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전문 작가라 할 정도는 안 되고
그냥저냥 10년 전부터 조아라랑 노벨피아에 야설 꾸준히 업로드 하고 있는 사람인데
최근 야설이란 것에 고민이 많아짐
나는 야설을 쓸 때 자기만족이 50% 남에게 보여주려는 의도가 50%로 각각 욕망이 공존함
내가 쓴 야설을 딸감으로 쓰거든
그래서 개인적으로 안 꼴리는 야설은 뭔가 손이 안 감
근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야설과 내가 좋아하는 야설이 다름
사람들은 남자 주인공 시점에서 진행되는 야설을 선호하고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엔 그럼)
나는 여자 주인공 시점에서 진행되는 야설을 좋아함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야설은 과격하고 휘발적인 내용임
10편 이내로 기승전결이 깔끔하게 딱 떨어지며
최대한 히로인이 비참하거나 음탕하게 타락하는 내용을 선호함
하지만 소수의 매니아들을 제외하면 보통의 독자들은 주인공과 히로인의 밀접한 관계가 오래 유지되는 걸 원함
그럴 만도 한 게, 소설은 결국 캐빨물임
단순하고 명확하게 강렬한 이미지를 주입할 수 있는 망가나 CG집과는 다르게 야설은 캐릭터에게 보다 가깝게 접근하는 느낌임
그 캐릭터들의 내부 사정을 알고 몰입하면서 거기에서 꼴림이 나온다는 느낌
그래서 반대로 애착 형성이 쉽지
하지만 야설이라는 장르에서 그런 식의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임
결국 대부분의 야설은 관계 형성 -> 섹스 -> 해소의 단계를 거치니까
물론 조교 과정을 길게 늘리거나 (여주인공이 정신적으로 저항해서) 은은한 관계를 유지한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건 내가 좋아하는 야설의 형태가 아님
하지만 반대로 내가 좋아하는 야설의 형태로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레 편 수가 짧아지고 각 등장인물의 비중이 적어지지
야설을 떠나 소설이라는 매체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단점임
소설은 만화나 기타 시각 정보 매체처럼 한 장면으로 여러 정보들을 주입하는 게 안 됨
최소한 한 캐릭터에 1페이지(650자) 이상을 소모해야 한단 말이지
그러다 보니 캐릭터가 자주 바뀌면 몰입하기도 힘들고 흥미도도 떨어지게 됨
나는 BAD ENDING류 야설을 좋아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쓰기가 힘듬
아
야설이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