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네 모델링 보다가 갑자기 궁금증 생겨서 제미나이한테 물어봤어
생각보다 유익하더라
일단 린네 원본을 봐보자
적당한 가슴에 길쭉길쭉한 다리가 돋보이는 개쩌는 모델링이지?
실제로 보면 더 예쁠거야
근데 여기서 치마를 제거해 보면 어떨까?
이게 린네 모델링에서 치마를 제거한 사진임
보면 알겠지만 린네 허리가 비정상적으로 길어보이는게 보이지?
그 모델링 장인인 쿠로가 뭐 이런 찐빠를 냈나 싶겠지만, 사실 의도된게 맞음
명조에 있는 모든 캐릭터들의 허리는 실제 인체 비율보다 더 길거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걍 처음부터 인체 비례에 맞게 만들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을거임.
실제로 그게 더 쉬워보이기도 하고
근데 게임 업계에서 개발자들은 '가만히 있을 때 예쁜 모델링'이 아니라,
'움직였을 때 깨지지 않는 모델링'을 고려해야 함. 그래서 허리를 일부러 늘리는거고.
자세한 이유를 정리하면 3가지 정도로 볼 수 있음
명조는 엄연한 액션 게임임. 당연히 현실에 있는 인간보다 훨씬 더 과격하게 움직이지
예를 들어보면
이런 식으로 몸을 90도 이상으로 숙이거나,
다리를 머리 위까지 찢는 발차기를 한다거나
처맞거나 낙법을 하면 몸을 둥글게 말아서 구르기도 함
현실에선 어느 정도 재현을 하더라도 문제는 안생길지 몰라도, 3D 게임에선 여기서 큰 문제가 생김
일단 대충 그림판으로 3D 게임 모델링을 설명해볼게
일단 현실의 사람에게 뼈가 있듯이, 3D 게임의 모델링에도 기본적인 골자로 '뼈대'가 있어
그리고 이 뼈대 위에 폴리곤으로 붙이는 살이 보통 우리가 보는 '모델링(메시)'가 되고
뼈대가 움직였을 때 그 위에 있는 모델링이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맞추어주는걸
흔히 이야기 하는 '리깅' 이라고 불러
여기까지는 이해가 됐지?
아무튼 우리가 보는 3D 모델링은 엄밀히 말하면 근육과 잘 연결된 피부가 아니라,
폴리곤으로 이루어진 껍데기 같은 거임.
그래서 과격한 움직임을 보이면 현실의 뱃살처럼 접히는 게 아니라, 종이 접히듯이 그냥 구겨져버림.
천천히 움직이면 모를까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접히는게 쉽지 않다는 거임
그렇기 때문에 허리 길이가 현실처럼 짧으면, 캐릭터가 허리를 숙일 때 배 부분의 모델링이 서로 겹치거나,
부피감이 없어져서 허리가 잘린 것처럼 얇아 보이게 됨.
근데 허리, 즉 골반과 갈비뼈 사이 공간을 인위적으로 늘려주면?
이렇게 하면 캐릭터가 허리를 굽혔을 때 일종의 완충 지대가 생겨서,
모델링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휘어질 수 있게 되는 거임.
명조는 3인칭 액션 게임이라서, 보통 카메라가 캐릭터의 등 뒤 위쪽을 비추는, 좀 완화된 하이앵글 구도를 씀
(이런 구도)
근데 이렇게 하면 문제가 있음
우리가 사람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원근법 때문에 머리와 어깨는 커 보이고, 다리는 짧아 보이고,
허리는 눌려서 굉장히 짧아 보인다는 거임.
극단적인 예시긴 한데 원근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준다면 이런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거임
아무튼, 카메라 시점에서 볼 때 정상적인 인체 비례로 보이게 하려면, 모델링 단계에서 허리를 일부러 길게 늘려 놓아야 함.
그래야 플레이어가 게임을 할 때 캐릭터를 정상적인 비율로 느끼거든.
앞서서 '리깅'에 대해서 대충 말한 적이 있었지?
거기서도 현실적인 문제가 있음
3D 게임에선 골반 뼈와 척추 뼈가 너무 가까우면, 다리를 들어 올릴 때 엉덩이 살이 딸려 올라가거나 허리 살이 찢어지는 등 모델링 오류가 발생하기가 매우 쉽다는 거임
근데 역시 허리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골반과 척추 사이에 충분한 거리가 생기면서, 다리가 움직일 때 허리 모델링에 심각한 영향이 가지 않게 됨
이런식으로 자연스럽게 모델링이 구축된다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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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기능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명조를 포함한 3D 액션 게임에서 허리를 늘린다는 건 다들 이제 이해가 됐을 거임
근데 이렇게 하면 당연히 문제가 있겠지?
다시 린네를 봐보자
허리를 늘려놔버리니까 가만히 서있는 모습을 정면에서 보면
닥스훈트마냥 허리가 조오오온나게 길다는 느낌을 받을 거임
미적으로 전혀 아름답지가 않다는 거지
그래서 개발자들은 일종의 착시 효과를 사용하게 됨
1. 하이웨이스트 의상/속옷 및 장신구
바지나 속옷을 골반보다 더 위로 올려 입히거나, 장신구를 활용해서
실제 허리는 길지만 눈으로 보이는 허리 라인은 높아 보이는 착시를
이용하는 거임. 아마 대부분의 공명자는 여기에 속할 거임
예를 들어볼까?
젠니임
바지가 엄청 올라가 있는게 보이지?
저것 때문에 허리가 파란 라인에 있는 것 같은 착시를 주지만
실제 게임 속 움직임을 관찰하다보면 빨간 라인에 있을 확률이 더 높음
남랑자도 마찬가지
저 ㅈㄴ 두꺼운 벨트가 허리를 파란 라인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지만,
실제론 빨간라인 언저리에 있을 거임
그 외에도
벨트 및 치마 라인을 높게 올린 치사나,
갑주의 끝 라인으로 허리 위치를 높이고 벨트를 이용해 골반 위치를 올린 루파,
허리 장식을 두르고, Y자 모양의 속옷을 입어 골반 위치가 높게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아우구스타와 유노가 있을 거임
이 둘은 아래에서 설명할 하이레그하고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겠네
갈브레나도 자세히 보면 벨트가 ㅈㄴ 두꺼운게 보이지?
다만 복근 라인이 매우 중요한 캐릭터이기도 해서 노출이 많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다른 공명자들에 비해서 허리가 조금 길어보이긴 할 거임
2. 다리 길이 착시
허리가 긴 만큼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으니, 하이레그 스타일의 의상을 입혀 다리가 시작되는 지점을 시각적으로 높이는 거임
아마 가장 대표적인 건
하이레그 수영복을 입힌 카를로타일거임
골반 위치가 꽤 높아보이지?
자연스럽게 허리도 정상적인 것처럼 보일거고
아욱국하고 유노의 속옷도 이런 착시와 유사한 효과로 보면 될 듯?
3. 걍 허리 가려버리기
아마 가장 간단한 방법일텐데,
걍 드레스, 겉옷 등을 이용해 허리 라인과 골반의 시작점을 가려버리는 방법임
장리나 칸타렐라를 봐볼까?
이 둘 허리가 어디에 있는건지 대충 짐작은 해보지만
정확히 골반이 어디부터 시작하는지는 잘 안보이지?
장리 스킨의 거슬리는 복부가리개가 이화 4스택에도 사라지지 않는 이유도 이거임
상의를 비키니로 만들어두면 허리가 훤해지는데, 가리개가 없으면 허리가 너무 길어 보이거든
어쨌든 이런 식으로 착시/착각을 유저들한테 심어줘서 길어진 허리에 대한 부자연스러움을
최대한 교묘하게 감출 수 있는거지
이건 다른 게임에서도 잘 쓰는데, 이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라고 하면
니어 오토마타가 있겠네
2B도 실제 모델링 추출해서 T포즈 만들면 허리가 좀 길거든
사진 자세히 보면 오른쪽 하이레그 복장에서,
실제 골반라인은 좀 아래에 있다는걸 눈치챘을 거임
이제 왜 2B를 벗기면 하이레그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꼴림과 현실적인 개발요소를 생각한 가장 완벽한 복장이라는 거임
지금 봐도 ㅈㄴ 꼴리네 저게 모델링이지
아무튼 명조 캐릭은 실제로 허리가 긴 모델링을 가진게 맞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됨
여담으로, 그래서 이 게임에서 전통적인 형태의 一자 형태의 비키니 하의(or 팬티)가 다른 겉옷 없이 그대로 드러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임
그걸 보여주는 순간 허리의 긴 모습을 숨기는 장치가 없어지는 거니까
차라리 하이레그 형태의 바니걸이 나오면 모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