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번역판으로 해서 얕은 일본어 지식+사전 검색의 힘으로 진행하느라 분량에 비해 시간이 무지하게 많이 걸렸네요.
처음에는 폴리에 퀘스트의 후속작에 전작보다 다양해진 상태이상에 혹해서 플레이했는데, 최종적으로는 스토리에 더 몰두하게 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하는 스포일러를 포함한 소감입니다↓↓↓
(강스포도 아니지만 약스포도 아닌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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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적의 가치관
전작도 그렇지만, 작가가 프리렌을 깊게 감상했는지 이번작도 프리렌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가 보입니다.
사실 저는 프리렌을 안 봐서 구체적인 설정까진 모르지만, 위키발 지식으로 얼추 들은 내용을 기준으로는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특히 적(마족)의 가치관이나 행동양식에서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자신의 호기심을 위해 수많은 인간을 갈아넣고 주인공의 인생을 망친 최종보스라든지...
2) 의외로 공감가는 보스들의 대사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타인이 비참한 꼴을 당해도 상관없다. 즐거우면 그만이다.'
'삶의 고통을 잊기 위해 쾌락에 모든 것을 바치며 신봉한다.'
주로 2스테이지의 보스들 대사는 묘하게 공감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간의 마음이 결여된 것일까?)
다만 보스들도 제각각 사연이 있음이 암시되기에, 오히려 그런 측면에서 인간의 마음이 결여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지도...?
3) 스토리 진행과 떡밥 회수
보스들과 승리 후 나눌 수 있는 대사에서
"이정도면 알아챌 법한데 어째서 눈치채지 못하는 거지?"
라는 느낌이 여러번 들었는데, 이걸 최후반부에 풀어내는 방식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물론 의외로 뻔하긴 했지만, 그걸 다른쪽과 엮어서 풀어냈다는 점에서 뻔하면서도 소름돋는 느낌이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다만 최종보스 떡밥이 너무 뻔한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물론 그냥 개그캐 모브였다면 그것도 나름 뻔하긴 했겠지만...
최종최종전은 살짝 의지드립스럽긴 했지만, 그게 틀린 말인 것도 절대 아니고 연출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4) 게임 난이도
치트툴을 알게 된 후, 저는 모든 쯔꾸르 기반 야겜에 치트툴을 넣고 플레이하기에 난이도는 제 입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야겜하는데 노가다나 전략따윈 필요없다는 나태한 마음가짐)
그래도 게임 시스템적 체감으로는 꽤나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석대로 플레이하면 엄청난 노가다와 스킬 사용 전략을 강요받을 것 같은...
저는 구속(상태이상) 상태를 적당히 감상하며 TP만 계속 만땅으로 채워주며 적들과 놀아줬습니다.
(구속 1번만에 게임오버 루트로 직행하는 적도 있으니 주의. 참고로 그 적은 전체기술 2번만 날리면 죽을 정도로 약합니다)
최종보스전에서는 치트툴만 믿고 적당히 놀아주려고 했는데 도중에 즉사기라 날아와서 조금 놀랐습니다;
(전작에도 나온 적이 있었던 듯한 요소이긴 하지만)
5) 상호작용
이 게임은 튜토리얼부터 주변 사물(나무통, 금이 간 바닥, 돌덩이 등)에 상호작용이 있음을 강조합니다.
상호작용으로 나오는 대사를 보는 맛도 의외로 쏠쏠하더군요.
(미번역판이라 일본어 지식의 한계로 100프로 다 즐기진 못했지만)
이 상호작용으로 숨겨진 아이템이나 EX던전으로 가는 길이 열리기도 하니 맵 구석구석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동봉된 공략집에 다 나와 있어서 공략집 보면서 찾아가면 그만입...)
6) 야겜으로의 퀄리티
이 게임은 솔직히 (전작보단 발전했지만)그림체도 다소 아쉬운 편이고,
굳히기 / 후타나리 / 료나 / 세뇌 등 온갖 특수성벽에 특화된 형태라 '야'겜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마이너합니다.
반대로 취향만 맞는다면 다소 아쉬운 그림체를 커버하고도 남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특수취향에 혹해서 플레이했...지만 결국 스토리에 더 몰두해버렸지만 말이죠.
'야'쪽은 회상방&세이브로 느긋하게 감상하는걸로......
이상, 극도로 개인적인 플레이 후기였습니다.
(누군가가 이 후기를 보고 혹해서 번역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