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https://kone.gg/s/somisoft/bEpnhZlCQLUh94HBP2fzOb
예속의 맹세로부터 세 번의 낮과 밤이 흘렀다.
낸시의 거처로 옮겨서 지낸 그 시간 동안 낸시는 뉴런이 활활 타오르도록 남근을, 그의 표현을 빌리면 슈진이 츠마에게 주는 애정 공세를 받아내야 했다.
할짝
네 번째 날의 아침은 진한 입맞춤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움직임으로 혀를 날름거리며 서로의 입김으로 볼을 태웠다.
몇 번인가 혀를 얽히게 하던 슈진은 이내 츠마를 끌어당기고 입술을 덮쳤다. 길고 몰캉한 뜨거운 덩어리가 낸시의 입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아...으으....하아....그...그만...아앙♥”
입안을 파고든 혀가 어금니 미세한 점막 구석구석까지 빠짐없이 훑고 지나가면 다시 뜨거운 욕망의 마그마가 흘러들어 점막을 융해시켰다. 구강 전체가 뜨겁게 넘실거리고 그의 타액과 자신의 타액이 섞여 어디에도 맛볼 수 없는 향미를 전달했다.
“우....으읍....”
츄읍....츕...츄우
다시 입을 맞췄다. 움직임을 재개한 혀의 움직임에 맞춰 낸시의 하반신이 움찔움찔 쾌감에 전율했다.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애액의 농도는 이미 충분히 진했다. 겨우 사흘 만에 키스만으로 느끼는 몸이 되어버린 것이다. 흐리게 명멸하던 시선이 조금이나마 초점을 되찾았을 땐 이미 그의 타액으로 배가 볼록 솟은 다음이었다.
“하아.....나 이렇게 있으면 안 돼....”
“무슨 뜻이지?”
“내가 요로시상 제약의 비리를 캐고 다닌 건 알지?”
모를 수가 없다. 두 사람이 마주친 곳이 제약 소유의 건물이었으니까.
“당신을 만들어낸 곳과 별도의 다른 시설을 조사해봐야 해. 협력자에게 통보받은 시간이 오늘이야.”
예컨대, 직업에 복귀해야 한다는 소리다.
“나도 간다.”
“당신도?”
“츠마를 돕는 것이 슈진된 자의 의무지. 다만 그전에.”
“꺄앗!”
미처 반응할 틈도 주지 않고 침대로 밀어 자빠뜨렸다.
아침을 맞아 한층 왕성해진 친포가 과시하듯 몇 번 흔들어 보이곤 희고 통통한 엉덩이를 잡아 고정했다. 두툼한 망코는 이미 준비만전.
"아! ♥ 응, 아 ♥ 아아, 어흑”
보름달 같은 엉덩이와 단단한 허벅지가 부딪치는 나는 음란한 합주가 침실을 울렸다.
“하아, 아흐흑, 단나, 정말 좋아요. 단나사마.”
남편을 공경하는 극상의 표현을 바치며 오물오물 친포를 물어오는 낸시의 그곳은 야마토 나데시코로서 손색이 없다.
“더...더...더....”
두 번, 세 번, 네 번....분홍 주름이 친포의 지름만큼 벌어지고 닫히길 여남은 번. 기둥이 잠기고 뿌리와 치구가 만나 비벼졌다. 다소 거친 친포가 부드러운 속살을 살살 긁어 가는 횟수가 늘수록 낸시의 얼굴에 환희가 찾아들었다.
가슴이 벅차다 못해 붕 뜨는 느낌. 그가 아니면 줄 수 없는 행복. 단나사마를 만나 정말 다행이었다.
*
오전 시간 내내 살을 섞으며 보낸 둘은 해질녘 어스름을 배경 삼아 목표인 건물이 내려다보이는 옥상에 섰다.
“내가 먼저 침투할 거야....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아무도 모른 채 조용히... 끝나겠지. 만약 일이 틀어지면 그땐 지원을...아앙....부탁해.”
“그러지.”
“정말.... 이해한 거 맞지?”
시노비의 청력을 의심해서 되물은 것은 아니었다. 낸시의 슈트, 꽉 채울 수 없어 언제나 조금 내려 두는 지퍼 사이로 삐져나온 가슴을 온 시선이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간단해서 헷갈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보다 정말 탐나는 가슴이군. 오하기보다 달콤해보여.”
고대의 약물 중독자들은 독이 있는 두꺼비를 핥으며 환각에 빠지길 즐겼다고 한다. 낸시의 가슴에 매달린 99호도 다르지 않았다. 낸시가 만류할 틈도 없이 슈트의 지퍼를 길게 끌어내렸다.
지릭. 출렁!
간신히 억눌려있던 가슴은 해방을 축하하듯 격하게 퉁겨져 나왔다.
“네온사인 아래 정취가 더해지니 더욱 절경이군.”
고대의 시노비들은 달빛이나 눈을 배경 삼아 미녀를 즐겼을지도 모르지만, 이곳은 인위적인 것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네오 사이타마.
더구나 그의 츠마는 게이샤가 아니라 코토다마 공간을 누비는 해커이니 그쪽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
“여기서 더 커질 수 있을까.”
y절편 맨 위에서 x절편 맨 아래를 향해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리는 가슴을 떠받치며 물었다.
피부로 무게를 전달받아 아래로 살짝 쳐진 풍만한 가슴은 자신이 어떤 의학적 조치도 받지 않았음을 증명하며 주인의 손아귀에서 모습을 바꿔갔다.
“노...농담하지마!”
“자연스럽고 완벽하다. 형태도, 크기도.”
이 정도로 큰 카노죠라면 다른 골격도 장대하기 마련인데 낸시의 육체에서 크다 할 수 있는 장소는 두 곳이 전부다.
귀중한 씨앗을 열이고, 스물이고 낳을 수 있는 순산형 엉덩이, 한쪽 팔만으로 얼마든지 끌어안을 수 있는 허리를 타고 올라 도달한 가슴. 단 두 곳.
꽉 조여진 허리와 상반되는 크고 푹신한 가슴은 아래에서 받칠 땐 묵직함을, 고개를 묻을 땐 편안하고 부드러움을 선사했다.
츄웁, 츄릅, 쮸웁
살짝살짝 입을 흔들어서 앞뒤로 움직여주고, 그러면서도 조금씩 조이고, 좌우로 비틀고. 이따금 어금니 사이에 끼워 살짝 깨물기도 하면서. 질척이면서도 저릿한 애무를 이어갔다.
“빠져나올 수 없는 맛이다....”
“아윽....조금만 참아...빨리 마치고....”
쥬웁 쮸웁 츄릅 츄웁
어떻게든 밀어내고 일로 돌아가려는 신부의 유두를 입안에 넣어 강하게 흡입하는 남편. 길고 가는 은색의 실이 남편의 입술과 아내의 유두 사이를 이었다.
“반대쪽도.”
오른쪽 유두를 맛봤으면 다음은 응당 왼쪽을 맛봐야 한다는 사실은 고사기에도 나온다. 이미 충혈된 채 준비를 마친 왼쪽 유두를 잇새에 끼워 체리를 베어 물 듯 살짝 눌렀다.
“꺄앙!”
달큰한 비명과 함께 향긋한 살 내음이 풍겨와 침샘을 자극했다.
츄읍, 츄웁, 쯔우읍
왼쪽 역시 오른쪽만큼이나 반질반질해질 때까지. 유두를 꾹꾹 누르다 유륜을 중심으로 살랑살랑 원을 그리며 전체를 적셨다.
마침내 아내의 욕정도 터져버렸다.
“치사해. 당신만 즐기고. 나, 나도!”
다시 오른쪽으로 옮겨가려는 그를 밀쳐내고 하의를 끌어내렸다.
절대 수그러들지 않는 원기왕성한 친포가 튀어나와 콧잔등을 후려쳤다.
“아아....♥”
사랑스럽다. 암적색 귀두, 힘줄이 솟구친 자지, 묵직한 불알, 무성한 음모까지. 너무나 사랑스럽고 먹음직스럽다.
콧구멍을 크게 벌름거리며 그곳에서 풍겨오는 수컷의 냄새를 가슴 깊숙이 빨아들이는 모습은 발정한 암캐. 그 자체였다.
둥글게 만든 입술을 내밀어 살그머니 입맞춤했다. 요염하게 내민 도톰한 입술에 진한 타액이 끈적하게 묻어 나왔다.
뜨거운 친포가 턱을 후려칠 듯 요동쳤다. 크게 한 입 머금으며 뿌리까지 짖쳐 내려간 순간, 얼굴에 피부에 닿는 털의 감촉이 거슬거슬했다. 도톰한 입술을 가르고 새어 나오는 숨결이 거칠어졌다.
갸름한 얼굴이 일그러지며 입가로 침을 흘렀다. 도톰한 입술이 무성한 음모에 파묻히자 흘러내린 타액에 젖은 음모가 아무렇게나 뭉쳤다.
“으응...으음...츄릅!...할짝...할짝...”
목젖이 튀어나올 정도로 목구멍 깊이 삼켰다가 입술과 뺨을 잔뜩 오므려 촉촉하고 매끄러운 점막으로 자지를 감쌌다.
부드러운 혀는 기둥부터 뿌리까지 폭넓게 휘감아 강하게 핥고, 이빨로 귀두를 아주 살짝 깨물며, 혀끝을 세워 요도를 미묘하게 간지럽히다, 귀두를 입술로 물어 잡아당기기까지. 그와 함께한 사흘 간 배운 기교들을 망설임 없이 시연했다.
“더 아래쪽도.”
“으음....푸아!”
목젖까지 욱여넣은 친포를 뱉어내고 그가 말하는 아래쪽을 향해 고개를 기울였다. 묵직하게 팽창한 타마가 츠마의 혀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개의 공을 번갈아 툭툭 건드리다 이내 오른쪽 것을 삼키고 따듯한 타액으로 달궜다. 자글자글한 주름들을 펴듯이 혀로 핥아 내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쭈압...쭈압....쭈아압!
열심히 쩝쩝대며 빨아준 다음 왼쪽에도 동일하게. 타마가 오늘 본 최대로 부풀고 친포 끝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서 잽싸게 고개를 들어 귀두를 삼켰다.
푸슉! 푸슈슉! 푸슉!
뜨겁고 하얀 단백질의 집합체가 낸시의 식도를 타고 흘렀다.
꿀꺽!
최대한 입을 크게 벌려 흘리지 않고 삼킨다. 워낙 양이 많아 턱을 타고 흘러내린 정액은 손가락으로 훔쳐 쪽쪽 빨아들이고 입을 크게 벌려 침과 잘 섞은 뒤 검사를 받았다.
아앙∼
미의 가장 치명적인 기준을 선별해 빚어낸 듯한 금발 코카소이드. 길게 웨이브 진 머리칼과 도톰한 입술. 어느 회사의 간부라 해도 믿을 이지적인 그녀가 지금 자신의 정액을 머금은 채 허락을 구하고 있었다.
가슴을 드러내고 다리를 벌린 채.
“어디 볼까?”
“우....우우응!”
항의하듯 칭얼대면서도 자세를 풀진 않았다. 군침과 정액이 섞여 멀건 액체로 변해가는 모습을 꽤 오래 응시하다가 유두를 부드럽게 쓸어올리며 허락했다.
“좋아. 삼켜도 된다.”
다시 꿀꺽! 물 울대를 크게 울리면 어스름에 벌어진 알싸한 정액 파티도 끝. 이제 정말 임무에 돌입해야 할 시간.
“내것 간수 잘 하고. 안전히 다녀오도록.”
슈진은 직접 츠마의 지퍼를 올리고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었다. 물론 엉덩이를 쓰다듬으면서. 말로 하는 격려보다 훨씬 효과가 좋았다.
“으음...못 말려.”
틱틱대면서도 만지기 좋도록 엉덩이를 뒤로 빼주는 낸시가 고대에 존재했다는 야마토 나데시코임을 99호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갔다 오면 추가로 fuck 해줘.”
암, 그렇고 말고.
*
이번 목표는 슈진을 만난 건물처럼 사람으로(금방 시체로 결정되긴 했다만) 들어차 있진 않았다. 불도, 인기척 감지되지 않았다.
끼익
녹슨 경첩이 삐걱거렸다. 찌푸려지는 미간을 애써 되돌리며 어두운 시야에 눈을 적응시켰다. 철거 직전 연구 시설에서 자료만 빼내면 되는 일. 아무도 없다면 남편도 그냥 불러서....
!!
그리 생각하며 안으로 발길을 들이민 순간. 문이 쾅, 소리를 내며 닫혔다. 오래전에 기능을 잃은 줄 알았던 녹슨 경첩이 저절로 채워져 낸시와 슈진 사이에 굳건한 벽을 세웠다.
그리고 드러나는 내부. 제어용 컴퓨터 한 대와 낡은 책걸상이 전부인 살풍경한 연구실 중앙에 황록색 실루엣! 닌자다!
붕대로 양팔을 칭칭 감은 그의 오른손에는 낯익은 사람이 머리만 남아 낸시를 맞이하고 있었다.
“도모. 낸시 상. 코카트리스입니다. 이쪽은 구면이지요?”
고개를 숙여 보인 그는 오른손에 들린 머리를 앞으로 냄리었다.
“당신에게 협력을 구한 쥐새끼는 제거되었습니다. 장기는 카치구미 영감들의 생명을 구하는 용도로, 살점은 영감네 애완동물의 양식으로 뜻있게 쓰일 겁니다.”
싸늘한 기운이 낸시의 등줄기를 훑고 지나갔다. 같은 닌자라도... 이 자식. 슈진하고 전혀 달라.
“뼈는 어찌할까 생각해봤는데 당신 것이랑 같이 교육용 인체표본으로 쓰면 적합할 것 같더군요. 남녀 한 쌍으로. 그렇지 않나요.”
비명을 지르려 했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타박하고 삐딱하게 굴어도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절대 상처입히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는 99호와는 전혀 달랐다.
가장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인간을 사냥하는 살인귀!
“구....”
“물어라.”
바깥에서 들을 수 있도록 힘껏 외치려는 순간 얼룩진 끈 같은 것이 허공을 가로질렀다.
“물어뜯어라!”
발목에서 강렬한 아픔이 전해졌다. 무언가 날카로운 것이 부츠를 뚫고 복사뼈에 내려꽂혔다. 고통을 감지한 즉시 시야가 명멸하며 의식이 흐려졌다.
떨궈진 시선에 막 허벅지를 타고 상체를 향해 기어오르는 뱀이 혀를 날름거렸다. 뱀이라고?
“돌아와라.”
황토색이 섞인 뱀은 낸시를 물어뜯을 때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떨어져 주인에게 돌아갔다.
“동물을 다루는 모습은 처음 보는가요? 죽기 전에 좋은 구경이 되었겠군요. 자, 그럼 이제 어떻게 끝내줄까요? 냄새나 맡고 다니는 쥐새끼의 삶을 말이죠.”
방 중앙에서 낸시가 있는 문 앞까지 가볍게 도달한 코카트리스는 이 코카소이드 계집이 뼈를 발라내기엔 아깝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정정하죠. 쥐새끼가 아니라 암퇘지였군요.”
99호가 최대한 올려준 지퍼를 끌어 내렸다. 무방비하게 드러난 가슴을 거칠게 주물럭대며 물풍선 같은 탄력을 즐겼다.
“암퇘지라면 도살하는 대신 길러줄 수 있죠. 골라보겠나요. 쾌락 중추의 제어가 파괴되어 숨결만으로 흥분하는 몸이 되고 싶나요? 빳빳하게 굳어서 살아있는 오나홀이 되고 싶나요? 그것도 아니면 착한 암퇘지 신부가 되고 싶나요?”
“시끄러워. 너 따위가! 난 이미 남편이 있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 어쩌면 이놈의 패거리에게 습격받았을지도 모르는 그이를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 코카트리스의 목소리에 비웃음이 섞였다.
“오, 코카소이드 주제에 정절이라니! 니혼에도 사라진지 오래인 미덕을. 점점 더 탐이 나는군.”
영혼 없는 경어를 때려치우는 순간 가슴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가슴 전체가 뒤틀리는 듯한 통증에 휩싸였다.
“여기는 어떤 맛일지 궁금한데.”
“아, 안 돼!”
젖먹던 힘까지 짜내어 떨쳐내려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복면을 벗은 닌자가 혀를 날름거렸다. 치아란 치아는 전부 송곳처럼 뾰족하게 깎은 몰골이 너무나 끔찍했다.
날카로운 이빨 사이로 얼음장처럼 차가운 혀가 뻗어 나와 가슴에 닿았다. 벌레가 기어가는 듯이 스멀스멀 피어올라 오뚝한 첨단으로 범하려 했다.
할짝
놈과의 접촉은 끈적하면서 농익은 99호의 애무와는 전혀 달랐다. 흥분은 없고 먹이를 앞에 둔 뱀처럼 차갑기만 했다. 기이할 정도로 혀를 날름거리며 유두를 중심으로 유륜과 주변을 핥아갔다.
가슴은 물론 심장이 차갑게 굳어가는데 마비독에 떠는 것조차 마음껏 할 수 없었다.
“상등품이군. 모양도, 크기도. 갖고 노는 재미가 있겠어.”
‘아아’
“이제 슬슬 넣을 차례인가.”
하의를 내려 욕망으로 충혈된 남근을 드러냈다. 99호의 것보다 크기는 작고, 뾰족했다. 물론 낸시에게 차분하게 그것을 품평할 여유가 없었다.
‘아... 안 돼...’
슈트를 반쯤 끌어내리고 남편의 정액이 아직 고여있을지도 모를 음부에 귀두를 가져다 댔다.
“좋은 몸이다. 그럼....으윽!”
낸시의 눈가에 눈물이 반짝인 것과 코카트리스의 몸이 움찔한 것은 거의 동시였다. 이글이글 분노에 타오르는 시선이 낸시를 향했다.
“이.... 이 계집....이....”
아까와 달리 또렷하지 못하고 띄엄띄엄 부자연스럽게 끊어지는 발음. 이유를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마비독!’
몸속에 화학 공장을 차려두고 있는 남편이다. 아내의 가슴을 열심히 물고 빨고 이따금 깨물기도 하는 와중에 아프지 말라고 바른 약한 마비독.
유두와 그의 입술을 이어주던 은색 실을 떠올리며 낸시는 희망을 품었다. 그가 구하러 올 때까지 버틸 수 있다!
“너.... 이 암캐....가!”
찰싹, 소리와 함께 낸시의 고개가 반대로 꺾였다. 입술을 터져 피가 흘러내렸다.
“당장...범해주마.”
‘제발....구해줘!’
끄악!
그것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났다. 낸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조차 못 할 만큼. 찢어지는 비명에 눈을 떴을 땐 붕대에 감겨있던 코카트리스의 두 다리와 다리 사이의 세 번째 다리까지 녹색의 바이오 혈액 속에 녹아내린 뒤였다.
“아악! 크아악!”
고통에 몸부림치며 휘젓던 팔이 녹색 액체에 붕대째로 녹아내렸다. 경악에 물든 눈동자가 습격자를 알아채기도 전에 뒤편에서 날아든 검은 형체가 그의 머리를 걷어찼다.
“사요나라”
코카트리스의 닌자 소울이 던진 작별과도 같은 말과 함께 그의 몸이 폭발사산했다.
“버러지 같으니.”
통상적인 아이사츠를 생략한 앰부쉬.
강산과 독액을 섞은 액체를 위, 아래로 쏟아부어 사지에 성기까지 녹여버리는 극악한 일격. 99호의 분노의 크기를 보면 아예 시츠레이를 범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으리라.
“괜찮나? 마비독 인가?”
누군가를 살해하는 물질을 합성할 수 있다면 살리는 물질을 합성하는 것도 간단하다. 아직 하얗게 질려있는 낸시를 품에 안으며 입을 맞췄다. 해독 성분이 담긴 타액이 입안에 스며들자 굳어있는 육신에 제어되었다.
“끔찍했어....”
“미안하군. 역시 함께 올 걸 그랬어.”
“다 당신 때문이야.”
“미안.”
스스로 들어가겠다고 청한 쪽은 낸시였음을 지적하며 좀스럽게 구는 일은 물론 없다. 낸시 역시 트집을 잡고 화풀이를 하려는 목적은 아니었다. 두 사람이 밀회를 나눴던 옥상에 도착한 순간 이미 빙긋 웃고 있었으니까.
“내려줘.”
남편의 품에서 빠져나와 그가 수습해진 슈트를 끌어내렸다. 코카소이드 특유의 하얀 도화지 같은 피부에 도시의 야경이 스며들었다. 노랗고, 붉고, 녹색의 빛이 스치는 가슴을 그가 잘 볼 수 있도록 내밀었다.
“이대로 돌아가긴 싫어. 그 남자의 흔적을 품고 돌아가고 싶지 않아. 당신이 필요해. 당신의 것으로 씻어줘.”
남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행동으로. 신부의 허리를 감싸 쥐고 헐떡이는 융기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빠르게 뛰는 고동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오른쪽 유두를 입에 물었다.
“아아!”
망자가 저지른 뱀처럼 날름거리는 오싹한 자극이 아니다. 성수로 입술을 축이듯 느긋하고, 침착하게. 금방이라도 녹아 없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천천히 입술 사이에 가둬 혀로 굴리듯 자극했다. 유두에서 뜨겁고 저릿한 감각이 피어올랐다.
“아흑....좀 더....더....내가 당신의 아내란 걸 각인시켜 줘. 전부 당신의 색으로...”
남편은 묵묵히 아내의 요구를 따랐다. 오른손으로 가슴을 살포시 받쳐 올린 채 놈의 타액이 남긴 아주 미세한 흔적까지 사라질 때까지, 몇 번이고 계속해서 유두를 입에 넣고 빨았다. 두 사람만의 정화였다.
“여, 여기도....”
오른쪽 유두와 유륜이 함께 그의 입안에서 적셔지다 해방되었을 때 낸시 스스로 왼 가슴을 내밀었다. 앞서와 다름없이 받쳐 들어 핥기 시작했다.
한껏 충혈된 유두가 혀끝에서 단단함을 더해가는 듯했다. 낸시의 이마에도 고운 땀방울이 맺혔다. 가슴 전체가 달아오르다 못해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으니.
“아아!”
마지막에는 낸시 스스로 가슴을 끌어모아 한꺼번에 머금을 수 있도록 내밀었다. 눈 위에 떨어진 벚꽃잎 같은 알맹이가 유일하게 허락된 한 사람의 입술을 바쁘게 오갔다. 기쁨, 애정, 정욕이 뒤섞인 액체가 낸시의 눈망울에 고였다 떨어졌다.
“고마워... 그치만... 아직 부족해.”
한참 만에 고개를 든 그에게서 살짝 뒷걸음치며 말했다.
배꼽 위까지 내려온 지퍼를 완전히 끌어 내렸다. 팔과 다리를 차례로 끄집어내고 부츠와 금발을 고정한 비녀까지 제거해 태어났을 때 그 모습으로 돌아갔다.
타액이 스며든 가슴 위로 형형색색 네온사인이 빛났다. 전신을 야경으로 채색한 미녀가 웨이브진 금색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맨발로 선 모습은 어떤 예술가도 담아내지 못할 에로틱한 정취를 자아냈다.
그는 여전히 말이 없지만, 이 모든 것을 두 눈에 담으려 애쓰는 걸 알았다. 충분히 담을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는 제자리를 돌아 하얀 등줄기를 길게 가르는 등줄기와 엉덩이를 내보였다.
“여기에도 녀석이 닿았어. 씻어줘.”
고개를 숙였다. 방금까지 그의 타액으로 도포된 가슴이 묵직하게 아래를 향했다. 무게와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쳐진 모습조차 아름다운 것이 낸시라는 여자의 재능이리라.
“빨리.”
두 손이 엉덩이를 향했다. 99호는 그녀의 엉덩이가 그녀의 심장 모양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잘 벗긴 삶은 달걀처럼 매끄러운 엉덩이를 양쪽에서 잡아 벌렸다.
그의 것이었던, 하마터면 빼앗길 뻔했던 선홍색 속살이 끈적한 밀액을 토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 역시 옷을 벗었다.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세상에 나타났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골반의 위, 풍만한 엉덩이에서 잘록한 허리로 접어드는 굽이진 길목을 단단히 고정하고 삽입하려는 순간. 벌려진 엉덩이가 먼저 다가왔다.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운 엉덩이 살을 성기에 대고 비비는 모습이 그루밍 중인 암코양이를 연상케 했다.
“넌 정말 사랑스러운 여자다.”
담담히 사실을 이야기하며 허벅지에 힘을 주었다. 남근은 포피에서 벗어나려 안간힘 쓰는 클리토리스에 노크하며 안으로 사라졌다. 죽어 마땅한 사도가 남긴 흔적을 지우기 위해.
“아악!”
늘어뜨린 가슴이 요란하게 출렁였다. 거대한 남근이 치구를 지나 주름으로 가득한 내벽을 파고드는 순간, 아랫배가 꽉 들어 차오르는 감각에 하마터면 무너질 뻔한 자세를 간신히 유지하며 삽입을 받아냈다.
‘달라! 전혀 달라!’
코카트리스와의 경험은 끔찍했다. 그가 애무, 그의 자극. 무엇하나 징그럽고 끔찍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다르다. 그에게 당했던 강간은... 그건 범죄가 아니었다.
그것은 운명. 그는 자신과 이어지기 위해 창조되었고, 자신은 그를 만나기 위해 그곳에 잠입했다. 분명히 붓다의 가호다!
아니라면 이토록 기분 좋은 쾌락이 주어질 리 없으니까.
그의 모든 것이 그토록 사랑스럽고, 그의 모든 것에 애정이 솟구칠 리가 없으니까.
퍽! 퍽!
“아악! 아...으윽...아...아앙!”
타인이 지켜볼 걱정은 잊은 지 오래였다. 있는 힘껏, 모든 힘과 기교를 담아 피스톤 운동을 반복했다.
명기는 남근에 복종하는 현모양처가 아니다. 남근이 전진하면 내벽은 성기에 감기듯 끌어당기고, 남근이 후퇴하면 밖으로 나서는 직전까지 붙잡고 놓지 않는 절묘한 불균형으로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쾌락을 창조했다.
“아아! 아아! 못 버티겠어!”
후들거리던 다리가 힘을 잃고 쓰러졌다. 결합이 풀려 바닥에 고꾸라지고 마는 여체.
홍수 같은 욕망에 스스로를 맡긴 사내는 거꾸로 누운 여체에 올라타 엉덩이 위에 내려꽂히는 듯한 삽입을 이어갔다. 분명 거친 동작이었으나 여체는 모든 구멍을 열어젖히고 체액을 방출하며 환영했다. 남자도, 여자도 쾌락뿐이었다.
살과 살이 부딪쳐 자아내는 협주곡이 점점 더 고음을 향해갔다. 자세가 바뀌며 체중을 한결 원활하게 실을 수 있게 되면서 음부와 복부에 가해지는 자극도 커졌다.
“아앙! 아! 아아악!”
한 번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말뚝이 날아와 박히는 것 같았다. 아픈 거 같은데 아프지가 않다. 찌릿한 전류가 흐르면 등줄기는 물론 허벅지에 발끝까지 힘이 들어가 빳빳하게 섰다.
쿠션 역할을 하는 가슴을 양손에 품고 뭉그러뜨릴 때는 눈앞이 뿌옇게 변하며 동공이 사라지는 경험도 했다.
“아, 아앙! 아아! 너무 좋아...너무!”
남근과 꽃잎이 마찰하는 틈새를 애액이 타고 흘렀다. 두 사람이 서 있는 바닥에 웅덩이가 고이고 낸시의 엉덩이도, 그의 허벅지도 사이좋게 벌겋게 달아올랐다.
“슬슬 낸다. 받아라.”
“아앙! 싸줘! 싸줘! 내 안에 싸줘! 당신의 씨앗으로 잉태시켜줘!”
“기특한 말이군! 간다!”
“아아아아.....!”
교성은 이어지지 못했다. 동굴 가장 깊숙한 곳. 자궁의 입구에 도달한 순간 여체를 바짝 끌어당긴 남자가 입술로 비명이 나올 곳을 막아버린 탓이었다.
“우으으으읍!!”
내지르지 못한 비명에 배가 터질 것 같다. 맞부딪친 입술 사이론 두 사람의 군침이 섞여 만든 타액을 토하며 부들부들 떠는 여체. 기쁨과 환희의 눈물이 앞을 가렸다.
“으으...으....”
아래쪽도 성대하긴 마찬가지였다. 자궁이 백탁으로 차오르고, 요도는 세찬 애액의 분수를 피어 올렸다.
한 방울의 정액도 헛되게 하지 않겠다는 듯 그가 몸을 더 가까이 붙여왔다. 푹시한 쿠션 같은 자궁의 입구를 건드리는 남근의 모양을 떠올 때 낸시는 영영 그와 하나가 되고 싶다는 생각마저 했다.
서로 사랑하는 기쁨을 알게 된 부부의 향연이 그토록 성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