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청선 .
청선아
내가 이래서 널 싫어했었다.
어렸을 때 부터 너는 말 안 듣기로 유명했었지.
선생님 말은 당연하고 부모님 말도 안 들었어.
언제나 골칫덩이처럼 여겨져왔지.
고등학생 때 쯤에는 부모님조차 널 포기하고
거의 반 방치에 가깝게 살았고
나도 네 성격은 알지만 대학은 가는게 좋지 않냐
말이라도 꺼냈을 땐 너는 그저 귀찮다는 말로 일축했지.
군대는 어떻고?
동반 입대하고나서 자대로 온지 얼마 안 됐을 때
대부분 선임한테 찍히고 눈 밖에 났을 땐 아찔했다.
강청선. 청선아.
대체 왜 여기 써져 있는 규칙들을 지키지 않은거냐.
내가 왕따 당할 때 선생님 조차 다 한 때라며 놔두라고
한 걸 네가 무시하고 나 괴롭히던 놈들 싸우지도
못 하면서 끝내 깁스한 팔로 쳐서 병원신세지게 한 것도.
네가 집안 사정이 어려워 자기들 신경 쓰지 말라는 부모님말
무시하고 대학진학 포기하고 일자리 부터 알아 본 것도.
군대에서 너무나 심각했던 부조리에 뉴스에 날까봐
간부들도 쉬쉬한 걸 다 까발리고 부대를 뒤집어 놓은 것도.
다 이해한다.
그런데 왜 대체 이번에는 이 규칙을 지키지 않은거냐.
그렇게도 여기에 있는 함정들이 꼴보기 싫었냐?
왜 죄다 심지어 일부러가 아니면 작동하기도 힘든 것마저
작동된 채로 부서져있냐.
아니면 저 괴물들이 그렇게 아니꼬왔냐?
네가 뭘 한건지 사람만 봐도 슬금슬금 피하고 내가 비명
지르면 왜 저 괴물들이 더 놀라는거냐?
그것도 아니라면 이 미로가 너한테는 그렇게 갑갑했냐?
미로에 제대로 된 벽이 하나 없고 그나마 남아있는 건
전부 붉은색 화살표로 도배를 해놨냐.
망할 놈아 이렇게 했으면 나가기라도 하던가.
여기 이 넓은 공간에 왜 혼자 누워있냐
마지막 규칙에 이 문에서 누군가가 사라지면 다른 누군가가
들어오는게 그렇게 싫었냐?
나는 너 때문에 평범하게라면 절대 오지도 않을 여기에
사람들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직업을 가지고 오지 않았을거다.
망할놈아
한 손으로 문을 가리킨거는 그렇다 치고
왜 다른 손으로 엄지를 치켜들고 있는거냐
마지막까지 난 널 이해 할 수가 없다.
청선아.
고맙다.
모두가 그렇게 전해달랜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