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후기로 쓸 게임은 세븐 데이즈이다. 제목은 이상하게 썼지만 이 게임은 꽤나 재밌었고,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흔한 시츄에이션이 되어버린 섹못방에 갇힌 두 남녀. 이 이야기를 제작자는 어떻게 풀어나갈까? 그런 궁금증조차 없었다.
처음에 이 게임을 접했을 때에는 단순하게 1room과 비슷한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갇혀있다가 섹스만 하는 흔한 야겜이 아닐까.
이 게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야겜러라면 대부분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게임을 시작한 초반부에는 그냥 언제 섹스하나~ 라는 생각으로 플레이했었던 기억이 있다.
이 게임의 시작은 단순하다.
낯선 천장, 차가운 바닥의 감각. 흐려진 시야. 그리고 이 장소와 어울리지 않는 여성의 향수 냄새, 라일락의 향기를 느끼며 일어난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불안한 방 안의 풍경도, 아름다운 소녀의 얼굴도 아니었다.
가슴이었다. 숨을 쉴 때마다 생동감 있게 가슴이 움직였다.
이 게임은 모든 풍경이 흑백으로 보이지만 그림체가 너무 이쁘고 가끔씩은 그림이 움직여서 참 좋았다.
단순하게 그림이 이뻐서 보는 눈이 즐거웠다.
하여튼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이냐?
한 제약 회사의 비리를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서 뛰어다니고 있던 기자.
감춰져 있던 비밀이 제약 회사의 오너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던 와중에 감금 되었다.
그리고 그 제약 회사 오너의 딸. 리라도 함께.
이상할 정도로 머리가 뛰어난 한 소녀와 7일 간의 감금 당하게 되는데 그들은 누구에게 감금 당했는가?
범인의 목적은 무엇일까? 리라의 능력을 통해서 조금씩 밝혀지는 비밀들 속에서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는가?
그리고 그들의 과거 속에서 밝혀지는 진실은..?
생각보다 스토리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뼈대가 있는 게임이었다.
비쥬얼 노벨 형식. 텍스트가 많고 글을 읽기만 하는 게임은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스토리에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에 스토리를 보기만 해도 은근히 소모가 된다는 점.
또 결국 글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은근히 집중을 하게 된다는 점
읽다보면 지루해질 수 있다는 점
그걸 제작자도 잘 알고 있는지, 중간 중간 환기를 잘 시켜준다.
그 환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이 루나라는 캐릭터였다.
왼쪽에 대충 그린 그림으로 등장할 때마다 왜인지 모르게 귀여워서 그냥 웃게되는 그런 캐릭터.
그래서 잠깐 잠깐 쉴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이다.
하는 짓들을 보면 그냥 또라이 같아서 재밌다.
그리고 중간 중간 특유의 개그 센스로 환기시켜 주는 장면들도 많이 있다.
띵- 하는 효과음과 함께 재밌는 장면을 한 번씩 집어 넣어서 몰입해서 하다가도 환기를 해주는 건 큰 장점이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다.
어느정도 현실적인 어른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는 주인공의 생각과 선택지를 통해서 내가 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며
여주의 반응도 너무 게임 캐릭터나 애니 캐릭터 같지 않다는 게 장점이다.
그렇지만 시츄에이션은 반대로 특별해서 재미있다.
7일 동안 그들이 섹스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길만한 그런 상황이 여러번 연출되지만
올곧은 남주의 심성과 어른으로서 아이를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을 공감하며 올바른 선택지를 누르게 된다.
그렇지만 여주가 미친듯이 꼴리게 생겼고 이제 그만 솔직해져 봐, 그럼 저 여자랑 마음껏 섹스할 수 있어
라고 속삭이는 듯한 시츄에이션들에 몰입해서 보다보면 나도 어느새 여주한테 흥분하고 있고
이 소녀를 거칠게 다루며 섹스하고 싶다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그게 아주 꼴리는 포인트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스토리와 몰입감, 연출에 집중을 한 게임이기에 H신은 좀 부실한 면이 있다.
섹스는 여러번 하지만 삽입 일러스트 자체는 하나 밖에 없기에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스토리에 몰빵한 만큼 이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고,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남주처럼 여주를 진심으로 아끼게 된다.
플라토닉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이거지.
또 서로를 사랑하게 됨을 마음 깊은 곳에서 깨닫게 되어, 그녀를 보았을 때 한 순간 세상이 달라보였던 장면은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꼭 그걸 보기 위해서 이 게임의 끝까지 달려온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플레이 타임도 그렇게 길지 않기에 순애를 좋아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보는 걸 좋아한다면 꼭 한번은 해봤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게임 후기 안 쓰고 쌓아뒀다가 이제 와 몰아서 쓰려니까 쉽지 않네..
이 게임을 클리어하면 타이틀 화면이 검은 색에서 색이 칠해진 모습으로 변한다. 마지막에 여주와 남주가 다시 만나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을 해보았다면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언제나 흑백으로 보였던 세상이 여주로 인해서 잠깐 동안 색이 칠해진 세상으로 보였던 그 때, 소녀를 만나고 사랑하게 되어 세상이 달라졌다는 걸 말해주는 듯 했다. 다시 흑백으로 돌아가 소녀를 잊은 채 살아갔지만 그들은 서로를 알아보고 다시 사랑에 빠졌다는 것 아닐까? 그리니 이 타이틀 화면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두 남녀는 분명 주인공과 소녀일거라 생각한다. 후일담이 더 없는게 아쉽지만 이게 이 게임의 완벽한 닫힌 결말 갇아서 마음에 들기도 한다.여기서부터는 결말 스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