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C가 나오면 하려고 묵혀뒀었지만 못 참고 이번에 플레이해버린 그란 엔데 사가.
기대 했던 것 이상의 명작이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란 엔데 사가는 그란 엔데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총 4편의 게임이라는 대장정의 끝을 장식하는 게임인 만큼
플레이 타임도 길었고, 3편의 시리즈에서 쌓여있던 떡밥이 이번 편에서 풀리며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어 정말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 없었다.
그렇다면 그란 엔데 사가는 어떤 게임일까? 그란 엔데 시리즈는 그 동안 여주, 남주가 번갈아가면서 나왔었고 마지막 작품은 남주물이었다.
제작자가 만들고 싶었던 게임이 남주 왕도물이었으니 그건 당연한게 아닐까?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남자 주인공이 수수께끼의 존재로 등장한다. 미지의 인물과의 첫 대면임에도 여주 중 하나인 에르오네는
교회에 데려가자고 말한다. 어쩌면 개연성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렇다. 수수께끼의 존재인 이 남자가 말도 안 될 정도로 잘생겼던 것이다. 역시 잘생김은 개연성을 만들어준다...
이 잘생기고 능력 좋은 남자가 미소녀들을 거느리며 용사가 되어 세계의 위기를 구하는 이야기. 이게 그란 엔데 사가의 이야기이다.
처음 얘기해보고 싶은건 스토리에 대한 부분이다.
이 게임은 이쁜 누나가 무릎 배게를 해주며, 미안하다는 말과 영웅 네오를 찾으라는 말을 전해주며 시작한다.
그 말을 들은 주인공은 윗 사진 속의 수수께끼의 남자가 되어 기억을 잃은 채로 낯선 땅에 떨어지게 된다.
알 수 없는 이름의 녹슨 칼과 함께
낯선 세계에서는 대재앙 때 이미 영웅 네오가 죽었다는 역사가 정설로 기록되어 있었다.
영웅 네오와 닮았다는 주인공의 정체는 무엇일까? 영웅 네오의 행방은? 네오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인가?
차례 차례 나타나는 적들 속에서 흑막은 누구인가? 그리고 용과 시온의 비밀은 무엇인가?
...칼도 수상하고 기억도 없는 걸 보면 네오가 주인공인가?
초반부부터 많은 의문점들이 생기는 이야기이며, 용사물의 왕도를 그대로 가져온 듯한 흐름으로 주인공과 동료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야기 속에서 궁금했던 점들, 떡밥들이 아주 깔끔하게 회수가 되며, 아예 처음부터 떡밥을 깔아놓았으나 눈치채지 못하고
엔딩을 볼 때 쯤에야 알 수 있었던 비밀들도 있었기에 정말 재밌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
또한 이야기의 끝인 만큼 이전 작품의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하여 활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또한 이전 작품을 즐겼던 게이머에 대한 존중을 표시하는 제작자의 작은 센스가 아닐까 싶다.
디테일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첫 작품의 주인공이었던 이리아가 주인공의 동료가 되어 세계를 구하게 된다는 것.
이전 게임의 제목이었던 그란 엔데가 세계의 이름이라는 점, 또 그 그란 엔데라는 이름이 이리아의 종결 방패로 돌아와
나름의 수미 상관을 장식한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란 엔데의 비밀까지.
정말 스토리는 부족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고, 모든 순간에 몰입해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
게임만 본다면 어떨까?
이전에 작품을 3개나 하면서 쌓여있던 노하우와 부족했던 점들을 하나씩 개선하여 이제는 정말 완성형으로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준다.
게임의 난이도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캐릭터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으며, 그 고유의 특성을 활용해서 다양한 전략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또 스토리의 보스들은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간간히 만나는 강적들의 경우, 난이도가 조금은 있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
이 강적들은 경험치를 파밍해서 성장해서 잡을 수도 있지만, 강적에 비해 부족한 스펙으로도
각종 기믹을 활용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게 설계가 되어있다는 점은 게임을 정말 잘 만들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강적들마다 가지고 있는 강점과 약점을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상대할 수가 있고, 디버프나 상태이상을 걸어서 이기지 못할 적을 이길 수도 있었다.
더 놀라운 점이라고 한다면, 길을 지나가며,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게임은 이렇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파트는 이걸로 상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고 넌지시 알려주고 있다는 점에 있었다.
대부분의 게임은 NPC 와의 대화를 의미 없는 회화로 날려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그런 것들이 거의 없다.
가야할 길을 대놓고 알려주지는 않는데도 자연스럽게 플레이어가 그 길로 가게 만드는 솜씨가 대단했다.
어떤 장소에서는 화염 속성이 유리하다는 걸 알 수 있도록 던전 속 아이탬 드랍을 통해서 알게 해주거나,
NPC 와의 대화로 이 다음의 보스는 특정 상태이상을 걸어 싸우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분명 게임의 난이도가 높은게 아닌데도 즐길 수 있는 요소와 선택지를 다양하게 만들어놓고, 또 그걸 사용했을 때의 리턴값이 확실하기에
단순하게 딜찍누를 하던 플레이어도 기믹을 즐기면서 플레이하게 교묘하게 유도해놓아서 정말 재밌게 할 수 있었다.
별개의 이야기이지만
그란 엔데라는 이름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다른 게임을 먼저 생각했었는데, 그란 디아 2라는 게임이었다.
(이거 안해봄? 갓겜임)
그 게임을 제작자가 리스펙을 표하고 싶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여기서 마법의 이름이 그란 디아의 마법과 이름이 같아서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것도 재밌는 부분이다.
왕도 남주 하렘물인 만큼 캐릭터들에 대한 매력은 어떤지?
남주는 말 그대로 왕도물의 주인공 같았다. 결말이 망해버린 어느 히어로 만화의 주인공처럼 '몸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주인공이다. 착하고 성격 좋고, 그렇다고 답답한 부분이 없는 호감형 주인공이다.
심지어 나처럼 잘생겼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하지만 남주는 젤다에서 링크가 말을 하지 않는 것처럼, 제작자가 주인공에 몰입하라고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는지
최소한의 대화만 나오기에 매력을 느끼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지만 히로인들은 다르다. 각자 특유의 개성이 존재하며, 매력이 다르다는 점.
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각 지역에서 소소한 이벤트가 있다는 점.
이벤트에서 나오는 선택지마다 다른 히로인들의 반응, 관계가 쌓여나가며 처음과 다른 반응을 하며, 때로는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모습들이
참 귀엽고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잘 만들어놓았다.
개인적으로는 에르오네처럼 가장 포용력이 높을 것 같았던 아이가 질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너무 귀여웠다.
그렇다고 에르오네만 매력이 있는가? 아니다.
잘생긴 외모로 인해서 시도 때도 없이 여자들이 꼬이는 주인공.
곤란한 사람만 있으면 도와주려고 하는 주인공한테 반한 여자들이 나타나면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참 매력적이다.
또 첫 작품에서 나왔던 이리아
이리아는 제작자가 그란 엔데를 만들 때부터 남주물의 히로인으로 등장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리즈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 바람이 그란 엔데 사가에서 주인공의 히로인으로 등장하게 된 것. 그래서 그런가? 이전에는 여주 능욕물이었지만
과거에 있었을 지도 모르는 시련들을 다 극복하고 처녀에 선배 모험가로 등장하는 이리아를 볼 때마다 이쁘고 사랑스러웠다.
왜인지 아하하.. 웃으면서 거절 잘 못하는 유순한 성격이지만 몸은 또 그렇지 않고,
거절을 잘 못해서 주인공이 하는 건 다 받아주고, 섹스할 때에는 쉽게 가버리는 체질이 미친듯이 꼴렸다.
그란 엔데에서 처녀클을 했던 그 순결한 이리아를 내 것으로 만든다는 느낌이 오우 . 그냥 발기가 멈추지가 않음.
H신은 최근에 나온 움떡이나 보이스가 포함된 게임들에 눈이 올라가버린 사람들이라면 시원찮을 수도 있겠다.
장면 자체도 그렇게 많지는 않고.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란 엔데 사가의 H신도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스토리에서 히로인들과 쌓아온 시간들이 있어서 몰입이 더 잘되고 그게 꼴리게 만들기 때문.
그렇기에 세이브 파일만 다운 받아서 H신만 본다면 이거 뭐가 꼴린다는 건지 이해를 못할 것이다.
H신도 나름 정성 들여서 만들어져 있다고 보는게
가슴 애무를 예로 들면 가슴 애무 하나만 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2~3가지씩 추가로 변화하는 장면이 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그 다음에는 좀 더 잘 느끼는 몸이 되고, 야한 것에 익숙해져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섹스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두번째부터는 잘 느끼게 되는 모습.
또 섹스가 끝난 후에 나누는 필로우 토크, 소소하게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들.
반대로 짐승처럼 섹스를 하고 난 후의 모습
그런 디테일들이 살아 있어서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정리
4편이나 되는 대장정의 마지막 작품인 만큼 모자란 부분 없이 육각형으로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제작자 성향도 디테일에 미쳐있는 사람 같고, 그 디테일을 자연스럽게 녹여놓았기에
이상적으로 게임의 의도를 플레이어들이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이런 느낌은 젤다 야숨을 할 때 느꼈었는데
야겜을 하면서 느끼게 될 줄은 몰랐기에 참 놀랍고 재밌는 시간이었다.
또 히로인들이 참 매력적이라서 당분간은 기억에 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첫 작품 때부터 함께해온 이리아는 이제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게 아쉬울 정도이다.
마지막으로 DLC가 나온다면 다시 볼 수 있겠지만 그게 마지막이라니
명작은 할 때는 참 즐겁고 좋지만 게임이 끝났을 때 아쉽고 슬프기도 한게 아이러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