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웅-
바람이 부는 소리가 창문 넘어로 들린다. 오늘따라 바람이 더 많이 부는 느낌이다.
끼익-
문이 열리자 오늘의 당번인 카즈사가 들어왔다. 샬레에 당번으로 올 때마다 그녀는 디저트를 사가지고 온다.
오늘은 인기가 많아 재출시 된 조각 초코케이크를 사가지고 왔다.
“안녕, 선생님 오늘은 특히 기분 좋아 보이네?”
“안녕, 카즈사 오늘은 카즈사가 오는 날이니까 맛있는 디저트도 있고 말이야?”
“정말 또... 다른 애들에게도 그런 소릴 하는거지? 그러다가 잡혀가도 몰라?”
“그때는 카즈사가 구해준다고 했지?”
소소한 잡담을 하며 우린 업무 준비를 했다. 그런데 평소보다 유독 카즈사의 귀가 쫑긋거렸다.
“카즈사, 오늘따라 귀가 더 자주 쫑긋거리네? 무슨 일 있어?”
“여자애한테 그런 건 못 본 척 해주는 거야.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말이야. 귀에 먼지가 들어간 것 같아.”
귀 속 털이 거의 없는 카즈사의 귀는 아무래도 먼지를 막아주기엔 좀 힘든 것 같았다. 난 서랍에서 솜을 꺼내 카즈사를 불렀다.
“카즈사 그럼 내가 귀 청소 해줄까? 때마침 솜이 좀 있어서 말이야.”
귀 청소란 말에 카즈사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동물쪽 귀를 가렸다. 내게서 약간 멀어지며 도끼눈을 떴다.
“무슨 소리야? 선생님 그게 무슨 의미인줄 알아?”
아무래도 귀 청소란 말에 이상한 쪽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난 계속해서 카즈사를 설득해본다.
“계속두면 귀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고 카즈사도 불편하지?”
그러는 와중에도 카즈사의 귀는 계속 쫑긋거리고 있다. 아무래도 귀가 많이 간지러운 모양이다.
“귀도 많이 간지러운 모양인데? 여기 누워 귀 청소해줄게.”
난 소파에 앉아 무릎을 두드렸다. 카즈사는 갈팡질팡하다가 결국엔 내게 다가왔다.
“아! 몰라 이젠.”
털썩-
카즈사는 나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누었다. 뾰루퉁한 표정이었지만 그녀의 얼굴엔 홍조가 있었다.
“살살해줘야해? 꽤 예민한 곳이니까.”
“알았어. 그럼 시작할게?”
난 한 손은 카즈사의 귀를 살포시 잡아서 안 쪽이 보이게 젖혔고 다른 손엔 솜을 들어 청소할 준비를 했다.
“겉에부터 살살 닦아줄게.”
“흣!”
‘귓바퀴에 솜이 닿자 카즈사의 몸이 흠칫했다. 아무래도 카즈사의 말대로 상당히 예민한 모양이다.
“아 미안 간지러웠어?”
“아니... 별로... 계속해줘”
카즈사의 말에 난 다시 솜으로 귓바퀴를 닦기 시작했다. 카즈사가 아프지 않게 힘을 빼고 살살 닦아주었다.
귀 중간쪽부터 시작해서 외부 쪽으로 살살 쓸어주면서 먼지가 바깥으로 나가게끔 닦았다.
귀 중간쪽에 솜이 닿을 때 마다 약간씩 움찔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도 몸이 들썩이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모양이다.
카즈사의 사람 쪽 귀는 이미 빨개진지 오래다.
“카즈사 괜찮아? 귀가 빨개졌는데.”
“그런 건 모르는 척 해주는 게 매너야. 선생님. 선생님도 귀청소를 당하면 빨개질걸?”
“흐음 그런가?”
귓바퀴의 청소가 끝나고 이제 귀 안 쪽을 청소하기 시작하려고 했다.
“그럼 안쪽을 청소할게? 움직이면 위험하니까 가만히 있어줘.”
카즈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쪽을 청소하기 위해 귀 안쪽을 엄지손가락으로 잡고 귀를 열어 젖혔다. 조심히 청소해야하기에 나도 고개를 숙여 카즈사의 귀에 가까이 갔다.
동물 귀를 많이 보긴 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본적은 처음이다. 내부구조는 실제 동물들의 귀와 비슷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집중하는 순간.
“흐읏!”
아직 청소를 하지도 않았는데 카즈사의 몸은 움찔거렸다.
“카즈사 무슨 일이야?”
“선생님의 숨결이 귓속에 바로 들어가니까 그런 거잖아!”
“아 미안...”
아무래도 숨도 조심스럽게 쉬어야겠다. 다시 집중하고 카즈사의 귀 안쪽에 솜을 가져가댔다.
귓속에는 연골이 느껴졌다. 귓속 벽을 따라 솜을 문질러 먼지를 닦았다. 의외로 귓속을 닦을 땐 얌전히 있었다.
다 닦았다는 생각에 참았던 숨을 나도 모르게 내뱄었다.
“히야앗!”
갑작스로운 숨결에 카즈사의 허리가 곧게 펴졌다.
“선생님!”
‘뭐야 이거 순간적으로 온 몸에 전기가 통한 것 같았어...’
씩씩대는 카즈사에게 사과하며 다른 쪽 귀도 청소하려고 새 솜을 꺼냈다.
“자 반대편도 해야지?”
“또 그런 식으로 넘어가고 말이지... 아까처럼 또 하면 진짜 화낼 거야?”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카즈사는 내 쪽을 보며 누웠다.
“자 그럼 시작할게?”
난 아까처럼 다시 귀 바깥쪽을 손으로 받히고 귀 중간부분부터 바깥쪽을 향해 솜으로 먼지를 닦았다.
카즈사도 아까보다 적응했는지 아까보다 몸의 떨림이 잦아들었다. 카즈사가 가만히 있어준 덕에 아까보다 빨리 끝냈다.
“자 그럼 안쪽 닦을게.”
카즈사의 고개를 살짝 내 쪽을 보게 해서 각도를 조정한 후 고개를 가까이 댔다.
‘선생님의 집중한 표정... 가까이서 보니 꽤... 아니! 나 지금 무슨 생각을!’
카즈사는 흘끗흘끗 보았지만 난 집중해서 카즈사가 날 보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음 또 카즈사의 귀가 빨개지네. 동물 귀에 뭔가 있나?’
거의 다 닦은 시점에서 카즈사와 눈을 마주쳤다. 카즈사는 황급히 눈을 피했지만 확실히 눈을 마주쳤었다.
‘장난이나 쳐볼까?’
장난끼가 발동한 난 카즈사의 귀에 바람을 후 불었다.
후-
“히양!”
내 장난에 카즈사는 벌떡 일어나서 스프링처럼 튀어 내게서 멀어졌다.
“아하하 미안 카즈사. 귀가 약하네? 어?”
카즈사는 얼굴에 깊은 빡침이 보였다.
“선생님이 먼저 한 거야?”
그렇게 카즈사는 내게 다가와 힘으로 날 눕혔다. 양 팔을 제압당하고 카즈사는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표정으로 날 보았다.
“카... 카즈사?”
“내가 예민한 곳이라고 말했었지? 그럼에도 선생님은 장난쳤고 대가를 치러야지.”
카즈사의 얼굴은 빨개진 체 숨을 몰아쉬었다. 이내 카즈사는 내 목덜미를 물고 빨기 시작했다.
"다른 애들이 잡아가기전에 내가 먼저 잡아야겠어."
그 이후의 기억은 없었지만 내 옷은 흩뜨려져있었고 카즈사는 후련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 그럼 귀도 편해졌으니 다시 일을 시작해 볼까?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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