탭을 뭐로 해야하나 잘 모르겠는데, 일종의 고민같은거니 고민탭에 올려봄
어느 이야기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반년전부터 여장을 하고 있어.
여장이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니고 그냥 여자 옷을 사서 입어보는 정도야
맨 처음에는 그냥 원피스랑 니삭스만 사서 입어보는 정도였는데,
여자 옷을 입어보니까 제모도 안 된 내 몸이 보기 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살면서 처음으로 제모란 걸 해보고,
제모를 해보니까 속옷도 입어볼 수 있을 거 같아서 속옷에 캐미솔까지 입어봤고,
옷을 풀세트로 입어보니 내 얼굴이 보기 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예전이라면 절대 안 샀을 핑크색 마스크를 사서 얼굴을 가려보기도 했고,
이제는 화장이라도 조금 해야하나는 생각까지 하게되는 정도가 되었어.
여장 커뮤니티 글이나 X글들을 보면, 여기서 더 발전되면 오프 나가거나 주기적으로 만남을 갖거나 한다든데
나는 거기까지는 진도를 못 나갈 것 같아. 아니. 못나갈거야.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일단 나는 남자를 대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거부감을 강하게 느끼거든.
아. 아예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는 아냐. 나름 친구라면 친구랄 사람도 있고, 직장생활에서도 잘 지내고 있어.
하지만 근본적으로 나는 남자가 불편해.
그래서 여장이라는 공통의 화제거리를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그 사람이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마주대하기가 마찬가지로 불편 할 것 같아.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는 나이가 많아
이쪽 계열이 어딜가나 그렇지만 특히 여장쪽은 나이대가 다들 젊으니까, 나같은 노인네가 낄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해.
사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학생시절부터) 여장을 해보고 싶었어.
하지만 여건이 도저히 안되서 못해본채로 이 나이가 되어버렸어.
나이살도 먹었으니 이제는 포기할 때도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더 나이 먹기전에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어.
그러다가 결국 작정하고 반년전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오게 된거야
자세히는 모르지만 시디바? 이런데는 좀 연령대가 높은거 같아서 그쪽 사람들하고 친해지지는 못하더라도 한 번은 가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어.
왜냐면 여장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고 싶었거든.
정말 진지하게 고민을 해봤는데....가지는 않기로 했어.
가장 큰 이유는 나 스스로 전혀 아름답지 않은데 그걸 남들한테 보이기가 싫었어.
그리고 두번째로 내가 몸이 좀 많이 약해서 무슨 돌발상황이 생기면 대처할수가 없기 때문이었어
여장을 시작한 시점보다 훨씬 이전부터 여장 커뮤쪽을 눈팅했었는데,
한국 여장계열 특징이 그런지, 아니면 내가 아는 커뮤쪽만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왜인지 다들 약간 야시시한 계열을 추구하는 것 같더라
나는 그런 쪽은 별로고, 귀엽고 예쁜쪽이 좋은데 (큐티 계열이나 양산형같은거)
거의 안보여서 좀 많이 아쉬워
여장이라는 게 사회적으로 봤을 때 정말 소수 취향이라 취향이 맞는 사람 만나기가 어려울텐데
나는 그 소수중에서도 이질적인 소수인것 같아서, 이렇게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에 있어도 항상 고독감 같은게 느껴져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으려나?
새벽에 접속해서 글들을 보는데, 주딱이 너무 열심히 하는데 별다른 호응을 못 받는거 같아서 나라도 뭔 글을 써볼까 해서 쓰게된건데
별 의미없는 헛소리 뻘글을 써서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