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아너드 시리즈의 모든 첫번째 미션 첫번째 금고의 비밀번호는 451이다.
데스루프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키패드에 0451을 한번 눌러보는 도전과제도 있음.
그런데 가만히 다른 게임들을 살펴보면 특정 장르의 게임에서 0451이라는 비밀번호가 은근히 자주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0451의 전통이 생각보다 길어서 그렇기 때문이다.
0451의 전통은 <시스템 쇼크>에서부터 시작한다.
해커가 우주정거장을 점거한 AI로부터 맞서는 게임으로,
그 둠이 나온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보이스 로그를 이용한 스토리텔링, 인벤토리 시스템 등 다양한 면에서 혁신을 보여준 게임이다.
이 게임 1편에서 첫번째 레벨에서 첫번째 잠긴 문의 비밀번호가 451이었다.
후술하겠지만 다른 게임들이 451 비밀번호를 패러디하다가
시스템 쇼크 2에서 다시 첫번째 비밀번호로 0451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패러디 요소가 되기 시작함.
당시 시스템 쇼크는 루킹 글래스 스튜디오라는 게임사에서 만들었는데,
루킹 글래스가 만든 다른 게임에서도 이 비밀번호를 사용하기 시작하고
루킹 글래스에서 일하던 개발자들이 자기네 게임에 끼워넣기도 하면서 자기복제가 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시스템 쇼크가 당시 게임판에 엄청난 쇼크를 줄 정도로 혁신적이고 흥행한 게임이기도 하고
시스템 쇼크와 비슷한 SF, 디스토피아 세계관의 게임들도 시스템 쇼크에 대한 리스펙트 의미로 0451을 사용하면서
0451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것이 일종의 국룰 이스터에그가 되었다.
참고로 루킹 글래스 스튜디오에서 만든 게임 중 하나가 씨프 1편과 2편이고,
씨프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디스아너드 역시 루킹 글래스에 대한 오마주의 의미로 0451을 사용하게 된 것.
https://suimachine.github.io/0451/
0451을 사용한 게임을 모아놓은 것을 보면 정말 엄청나게 많다.
게다가 아직 업데이트 되지 않은 게임들도 많음.
데이어스 엑스
바이오쇼크
프레이
마피아3
울펜슈타인
하프라이프 알릭스
위어드 웨스트 (아케인 개발진들이 만든 게임)
사일런트 힐 리메이크
기타등등 기타등등
심지어 최근에는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 리부트나
젠존제에도 등장했다.
그래서 0451의 역사가 깊은건 알겠는데,
왜 하필 0451이 첫번째 비밀번호가 되었고, 끝없이 자기복제가 되었냐? 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소설 화씨 451 이라는 소설을 오마주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생각이 통제당하는 디스토피아 sf 소설로,
시스템 쇼크에 많은 영향을 준 작품이라 그럴만 하다 생각되는데...
https://youtu.be/aTVBSxnwiCo?si=hqlekQLRUHH4BwAJ&t=772
개발자 인터뷰에 따르면 화씨 451에 대한 오마주는 아니고,
그냥 루킹 글래스 스튜디오의 사무실 비밀번호가 451이었다고 한다...
마치 픽사 창설자들이 모여서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강의실 번호가 A113이라
계속 자신들의 작품에 이스터에그로 A113을 끼워넣는 것 처럼
아주 작은 동기에서 시작되었지만
자기들끼리만 알아볼 수 있는 메시지였던 셈
지금은 루킹 글래스 스튜디오에서 일하던 개발자들은 많이 은퇴하고 남아있지 않지만,
여전히 많은 게임들이 게임계에 혁신을 일으켰던 시스템 쇼크와 그 제작진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
0451을 사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