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에 점 이런거 믿지도 않고 사기꾼들이라 생각해서 별 생각 없었는데
앞으로 큰 시험도 있고 취업도 해야하니까 꼭 가야한대서 걍 재미삼아 보자 하고 따라갔었음
예상했던 대로 얼굴 사주를 보고 연애운이니 돈운이니 하는 말들을 했음
약간 말이 길어지니까 엄마가 나중에 까먹을 수 있으니 녹음해놓자해서 내 폰으로 녹음했음
약간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간략하게만 추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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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쟁이: 관상은 변합니다. 고정되어있는게 아니에요, 얼굴 사진은 따로 파일로 빼놨고, 저기..
점쟁이: 누구에요?
엄마: 아들.
점쟁이: 그냥 말해도 돼요? 과감없이 해도 돼요?
점쟁이: 수명은 96까지 사실거 같고, 심혈관.. 위장, 어깨는 뭐 협착왔고, 치매는 없고.. 생각보다 사람이 단순해요, 알고 있죠?
설마 지금도 아저씨랑 같이 살아요? (<- 엄마가 남자 만나서 동거한다는 건 미리 말한 듯)
점쟁이: 남자 다시 만날거죠? (<- 엄마가 최근 동거하던 아저씨랑 다퉜다고 함)
어, 어차피 누님은 남자가 끝도 없어, 끝도 없어요, 이해했죠? 거기서 골라야해.
여기 누나는.. 아.. 아들, 아 저기는 엄마 삶 이해하니까 상관없다. 그.. 누나가.. 하 씨..
점쟁이: 누나가 밤에 좀 쩔어, 누나가 밤에 매력 있는거 알아요? 누나 엄청 매력이야, 남자가 끝도 없다. 근데 누나가 남자를
드럽게 못 골라. 내가 누나 가족이었으면 누가 싸맸을거야, 내가 누나 소개팅 시켜줬을 거야.
(..중략)..
점쟁이: 지금 누나가 선택지가 많아지고 있어, 그 사주가 맨날 보면 물장사가 나오거든? 근데 물장사를 물로 생각하면 안돼.
남자로 해석하는거야.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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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뒤는 형이라던가, 나라던가 (30대에 결혼할거라는 등), 엄마 사업 얘기이라던가, 별 시덥잖은 얘기여서 그랬는지
아니면 앞에 했던 '엄마가 밤에 쩐다'는 훅 들어오는 말에 충격을 먹었는지는 몰라도 뒷내용은 전혀 들리지 않고 가슴이 엄청 쿵쾅하더라고.
돌아오는 길에 엄마가 '괜히 갔다, 이상한 얘기만 늘어놓잖아.'하면서 내심 불평하고 있는데
나는 나름 재미 요소(?)가 생겨서 '아니야, 몇몇은 맞는 말 같애.'하면서 오히려 점쟁이 칭찬해줌. 되려 반대가 되어버렸네.
막 사주에 물의 기운이 많다느니 음양과 정기의 조화 어쩌구 하면서 말했으면 짜게 식었을텐데
'엄마가 밤에 매력이 미쳤다' 까놓고 말해버리니까 ㅈㄴ 흥분됬었음, 미리 녹음까지 했어서 가끔 생각날때마다 틀어보곤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