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만 봤지만 재밌네요
일단 주인공은 평행 우주의 자기와 거의 비슷한 환경의 인물에 빙의합니다
비슷한 가정환경, 피아노 전공, 학력 그래서 원 육신의 인생에 쉽게 녹아들지만 굳이 빙의물이었어야했나는 의문도 듭니다
(저는 빙의물을 꺼려하는데 그 이유가 원 육신의 가족과 지인이 주는 정은 주인공을 향한 게 아닌데, 이점을 잘 해결하지 않고 그냥 당연히 받아들이다보니 보는 내내 찜찜한 느낌이 조금 들더군요)
여튼 <제발, 집에 가서 피아노 연습 좀 해>는 잘 썼다는 느낌이 드는 소설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부터 얘기하자면 번역퀄이 좋아요
빠르게 읽느라 놓쳤을수도 있는데, 살짝 안맞는 단어가 존대에 몇번 섞인 걸 제외하곤, 존대말 반말이 바뀐게 두어번 정도 밖에 없습니다(1권 133장 까지)
그리고 손번역이 아닌가 싶을정도로 연주와 연주의 감정 묘사가 잘 되어있고, 연애의 감정선, 주인공이 학생을 키특해하는 것, 막혔던 부분이 뚫리고 실력이 상승하는 카타르시스적 묘사 등 다양한 장면들의 번역이 잘 되어있습니다
번역에 굳이 티를 잡자면 이름이 한국식으로 안되어있고 중국 발음 그대로 써있는 경우들 정도.
이제 소설 자체를 보자면
주인공은 시스템을 얻긴했지만 이게 너무 사기적이지 않습니다.
실력 상승의 쾌감을 묘사할 수있는 필력이 있는데 뭐하러 상태창 딸깍으로 하이라이트를 날려버리겠습니까
게다가 피아노물 즉 일종의 전문가물인데 상태창 치트를 써버리면 주인공의 피아노에 대한 열정과 노력은 사라지고, 훈련은 안하고 약물에만 기대는 스포츠 선수나 다름없어지겠죠
그래서 이 소설에서의 상태창은 주인공을 보조만 하고 대부분은 주인공이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하며 깨닫고 성장하는데 집중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충분히 독자가 몰입할수있게 썼습니다
그리고 처음엔 제목과 주인공이 학원 강사로 일하는 탓에 남을 육성하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 웹소는 독자가 주인공에 자신을 대입해 보는 장르인 만큼 주인공이 성장해야 제맛아니겠습니까
다행이 주인공이 남을 가르치기만 하는 게 아니고 제대로 피아노 연주자가 되려하는 거 같습니다.
반대로 남을 육성해내는 걸 메인으로 보고 싶은 독자에겐 좀 아쉬울수도 있지만, 학생들 가르치는 장면도 저는 괜찮게 봤습니다
연주 장면에 비해 묘사는 공들이지 않았지만(사실 가르치는 걸 세세히 묘사하면 교과서가 되겠죠) 가장 중요한,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독자들도 갖게하는 건 잘 합니다
주인공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잘 되었으면, 피아노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이런 감정이 들게해요
그리고 중국 소설 볼 때 제가 중요시하는 건데, 중국식 사패(특히 선협) 감성이나 중국의 열등감에서 치고 올라오는 타국가 혐오, 느닷없는 중국 숭배 이런 건 아직까지 없습니다.
피아노물이고 글 분위기가 이런게 나올거같은 느낌도 아니라 괜찮을거같네요
주인공 성격도, 계산적이거나 이득 원한 따져가며 얼음처럼 냉정하게 변하는 이런 인간미 없는 중국 주인공 성격이 아니고, 피아노와 학생들에 진심이고 정 있는 성격입니다
굳이 중국스러운 걸 찾아내자면 비흡연자 육체 차지해놓고 결국 담배 찾는 거 정도? (제가 본 중국 현대물 주인공들은 담배를 굳이굳이 꼭 피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초반만 봤지만
디테일, 연출, 감정, 인물 묘사 괜찮고 글의 흐름이나 속도감도 괜찮아서 재밌는 성장물이자 전문가물로 보입니다
이 퀄리티가 쭉 이어지길 바라며 마저 읽으러 가고 다 읽으면 후기 내용 추가하겠습니다. 번역하고 올려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