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로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많았던 게임이다. DL 평가는 좋은 것 같던데 개인적으로는 별로인 게임이었다.
이 제작자 만든 게임이 다 그랬듯이, 버그가 너무 많았다. 나도 버그에 크게 데여서 한 번은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를 해야했다.
여기서 얼마 안 남아있던 정이 다 떨어져버려서 좋은 평가를 남기기는 힘들 것 같다.
이번 후기는 이 게임이 어떤 부분이 별로였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글이다.
이 게임은 회차 플레이를 '강요' 하는 게임이다. 회차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진엔딩을 아예 볼 수 없다.
회차 플레이를 해야 진엔딩을 볼 수 있는 게임은 많지 않냐? 라고 물어볼 수도 있다. 당연히 나도 그런 게임이 많다는 걸 안다.
게임 속에서 이야기를 이해하는 과정에는 여러가지 있겠지만 진엔딩까지 나아가는 길에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하자.
회차 플레이를 하면서 진엔딩이나 세계관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진엔딩을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방법
회차 플레이를 해서 진엔딩을 보지 않으면 아예 이해를 하지 못하니 답답해서 진엔딩을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방법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면 이 게임은 후자에 속하는 것 같다.
진엔딩을 보지 않으면 게임을 하는 내내 나오는 떡밥이나 이상한 헛소리들, 의미심장한 대화를 아예 이해할 수가 없는 게임이다.
이게 개인적으로 아주 짜증나는 부분이었다.
이런 방식은 마지막에 진엔딩을 보면서 팡 터지는 도파민, 뽕맛이 있으라고 일부러 답답하게!
게임의 비밀을 꽁꽁 싸매서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 그래 그렇구나라는 감상뿐, 엔딩을 보고 나서 후일담도 솔직히 별거 없다.
주인공의 비밀이나 흑막의 비밀도 솔직히 너무 뻔해서 별로 반전도 없다.
SSS급으로 가장 강한 친구가 이거니까 주인공은 설마 이거인가? 라고 생각했던게 정답이어서 그냥 팍 식어버림.
진엔딩에서 뽕맛을 터트리려면 적어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차곡 차곡 쌓이는 떡밥을 플레이어가 적립 할 수 있어야 한다.
게임 하다보면 누가봐도 의미심장하고 뭔가 있을 법한 지문이 나온다.
그런 의문들이 하나 하나 쌓여있다가 마지막에 빵 터지면서 아! 이게 이거였구나! 와 얘 정체가 이거였네!
여기에 도파민 터지는 연출을 더하면 그 게임이 갓겜 소리를 듣기는 참 쉽다.
근데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이거다. 게임에서 나오는 지문들이 하나같이 다 개같이 재미가 없다.
제작자 자신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를 쓰레기 같은 글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데 이게 보다보면 짜증나서 스킵하고 싶어진다.
좋게 말하면 진엔딩을 보고 나서 다시 이 지문을 읽어보면 아예 의미가 없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근데 어쩌라고? 이 게임 진엔딩 보려고 게임을 최소 3~4 회차를 돌려야하는데
이 재미 없는 게임을 또 회차를 돌으라고? 꺼져
이 게임이 딱 어떤 느낌이냐면
요즘에 많이 나오는 쓰레기 같은 인문학 서적을 보는 것 같다.
글을 쓰는 저자도 어떤 말을 하는지 잘 모르고 내용도 없어서 텅 비어있는 그런 책.
그런데 어려운 단어를 마구 마구 집어 넣어서 글을 읽는 동안 글의 내용보다 단어를 생각하면서 읽는데 집중하게 만들어서
아~ 이런 책을 읽는 나는 똑똑하구나 라고 착각하게 만들고 그 속에 아~주 조금 개똥철학을 집어 넣어서
오, 이거 괜찮은 책이네~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 생각난다.
맞다. 이 게임이 딱 그 꼴이다. 별 ㅈ도 실속 없는 내용들만 꽉꽉 집어 넣고 그럴듯만 말만 써놔서 있어보이게 만든 게임.
막상 해보면 내용은 ㅈ도 없는 게임.
웃긴건 게임 안에서 제작자도 요즘 인문학 (그냥 있어보이는 책)을 비판하는 장면이 짧게 나온다. 꼭 자기는 그런게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다는 듯이.
참 웃긴 놈이다.
그럼 게임성만 한번 볼까?
회차 플레이를 강요한다고 했었다. 그건 스토리 이외에 게임적인 부분만 봐도 그대로이다.
게임에는 음란도와 폭력도? 였나 그런게 있는데 이게 오르면 오를 수록 학교에 있는 학생들 정서가 망가지고
볼 수 없는 이벤트와 숨겨져 있던 학생들이 등장한다.
웃긴건 음란도를 최대 수치로 올리면 폭력성을 최대 수치로 못 올리게 잠겨서
둘 중에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 이거 때문에 음란도 최대일 때랑 폭력성 최대 일 때, 두 번을 해야 한다.
나중에 진엔딩 루트로 가면 모든 학생들이 개방된다고 하는데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실적 챙기는 사람은 진엔딩 가려고 회차 쌓는 중에도 실적에 신경쓰면서 하니까 숨겨진 학생이랑 이벤트를 다 챙겨면서 할려고 할탠데
그걸 진엔딩 할 때 알려주면 어떡하냐? 이거도 보고 얼탱이 없어서 짜증났다.
(진엔딩은 시작하면 폭력, 음란을 올리지 않고 순수하게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당연히 진엔딩 하기 전에 폭력성, 음란도 올려서 숨겨진 학생 다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회차를 진행하고 진엔딩으로 넘어갔다.)
심지어 어떤 실적 같은 경우는 진행도를 올려버리면 획득하지 못하는 실적도 있다.
회차 플레이를 강요하면서 회차 플레이에 대한 배려가 눈꼽만큼도 없는 개 같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게임 난이도 설계 자체가 회차 플레이를 가정하고 만들었다는 점에 있다.
어려운 난이도로 시작하면 1회차여도 게임이 어려워질 뿐, 게임을 클리어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회차 플레이로 넘어가면 새로운 난이도가 생기든, 회차 플레이 전용으로 난이도가 변경되든, 어떤 방향으로든 회차 플레이에서 어렵게 만들 방법은 많다.
그런데 이 게임은 매니악 이상부터는 2회차가 아니면 진행이 어렵다고 생각된다. 시비어도 솔직히 많이 어려운 편이다.
시비어에서도 덩치 큰 몬스터가 때리면 죽창을 맞은 것처럼 그냥 죽어버린다.
그 이상 난이도로 가면 잡몹도 잡기 힘들다.
당연히, 어차피, 너네들 회차 돌아야 하거든? 그때 너네가 알아서 난이도 올려서 하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
라고 말하는 듯한 제작자의 말이 들리는 것 같아서 존나게 괘씸하다.
마지막으로 선택지 가이드라는게 있다. 이걸 켜면 선택지에서 주의하라고 표시를 해준다.
이 기능을 끄고 하면 어떤 선택지가 옳은 진엔딩 선택지인지 눈꼽만큼도 유추해 볼 요소가 없다는 것 또한 아주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병신같은 개똥철학 그거 읽어도 모르고 스킵하면 더 모를탠데 어떤 선택지가 옳은 진엔딩 루트인지 누가 알겠는가?
참고로 선택지 한 번이라도 잘 못 누르면 진엔딩 루트에서 탈락한다. 내가 당해봤다.
그리고 원인 불명의 버그로 인해서 진엔딩을 진행하던 도중, 극 후반부에서 아예 막혀버렸다. 상호작용이 안 되는 버그에 걸려버렸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 함 ㅋ
당장 삭제하고 집어 던지고 싶었지만 화딱지나서 진엔딩까지 달리기는 했는데...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엔딩이었다.
야겜 부분에서는 이 게임 제작자 취향이랑 나랑 안 맞는다.
이 게임 제작자는 약간 사람의 불편한 심리를 건드는 불쾌한 장면도 몇 개씩 넣기도 하고
천박해보이고 싶고 음란해보이는 장면을 만들고 싶은데 막상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슴슴한 H신이 많아서 별로 안 꼴린다.
모브들은 설정만 바꾸면 다 똑같이 생긴 학생들이고, 네임드 학생은 음.. 뭔가 그런 맛이 없다..
최면, 세뇌, 상식 개변을 했으면 여자가 자지를 먼저 원하고 사랑하고 천박해져서 헐떡대는 그런게 꼴리는 포인트 중에 하나인데
그런 걸 잘 못 살리는 것 같다.
결론
일단 시작했으니 실적도 다 클리어 했고, 끝을 봤지만 그다지 만족스러운 시간은 아니었다.
짜증나는 개똥 철학으로 채워놓은 지문들이 너무 많아서 이것만 없었어도 평가가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망했다.
나는 웬만하면 야겜을 할 때에는 눈을 낮춰서 하는 편이고, 좋은 평가를 내리려고 한다.
조금만 괜찮아도, '야' 든, '겜' 이든 장점이 있다면 후기를 쓸 때 그 게임을 갓겜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쓰고
사람들한테 추천해주려고 한다. 야겜은 재밌는 게임이 많이 없으니까.
그런데 놀랍도록 이렇게 욕만 가득한 글을 쓰게 되는 이 게임은 대체 뭘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