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에 세리카 마기아 새 번역도 올라오고
이미지 번역도 올라오고 노모도 올라오고 해서
전에 있던 곳에서 받아둔 원작 소설이라도 올려볼까했는데
이미 누가 올렸길래 후기라도 올려봄
주인공(5.0)
만점인 5점. 만점 초과인 브레스티를 제외하면 최고점.
이번 후기의 핵심적인 내용이라 뒤에 따로 후술하도록 하겠다.
그거 길게 쓰느라 나머지는 좀 대충 썼음 죄송.
상대역(4.5)
한 명의 메인 남주에게 지배받는 내용에,
남주의 지배적이고 S적인 성향, 키 차이 및 나이 차이 강조 등 야겜 남주 취향으로는 거의 최고점.
그러면서도 예상 못한 타이밍에 애정어린 표현을 해 설레게 하고,
바로 다시 S 주인님의 모습으로 돌아가 매도하고 모욕하는 밀당의 고수.
가게 손님으로 오는 서브 남주들도 각각 다른 페티시로 나를 괴롭혀오는데
하나같이 M감성을 자극하고 나를 진심으로 가지려 하는 인물들이라 취향이었음.
감사 인사 하면서 엉덩이 맞기, 사죄하면서 클리 짓뭉개지기,
유두 괴롭혀달라고 애원하기, 내가 직접 고른 목줄에 묶여서 목 졸리기 등등...
이 정도면 5.0 줘도 될 것 같기는 한데... 만점은 왠지 미래를 위해 비워두고 싶기도 하고
남주가 소수만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스탠딩 CG없는 것도 좀 불만이었고.
속편에선 라스 CG가 이렇게 나왔다고 한다.
프롤로그 남주보다 훨씬 더 취향이고, 원작 소설도 진짜 여러 번 봤고,
만약 나온다면 이번에야말로 5.0점, 아니 5.5점까지 나올 거 같아 기대 중.
스토리(4.0)
약혼자와의 담백한 관계와 본인의 큰 성욕 탓에 성인용품점에 왔다가 약점을 잡혀 일하게 된다.
짧지만 야겜 스토리로 딱 적당하고 취향에도 맞는 스토리.
H스토리(5.0)
피지배욕을 자극하는 남주들이 대사, 행동,
특히 주인공의 마조스러운 심리 묘사까지 아주 좋았다.
페티시(4.5)
성인용품점이 배경인 만큼 도구를 사용하는 직접적인 페티시 씬도 많고
정신적인 지배, BDSM 역시 훌륭하다.
분량(2.0)
2시간 이하
H씬의 만듦새(3.0)
깔끔한 일러스트지만 딱히 특별한 것도 없고 보이스도 없고.
스토리 외적 만듦새(3.0)
짧은 일방향 어드벤처 게임이라 게임성이라 할 부분은 거의 없다.
UI나 전체적인 디자인도 평범.
전투 없이 진행되는 게임이라는 점은 장점이라 평균점은 줌.
아래는 왜 주인공에게 만점을 줬는지에 대한 설명.
모든 내용은 어떠한 객관적인 사실 없이
모두 제 머릿속에서만 나온 주관적인 망상 뻘글이므로
재미로만 봐주세요. 안 봐도 무방.
반박 시 님 말이 다 맞음.
Ⅰ 서론
이 게임의 주인공은 세리카, 미성년자에 심각한 마조히스트다.
이 주인공은 지배적이고 위압적인 남주에게 빠져, 원래의 약혼자를 배신한다.
남주 역시 세리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고, 착취하고 이용하려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단지 눈살이 찌푸려지는 불륜극이자, 성범죄물일 뿐일까?
그리고 왜 이 게임의 주인공에게 5점 만점을 줬을까?
Ⅱ 사랑인가 착취인가 - 구분할 수 없는 취약자들의 비극
세리카와 유사한 구조 속에 있는 사람들은 실제로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적 장애인과 미성년자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타인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이 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사랑과 애정, 착취와 기만의 경계를 스스로 구분하지 못한 채
쉽게 감정적으로 의존하고, 성적인 관계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심각한 수준의 마조히스트 역시 이들과 유사한 구조적 취약성을 지닌다.
이들은 단순히 거칠게 대해주는 관계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굴욕, 무시, 애매한 태도, 불안정한 관계, 심지어 파기 직전의 긴장감까지도
사랑과 쾌락으로 받아들인다.
상대가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는지, 자신의 쾌락을 위해 날 이용하는것뿐인지조차
판단하지 못한 채 감정을 바쳐버리고,
고압적이고 지배적인 몇 마디만 들어도 마조 감성이 자극당해
복종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싹틀지도 모른다.
이러한 면에서 세리카와 같은 수준의 마조 성향은 일종의 지적 장애라고 볼 여지가 있다.
동시에 세리카는 미성년자, 게다가 성인 남성에 대한 강한 페티시와 판타지를 가지고 있다.
아직 정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미숙한 상태에서
성인 남성이 건네는 사소한 친절함과 다정함, 구애만으로도
그를 '진심으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라 믿게 될 수 있다.
그래서 지적 장애와 비슷한 수준의 마조이자 미성년자인 주인공이
약혼자가 있음에도 다른 남성에게 빠진 건 단순한 배신이라기보다는,
그 나이와 성향에서 오는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된 결과로,
오히려 피해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Ⅲ 가해자의 악의에도 불구하고, 실존하는 피해자의 감정
그렇다면 이 게임은 무고한 피해자가 가진 결점(마조 성향, 미성년자)을 빌미로
성범죄자에게 착취당하는 단순한 강간물일까?
모 법정 드라마에는
장애인 여성과 비장애인 남성의 연애가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하지만 남성은 준강간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는다.
작품 속 정황에 따르면, 남성은
단순히 사랑했다기보다는 장애 여성을 의도적으로 착취하려 했던 악인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성은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그가 처벌받지 않길 바랐고,
그를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된 상황에 슬퍼하기까지 한다.
이 케이스에서 장애인 여성의 시점,
그리고 철저히 주인공의 시점으로 게임을 바라보는 이 게임의 플레이어에게 역시
이 관계는 사랑이고, 남성의 의도가 어떻든 이 감정이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진심이었다고 해서 이러한 남성의 악의가 용납되는 건 아니다.
왜 그럴까? 왜 사회는 이 여성에게서 사랑과 행복, 그리고 성적 쾌락을 빼앗아야만 할까?
왜 그 처분은 올바른 것으로 받아들여질까?
Ⅳ 순간의 사랑, 미래의 파멸
그것은 이러한 관계가 순간적으로는 달콤하고 행복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결국에는 피해자의 삶을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줄 알고 모든 걸 바쳤지만,
사실은 성적 대상화와 이용의 수단으로만 여겨졌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그 고통과 배신감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그런 점에서 법과 사회는 ‘지금 행복해 보이니까 괜찮다’는 식의 태도를 보일 수 없다.
일시적인 감정이나 쾌락보다 그 관계가 장기적으로 가져올 파괴적인 결과를 더 중요하게 본다.
X약이 당장의 쾌락을 제공한다고 해서 그것을 허용할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상대방이 진심이었는지, 아니면 악의를 가진 착취자였는지는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입증하기도 어렵다.
사랑이란 본질적으로 사적인 감정이고,
그 진심을 제3자가 완전히 판단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법도 당사자의 심리나 의도보다는,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구조적인 열위와 취약성에 더 집중한다.
그 사람이 동의했는가가 아니라,
그 동의가 진정한 자기 의지였는가를 따지는 방식이다.
Ⅴ 상대방의 진심도 내 미래도 걱정할 필요 없는 세계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은 야겜에선 무색해진다.
야겜에서는 구조적 취약성, 법적 책임, 장기적인 행복 같은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
현실이라면 위험하고 자기파괴적인 관계,
현재의 쾌락을 위해 미래를 파는 관계,
장기적인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는 관계이지만,
야겜 안에서는 그런 모든 조건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의 감정과 쾌락만이 가장 중요하며,
도덕성이나 미래 같은 건 부수적인 요소일 뿐이다.
남성의 의중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남주의 내면과 먼 미래가 자세히 묘사되지 않는 한,
먼 미래까지 그와 행복하게 잘 살 것이라고 ‘추측해버리면’ 그만이고,
그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할 거라고 '믿어버리면' 그만이고,
아니면 그 감정이 진짜인지 아닌지 모른다는 불안감조차도
피학적 쾌락의 일부로 즐기면 된다.
현실처럼 판단을 내릴 필요도 없고,
그 판단이 틀렸을 때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따르는 일도 없다.
야겜에서는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의 쾌락'이 1순위다.
주인공이 부도덕한 배신자라는 것도,
남주가 여성을 착취하는 악인이라는 것도 부정하는 게 아니다.
야겜을 하는 순간의 쾌감을 위해 그런 것들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Ⅵ 결론 - 현실에선 불가능한 관계, 게임에서만 가능한 몰입
그래서 내가 왜 주인공 항목에 5점을 줬는가,
지적 장애인은 누군가와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한 성적 관계를 맺는 일이 어렵다.
타인의 감정과 의도를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을 착취하려는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쉽게 휘둘릴 수 있는 존재다.
그래서 이들은 사회적으로 철저히 보호받아야 하며,
누구보다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이들에게, 누구보다 신중하고 올바른 판단이 요구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심각한 마조히스트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원하는 건 단순한 피학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복종하는 방식으로 맺는 관계다.
하지만 그런 관계는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진심으로 사랑하면서, 동시에 나를 지배해줄 수 있는 단 한 사람을 만나는 것.
그 사람이 나를 진짜 아끼는지, 아니면 순간의 쾌락을 위해 나를 이용하고 착취하는 건지 구분하는 건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가장 상대에게 모든 걸 맡기고 싶어하는 마조에게도,
가장 방어적이고 조심스러운 판단이 요구되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하지만 게임 속에선 다르다.
미래의 불확실성, 자기파멸을 쾌락의 소재로 삼는 건 현실에선 절대 해선 안 되는 위험한 선택이다.
하지만 윗 문단에서 설명했듯 야겜 안에서는 그런 판단과 책임이 요구되지 않는다.
신중함도, 두려움도, 현실적인 판단도 전혀 필요 없다.
그 관계가 나를 망치든, 이용하든,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믿어도 되고,
순간의 감정과 쾌락이 모든 것을 우선하며, 불안감조차 쾌락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주인공은 그러한 특성을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구현한다.
현실에서는 누릴 수 없는 마조히즘적 판타지를,
사회적 해악 없이 대리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구조 속에 배치된 인물이다.
사랑과 복종, 불안과 의존, 그 모든 경계를 쾌락으로 받아들이는 설정은
마조 성향의 플레이어에게 강한 몰입과 만족을 제공한다.
이것이 이 작품의 주인공에 대해 5점 만점을 준 이유이고,
주인공 항목에 높은 점수를 줬던 다른 작품들도 이런 관점에 의한 것이다.
그래서 마조 성향이 강한 주인공일수록 높은 점수를 줬던 것이다.
위 내용은 글만 엄청 많은 뻘글이라 안 읽어도 되지만
게임은 분량 짧은 거 빼면 갓겜이고 새 번역판도 서브에 올라와있으니 추천함.
ㅅㅊ시절 어떤 분이 번역해둔 원작 소설도 여기 올라와 있음.
속편인 본편은 아직 기약 없다고 하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