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고 눈이 내렸다. 어느 날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자 성벽에 흰 눈이 흩날리고 있었다.
나는 하얀 눈을 보며 행복감을 느꼈다. 나의 고향 마을과 송림에서 휘날리던 바로 그 눈과 같았다.
이날 아침, 나는 먼 고향에서 전해 온 소식을 받았다. 큰 누님이 쓴 편지였다. 지난 가을에 어머님이 며칠 동안 앓으시다가 세상을 떠나셨다는 사연이였다.
압록강은 흐른다라는 책을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책에서 주인공 미륵은 감정을 내비치지 않습니다 그저 있었던 일을 적어나갈 뿐이에요 그런데도 이 책에서 죽음은 많은 생각을 들게합니다
엄격했던 아버지가 죽을 고비를 넘긴 후 모든 일을 정리하고 염불을 외는데 집중하는 장면은 죽음이 가진 의미가 단순히 이별 뿐만 아니라는 걸 시사해요
살다보면 어느 한 가지에 매몰되기 십상이에요 그 때문에 주변에 소홀해질 수도 있고 나에게 필요한 것과 사랑하는 것을 저울질 할 수도 있죠
그럴 땐 잠시 멈춰 나를 품어주는 시간이 필요한데 우리 사회는 그리하기 쉽지 않죠
결국 우리 모두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건 변함이 없는데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