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묘사는 매우 훌륭했다.
네토라레를 극대화시킬 순애파트부터 벌써 공들였고 세심하다고 느낄 만큼.
CG 역시 야겜으로서 더할 나위 없었다.
전개 또한 훌륭한 야겜의 표본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두가지가 섞여버렸다.
미연시로도 야겜으로도 너무나도 좋았지만, 그렇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마이너스가 되어버린 비운의 작품
적어도 난 이 작품을 그렇게 말하고 싶다
초중반은 분명히 미연시였다
이런저런 선택지를 골라가며 네토라레물로서 성립될 수 있게 온갖 억지를 부렸다.
그 결과, 여주인공은 육욕에 빠지고 주인공에게서 점점 마음이 떠나갔다.
그것까진 좋았다.
그런데 왜
왜 후반 막바지에 들어서니 단순히 육욕에 빠지는 것을 넘어 상간남을 주인님이라 부르며 인생 그 자체를 내던지는 것인가
그건 야겜과 망가의 영역일 텐데
기껏해야 사진 한장에 협박당하는, 약에 의해 뇌가 파괴된 하반신으로만 살아가는 짐승들의 세계에서나 이루어질법한 일일 텐데
그 괴리감과 간극에 나는 답답해진 가슴을 부여잡았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
언뜻 듣기엔 좋은 말이지만 이 작품은 그 정도에 그치지 않을 수 있었다.
혹시 고작 토끼 두 마리에 한눈이 팔려 커다란 사슴 한 마리를 놓쳐버린 건 아닐까?
아니, 사실은 사슴 두 마리도 거뜬히 잡을 수 있는 게 아니었을까?
그런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 이유도 결국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나오는 아쉬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언젠가 수많은 야겜을 지나치며 이 작품의 기억이 흐릿해질 즈음,
다시
회상을 보러 돌아오겠다
그때는 분명
미연시로서의 기억은 잊혀지고
야겜 하나만이 남아있을테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