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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리니티의 카니발도 막을 내리고,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학생분들을 뒤로 한 채, 저는 아이돌 의상 그대로 선생님의 모습을 찾았습니다.
『마리, 수고했어』
강변에서 쉬고 계시는 선생님을 발견하고 말을 걸자, 선생님은 이쪽을 향해 미소지어 주셨습니다. 그 미소에, 제 체온이 단숨에 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 앞에서 아이돌로서 춤을 췄을 때의 고양감과는 또 다른, 마치 본능에 호소하는 듯한――
『마리는 왜 여기에?』
「그랬죠,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러 왔어요」
『감사 인사?』
「네. 제가 오늘 이렇게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도, 선생님 덕분이니까요」
하지만, 선생님은 아니라며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마리가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도, 그 무대가 성공한 것도, 전부 마리의 노력 덕분이야』
「그런가요」
『그럼. 마리의 노력은 내가 잘 아니까』
선생님의 말씀에, 제 감정이 복받쳐 오릅니다. 이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하고 싶어서, 저는 선생님께 다가가 그 손을 양손으로 잡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마치 기도하는 듯한 자세로 선생님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어째선지 볼을 붉히며, 저와 눈을 마주치지 못합니다.
「……선생님,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그게, 손이……』
「손, 말인가요?」
허둥지둥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시는 선생님. 손이라고 해봤자 선생님의 손을 잡고 있을 뿐인데 이상한 점은 없을 텐데요…….
「……혹시, 부끄러우신가요?」
『――윽!』
말로는 하지 않으셨지만, 그 반응은 뚜렷했습니다. 평소 아무렇지도 않은 한마디로 저를 농락하시는 선생님이, 설마 이 정도 스킨십으로 얼굴을 붉히시다니. 아니, 수녀인 제가, 이성의 손을 잡는 것을 『이 정도』라고 칭하는 것은 안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나 순수한 선생님께, 저의 작은 장난기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마, 마리!?』
저는 한 걸음 더 선생님 쪽으로 다가섰습니다. 다가서기 전부터 이미 맞닿을 수 있는 거리. 한 걸음 내딛는 것만으로 저와 선생님의 거리는 거의 제로입니다. 선생님은 무심코 뒤로 물러서려 하지만, 제가 이렇게 선생님의 손을 잡고 있는 이상 선생님은 도망칠 수 없습니다.
「저,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선생님?」
그대로 까치발을 하고 선생님께 몸을 기대며, 목덜미에 손을 감고 귓가에 속삭입니다. 직후, 선생님의 몸이 굳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선생님을 동요시키고 있다는 것에, 그리고 무엇보다, 선생님께 제대로 이성으로 보여지고 있다는 것에, 저는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저는 더욱 강하게 선생님께 몸을 기댔습니다. 마치 밀어붙이듯이.
분명 카니발이라는 큰 행사가 끝난 것에 대한 해방감도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선생님께 의식되고 있다는 사실이, 점점 저를 대담하게 만듭니다.
『마, 마리, 그……』
「왜 그러세요?」
『아니, 그게, 닿아서……』
뭐가, 라고 물을 필요도 없습니다.
「……닿게 하고 있는 거예요?」
확실히, 선생님의 목울대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설마 하나코 씨에게서 농담 삼아 들었던 대사를 정말로 쓸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 효과는 일목요연했습니다. 선생님의 시선이, 제 얼굴과 가슴팍을 오갑니다.
「……신경 쓰이세요?」
『어, 아니……』
「후후. 선생님은 모르실지도 모르지만, 여자아이는 그런 시선에 민감하답니다?」
『미, 미안』
선생님께서 죄송하다는 듯이 눈을 피하십니다. 남성분들께 받으면 싫은 시선도, 그 상대가 선생님이라는 것만으로 오히려 이렇게나 마음이 채워지는 것은 어째서일까요. 천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는 더욱 밀착합니다. 다른 분들에 비해 수수하다고 생각하는 제 가슴이, 선생님의 가슴에 눌려 뭉개졌습니다. 쿵쾅쿵쾅 선생님의 심장 소리가 가슴을 통해 전해져 옵니다. 솔직히 제 몸에는 그다지 자신이 없었지만, 선생님께서 두근거려 주시는 것에 행복감이 넘쳐흐릅니다.
「선생님은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요」
차가운 밤바람이 뺨을 스칩니다. 아이돌 의상을 입은 저는 반소매 차림. 쌀쌀하게 느껴질 바람도, 제 몸의 열을 식히지는 못했습니다.
「선생님, 이따가 약속 같은 거 있으세요?」
『어, 아니, 딱히 없는데』
「그렇다면, 이따가 둘이서 빠져나갈까요?」
『그건……』
제 제안에, 선생님은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 계십니다. 분명 선생님이시니, 여러 가지 생각하고 계시겠죠. 그러니, 여기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안 될까요……」
눈을 치켜뜨고, 똑바로 선생님을 바라봅니다.
『……알았어』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는 일단 선생님에게서 떨어져, 몸을 돌립니다.
「그럼 가시죠, 선생님」
선생님이 조금 부끄러운 듯 내민 제 손을 잡습니다. 뒤풀이를 하는지, 학생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를 멀리 들으며, 저와 선생님은 인파와 반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마리, 어디로 가는 거야?』
조금 불안한 듯 묻는 선생님께, 저는 미소로 대답합니다.
우리의 목적지. 두 사람의 밀회의 종착점. 그것은 물론――
「제 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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