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줄요약

"야"겜 측면 : 개꼴린다. 개추 (5/5)

야"겜" 측면 : 오랜만에 리듬 게임 생각날 정도는 된다. (3/5) (플레이 시간 : 30분~2시간)

리듬 게임을 해본 적 있는가? 필자는 학창 시절 유행했던 디모와 사이터스를 위시한 레이아크 사(社)의 게임 때문에 잠시 리듬 게임에 입문했었다. 친구들 중에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열심히는 하는 편이었고, 그러다 결국 재능의 한계를 느끼고 금세 흥미를 잃어 버렸지만... 나름 할 때는 재밌게 하는 장르의 게임이었다. 다가오는 노트에 맞춰 반복적으로 터치를 하다 보면 일종의 트랜스 상태에 돌입한달까, 사람을 몰입시키기 정말 좋은 구조의 게임이다.

(DLsite 표지. 인게임 표지 화면과 일치한다.)

아리아의 서큐즘은 리듬게임이다. RJ01212921.7z라는, 언제 받았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 파일명을 보고 기계적으로 압축 해제 후 실행했는데, 표지 일러스트부터 빵빵단인 필자의 취향에 굉장히 부합하는 서큐버스 누님이 튀어나온다. 이름은 아리아라는데, 주인공을 착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서큐버스이다.

스토리는 대충 요약하자면 주인공과 계약하기 위해 처들어온 서큐버스 아리아와 야스를 매일밤 하게 되고, 그 야스 실력에 따라 아리아와 플레이어의 승패가 정해진다. 마지막 날이 되었을 때 성적에 따라 엔딩이 크게 세 가지로 나뉘게 된다(성노예1, 성노예2, 역 성노예(진엔딩)). 필자는 스토리를 전부 스킵하는 타입이라 정확히 읽지는 않았지만, 일러스트만 봐도 전형적인 클리셰에서 벗어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오류인지 번역이 100% 이루어지지 않아서, 필자의 짧은 일본어 실력으로는 속독으로 완벽히 읽기가 불가능했다)

'야스 실력'에 따라 엔딩 분기가 나뉜다는 설명과 리듬게임이라는 소개에서 눈치챌 수 있듯, 플레이어의 리듬게임 실력이 곧 야스 실력이 된다. 노트는 좌 우에서 투 트랙으로 가운데로 흘러나오며, 좌/우 방향키 또는 마우스 좌클릭/우클릭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컴퓨터로 리듬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마우스 클릭으로 플레이하는 게 얼마나 정신나간 짓인지 잘 알 것이다).

실시간으로 플레이하면서 정확한 타이밍에 노트를 처리하면 살짝 가버린 표정과 함께 읏 읏 거리는 아리아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노트를 놓치면 반대로 나는 착정당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사정까지 남은시간'(곡 길이를 뜻한다) 동안 리듬게임이 진행되며 '감도 스코어'를 올려 승리 기준인 100%를 넘기면 승리, 그 아래면 패배하게 된다.(필자는 오기로 HARD 난이도로 전부 클리어했지만, "야"만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EASY, NORMAL 난이도도 준비되어 있다.) 패배 시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나의 승리'라고 외치며 주인공을 착정하는 아리아의 모습을, 승리 시 이마에 박힌 서큐버스 문신이 점멸하며 가버리는 아리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게임 중에도 야겜 답게 야스 신이 나온다. 무려 100% 움떡으로, 노트 박자에 맞춰 움직인다! 심지어 한 자세당 각도가 두 개씩 존재하기 때문에, 곡당 야스 씬이 두 개라고 할 수 있다. 중간중간 장면이 바뀔 때마다 자연스레 씬에 눈이 가게 되는데, 이게 이 게임의 가장 어려운 벽이다. 집중력을 요구하는 게임에서 그걸 흩트리는 씬이라니...)

(중간 중간 나오는 함정 노트를 건드리면 그것보다 더 집중력을 흩트리는 요소들이 추가된다. 약한 것들도 ASMR처럼 성우의 목소리가 재생되며 상당히 방해를 하지만, 궁극기처럼 시전되는 함정들은 위 사진처럼 튀어나오며 노트를 직접 가린다. 야겜인데 뭐 어때 하고 함정 노트도 눌렀다가 세 번 정도 리플레이했다.)

이렇게 열흘을 보내고 나면 최종 결전에 돌입하는데, 여기서 패배할 경우 아리아의 성노예가 된다. 승리하더라도 이전의 열흘 중 승리하지 못한 날이 남아 있다면 아리아가 불러온 친구까지 합쳐서 2 대 1로 성노예가 되고, 이전 날들을 완벽히 클리어한 경우에만 아리아를 성노예로 삼는 진엔딩이 나오게 된다. 각 엔딩 이후로 3개, 2개, 5개의 씬이 추가로 존재하며, 패배해도 다음 날로 진행되던 계약기간과 달리 100%를 달성하지 못하면 다음 날이 열리지 않는다.

(성노예 엔딩 2에 나오는 검은 머리 서큐버스 누나. 3P씬이 존재한다.)

(진엔딩 이후의 표지. 당당하던 모습과 상반되는, 주인공의 성노예가 된 아리아의 모습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수준 높고 100% 움떡 애니메이션이 재생되는 야스씬이 정말 많기 때문에, 나 같은 빵빵단은 정말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다. 리듬게임 면에서도 곡 난이도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다른 방해 요소가 많아 나름의 반복 플레이 요소로는 충분하다. 단점을 굳이 꼽자면 갤러리 시스템. 곡을 클리어하여 재화를 얻고, 그 재화로 씬을 해금하는 방식이며 한번 감상한 씬만 구매가 가능하다.
(당연히 끝까지 한 번 클리어하면 재화가 충분할 줄 알았는데, 상당히 모자라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잘 만든 게임에 개꼴리는 야스씬이 합쳐진 수작이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