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198.935)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이제 3년차이자 첫 담당 맡는 중인 신인 트레이너입니다.
최근 들어 A선배(편의상 이렇게 부를게요)가
저보고 자꾸 “너 지금 큰일 났다. 당장 이사 가라.”고 하더라구요.
정 못믿겠으면 우마인사이드에 글 올려보래서 처음으로 글 올려봅니다.
저는 운좋게 상반기 시험에서 통과해서 하반기에 바로 트레센 중앙으로 바로 배정받고,
반년 정도 A선배 팀에서 보조로 일하다가,
운 좋게 제 담당이 생긴 케이스입니다.
담당이 워낙 재능도 있고, 노력도 대단한 아이라,
데뷔전 1착, 더비 2착.
얼마 전엔 국화상도 우승해서 G1 타이틀도 땄습니다.
다만 애가 자존감이 좀 낮고, 마음이 너무 여려요.
자기 잘못이 아닌 일도 전부 자기 탓으로 돌립니다.
주니어때는 기록이 생각보다 안늘어서
"메뉴를 조정해야하나..." 혼잣말 하는 걸 들었는지
혼자 추가 트레이닝 하는 걸 보고
급하게 뛰어가서 말린 적도 있었어요.
심지어 얼마 전 국화상 우승 후엔,
자기가 3관을 막아버렸다고… 자책하더라구요.
아무튼 트레이너 입장에선 담당이 열심히 노력해서 정정당당하게 이겼는데,
자책하는 걸 보면 마음이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이고, 3관 막힌 당사자랑 대화 주선해서 오해도 잘 풀게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좀 밝아지기도 했고 전보다는 조금은 뻔뻔해지기도 했어요
그리고 요즘 들어 고맙다면서 점심으로 주먹밥도 만들어주기도 하고
얼마 전엔, 할로윈 때 입었던 뱀파이어 복장을 다시 입고 와서는
자기의 권속이 되라고 하면서 장난치더라구요.
저번에 독감으로 병가를 냈을 땐, A선배한테 제 주소를 물어서 찾아와 병간호도 해줬습니다.
밥 맛있다고 고맙다고 하니까 매일도 차려준다고 농담까지 하더라구요.
그날 이후로, 매일 아침마다 같이 등교하자고 해요.
상담할 게 있다거나 트레이닝이나 레이스에 관해 할 얘기가 있다고 하면서요.
막상 별 내용 아니거나 얼버무리길래 그냥 장난치고 싶었나보다 싶어요.
뭐 아무튼 조만간 크리스마스인데 아리마기념 전날인지라
레이스 이후에 같이 담당 고향에 맛집이 있다고 같이가기로 했어요.
마침 A선배 담당 중 한 명도 아리마 기념에 나간다길래,
아리마 이후에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아서 연락드리고,
겸사겸사 그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선배가 갑자기 표정이 굳더니,
“내가 네 집 주소 알려준 적 없는데?”
이러는 겁니다.
선배가 까먹으신 것 같아서 좀 더 얘기를 했는데,
선배는 자기는 애초에 제 담당이랑 연락 자체를 한 적이 없답니다.
아니 애초에 연락처 자체를 모른답니다.
그리고선 자기가 이번 기수중에 아는 후배가 있는데 보조 트레이너로 붙여줄테니까
메뉴짜는 거나 지시는 제가해도 다른 건 보조한테 시키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전 아직 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담당도 한 명뿐이라
괜히 더 혼란스러워질 것 같아서 거절했습니다.
집도 지금만큼 조건 좋은 곳 찾기 어렵기도 하고...
그렇게 넘겼는데,
그 뒤로 며칠 동안 A선배가 계속 묻더라구요.
“혹시… 담당이 ~~한 적은 없냐?”
이런 식으로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면서 정 모르겠으면,
우마인사이드에 글 써보라고 얘기하길래
글 남겨봅니다.
전 아직도 모르겠어요.
왜 A선배가 그런 말을 했는지,
왜 이사까지 가라는 건지.
곧 담당이랑 약속이 있어서,
급히 적느라 글이 두서없네요.
다녀와서 다시 확인해볼게요.
혹시, 답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