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의 우치하 아카이시가 오늘 졸업했다.
맨 앞줄에서 폼을 잡고 있는 노란 머리 꼬맹이를 보며, 아카이시는 경멸하듯 입술을 삐죽거렸다. 전쟁 시기도 아닌데 굳이 조기 졸업이라니…… 뭐, 잘난 척하고 싶은 건가?
평민은 어쩔 수 없군! 우리 우치하 일족처럼 기초가 탄탄한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모양이야…….
그때, 우치하 일족의 미코토 아가씨가 도착하는 것을 본 아카이시는 서둘러 아첨…… 아니, 강직하고 열정적인 미소로 얼굴을 바꿨다.
"미코토 아가씨, 여기까지 직접 오시다니요?" 아카이시는 그렇게 말하며 의자 두 개를 빼냈다. 미코토 아가씨 옆에 있는 저 빨간 머리 계집애는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래도 예의상 의자를 하나 더 빼주었다.
"『직접』이라니…… 오늘은 졸업식인데, 당연히 와야 하는 거 아니야?" 미코토도 할 말을 잃었다. 눈앞의 우치하 일족인 이 녀석, 아부하는 게 너무 노골적이라 불쾌할 정도였다.
"푸훕……." 쿠시나가 그 자리에서 웃음을 터뜨리더니, 이내 미코토와 소곤소곤 무언가를 속삭였다.
우치하 아카이시에 대해 쿠시나는 별다른 인상이 없었다. 애초에 학년도 달랐으니까!
아카이시와 미코토는 올해 열두 살이지만, 쿠시나와 미나토는 이제 겨우 열 살로 조기 졸업생이었다. 평소 빨간 머리 때문에 쿠시나를 괴롭히는 골칫덩이들이 있었고, 그때마다 쿠시나가 되받아쳐 주곤 했지만, 그 무리에 우치하 아카이시는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미코토 아가씨와 쿠시나가 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는, 아카이시가 가끔씩 '호가호위'…… 아니, 의로운 마음으로 다른 남학생들에게 "내 등 뒤의 부채를 봐서라도 적당히 해라"라며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물론 미코토에게 알랑방귀를…… 아니, 극진히 대하는 건 아카이시가 그녀를 좋아해서거나 다른 생리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순전히 미코토의 아버지가 일족의 원로이기 때문이었다.
같은 우치하 일족이라도 아카이시는 부모를 일찍 여읜 변두리 인생이었다!
우치하 일족의 일원으로서 일반 고아들보다는 나은 삶을 살고 있었지만, 혈통을 따지자면 미코토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닌자는 출신보다 재능이 중요하다지만, 만약 재능을 따진다면……
역시 내 등 뒤의 부채를 더 많이 봐줬으면 좋겠군!
…….
단조는 사루토비에게 계속 눈치를 줬고, 사루토비도 그 의미를 이해했다.
그전부터 단조는 그에게 '불의 의지'를 이야기할 때, 마지막에 종말의 계곡 사건을 언급해서 우치하 일족 꼬맹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해 보라고 부추겼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닌자로서 쉽게 기밀을 누설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꼬맹이들이라 감정을 완벽하게 숨기지는 못할 테니, 만약 우치하 일족이 정말로 초대님과 2대님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면, 종말의 계곡 전투를 언급할 때 감정의 빈틈을 보일 것이 분명했다.
사루토비는 원래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단조의 재촉에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우치하 일족의 선조인 우치하 마다라 역시 나뭇잎 마을의 설립자였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마을이 설립된 2년째에 그는 마을을 배신하고 떠났죠. 당시 초대 호카게이신 센쥬 하시라마 님께서도 매우 갈등하고 고통스러워하셨습니다. 하지만 나뭇잎 마을을 파괴하러 온 우치하 마다라를 마주하고……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사루토비는 다소 민망한 듯 말을 꺼냈다.
비록 사실이라 할지라도, 우치하 일족 아이들 앞에서 우치하 마다라를 비판하라고 부추기는 것은 마음씨 좋은 사루토비에게도 꽤 껄끄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우치하 아카이시가 책상을 쾅 치며 벌떡 일어나 외쳤다. "죽여야 합니다!"
사루토비, 단조, 그리고 주변 사람들: ???
"감히 배신을 하다니…… 그 여우 요괴 놈이랑 같이 다 죽여버려야죠!" 아카이시는 얼굴 가득 분노를 띠고 있었다.
원래 단조는 아카이시의 연기가 너무 과하다며 호통치려 했으나, 뜻밖에도……
아카이시는 강렬한 감정 자극에 눈동자가 핏빛으로 변했고, 동시에 각각 하나의 점(사륜안의 구옥)이 떠올랐다……
사루토비: !!!
누가 우치하 일족에게 딴마음이 있다고 했는가?
저 모습을 보라……
우치하 마다라의 배신 소식을 듣고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눈을 떴다! 이건 거짓일 수가 없다!
게다가 나는 우치하 마다라가 구미를 데리고 돌아왔다는 말은 하지도 않았는데, 저 녀석은 '여우'에 대해 알고 있다. 분명 우치하 일족 내부에서도 평소에 아이들에게 이 사건을 교육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우치하 일족을 오해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
지라이야는 말없이 앞장섰고, 아카이시와 다른 두 '팀원'이 그 뒤를 따랐다.
그중 나미카제 미나토는 아카이시가 이미 알고 있었다. 저 잘난 척하는 노란 머리 꼬맹이 녀석, 쯧쯧.
다른 한 명인 란마는 잘 모르는 녀석이었는데, 이 녀석도 1년 조기 졸업생이었고 동기 중 우수한 학생이라고 들었다.
이름을 보니 성도 없는 평민 같은데, 백발에 붉은 눈이라 아카이시는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센쥬 노인네랑 똑같잖아!
"너희 둘 다 조기 졸업이지? 걱정 마, 나중에 고학년 과정에서 모르는 거 있으면 나한테 물어보러 와!"
"너희 같은 평민 출신 닌자들은 평소에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밖에 모르지? 그건 다 기초 중의 기초니까, 기회가 되면 내가 실전 기술을 좀 가르쳐줄게."
"나중에 곤란한 일이 생기면 이 문양이 있는 닌자들을 찾아가서, 내 아카이시의 팀원이라고 말해…… 이 문양 뭔지 알지? 평민들은 없는 거야, 가문 문양이라고! 이게 있으면 우리 우치하 일족이라는 뜻이지!"
"우리 우치하 일족은 대부분 경무부대에 소속되어 있어서, 평소 마을의 평민들이나 다른 닌자 일족을 관리하는 일을 해……"
……
아카이시의 '열정'에 나미카제 미나토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란마는…… 처음엔 뭔가 말하려다가 꾹 참았는지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앞서가던 지라이야는 당연히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속으로 고민했다. 노인네가 사람을 잘못 본 건가? 왜 이렇게…… 아카이시 이 녀석 좀 재수 없지? 전형적인 우치하 녀석이군!
지라이야는 겉보기엔 방탕해 보이지만, 지금은 꽤 책임감이 강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사루토비에게 '강제 징집'당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특히 이번이 첫 지도 상급 닌자 임무였기에, 주관적인 편견으로 인내심을 잃지는 않았다.
곧 지라이야는 그들을 학교 옥상으로 데려갔는데, 마침 호카게 바위가 잘 보이는 곳이었다.
"나만 보지 말고, 바위에 새겨진 저 얼굴들을 봐…… 무엇이 보이지?" 지라이야가 뻔한 질문을 던졌다.
아카이시는 가운데에 있는 센쥬 토비라마의 조각상을 보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비록 3대나 지라이야가 왜 환술을 사용하지 않은 척하는지, 심지어 그들이 환술을 쓴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도 들었지만, 아카이시는 여전히 그 환술이 2대의 짓이라고 확신했다.
"그게…… 우리가 가장 존경하는 분들 아닐까요?" 아카이시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지라이야: ……
음, 아주 전형적인 우치하 녀석은 아니군. 전형적인 우치하는 이렇게 굽힐 줄 모르거든!
하지만 지라이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해도 틀린 건 아니지. 사루토비 선생님이 갓 호카게가 된 건 차치하고……"
"초대 호카게 센쥬 하시라마 님은 우리 나뭇잎 마을의 기틀을 닦은 분이자, 지금의 닌자 마을 시대를 연 분이지! 당시 혼란스러운 전국 시대에 초대 호카게 님께서 '휴전'을 말했을 때, 모두가 미쳤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결국 전란은 멈췄고, 초대 호카게 님은 나뭇잎 마을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평화의 씨앗을 심어주셨어!"
아카이시는 그 말을 듣는 게 영 거북했다. 기억이 맞다면, 거기엔 우리 우치하 일족의 지분도 있지 않나? 우리 우치하 일족과 센쥬 일족이 손잡지 않았다면……
그래서 아카이시는 분하다는 듯 말을 꺼냈다. "맞습니다! 하마터면 우치하 마다라라는 놈 때문에 대사를 그르칠 뻔했죠. 저는 진작에 그놈의 우치하 성씨를 박탈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라이야, 나미카제 미나토, 란마: ……
비꼬는 것 같긴 한데…… 정작 아카이시는 방금 우치하 마다라 때문에 화가 나서 개안까지 했으니,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잠시 침묵하던 지라이야는 오히려 민망한 듯 덧붙였다. "그렇게 말할 것까진 없다. 우치하 마다라도 나뭇잎 마을의 창립자니까, 우치하 일족이 없었다면 나뭇잎 마을도 없었을 거야…… 다만 나중에 우치하 마다라의 사상에 문제가 좀 생겼던 거지…… 음."
"그다음은 2대 호카게 센쥬 토비라마 님이다. 초대 호카게 님께서 돌아가신 후 닌자 세계의 평화가 풍전등화였을 때, 토비라마 님께서 외교적인 수단으로 전쟁을 막고 닌자 학교를 창립해 젊은 세대가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셨지……" 지라이야가 말을 이었다.
"나뭇잎 마을의 이 불꽃은 한 사람만 태우는 게 아니야. 앞사람이 다 타버리면 다음 사람이 이어받는 거지…… 나뭇잎이 춤추는 곳에 불은 타오르고, 불꽃은 생생하게 이어지지…… 너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조각상이 되는 게 아니라, 이 불꽃을 더 거세게 타오르게 하는 바람이 되는 것이다!"
짝짝짝——
아카이시는 타이밍을 맞춰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노란 머리 꼬맹이와 흰 머리 꼬맹이가 미동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며, 아카이시는 감개무량했다. 평민은 어쩔 수 없군! 우리 우치하 일족처럼…… 평소 일족 어른들의 말씀을 많이 들어서 박수 칠 타이밍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과는 다르지!
이렇게 대놓고 아첨, 알랑방귀 뀌는 건 또 처음이네 ㅋㅋㅋㅋ
좀 있다 업로드 드갑니다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