈쭈해준다.
그리고 후발주자들은 '아 번역 있네' 하고 그냥 안올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게 악순환되면 묻히는 게임들이 늘어난다.
이건 유니티 게임이 특히 그렇다. 그저 자동번역기 넣고 몇줄 끄적했다고 '
번 역 검 수
' 박아놓으면 좋다고 빨아주니까.
계속 기번 욕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난 기번 불호파가 아니다. 오히려 기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빠르게 즐기고 싶을 테고, 특유의 번역기체도 알아서 뇌내해석하는 애들도 있으니까.
그리고 모든 게임이 ai번역이나 손번역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말이지.
기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일단 빠르게 올리고 무책임하게 방치하는 게 대개 딸깍이들이다보니 욕을 먹는 것뿐이다.
번역이란 건 '작업물'이고, 그걸 업로드했다는 건 '평가'받겠다는 각오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인 견해를 정리해보겠다.
1.인정 욕구가 필요하면 차라리 딴 걸 찾아봐라.
2.니가 봐도 아닌 것 같으면 그냥 혼자 즐겨라. 너 아니어도 올릴 사람 나온다.
3.정 올리고 싶다면 적어도 게임은 해보고 올려라.
4.칭송받고 싶으면 비난도 감수할 줄 알아야 한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