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티브를 잔뜩 받은 프롬 소프트웨어의 그 게임들처럼 이 게임도 설명이 정말 불친절해서
나름대로 추측해본다고 써 봤는데 시발 이게 죄다 프롬뇌로 돌아가버리고 말았음
참담한 심정이긴 한데 일단 이런 게 아닐까 싶어서 해보기라도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써보겠음
1. 루프
인류 부흥 플랜 4번 리셋의 실현 결과물임
순수 에테르를 써서 새로운 시간축으로 넘어가는 기술인데
관측자의 주관적인 시점상 과거로 넘어가는 시간 역행 또는 과거 회귀로 표현됨 (사실 별로 다르진 않음)
이미 작중 시점에는 수많은 루프가 감행되서 10억대를 뛰어넘는 회차 수가 쌓였음
종종 언급되지만 에테르 적합자는 이 루프를 인식하는 게 전혀 불가능함
2. 챕터
루프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시간축이 쌓이다 보면 그 시간축들은 하나로 모여서 굳어지게 됨
그로 인해 세세한 행동이나 과정을 바꿀 순 있어도 큰 결과를 바꿀 수는 없게 되어버림
웨인라이트 할매는 이걸 챕터(줄거리)라고 표현했음
이렇게 고정된 시간축은 어지간하면 변동시키는 건 불가능한데 그 예외가 ED3 루트를 발동한 네빌임
실제로 ED3 이전까지의 시간축 변동을 일으키지 않은 상태의 주인공은 ED1과 ED2의 루프만을 무한히 반복하고 있었음
여담으로 작중 이렇게 챕터화된 것의 예시를 찾아보면 테레지아라는 등장인물의 탄생이 아닐까 싶음
특히 테레지아는 ED3 이후 에테르 재해에서 핵피엔딩으로 역사 개변된 이후의 세계에도 똑같이 태어나서 멀쩡히 살아있는 개쩌는 년인 거 봐서는 거의 확실함
근데
이거 중요하다. 진짜로 중요함
.
정말 중요해서 세 번 말함.
이 의미는 밑의 켐펠렌 할배와 같이 설명하겠음
3. 애매화와 변이파음
게임에서 이 단어들이 뭔지 명확히 설명된 적은 없어서 추측만 가능함
여기에 연관된 등장인물은 게임에서도 단 3명 뿐임 (주인공, 멜첼, 켐펠렌)
그래서 애매화 및 변이파음에 대해 다루려면 먼저 이 3명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음
4. 멜첼
얘는 ED1,2 루트까지는 주인공을 보면서 스고이한 섹서로이드다요 하고 되게 흥미롭게 여겼음
그런데 ED3 루트에서 재회하면 변이파음 네 이놈 빼애액! 하고 급발진하더니 갑자기 주인공을 죽이려고 덤벼듬
이어서 역습으로 한 방 맞은 이후에는 아예 도망쳐서 영영 자취를 감춰버렸고 이후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음
또 자기 연구일지에서 대놓고 켐펠렌의 애매화와 변이파음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만 여기서 흐름이 끊겨버림
ED1,2루트와 ED3의 주인공 간 차이는 단 하나임
켐펠렌이 가져간 뇌를 되찾아 시간축 변동을 일으켰다 딱 이거
이상의 사실로 변이파음이라는 단어의 뜻은
시간축 변동을 일으키는 변인요소=관측자. 아니면 시간축 변동 그 자체
라고 추론해볼 수 있음
추가로 이 변이파음은 루비 문자로 트랜스크랩이라고 써 있는데
이건 최종 스테이지 이름인 시간축 잔해 트랜스크랩과 동일함
여담으로 멜첼은 폼페이아노른의 아레나 보스로도 만날 수 있는데 다른 보스와는 다르게 얘만 남다름
아레나 랭크 B 9위 재발명가 멜첼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해서 싸워볼 수 있는데
내가 확인해본 바로는 이놈만 맨 처음 싸울 경우에 특수 이벤트가 발생해서 최종 형태로 진화해서 덤벼옴
쓰러뜨리면 담당 AI가 미흡했다고 사과하면서 보상해주고 끝. 이후로는 계속 도전해도 같은 이벤트가 발생 안 함
이건 아레나 보스 중 멜첼만 유일함
5. 켐펠렌
이 할배는 아예 애매화가 돼 버린 당사자로 언급됨
그리고 다들 잘 알다시피 챕터0 수조 속의 뇌 스테이지 뇌의 수조라는 장소에 틀어박혀있음
그리고 뇌의 수조라는 장소의 설명을 보면 순수 에테르에 뇌를 담근 자가 도달하는 장소임
즉 켐펠렌 할배 본인은 이미 에테르에 녹아버린지 오래라는 얘기임
아무튼 여기에 틀어박힌 켐펠렌은 시간축 변동을 막으려고 주인공의 뇌를 빼돌리고 시치미 떼는 중이었음
이는 위의 챕터 설명과 연관지어 추측해보면 고정화된 챕터(즉 자기 딸 테레지아)가 변동되어 사라져버릴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추측됨
참고로 뇌의 수조 맵은 옛 공방 맵과 구조가 동일한데 뇌의 수조 맵에서 켐펠렌이 앉아있는 곳을 옛 공방 맵에서 찾아보면 거기엔 신을 죽여라 라는 메시지가 남겨져 있음
이외에도 켐펠렌의 흔적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음
먼저 테레지아 본인은 평상시엔 켐펠렌이 평범하게 살아있다고 느끼고 있음
이미 저 시점의 켐펠렌은 설정상 에테르에 녹아 완전히 사라졌는데도 저러는 거임
심지어 다른 npc들도 멜첼을 제외하면 켐펠렌이 죽었다 사라졌다 같은 말은 거의 안 함
(이건 회차 돌려보면서 대사들 확인해보고 아무튼 좀 더 검증해봐야 되긴 함)
그리고 비낙원 브레이크스루에서도 켐펠렌의 이름이 나옴
비낙원 시설 입구에서 만난 인자강 기사단장의 도움으로 안쪽까지 쭉 들어가면 멀쩡히 살아있는 주인공의 뇌가 수조에 보관돼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음
심지어 여기 있는 주인공의 뇌는 '정부 미승인 시간 역행 실험에 의해 갑자기 출현한 자칭 재발명가 켐펠렌에게서 압수한 물건'임
그래서 이 뇌수에 닿으면 갑자기 시간이 되감기는 의미심장한 연출과 함께 이벤트가 종료되고 입구로 튕겨져 나옴
다시 안으로 쳐들어가면 뇌는 없고 깨진 수조만 남아있음
이런 시발 떡밥만 잔뜩 있고 명확한 설명이 없어서 이건 프롬뇌를 존나 굴릴 수밖에 없음
그런데 정보 로그 중에는 국소 시간축 파괴라는 의미심장한 떡밥이 있음
그중 1번을 잘 보면 '역행실험 실패' '순수 에테르 피폭에 의한 행방불명자 1명' '500년 규모의 역행으로 판명'이라는 설명이 나옴
이상의 모순된 정보들을 억지로 연결지어보면 이 정보 로그에 나오는 행방불명자 1명은 이 켐펠렌 할배가 아닐까?
무기 언디심버의 설명에 따르면 젊은 시절의 할배는 모종의 이유로 시간을 초월하고 싶어했으므로 동기는 충분함
그리고 이걸 연결 짓는 게 바로 애매화라는 단어인데
어쩌면 이건
시공간 상의 존재가 말 그대로 애매해진 상태를 가리키는 단어가 아닐까 싶음
게임의 리액터 중에는 '슈뢰딩거 박스 XIII'라는 게 있는데 아마 양자역학에 관한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역설을 떡밥으로 던진 명칭이 아닐까 생각됨
그리고 이걸 반영해서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됨
즉 켐펠렌 할배는
시공간 상에서 멀쩡히 존재하는 상태와 (에테르에 녹아) 시공간 상에서 사라져버린 상태가 중첩된 상태
라는 거임
그러면 에테르에 녹아 존재가 소실됐음에도 500년 전 과거로 역행해서 주인공의 뇌를 빼앗기는 한편 뇌의 수조 속에서 주인공의 뇌를 지속적으로 빼돌려온 모순된 행적 사이에 이제야 연결점이 생김
그리고 이 애매화는 결국 시간 역행으로 인해 벌어진 현상이기 때문에
시간 역행과 루프를 인지할 수 없는 에테르 적합자(현 인류)로서는 켐펠렌이 애매화된 이후 흔적처럼 남은 켐펠렌의 행적만을 인지하고 정작 그 존재 자체는 전혀 인지를 못하게 된 거임
이러면 테레지아에 대한 떡밥도 어느 정도 해소됨
언디심버 설명 로그나 비낙원의 테레지아 인형을 참고해볼 때 테레지아는 존재 자체가 제조기에서 태어난 본래 있을 수 없는 인간임
하지만 위의 챕터 파트에서 말했듯 테레지아의 등장 자체는 이미 챕터화 되어
무조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결과
로 고정되어 있음
하지만 애매화 때문에 테레지아가 이 세상에 태어나야 하는 과정이었을 켐펠렌이 시공선상에서 사라졌고
원래는 켐펠렌의 딸로서 이 세상에 정상적으로 무조건 탄생해야 하는 테레지아의 존재만이 남겨진 결과
억지로라도 테레지아의 등장이라는 결과를 실현하기 위해 세계가 제조기에서 테레지아를 탄생시킨다는 현상을 실현한 게 아닐까?
6. 결론
루프: 순수 에테르를 써서 새로운 시간축으로 넘어가는 시간 역행 기술
챕터: 고정된 시간축으로 인해 그 안에서 무조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결과로 고정된 현상들
애매화: 에테르의 영향으로 시공간 상의 존재가 '있음'과 '없음'으로 중첩된 애매모호한 존재 상태
변이파음: 시간축 변동을 일으키는 기점=관측자. 아니면 시간축 변동 그 자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