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름 못 가려서 재업함 ㅈㅅ 중딩 때 얘기가 생각보다 반응이 좋네 엄마는 80년생이시고 지금은 이혼하셨음 무튼
내가 고등학교 입시 튕기고 집에서 꽤 먼 학교로 배정받았을 땐 걱정이 많았음. 근데 막상 가보니까 사람 사는 데 다 똑같았음. 금방 적응해서 학생회까지 들어갔는데 거기서 3학년 전교 부회장 형을 만남.
얼굴이 낯익다 싶었더니 우리 중학교 때 전교 회장 했던 형이더라고. 알고 보니 그 형도 1지망 떨어져서 여기까지 온 케이스였음. 우리둘이 비슷해서 고등학교 당시 2살 차이면 꽤 큰데도 나이 무색하게 금방 친해졌지. 그 형이 워낙 인싸였어서 학교 다니면서 그 형이랑 친하다는 것만으로도 지금 생각하면 유치한데 좀 가오가 살았었음.
그러다 형 졸업하고 코로나 터지면서 형이 알바 구하기 힘들다는 소리를 했는데 마침 우리 엄마 카페 일손 부족한 게 생각나서 소개해줬음. 솔직히 그때 코치 일 이후로 내가 약간 네토 성향이 생겼어서 설마하는 마음이 아예 없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형이 내 친구 같은 사람이고 워낙 싹싹해서 순수하게 도와주려는 마음이 컸음.
실제로 형은 일을 잘했어. 가끔 카페에서 진상 부리는 놈들이나 엄마한테 성희롱하는 노인네들 있으면 형이 딱 나서서 컷해주니까 엄마도 알바 하나는 진짜 잘 구했다고 나한테 그랬었어. 나도 주말마다 가서 일 돕기도 하고 형이 공부도 좀 치는 형이라 카페 구석에서 시간 나면 과외도 받았음
하루는 내가 원래 공부에 욕심이 좀 있어서 야자를 신청하긴 했는데 그날따라 너무 하기 싫어서 8시쯤 몰래 빠져나와서 카페 가서 여유로워 보이면 형이랑 공부나 해야지하고 갔는데 평소 10시 반까지 하는 카페 문이 잠겨 있었음 근데 안을 슬쩍 보니 티비 소리는 시끄럽게 들리고 불도 미세하게 켜져 있길래 숨겨둔 열쇠로 문 열고 들어갔음. 카운터엔 엄마 가방이랑 짐이 그대로 있는데 사람이 안 보이니까 창고 정리하시나 싶었음. 근데 옷걸이에 형이 맨날 입던 항공 점퍼가 걸려 있는 걸 본 순간 뭔가 촉이 왔음..
발소리 죽이고 창고 쪽으로 다가가서 문을 아주 살짝 열었는데 구석에서 형은 벽에 기댄 채 서있고 엄마가 그 앞에 쭈그려 앉아있었음. 지금도 기억나는데 그때 코로나였어서 엄마가 마스크를 코까지는 쓴 채로 입 부분만 턱 아래로 내려서 사까시 하고 있었음. 형은 엄마 머리 잡거나 넘겨주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들킬까봐 조용히 문 닫고 나와서 꼴림과 동시에 머릿속이 복잡해졌음. 내일 몰래 씨씨티비 봐야하나 고민하며 집에 갔는데 그날 밤 형한테 장문으로 문자가 왔음. 솔직히 난 그때 네토 성향이 있던 때라 오히려 꼴렸었는데 개병신같이 보일까봐 겉으로는 일부러 화난 척 추궁했지. 그러자 형이 대충 변명을 늘어놓았어. 본인은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엄마가 먼저 수위 높은 농담을 던지고 은근슬쩍 스킨십을 유도했다는 거야. 어쨌든 정말 면목 없다며 당장 알바 그만두겠다고 빌길래 내가 여기서 슬쩍 내 본심을 깠음.. 걍 대충 넘어가줄테니 공유해달라는 내용이었음. 그 뒤로 형은 군대 가기 전까지 엄마랑 있었던 일들을 나한테 하나하나 보고하듯이 썰로 풀어줬음. 어떤 자세로 했는지 어디서 했는지 엄마 반응은 어땠는지. 제일 내상 심했던 거 하나만 얘기해주자면 주말에 대치동 간 날이었는데 안방 이불 빨래 돌리는 중이라고 내 침대에서 했던거 ㅋㅋ.. 어쨌든 나는 한동안 그 형의 리얼한 중계 들으면서 묘한 해방감을 느꼈던 것 같음. 지금 그 형은 뭐하고 사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