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유니온의 불꽃 1-593
아직 완결나지 않았음.
442장, 461―463장, 제469장, 474―484장 누락
이 작품은 현실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명일방주 플레이어가 운석에 맞고 그대로 지구에서 사라져 테라로 떨어지게 된 이야기다.
주인공은 프로토타입이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블랙 라이트 바이러스의 진화체가 되어 잡아먹은 인간의 외형이나 기억, 지식을 사용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을 잡아먹어도 기본 베이스는 지구의 인간이다.
자신이 굉장한 능력을 가진 것은 맞지만 무슨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할 지 몰라 리유니온의 탈룰라, 바벨의 테레시아 둘 중 한 명을 찾아가기로 정하고 제목 그대로 탈룰라를 찾아가 리유니온을 설립하는 걸 도와주는 내용이다.
탈룰라는 명일방주 속에서 온갖 개고생을 하고 멘탈이 붕괴하여 삐뚤어져버린 인물인데 주인공은 그녀를 커버하는 내용이 초반의 내용이다.
주인공의 능력이나 탈룰라의 상황도 좋지만은 않고, 특히 지옥 같다는 테라의 분위기나 상황이 그대로 깔려있어 소설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묵직하다.
사실 이 점에 좀 놀랐는데 왜냐면 명일방주라는 작품의 상황이나 배경자체가 개판이라 패러디에서는 개쩌는 치트로 분위기를 희석시키는 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그런거 없다. 테라에 온 걸 환영한다.
주인공은 탈룰라의 리유니온 운동을 돕기 위해 리유니온 인터내셔널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도 차리고 이런 저런 암약을 행한다.
이 암약이 처음 봤을 때 상당히 골때렸는데 대충 말하자면 서로 싸우고 있는 두 세력의 상황에 기름을 퍼붓는 일이다. 암살, 파괴 공작, 심지어 테러조차 감행한다.
암살, 파괴 공작, 살인은 본능에 따른 식사나 자기방어에 가까운 일이라 그러려니 했지만, 테러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이게 주인공이 할 짓이 맞나?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곳은 헬테라. 아무도 주인공을 의심하지 않는다. 서로 적들이 할 만한 짓이라고 생각하고 심지어 따라해서 더더욱 서로를 절벽으로 몰아간다. 주인공은 반성조차 하지 않는다. 누가 처음부터 그런 상황에 놓이래? 나중에 주인공이 이런 개판으로 몰아갔다는 걸 깨달은 사람이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혼자서 주인공 개새끼야!! 소리를 치지만 차마 누구한테도 말을 못한다.
주인공은 이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걸 얻거나 회사나 리유니온 운동이 더 나아가기 위한 기반으로 삼는다.
주인공은 탈룰라를 도우며 우르수스에서 살아가다가 기반이 잡히자 슬슬 자신이 우르수스에 없어도 되겠다며 전세계를 돌아다닌다.
블랙 라이트 바이러스는 굉장한 근력과 능력을 주는 바이러스지만 근간은 자신이 잡아먹은 사람들이다. 자신이 잡아먹은 사람들로 변신할 수 있고 주인공은 이 능력을 매우 잘쓴다. 모든 암약의 꽃이다.
바이러스는 신체를 변형하여 여러 형태로 변신시킬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 정말 안쓴다...
프로토타입 게임의 평타나 다름 없던 클로를 내 기억으로 딱 한 번 쓴다... 블레이드도 딱 한 번 쓴다.
힘으로 누군가를 제압해서 다루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능력으로 누군가를 도와준 은혜로 직접 움직이게 만드는 스타일이다.
처음에는 왜 힘으로 제압하는게 더 편하지 않은가? 왜 이렇게 행동하나 싶었는데 나는 주인공이 왜 그랬는지 나중에 가서야 깨달았다.
이 소설을 추천하는 편이지만 스포일러가 될 부분은 하얗게 칠해서 드래그 하면 볼 수 있도록 하지만 찐빠가 있는 부분은 미리 적어놓겠다.
우선 설명이 좀 길다. 특히 1화, 3화 4화는 없어도 되거나 줄여도 되자 않나? 라고 생각하는 회차다. 처음에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익숙해지면 나름 전문성이 느껴지며 작은 행동이 어떻게 큰 결과로 돌아오는지 작가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고 느껴진다. 물론 필자는 멍청해서 진짜로 가능한지 아닌지 모른다. 그냥 먹는다.
그러나 39화부터는 당황스럽고 42화부터 68화부터는 대략 난감했는데 시테러와 크툴루 신화 짬뽕과 엮여버린 주인공이 시공간에 관한 권능을 획득하고 생기는 타임 패러독스를 26회 분량으로 하루히의 엔드리스 에이트를 소설에서 구현하고 있어서 읽는 나는 정신이 나갈 뻔했다.
시테러는 명일방주에 나오는 괴물 종족인데 지금은 뿌리가 어딘지 어째서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밝혀졌지만, 이 팬픽을 쓸 당시에는 밝혀지지 않았는지 크툴루 신화와 합쳐서 표현한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거의 똑같은 내용을 43장부터 68장동안 4번 정도 반복하니 정신이 나갈 뻔했다. 루프하는 동안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어려워서 그냥 빠르게 넘겼다.
이거만 넘기면 괜찮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용어집에 문제가 있는지 여러 인물의 이름이 잘못 번역되었다.
리유니온이 로도스 아일랜드라고 적혀있거나 이올레타라는 캐릭터는 로즈몬티스(...)로, 데겐블레허는 위슬래쉬나 사일라흐(...)로 번역되었다.
총웨랑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 총웨로도 번역된다...
ai소설을 잘 알고 명일방주를 잘 아는 사람들은 아 찐빠가 나버렸구나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하며 뇌내에서 알아서 해석하는 수 밖에 없다.
명일방주 패러디가 용어가 너무 많아서 어렵다고 한 글을 봤었는데 이제야 그 어려움을 깨닫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주인공의 모든 행동은 리유니온 운동이라는 운동을 전세계에 확산시키기 위한 행동이나 다름 없다. 주인공의 행동에 선악을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것을 내가 한 나라의 외교나 군사 활동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범죄는 무슨 말을 하든 정당화하기 어려우나, 주인공이 하는 일이 세계적으로 모든 이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기 시작할 때, 어. 주인공이 하는 일은 리유니온을 위한 일이니 리유니온의 사상이 전 세계에 퍼진다면 주인공의 행동은 지금은 혁명 미래에는 공권력이 되는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인공이 리유니온 선언 써내고 세계에 꺼냈을 때 작가가 미친놈(칭찬)이라고 생각했다. 마르크스 - 엥겔스 공동집필이었던 현실의 공산당 선언처럼, 이 작품 속의 리유니온 선언은 저자 탈룰라(주인공이 이런 걸 적었는지 모름) 라고 적어놓고 자신은 저자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직접 쓰고 퍼트리며 이 리유니온 선언이 두 사람의 공동 작업이라는 듯이 표현한다.
이래서 이 소설 제목이 리유니온의 불꽃이었던 것이다. 왜 힘으로 사람들을 제압하지 않는지도 깨달았다. 제일 중요한 건 힘으로 그때 그때의 위협을 타개하는 것이 아니다. 리유니온의 사상을 세상에 퍼트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결 방법이나 결과는 항상 리유니온과 직결되어야 한다.
작가가 여담에서 자신이 논문을 쓰고 인턴십을 하느라 바쁘다고 해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공부를 너무 많이해서 정신이 나갔구나. 하지만 공부하는 사람다운 꼼꼼함도 익숙해지면 괜찮고 비문학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재밌다고 느낀다.
특히 이런 꼼꼼함에는 장단이 있는데 주인공의 시점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시점도 꼼꼼하게 묘사해서 왜 상대가 이런 상황에 빠졌는지 설명해준다.
주인공의 시선에만 집중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단점이지만, 다른 캐릭터들의 행동 원리나 활약에 대한 것도 맛있게 먹는 사람에게는 장점으로 다가온다.
특히 예전에 메인 스토리의 런디니움 사변에서 만드라고라, 가울부흥회, 글래스고 갱단, 자경단 뭐하러 등장시켰냐면서 그들에 대한 묘사가 좋지 않다는 글을 봤었는데, 이 작품에서 한 번 묘사하거나 시점을 보여준 이들은 쓸데 없이 버려지는 일은 없다고 느꼈다.
후반에 잘 나오지도 않지만 초반부터 단단하게 다져놓은 탈룰라의 존재감은 주인공이 누군가와 썸을 타는 것 같아도 어 얘 바람피나? 라는 느낌은 절대로 만들지 않는다.
결론.
번역 찐빠가 좀 있고 설명도 길고 분위기도 묵직하지만 익숙해지거나 그런 것 상관 없다는 사람이나 독타들에게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