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생각을 넓혀주는 영화를 좋아해요
특히 구타유발자들은 제가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될 만큼 큰 자극을 받은 영화인데
후반부의 반전은 폭력과 죗값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문재에게 맞고 봉연이 하는 말을 잘 들어보면 봉연은 문재의 폭력을 참회의 도구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죽기 직전까지 맞았는데도 왜 그만 때리냐 갚으려면 멀었다는 대사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초반부 영화는 봉연이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연출했지만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기에 죄악감을 삼킬 뿐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정확히는 연기하는거죠
알게 모르게 악랄한 나를 연기하고 폭력 앞에 무너지는 현재를 보며 '골빙이' 시절의 자신을 품어주는거에요
그 '야만인'의 동생인 현재도 거대한 폭력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난 나약한게 아니다 라며 상처를 조금이나마 돌보는겁니다
이후 영화에서 다시 재회했을 때도 봉연은 가면을 벗지 않았어요
자신이 알고 있는 야만인 문재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길길이 날뛰며 자신을 때려야 했습니다
이래야만 죗값을 받고 참회할 수 있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부정당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문재는 무릎을 꿇으며 사과합니다
이제 모든 걸 끝내자면서요
봉연은 체념합니다
인격을 버리면서까지 과거에 폭력에 저항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재는 경찰이 되어 떳떳하게 살아가고 있고 자신은 인생이 망가져 버렸으니까요
그 순간은 가면을 내려놓고 '내가 잘 아는 나'로 살기로 해요
폭력 앞에 무력한 나- 골빙이로요
봉연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살았어도 문재에게 다시 복수한다든가 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문재는 죽었지만 봉연은 자신이 저지른 짓에 대한 당위성을 인정받았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