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좀 지났어서..착각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그때 느낀 감정이나 본 모습들은 전부 생생하네..
글 쓰면서도 사건의 순서가 뒤죽박죽이지 않을까 싶지만 내가 기억하는 최대한 그대로 써볼께..
쨋든 물 속에 있다가 나는 엄마쪽으로 향해 가는데 누군가 나를 못 가게 잡아 당기는 느낌이 들었어 보면 안될걸 보았다 라는 생각과 옷이 바닷물에 젖어서 그런지 진짜 평생 입어본 옷 중에 가장 무겁게 느껴졌어..내 몸이 내것이 아닌 느낌이 들었는데..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여곡절 끝에 내가 모래사장 쪽으로 나오고 엄마가 있는 파라솔쪽에 다가왔을때 간발의 차로 남자들은 이미 엄마쪽 파라솔에 들어갔어..
바보같이 한번 넘어졌었는데 넘어지지 않았더라면..
그래도 꼴에 아들이라고 엄마라고 외치고 싶었는데 당장 눈 앞에 있는 남자들 모습들을 보니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
예전에 동물 다큐멘터리에 호랑이의 울음소리 들으면 굳는다는데 말 그대로 호랑이를 본 느낌이었어..
남자들은 운동을 엄청 했다 싶을 정도로 몸이 엄청 좋았고 거기다가 위압적인 문신까지 상의, 뒤로 다 덮여있었으니까..
요즘에야 문신들 많이 하고 그러지만 나는 그때 처음으로 이레즈미 라는 것을 처음 봐서 그런지 공포감에 못 움직이더라고..
나는 바보같이 엄마가 있는 파라솔을 서성이면서 남자들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어..
사람이 뭔가 집중하면 그 소리만 들린다고 하잖아? 딱 그거였어..엄마가 있는 파라솔에만 귀 기울이니 다른 소리는 안 들리고 대화만 조금씩 들려오더라고..
남자들은 엄마에게 시시콜콜한 이야기하면서도..
"대회 나오시려고 한거에요?"
"혹시 가짜사나이 보세요? XX교관 아시죠? 제 동기에요ㅋㅋㅋ"
"그러면 OO씨도 보셨겠네요? 우리 센터 다니는데! 아시는 분 만날지 몰랐어요!" 라며 호들갑 떨면서 하는 말들이 들려왔고..
나는 빨리 남자들이 파라솔에서 나가주길 바랬지만 남자들은 이번만큼은 놓치면 안된다는 듯이 자리를 아예 잡아버렸어..
엄마가 아는 사람이라는 것에 긴장을 놓은걸까 아니면 군인 출신 집안이라 군인들에 대한 동경 때문일까
특히 그때는 가짜사나이가 예능계의 한 획을 쓸기도 하였고 엄마 역시 가짜사나이에 대해서 굉장히 호의적으로 보셨어..
약간 무한도전 보는 느낌으로 말이야..실제로 군인 나오는 프로그램들은 거의 다 챙겨봤다해도 과언이 아니야..남자답다나 뭐라나..
엄마가 운동하시면서 자연스럽게 남자다운 것에 뭔가 동경이 있는거 같아보였어.. 그래서 군인들 나오면 항상 멋있다고 하셨거든..뭐라도 해주고 싶다고..
..그런데 막상 TV에서 보던 남자들의 친구들이 눈앞에 있다니..
남자들이 침범한 것에 긴장하던 것도 풀리셨는지 금새 잘 대답해주고 그러셨어..아니..아니면 처음부터 긴장 안 했을지도 모르지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오가면서 몇몇 대화는 기억나지 않는데 애들이 떠들면서 지나가는 바람에 엄마랑 무슨 이야기하는지 못 들었던 장면이 기억 나거든..
남자들은 또 많이 합을 맞춰보았는지 엄마의 위 아래로 자리를 잡은 상태였고..남자들은 본격적으로 엄마를 향해 뭐라고 이야기했는데..
부산스럽게 움직이는게 보였지..그리고 남자들은 우리가 가져온 양산을 피고 나는 엄마가 양산에 가려진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어..
아차 싶은 순간에
양산 위로 엄마의 상의 끈이 풀어져 나오는 남자의 손을 보게 되었지..이때 진짜 심장이 터질거 같더라..
엄마가 허락한걸까? 라는 생각과 무슨 일이 벌어지는걸까 하는 걱정..
남자들의 손이 움직일때마다 치덕이는 소리와 찌익하고 짜지는 오일소리에 나는 미쳐버릴 것 같았어..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었지만..겁이 많아 그러지 못했지..
결국 나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 주변을 둘러보았어..다행히 저 멀리 선글라스 낀 사람이 돌아다니고 있었고..딱 봐도 안전요원같이 보였어..
살았다 싶었지..안전요원은 한 손에는 체크리스트 같은 책자를 들고 다니며 지나치게 가려진 파라솔을 지적하며 고쳐질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이동했거든..
한편으로는 나는 들려오는 소리에 귀가 자동으로 기울여지더라고..
나는 계속 주변을 맴도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