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올라온 하루우리 게이머즈를 진엔딩까지 플레이 해봤음. DLC는 아직 미는중.
때문에 여기에 적는 평가는 어디까지나 DLC가 없는 본편에 대한 평가뿐임.
반박이나 다른 해석이 있다면 님 말이 맞음.
일단 내가 플레이해본 덱빌딩이나 tcg가 한 10년 전에 엑시즈 판 치던 시절의 유희왕(네오 갤럭시아이즈 타키온 나왔을 때)이랑, 듀얼레전드, 카드파이트 뱅가드 뿐이었고 그 유명한 슬더스도 아직 안 해봄.
그런 내가 저 귀엽고 동글동글한 그림체에 이끌려 이 겜을 찍먹해봤는데 생각보다 재밌더라?
게임성은 tcg로서는 기본이 충실한 느낌.
각 카드별로 갖고있는 코스트와 특수효과, 변수창출이 가능한 계승효과나 sp카드, 무지성으로 짱짱쎈 놈들을 배치해서 날먹하는걸 방지하려는 10의 덱 코스트 제한 등등, 이런 분야에 진심인 사람이 열심히 만들었다는게 보일 정도였음.
덕분에 연구하기에 따라 저레어 고레어 가릴 것 없이 전부 써서 운용방식이 천차만별로 나뉘는 여러 컨셉의 덱을 구성하는게 가능했고, 게임 초반에 얻은 저레어 효과카드가 최후반 스토리나 본편 기준 최종컨텐츠인 탑 등반에서 사용 가능할 정도로 최대한 버려지는 애들이 없게 만들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음.
그러면서 덱전개가 개판을 치는 유희왕처럼 체인같은 머리아픈 시스템은 최대한 줄이고 카드효과도 최대한 직관적으로 꾸려서 이런 tcg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쉽게 이해가 가능한 수준이라 개인적으로 포켓몬처럼 라이트하게 하려면 라이트하게, 깊게 파고들어서 헤비하게 전략짜고 싶은 사람은 또 그렇게 플레이할 수 있게 하게 만든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싶음.
그림체 & 떡씬은 사람마다 취향이 갈리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개인적으로 소년만화 장르인 이 게임에 어울리게 아기자기하면서 귀여운 느낌이라 나는 좋았음. 다만 이런 게임이 으레 그렇듯 새로운 팩 열리면 그거 까서 새 카드 얻고 덱 짤 생각에 떡씬은 안중에도 없어지더라.
게임성, 떡씬, 이 두 가지에 대해 얘기했으니 남은건 스토리인데....
스토리.
그래 스토리.
일단 소년만화 장르에 어울리게 기껏해야 초등학교 고등반쯤 되어 보이는 애들이 어린이들의 놀이문화에 끼어들어 나쁜 짓을 일삼고 그걸 막으려는 주인공 일행의 모습은 그야말로 왕도중의 왕도적이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다 큰 어른이 애들한테 듀얼로 졌다고 암 것도 안하고 얌전히 힝 잘못했어요 하는 모습이 나한테는 좀 웃기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어른들이 그 유명한 리얼리스트마냥 행동하면 게임 진행이 안 되니 어쩔 수 없지. 그리고 솔직히 듀얼은 중대사항이잖아(그리고 이 게임 스토리 진행하면 알겠지만 그거 무시하면 최종보스한테 찍힐 수도 있었고)
초반 주인공들의 밝은 분위기, 점차 진행되어가는 스토리에 따라 드러나는 암울한 현실, 라이벌의 존재, 적에게 붙잡혀 세뇌됐다가 유대의 힘?으로 되돌아온 히로인, 최강의 적으로 보였으나 끝내 패배한 챔피언, 모든 것의 흑막(처음부터 곁에 있었음), 흑막을 쓰러트리고 친구가 됌 까지... ㄹㅇ 애니나 만화 좀 본 짬 있는 사람들은 다들 어디서 봤을법한 클리셰들이 전부 등장함. 그래도 나름 복선이나 서사가 잘 짜여서 크게 유치....하다는 생각은 약간만 들고 전체적으로 전부 볼만했음.
다만, 게임을 전부 클리어한 내가 생선 먹다 목에 걸린 가시마냥, 풀숲 걷다가 바지 안에 들러붙어 다리를 찌르는 도깨비바늘마냥 다 좋게 넘어가려해도 쉽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바로 이 게임 찐최종보스이자 흑막인 아머드코어 올마인드 로리버전같은 '마키리'다.
이 후기를 보는 사람들이 전부 나처럼 게임 진엔딩을 클리어한 사람이라는 점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할텐데, 개인적으로 이 애새끼에 대한 평가는 진엔딩을 보기 전과 후로 갈릴거라고 생각함. 일단 여긴 내 경험후기를 적는 글이니까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점만 이야기 하겠음.
일단 정체가 진짜로 드러난 이후(엑스트라인줄 알았던 루미나 친구가 사실 최종보스)부터 노말엔딩까지 나는 이 내추럴본이블성악설산증인사이코패스먼저세상하직한애미애비한테인성교육도못받은미성년자매춘알선살인미수납치감금세뇌포주씨발련이 도저히 용서가 안 됐음.
처음으로 모습이 드러난 스틱스 따까리와의 듀얼 승리 후엔 "와 저런 어린애가 조직 이끌고 지 또래 애들 매춘 알선하면서 깽판을 치고있다고? 세상 말세다" 그냥 이렇게 가볍게 웃고 넘기는 정도였지. 근데 이후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사실은 게임 튜토리얼부터 곁에있던 동료였다는 점이랑, 챔피언인 리오와의 필패이벤트 이후 루미나에게 한 짓, 그리고 이후 드러나는 이새끼의 수작질까지 전부 드러나면서 내가 느낀 감정은....
역겨움과 혐오감
그 둘 뿐이었음
이후 사실은 루미나가 소중했으니 옆에두고 싶었다노~ 아버지의 유산을 대성시키고 싶었다노~ ㅇㅈㄹ하면서 나오는 서사(라는 내용의 세탁기)가 돌아갈때마다 그 혐오감은 씹창난 현재 우리 원화환율마냥 가파르게 치솟았고, 노말엔딩 당시 투신 씬에서조차 내가 하고있던 생각은 위에 사진처럼 "제발 부탁이니 이대로 아무것도 나오지 말고 그대로 죽어 지옥으로 떨어져다오" 이거였음 (오죽하면 유튭으로 신의 분노 틀고 이새끼 조졌음)
시발 그렇게 지 또래 여자애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강제매춘을 시켜댐? 소중한 친구(루미나)를 친아빠랑 근친물 찍게 만들고, 세뇌해서 노상매춘시키고, 쓸모없어진 사람들 아무렇지도 않게 살처분하려 하질 않나, 심지어 그냥 그 짓거리 한 원인도 뭔 지네 카드를 화폐 대용으로 만들려고 해? 아버지의 이름값을 높이고싶어서? 최후반부에 마키나가 주인공 보면서 날 나쁜놈으로 만들지 말라는 이야기도 "이 씹년이 지금까지 그 지랄을 치면서 아직도 네가 나쁜놈이 아닌 줄 알았나 이 사람의 탈을 쓴 귀축만도 못한 애미 자궁에서 탯줄에 목매달아 죽어서 사산됐어야할 쓰레기야"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 개년에 대한 인식은 도저히 좋아질래야 좋아질 수가 없었음.
이후로 뭐가 나오든지 간에 마키리에 대한 쉴드가 1이라도 포함될 경우 모조리 세탁기로 취급하고 역겨워할줄 알았던 내가 25층탑 등반이랑 진엔딩을 보고, 잠깐 머리를 식히고 괜히 진지하게 이 씨발년에 대해 고찰하게 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진엔딩에서 모든게 무너지고, 유일하게 남은 가족이나 다름없던 오른팔이였던 남자(이름이 무라카미였나)가 자기 대신 죄를 짊어지고 잡혀가는걸 무력하게 보며 마키리가 했던 독백인
"나는 '아이'였습니다"
가 그 원인 되시겠다.
솔직히 내 평가는 이런 짓을 저지른 마키리가 아직 아이였다는 점과, 그녀가 처한 상황, 그리고 그녀가 떠안은 심리적 불안을 무시하고 나온 결론임.
위에서 언급한 그 지랄들은 이미 세상 살아오면서 인식 똑띠 박히고 사리분별할줄 아는
'어른'
이 저질렀다면 ㄹㅇ 아무런 쉴드도 칠 수 없는 개새끼가 맞지만,
아직 세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부모를 일찍 여의는 바람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도덕성이나 윤리관이 결여되어버린 마키리같은
'아이'
라면 그럴 수.................................도 있었을지도 모르는 부분이더라.
이 작품 나오는 메인캐들이 전부 아직 부모한테 매달려 둥가둥가 받고싶어할 초딩 고학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의지할 부모도 없이 아버지의 유산만을 이어받은 마키리가 느꼈을 중압감은 보통이 아니리라 예상할 수 있음. 마키리의 뇌내에 멤돌던 '죽은 사람의 가치는 죽은 이후 결정된다'라는 말도 사랑하던 아버지의 유산인 회사와 카드게임을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한다는 주박으로 그녀를 옭아맸을테고.
그렇지만 현실의 벽에 부딛혀 어려움을 겪던 와중 그 어린 마키리가 세상 어른들의 추악한 욕망을 보고, 자신의 몸까지 무기로 써 가면서 회사를 성공시켜나가자 안 그래도 불안정했을 마키리의 정신과 인성이 나락으로 떨어지는건 어려운 일도 아니었겠지.
"그리고 아이들은 또 잔인하기도 하지." -선 다우너-
메탈기어 라이징 리벤전스의 중간보스인 선 다우너는 어린아이들의 사고가 순진하고 무구하기에 역설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잔인한 일을 벌일 수 있다고 주장함. 사실 뭐 틀린말도 아닌게 인터넷에 떠도는 초딩펀치짤이나 잼민이 썰만 봐도 유머성이 짙긴 하지만 어린 애들의 경우 사리분별이 부족하고 쉽사리 폭주할 수 있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음. 마키리가 딱 그렇게 삐뚤어지기 좋은 나이와 상황이었던게 나쁜 시너지를 내면서 본편의 그런 악인으로 변할 수 밖에 없었던거지.
솔직히 그 전에 되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없는건 아니었는데, 초반에 마키리의 아버지 장례식에서부터 현 게임 시점까지 그녀의 오른팔로 활약하고 있던 남자임(이름은 안 외워서 몰루). 남자 본인이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그 사람은 자기가 존경해 마지않던 상사의 딸이 타락하려는 것을 '어른' 으로서 분명히 막아세워줄 수 있던 사람임. 그런데 상사에 대한 존경심이었는지 책임감이였는지는 몰라도 마키리를 붙잡아 고쳐줄 수 있던 유일한 어른이 되려 그녀를 혼내고 가르치기는 커녕 그녀의 행동과 이념을 지지하고 도와주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지옥행을 타기 시작했고, 그 때문에 결국 본편 시점의 그 개판으로 상황이 최악일변도로 치달았고 마지막에는 모든게 파멸하는 엔딩으로 끝났다고 생각함. 마키리가 소중하다고 했지만 진짜로 마키리를 도울 수 있는 행동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동정해 오냐오냐 하면서 그녀가 가려는 길을 그대로 밀어주기만 하고, '어른'으로서의 의무를 지지 않는 그에게 어울리는 인과응보라고 볼 수 있겠다.
순수하게 아버지를 추모하고 싶었던 그녀의 꿈은 차가운 현실과 어른들의 추악한 욕망으로 점철되어 점차 근본을 잃은 채 결국 '회사를 키워야한다'라는 맹목적인 목적으로 변질되어 폭주하게 되었다는 부분도 소년만화답다면 다운 부분일까.
아직 '아이'이기 때문에, 주변에 바로잡아줄 '어른'이 없었기에 망가져버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찬가지로 마키리와 함께 행동하면서 그녀만큼은 아니지만 좆같았던 리오의 행동이나 사고방식도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결국 진엔딩까지 모두 보고나면 마키리는 그냥
'답도 없고 변명의 여지도 없는 죽어 마땅한 희대의 개썅년'
에서
'올바르게 인도받지 못하고 냅다 어른들의 사회에 내던져진 결과 아이의 순수함과 잔혹함을 그대로 유지한 채 망가져버린 미친년'
으로 나름 입체적이고 복잡한 캐릭터로 변모하게 된다고 생각함. 사람을 분노하게 만들고 어느 순간에 바로 식혀버리는걸 보면 스토리 작가 이 놈 보통이 아니라는걸 여기서 느낌. 어쨌든 마키리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어떤 사고를 가졌는지, 그리고 진엔딩을 보았는지 보지 않았는지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릴 캐릭터라는게 중론인 애임. 물론 진엔딩을 본 나도 얘가 그렇게 삐뚤어질 수 밖에 없는 사정이나 이유가 있었다는 점에서는 인정을 하는데, 그럼에도 나에게 있어선 마키리는 도저히 단순히 가해자가 된 피해자라는 변명만으론 비판을 피해갈 수 없는 명백한 '악'이라는게 내 생각.
암튼 이래저래 말이 많아서 길어지긴 했지만 최종적으로 이 게임에 대한 한줄평을 남기자면-
하루우리 카드 게이머즈는 tcg 덱빌딩으로서의 게임성, 전략성을 갖춘 야겜의 '겜'으로서 훌륭하고 '야'도 괜찮았으며 '스토리'는 소년만화 장르랍시고 대충짜지 않고 복선과 떡밥을 뿌리고 훌륭하게 회수(그 도중에 몇몇 유저들 감정을 롤러코스터 태우긴 했지만)한 수작 이상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