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제 걍
야겜 여주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강제촉수후장임신슬라임배설과 같은 힘든 일은 그만 당했으면 좋겠다.
오크 보스에게 강간당하고도
"다음번은 반드시 이기겠어!"라고 외치며 굳은 표정을 짓는 여주에게
또 h 이벤트를 보겠다고 일부러 패배를 안겨주는,
세상을 구하겠다는 큰 뜻을 품은 소녀에게
너는 사실 육변기 창녀일 뿐이니 꿈 깨고 술집에서 메이드복을 입고 엉덩이나 흔들게 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사실 야겜은 자기연민이다.
나도 좌절했으니, 나보다 잘났고 예쁘고 현실에선 눈길도 주지 않을 암컷에게
맘대로 되지 않는 삶도 한번 살아봐라, 나 같은 쓰레기 수컷에게 괴롭힘도 당해봐라, 섹스 말고는 쓸데도 없는 걸레짝인 삶도 한번 살아봐라,
자위하는 것이다.
어렸을 땐 빛나는 모든 게 다 태양인 줄만 알았다. 빛나는 사람, 예쁜 암컷을 보면
나는 음침한 어둠 속에 있는데 너는 가만히만 있어도 세상을 비추는구나,
하고 질투가 났었다.
보지를 찢고 싶었다.
그런데 살아보니, 사랑도 하고 잃어도 보니,
그냥 우리는 다 반딧불이란 것이 보인다.
돈이 많거나 적거나, 예쁘거나 못생겼거나,
밝히지도 못할 어둠 한가운데서
다만 어딘가 있을 다른 불빛을 찾으러 살아야만 하는 반딧불이인 것이 보인다.
사랑받는다는 착각에 취해 낯선 사람의 품에 스스로를 던져도 보고,
나는 멋진 사람을 만날 자격이 있다는 욕심에 웃기는 잣대로 다른 사람을 재보기도 하고,
홀로 남아 모니터 불빛을 벗 삼으며 자기혐오도 해보고,
둘 뿐의 반지하 골방에서 행복해하고, 혼자의 신라 호텔 라운지에서 슬퍼도 해야 하는, 지평선 언저리 있을 새벽을 생각하며
불타다 죽어갈 반딧불이.
범해질 것을 알면서도 황제를 위해 다시 레벨 3 보스룸으로 진행하는 카린의 발걸음에도,
정수리 냄새 좆되는 지하철 속으로 내던질 내 발걸음에도,
작은 불빛이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야겜을 지웠다.
사실 지우진 않았고 그냥 앞으로는 무조건 처녀플만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해피 엔딩이 없는 야겜은 하지 않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