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화
똑똑-
“들어오세요~ 아! 키쿄구나 오늘 당번 잘 부탁해~ 오느라 고생했어.”
“별말씀을. 나도 그만큼 당신에게 도움을 받을 거니까.”
사무실에 들어온 키쿄는 의자가 아닌 소파 쪽으로 향한다.
“응? 키쿄, 오늘은 거기서 일을 도와주게?”
“내가 방금 말하지 않았나? 나도 당신에게 도움을 받을 거라고.”
무슨 영문인지 몰라 난 키쿄에게 다시 질문을 했다.
“어떤 도움을 받고 싶은데?”
“얼마 전에 트리니티의 아이에게 귀청소를 해줬다면서? 나도 요새 귀가 간지러워서 말이야.”
얼마 전 카즈사에게 귀 청소를 해줬지만 그 이야기는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는데...
“그걸 어떻게 알았어? 분명 아무에게도 말 안 했는데? 그 아이도 남에게 말할 성격도 아니고.”
“백화요란의 작전참모의 정보력을 무시하지 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이정도 정보전은 기본이야.”
여름도 아닌데 습해지는 기분이었다. 어찌되었든 난 서랍에서 솜을 꺼내 키쿄가 있는 소파에 다가가 앉았다.
“자, 여기 누워 키쿄.”
난 키쿄에게도 무릎을 두드리며 말했다. 키쿄는 살포시 옆으로 누웠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키쿄의 귀는 앞으로 향해있어서 옆으로 누으면 귀를 청소해줄 수 없었다.
“저... 키쿄? 이러면 귀를 청소해줄 수 가 없어서 앞으로 누워야할 것 같은데?”
“뭐?”
키쿄는 잠시 당황한 듯 하더니 아무렇지 않은 척 날 보며 누웠다. 하지만 얼굴엔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이정도는 예상했지. 작전 참모잖아?”
‘이건 전혀 못했는데...’
겉과 속으로 다른 말을 하는 키쿄는 애써 침착한 표정을 유지했다.
앞으로 누운 키쿄의 귀는 속까지 훤히 보였다. 난 다시 솜을 들고 청소할 준비를 했다.
난 키쿄의 머리를 감싸듯이 팔을 둘러 한 손으로 귀를 받혔다. 자연스레 키쿄와 얼굴이 가까워졌다.
“다...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
당황한 키쿄는 말을 더듬으며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응? 하지만 귀 청소를 하려면 귀를 받혀야하는데 이 자세가 아니면 힘들잖아? 그리고 키쿄가 말했지? 체온이 전달되는 거리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내 정론에 키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 내 무릎에 머리를 댔다.
“자 그럼 시작할게?”
예전에 했던 것처럼 귀 중간 쪽부터 바깥쪽으로 쓸 듯이 솜을 문질렀다. 의외로 키쿄는 반응이 거의 없었다.
“키쿄는 얌전히 있네? 간지럽지 않아?”
키쿄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아. 그나저나 당신 꽤 잘하네? 다른 아이들에게도 많이 해줬나봐?”
갑작스런 공격 질문에 난 약간 당황했다.
“아니 아니, 저번에 그 아이가 처음이었어. 키쿄가 두 번째고.”
키쿄는 의심의 눈초리로 날 보았지만 이내 다시 보통의 눈빛으로 돌아왔다.
귀 청소를 하던 중 귀와 머리의 교차점을 닦기 시작하자 키쿄의 몸은 잠깐 움츠러들었다.
“응? 키쿄 무슨 일이야?”
“별... 별로 아무것도 아니야. 계속해”
난 키쿄의 약한 부분을 찾았다는 생각에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접합부를 문지를 때마다 키쿄의 숨은 거칠어지고 신음을 참는 키쿄가 보였다. 키쿄는 눈을 질끈 감고 꼬리는 내 다리를 꽉 조였다.
“저... 키쿄? 다리가 조금 조이는데?”
키쿄는 어떻게든 아무렇지 않은 척 말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숨을 몰아쉬는게 뻔히 보였다.
“하아... 당신, 어른이니까 그 정도는 참으라고?”
난 그런 키쿄의 그런 태도에 더욱 놀려주고 싶었다.
“자 그럼 이제 안쪽을 청소할게? 움직이면 안 돼?”
안쪽을 청소하기 위해 키쿄의 귀를 얼굴을 더 가까이 가져갔다.
귀 안쪽 벽을 빙 둘러 솜을 문지르자 키쿄의 허리가 들썩였다. 키쿄는 이를 악물고 신음을 참으려 했지만 결국 신음은 새어나왔다.
“흐읏!”
“조금만 참아봐. 작전참모님 금방 해줄게.”
난 아까 키쿄가 내게 해줬던 말을 돌려주며 키쿄가 쉴 시간을 주지 않고 계속 귀 안쪽을 문질렀다.
어떻게든 몸이 움찔거리는 걸 참으려는 키쿄의 표정은 매우 귀여웠다. 난 조금만 더 키쿄를 놀려줄까 했다.
“키쿄는 이쪽이 약한가 보네? 의외야.”
키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입을 여는 순간 참고 있던 신음이 나올 것을 염려한 것 같다.
대답 대신 날 째려보던 키쿄였지만 난 그 눈빛을 웃음으로 무마시키며 반대쪽 귀에 손을 가져다댔다.
솜을 교체하는 사이 키쿄는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고 난 그 순간에도 어떤 장난을 칠지 생각했다. 이번엔 아까 키쿄가 약했던 접합부 부분부터 시작했다.
귀 중간부분부터 시작할거란 키쿄는 예상치 못한 공격에 결국 신음을 내뱉었다.
“히얏!”
“응? 왜 그래 키쿄?”
난 일부러 모르는 척 키쿄에게 물어보았다.
“아... 아냐 별로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그럼 계속할게.”
접합부를 청소한 후 안쪽을 청소하자 키쿄의 몸은 꿈틀대고 있었다. 몸이 꿈틀대기에 아무래도 청소를 계속하기가 힘들었다.
“그... 키쿄 계속 움직이면 청소하기 힘든데?”
난 그 이유는 알지만 짓궂게 물어보았다. 내 질문에 키쿄는 꼬리에 힘을 주어 내 다리를 더 쌔게 조였다. 단순히 조이는 거였지만 꽤 아팠다.
“아아아! 아파 키쿄!”
“흥!”
콧방귀를 뀌며 키쿄는 내 눈을 피했다.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난 마무리 일격을 줄려고 했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후=
키쿄의 귀에 바람을 불자 키쿄는 벌떡 일어났다. 갑자기 일어나는 상황에 나랑 머리를 박았다.
키쿄는 경멸하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 이번 일은 잊지 않을 거야. 백화요란의 작전참모에게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거란 생각하지마.”
“귀 청소는 키쿄가 해달라-”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키쿄는 얼굴이 빨개진 체 백화요란으로 돌아갔다.
“음... 다음에 백화요란에 갈때는 귀를 미리 청소하고 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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