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너무 뻔한 이지메 주도자와의 말싸움이 진입장벽이었는데 궤도에 접어드니 술술 읽힙니다. 한국에서 비교적 마이너한 프랑스 문학가들이지만 개성이 확실해서 캐릭터가 살고, 작중작 묘사 허접하게 하거나 생략식으로 때우지도 않고 제대로 적어서 좋았습니다.
요즘 웹소설 독자들은 미래의 선조들이라고 손해보고 퍼주는걸 진짜 싫어하는데, 이 소설에서도 나오는 중국인에게 퍼주는 대신 무시받는걸 '소르본 교양인으로서 상대를 존중해라' '중국에서 온 선생도 스스로 당당하다면 그 모습을 관철해야지 함께 진흙탕에서 뒹굴지 마라'면서 양쪽 다 까는게 개인적인 테이스트에 맞더라고요. 슬쩍 '중국의 가장 성공적인 유럽 수출품은 아편굴이다'라면서 돌려까는 것도 있고.
후기글 댓글에서 남이 미래에 쓸 작품 뺏어쓰고 그사람한테 감탄듣는 중국인 인성 나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한국 대역 문학물에서 나오는 짓들과 별 차이 없는 순한 맛이라 딱히 거부감은 안 들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