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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샬레는 기본적으로 항상 출입이 자유롭고, 가기 전에 통보하는 것도 원칙적으로는 필요 없다. 나도 처음에는 연락 후에 가곤 했지만, 주위 사람들이 부담 없이 출입하는 걸 보다 보니 어느샌가 약속 없이 방문하게 되었다. 보안이 엄격한 시설일텐데, 이상한 일이긴 하지만 선생님도 항상 밝게 환영해 주시고 특별히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늘, 이 날까지는
"선생님, 무슨 일 있으세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집무실 문을 두드린다. 지금까지 잠겨 있던 적은 없었는데 오늘에 한해 잠겨 있었다. 노크를 하면 대답이 있었기 때문에 있는 건 확실하지만 선생님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괴로운 것이 마음에 걸린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히후미. 조금...... 어....... 아, 그래! 기밀성이 높은 서류를 정리하고 있어서, 잠궈두고 있었어."
묘하게 상기되어 있고, 뭔가를 참는 듯한 목소리. 역시 선생님의 상태가 평소와는 다른 것 같다.
"그럼 어쩔 수 없지만...... 어쩐지 목소리를 들어보니, 선생님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괘, 괜찮아!! 나라면 완전 문제 없....... 아얏!!"
갑작스러운 신음소리에 나는 안절부절못하며 문에 가까이 다가갔다.
"서, 선생님!? 괜찮으세요? 혹시 다치셨나요!?"
"괘, 괜찮아!!!"
"아무래도 괜찮은 목소리는 아닌데요!? ......이렇게 되면 문을 부숴서라도......"
내가 발로 차기 직전, 선생님이 당황한 듯 큰 소리를 낸다.
"히후미, 안 돼! 정말로! 괜찮아!! 괜찮으니까!!"
"하지만, 정말로 걱정돼요!! .......훌쩍....... ㄱ, 그...... 저는 그렇게 믿음직하지 못한가요?"
"......으윽!"
조금 작전을 바꾸기로 했다. 나는 최대한의 슬픔을 담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선생님의 죄책감에 호소한다. 비겁한 방법이지만 선생님이 숨기려는 것이 중대한 질병이나 부상이라면 어떻게든 빨리 확인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거짓울음이든 뭐든 한다.
"그렇지 않아. 히후미에겐 엄청 의지하고 있고, 너는 보충수업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야."
"하지만....... 훌쩍...... 안에 들여보내주시지는 않는군요. 제가 곤란할 때는 상담해 주시면서, 반대일 때는...... 혼자서 끌어안으시는 건가요?"
"히, 히후미? 어, 그러니까....... 나 지금은 딱히 곤란하지 않은데?"
"거잣말이에요! 저는 하나코쨩만큼 촉이 날카롭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금 선생님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요!!"
문 너머의 선생님은 입을 다물었고, 침묵이 흘렀다. 그도 갈등하고 있는 거겠지.
"......부탁드려요. 선생님...... 부디, 문을 열어주세요. 반드시 힘이 될게요! 물론 평범한 저로서는 기술적인 도움은 되지 못할 지도 모르지만, 그 경우엔 제대로 이야기를 듣고 잘 아는 분에게 맡길 테니까......"
"어....... 기술적인 문제인가...... 그렇지. 어떻게 보면 기술적인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어느 쪽인가 하면, 신체적인 문제? ...... 일지도......"
"네?"
수수께끼 같은 말에 나는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신체적인 문제라는 건......
"서, 설마 어디 다치셨나요? 큰일이야, 당장 구호기사단을......"
"기, 기다려! 부상 같은 건 아니야!! 외상이나 내출혈도 딱히 없어!!"
"하지만, 몸에 문제가 있는 거죠? 그럼 병이라거나......?"
역시 구호기사단을 부르기 위해 폰의 전화번호부를 띄운 타이밍에 선생님의 필사적인 목소리가 닿는다.
"제, 제발 부르지마!! 그럴거면 아직 히후미 한 명에게 보여주는 쪽이 나아!!!"
한 명? 낫다?
"어...... 무슨 말씀이시죠?"
"아, 미안해. 그...... 말하자면, 뭐 봐달라고 하는 편이 알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봐달라고 하면 확실히 문제가 된다고나 할까......"
"죄송하지만,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 아, 뭐라고 해야 좋지......"
문 너머에서 선생님이 심호흡하는 소리가 났다.
"음, 상황을 설명하기 전에 한 가지 묻고 싶은데, 히후미는 모모프렌즈를 정말 좋아하지?"
"아, 네."
갑자기 모모프렌즈의 이름이 나온 것에 당황했지만 척수 반사적으로 긍정한다.
"모모프렌즈의 굿즈도 여러가지가 있잖아."
"네, 뭐....... 역사가 있으니까요."
"그만큼 잔뜩 있으면 말이야, 다양한 방법으로 갖고 노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음? 뭐...... 그렇죠. 감사하거나, 안고 자거나, 뺨을 비비거나......"
"맞아. 즉, 모모프렌즈는 신체 접촉을 위한 굿즈가 많다는 거지."
"확실히 그렇지만...... 선생님이 대체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건지 저는 잘......"
"응...... 그래서, 뭐, 나도 그...... 놀고 있었어. 그랬더니 빠지지 않게 돼서......"
안 빠져? 모모프렌즈 굿즈에 뭔가를 넣을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었나? ......앗!
"혹시......제가 얼마전에 선물한 페로로님 인형의 부리에 손가락이 끼어버린 건가요?"
"그, 그거야!"
"아하하...... 그렇군요."
그렇다면 알 것 같다. 아이가 손가락을 집어넣고 빠지지 않아 병원에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설명서에 주의문구가 있을 정도다. 아마 선생님도 같은 상황이 되는 바람에 그런 유치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학생에게 들키는 게 부끄러워서 숨기고 있었던 거겠지. 선생님에게 어린아이 같은 부분이 있다는 건 대부분의 학생이 알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거라면 빼낼 방법이 있으니 안심해주세요."
"저, 정말!?"
생각보다 큰 안도감이 엿보이는 목소리였다. 아무래도 선생님은 상당히 초조했던 모양이다.
"네. 요령은 좀 필요하지만 쉽게 빠져요. 다만 설명만으로는 처음엔 어려우니 괜찮으시다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아니, 괜찮아! 괜찮아!! 입으로 말해주면 돼!!"
"그런가요? 그럼 우선은 부리를 두 손가락으로......"
그렇게 나는 부리를 닫는 힘을 푸는 요령을 설명했지만, 절차가 조금 복잡하고 힘 조절에 요령이 필요해서 선생님은 고생하시는 것 같았다.
"선생님, 어떠세요?"
"음, 잘 안되네...... 역시 손가락보다 크니까......"
"손가락보다 커?"
그건 설마......?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일단 가르쳐준 방식으로 열심히 해볼 테니까, 히후미는 이제 돌아가도 괜찮......"
"선생님, 실례하겠습니다!!"
"!!?"
나는 문을 박차고 집무실로 돌입했다. 거기에는 예상대로의...... 아니, 예상보다도 비참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네, 빼냈어요...... 선생님."
나는 페로로님 인형을 들어 책상에 놓았다. 그때까지 멍하니 굳어 있던 선생님은 자신의 상황을 알아차리자 황급히 발목의 팬티와 바지를 올린다.
"본 바로는 부상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을 위해 이후에 비뇨기과에서 진찰을 받아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해요."
설마, 오늘 선생님의 중요 기관을 뵙게 될 줄은 몰랐다. 본래라면 좀 더 단계를 밟고 나서 봐야 하는 것이긴 하지만, 인생이란 항상 예상을 뛰어 넘는 듯하다.
선생님은 어두워진 얼굴로 탄식하고 있다.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충격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
"그...... 아하하, 괜찮아요. 저는 신경쓰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생각보다...... 선생님의 그게 귀여워서 포근한 기분이 들었다고 할까......"
".....여줘."
"네?"
"죽여줘...... 누군가 나를 죽여줘. 아니면 거세해줘."
"네에!!?"
"이렇게 되면 내가 나를 끝내겠어! FATALITY!!"
나는 기묘한 외침을 지르며 달려나가 조리실로 들어가는 선생님을 뒤쫓았다. 그가 칼을 꺼내 바지 지퍼를 연 타이밍에 어떻게든 잡아챈다.
"말리지 말아줘, 히후미!! 이제 내 수치와 죄는 피로 씻을 수밖에 없어!!!"
"지, 진정하세요, 선생님!! 서두르시면 안 돼요!!"
"집무실에서 인형으로 자위한 걸 하필이면 그 인형을 보낸 학생에게 들켰어!! 세상에 이보다 더한 수치가 있을까? 아니, 없어!! 미안해, 히후미...... 네 신뢰를 저버리는 쓰레기 교사는 이 세상에서 당장 사라져야......"
"페로로님으로 자위하는 것 정도는 평범한 일이에요!!!"
"에!?"
선생님은 날뛰는 것을 그만두고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조금 부끄러웠지만, 이렇게 되면 나도 창피함을 무릅쓰는 수밖에 없다. 선생님을 구하기 위해서다.
"......실은 저도 가끔, 페로로님이나 웨이브캣님, 스컬맨님으로 해버리거든요...... 주 5회정도."
"에?"
"그치만 페로로님의 부리에서 나온 혀라든가, 웨이브캣님의 배라든가....... 엄청 섹시하잖아요! ......그래서, 선생님이 페로로님을 그런 눈으로 봐버리는 것도 솔직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 인형은 어디까지나 감상용이라서, 하고 싶다면 제대로 전용 굿즈를 사는 게 좋겠지만."
"에?"
거기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선생님에게도 내게도 득이 되는 아이디어를.
"맞다! 지금부터 블랙마켓에 사러 가죠! 남성용도 아마 팔고 있었을 테니, 그거라면 선생님도 앞으로 곤란한 일은 없을 거예요. 그, 감상용으로 하고 싶은 것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만, 지금은 블랙라이트라...... 쉽게 들켜버리기도 하고."
"에?"
나는 굳어 있는 선생님의 팔을 잡고는 함께 샬레의 빌딩을 나와 걷기 시작했다.
"그래도 다행이에요. 지금까지는 모모프렌즈의 그런 매력에 대해 말해도, 이해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동지를 발견한 것 같아 기뻤다고 할까요..... 반 친구 앞에서는 자제하고 있었지만, 앞으로 선생님과 단둘이 있을 때는... 마음대로 얘기해도 괜찮은 거네요!!"
"에? 에? ......에에!?"
선생님은 혼란스러운 모습이었지만 걱정은 없다. 내가 잘 이끌고 설명하면 언젠가는 침착하게 자신의 성적 기호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예전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에헤헤, 기대되네요."
밖은 햇볕이 따갑고 더웠지만, 피부를 쓰다듬는 바람은 시원했다. 나는 그의 팔을 껴안고 그 심란한 눈동자를 향해 활짝 웃었다.
몇 년 후, 아지타니 히후미는 선생님과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 태어난 아이에게는 어째서인지 엄마에게는 없는 하얀 날개가 돋아 있었고, 담당 의사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트리니티 혈통의 격세 유전이라고 자신을 납득시켰다.
"에헤헤, 이 혀를 내미는 모습...... 빼닮았네요, 당신."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12751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