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할때 몰랐는데 오늘 읽는 부분에 갑자기 누락이 왕창 있길래 먼가 했더니 알고보니
이게 1부 2부가 같이 있어서 2부 시작부터 다시 1장으로 시작하니까 숫자가 겹쳐서 계산해서 누락 점검을 어제 못한 부분이 있더라고요
1부 2부 나눠서 따로 검색하니
1부는 중복 화수 누락화수 10개씩 나와서 그건 다 확인 했는데
누락은 1부 170~172인가 중반까지 좀 있고 나머지는 69사이트 기준으로 원래 빈 화수긴한데
혹시나 누락이나 환각 나오면 혼자서 번역해 보셔야 할듯 합니다
2부는
보시다시피 이렇게 나와서 일단 저는 포기하고 누락화수 저 많은게 아예 69사이트에도 애초에 없고 몇개 보니 내용이어져서 누락은 아마도 없을꺼 같은데
저도 잘 모르겠네요
--- 장/화 번호 분석 결과 ---
범위: 1 ~ 3996 (총 3933개 발견)
중복된 번호: [142, 188, 314, 540, 616, 634, 650, 652, 653, 655, 656, 657, 658, 659, 660, 661, 662, 664, 665, 666, 667, 668, 669, 700, 701, 702, 703, 704, 705, 708, 711, 712, 722, 724, 730, 731, 732, 734, 735, 736, 737, 738, 739, 740, 741, 742, 761, 763, 764, 765, 766, 767, 768, 769, 770, 772, 773, 774, 775, 776, 778, 779, 780, 781, 782, 783, 784, 785, 787, 788, 818, 819, 1028, 1029, 1030, 1031, 1032, 1037, 1097, 1100, 1482, 1574, 1674, 1874, 1904, 1925, 1926, 1996, 2002, 2162, 2171, 2173, 2174, 2175, 2213, 2239, 2260, 2450, 2455, 2505, 2542, 2584, 2694, 2773, 2776, 2843, 2859, 2997, 3423]
누락된 번호: [141, 195, 309, 311, 312, 313, 378, 564, 610, 716, 871, 872, 873, 874, 875, 876, 877, 878, 1010, 1039, 1040, 1041, 1042, 1043, 1044, 1045, 1046, 1047, 1048, 1049, 1050, 1051, 1059, 1098, 1302, 1303, 1304, 1305, 1481, 1575, 1675, 1927, 1928, 2003, 2261, 2454, 2539, 2583, 2844, 3245, 3365, 3366, 3367, 3368, 3369, 3370, 3424, 3589, 3590, 3591, 3592, 3708, 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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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70화 중간에 갑자기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의 원망스러운 눈빛과 거절당한 무력한 마음속에서, 장소계속
"장소계속"
으로 끝나고 그 다음 내용 안이어지는 부분만 여기 올리고 갑니다
원본 파일에도 없더라고요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의 원망 어린 시선과 거절당한 허탈함 속에서, 장소화는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나아가 마침내 장소호의 처소 근처에 도착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맞은편에서 꾀꼬리 같은 목소리를 내며 일군의 여제자들이 걸어오고 있었다. 맨 앞에 서서 걷는 이는 다름 아닌 명취당의 진 당주, 진 대저가 아니겠는가? 눈썰미가 빠른 장소화는 일찍이 그녀를 발견하고는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손을 흔들어 외쳤다. 젊은 여제자들을 이끌고 다니던 진 대저는 도처에서 쏟아지는 남제자들의 뜨거운 시선 때문에 수많은 인파 속에 섞인 장소화를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다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자 속으로 의아해했다. 그러다 인파 속에서 마르고 작은 체구를 발견하고는 그제야 반갑게 소리쳤다. 장소화가 다가가 예를 갖춘 뒤 대답했다. 진 대저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장소화가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자 그제야 진 대저도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을 들은 장소화는 어깨를 으쓱하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진 대저는 그 모습을 보고 성적이 좋지 않음을 짐작하고는 서둘러 위로했다. “소화야, 괜찮다. 지면 좀 어떠냐. 세상을 구경하러 왔다고 생각하거라. 아, 맞다. 지금은 무엇을 하러 가는 길이냐?” 장소화가 장소호를 찾으러 간다는 말을 듣자, 진 대저는 뒤에 서 있던 여제자 한 명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그 여제자가 인파 속에서 걸어 나오며 장소화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서는 기이한 빛이 감돌고 있었다. 장소화는 자신을 아는 사람이 또 있다는 말에 의아해하다가, 장가가 제자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가 곧 펴며 웃으며 말했다. “아, 장가 누님이군요. 저도 기억납니다. 그때 같이…….” 진 대저는 장소화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서둘러 말을 끊었다. 장소화는 헤헤 웃으며 중의적인 의미를 담아 대답했다. 장소화는 진 대저에게 작별의 예를 올린 뒤, 장가의 안내를 받으며 장소호의 처소로 향했다. 가는 길에 장가는 장소화가 그날 어떻게 흑의 노인을 죽였는지 몹시 궁금해했다. 그녀는 그 노인의 무서움을 직접 겪어보았고, 장소화가 그를 죽이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남쪽에서 돌아온 뒤 남하하와 구연에 관한 소식은 엄격히 통제되었고, 장소화가 살아 돌아왔다는 소식조차 장가는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녀는 도대체 장소화에게 어떤 절기가 있기에 흑의 노인의 철포삼과 담금장을 두려워하지 않았는지 줄곧 궁금해했다. 오늘 이렇게 우연히 마주쳤으니 어찌 장소화를 그냥 놓아줄 수 있겠는가. 그녀는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이것저것 캐물었다. 장소화는 그녀와 함께 남하하며 비록 대화는 많이 나누지 않았지만 생사고락을 함께한 사이였기에 굳이 비밀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날 유 노인에게 말했던 것과 행동했던 것을 사실대로 전부 이야기해주었다. 하지만 장가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장소화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세 판을 비겼다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장가가 갑자기 말했다. 장소화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말을 마친 장소화는 장가를 이끌고 장소호의 작은 마당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작은 나무를 가리키며 웃으며 말했다. 장소화는 앞으로 걸어가 대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문 안쪽은 여전히 고요했다. 장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장소화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장소화는 더는 문을 두드리지 않고 대문의 틈새에 입을 갖다 댄 뒤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대문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열렸고, 안에서 기쁨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문 밖으로 걸어 나온 이는 다름 아닌 장소호였다. 장소호는 눈앞의 사람이 정말 제 동생인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장소화는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그러냐?” 제171화 연무 (6) 시선을 돌려보니, 멀지 않은 곳에 장가가 서서 형제 두 사람을 보며 빙그레 웃고 있었다. 표묘파의 여제자들은 본래 출중하여 누구나 아름답고 기질이 남달랐다. 특히 장가는 무복 차림을 하고 있어 어둠 속에서도 유독 씩씩하고 기개가 넘쳐 보였다. 이때 하늘을 뒤덮고 있던 먹구름 사이로 갑자기 틈이 생기더니 맑은 달빛이 쏟아져 내려 장가를 온통 비추었다. 달빛 아래 장가는 장소호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살짝 미소 지으며 다가왔다. 장소호는 갑자기 가슴속이 전기에 감전된 듯 찌릿하더니 이내 뜨겁게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의 눈동자는 장가에게 고정되었고 입에서는 더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장소화는 둘째 형의 그런 모습은 눈치채지 못한 채 서둘러 장가를 소개했다. 말투에는 무한한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장가는 웃으며 다가가 장소호에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 사실 표묘파의 규칙대로라면 먼저 입문한 사람이 윗사람이기에 장소호는 장가를 사저라고 불러야 했다. 하지만 구팽 계열의 제자들은 다소 특수한 면이 있어 때로는 나이로 서열을 따지기도 했다. 하지만 장소호처럼 늦은 나이에 표묘파에 입문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기에 장가가 그렇게 물은 것이었다. 장소호는 꽃처럼 아름다운 장가의 얼굴을 쳐다보며 입만 벙긋거릴 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평소 성격대로라면 사저라고 부르며 겸손하게 굴었겠지만, 이 처자 앞에서 ‘사저’라는 말만큼은 죽어도 나오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장소화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장가에게 물었다. 장가가 웃으며 대답했다. 말을 마친 장가는 장소호에게 포권하며 예를 표했다. 장소호는 장가가 시원시원하게 나오자 마음속으로 더욱 기뻐하며 역시 예를 갖추어 답했다. 두 사람이 인사를 마치자 장가가 물었다. 말은 모호하게 했지만 장소호는 그 의미를 알아듣고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장가가 웃으며 말했다. “요즘 연줄을 통해 적전제자로 들어온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돌기에 의아했거든요. 우리 구 방주님께서 남의 말만 믿고 행동하실 분이 아닌데 어찌 그런 실수를 하셨을까 싶었죠. 그런데 이제 장소화를 보니 그 이유를 알겠네요.” 장소호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장소화가 얼른 설명했다. 그제야 장소호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서둘러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하지만 장가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 말에 장소호가 서둘러 대답했다. 장가는 다시 두 사람에게 예를 갖춘 뒤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그때 장소호가 갑자기 물었다. 그 말에 장가는 입을 가리고 웃으며 대답했다. 장소호는 몹시 무안해져 머리를 긁적였다. 장가는 장소화를 보며 덧붙였다. 장소호는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장가가 멀어지는 것을 배웅했다. 장가가 완전히 멀어지자 형제는 그제야 마당 안으로 들어갔다. 장소화가 채 자리에 앉기도 전에 장소호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장소화는 인내심을 갖고 사건의 경위를 다시 한번 설명해주었다. 장소호는 그 이야기를 듣더니 불안한 기색을 내비치며 말했다. 장소화는 멍하니 물었다. 장소호가 발을 구르며 말했다. 장소화가 대답했다. 장소호가 다시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장소화는 미간을 찌푸리며 형의 말을 끊었다. 장소호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붉히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곧 정색하며 다시 물었다. 비무 성적 이야기가 나오자 장소화도 더는 할 말이 없었다. 그 역시 아직 소년이었고, 방금 장소호를 꾸짖을 때는 당당했지만 자신인들 어찌 체면을 생각하지 않았겠는가. 그렇지 않았다면 키 큰 부의 제자들과 같은 조가 되고 싶어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장소호는 동생이 말이 없자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물었다. 장소화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장소호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장소화는 그 말을 듣고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장소화의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크게 났다. 장소호가 웃으며 말했다. 말을 마친 장소호는 장소화를 이끌고 마당을 나섰다. 식사를 마친 뒤 장소화는 만족스러운 듯 배를 문지르며 형을 따라 표묘파의 깨끗하고 활기찬 큰길을 걸었다. 장소호는 동생을 보며 기뻐하며 물었다. “소화야, 네가 홍소육을 제일 좋아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까 왜 더 먹지 않았느냐? 예전보다 먹는 양이 많이 줄어든 것 같구나. 지금 한창 클 나이인데 더 많이 먹어야지.” 장소화는 길가에 무성하게 핀 꽃과 풀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장소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집 이야기가 나오자 형제는 모두 조금 침울해졌다. 장소화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장소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장소화는 간절한 눈빛으로 장소호를 바라보며 물었다. 장소호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장소화가 서둘러 말했다. 장소호가 신중하게 말했다. 장소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장소호는 미소를 지으며 장소화를 바라보았다. 장소화는 자랑스럽게 머리를 치켜들며 말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돌아왔다. 장소호의 처소 근처에 다다랐을 때 장소화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장소호는 하늘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이쿠!” 장소호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장소화도 고개를 끄덕였다. 형제는 이야기를 나누며 작은 마당으로 돌아왔다. 장소호는 아직 스승에게 정식으로 무공을 전수받지 못한 상태였다. 온문해는 아마도 장소호에게 어떤 무공을 가르칠지 고민 중인 모양이었다. 게다가 온문해는 장소호가 연화표국에서 배운 조잡한 공법을 더는 수련하지 못하게 했기에, 장소호는 지금 그저 권법 정도만 연습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작은 마당에서 각자 한 구석을 차지하고 수련을 시작했다. 장소호가 권법 한 세트를 다 마쳤는데도 장소화가 계속 수련하는 것을 보고는, 그는 허허 웃으며 기특한 듯 동생의 권법 연습을 지켜보았다. 곧 그는 장소화가 오직 그 권법 하나만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수련한다는 것을 깨닫고 의아해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난 듯 외쳤다. “소화야, 그만 멈춰라. 우리 형제끼리 대련이나 한번 해보자.” 장소화가 권각을 잠시 멈추고 기뻐하며 대답했다. 정해진 횟수를 다 채우고 골격을 담금질하는 서늘한 기운이 흐르자 장소화는 그제야 손을 거두었다. 장소호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장소화가 의아해하며 대답했다. 장소호가 설명했다. 장소화가 생각하더니 말했다. “어라?” 장소화는 가슴을 펴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장소호는 동생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지는 않았지만, 지금 장소화는 연무대회 비무 중이고 자신도 이제 막 표묘파에 들어와 곧 새로운 무공을 수련해야 할 처지였다. 다른 것을 배울 여유가 없다고 판단한 그는 아쉽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관두자. 지금은 다른 무공을 배울 여력이 없다. 스승님께 표묘파 무공을 전수받은 다음에나 다시 생각해보자.” 장소화는 자신의 ‘장난감’을 뽐내지 못해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 그러고는 장소화가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장소호도 즐거운 듯 소매를 걷어붙이며 말했다. 그리하여 형제는 서로 마주 서서 초식을 주고받으며 대련을 시작했다. 형제간의 대련이니 당연히 서로 양보하며 싸웠다. 장소호는 장소화가 내공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초식에 내력을 전혀 싣지 않았고, 장소화는 장소호의 힘이 자신보다 약하다는 것을 알기에 권초에 삼 할의 힘만 실었다. 두 사람의 싸움은 평화로웠고 장소화는 표묘보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한참 대련을 이어가던 중 장소화가 의외로 초식을 하나하나 받아내며 빈틈없이 싸우자 장소호는 놀라워했다. 그는 자신이 권법에 쏟은 노력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는데, 동생이 이 권법 대련에서 밀리지 않는 것을 보니 평소에 무척 열심히 수련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잠시 더 대련을 한 뒤 장소호가 시간이 늦었음을 확인하고 손을 거두며 웃으며 말했다. 장소화는 으쓱해져서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장소호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장소화가 뾰로통하게 대답했다. 장소호가 위로했다. 장소호의 처소는 작지 않았고 방도 널찍했지만, 방 안의 구들은 하나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함께 몸을 부대끼며 자야 했다. 사실 어쩔 수 없었다기보다는 구들이 두 개였어도 형제는 분명 함께 잤을 것이다. 형제는 구들 위에서 한참 동안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소호가 다시 말을 걸었을 때 옆에서는 이미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장소호가 발로 장소화를 툭 쳐보았지만 전혀 반응이 없자 쓴웃음을 지었다. 장소호도 눈을 감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평온하게 꿈나라로 빠져들었다. 작은 방 안에는 두 사람의 숨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중 한 명의 숨소리 주기는 매우 독특했는데, 바로 장소화 특유의 ‘구천일심’ 호흡법이었다. 장소화가 잠든 사이 무우심경이 다시 고요하게 운행되기 시작했다. 끝없는 밤하늘에서 아득한 별의 힘이 약속이나 한 듯 내려와 형체도 흔적도 없이 장소화의 온몸을 감쌌다. 별의 힘은 천천히 그의 모공을 통해 스며들어 경맥으로 인도되어 담금질 되었다. 오늘 밤의 성력은 평소와 달랐다. 성력이 한참 동안 투사되자 표묘파의 상공에서 가느다란 천지의 원기가 끌려왔고, 성력의 궤적을 따라 장소화의 체내로 흘러 들어갔다. 그 천지 원기의 양은 환계산장에 있을 때보다 몇 배나 많았다. 성력에 이끌려 장소화의 모공으로 들어간 원기는 그의 인기와 담금질을 거쳐 체내에서 활발하게 흐르는 진기 속으로 끊임없이 융합되었다. 진기가 한 주천을 돌 때마다 미세하게 성장이 일어났는데, 비록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지만 장소화가 밤새 ‘수고’한 덕분에 아침이 되면 스스로 변화를 느낄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제172화 연무 (7) 아침에 잠에서 깬 장소호가 눈을 뜨자마자 발견한 것은 자신의 코앞까지 다가온 커다란 얼굴이었다. 누군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눈가에는 아직 눈곱이 끼어 있었다. 장소호는 깜짝 놀라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도 못 하고 뒤로 물러났다. 멀어지고 나서야 그 얼굴이 턱을 괴고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동생 장소화라는 것을 알았다. 장소호는 서둘러 얼굴을 문지르고 눈을 비비며 물었다. 장소화가 웃으며 대답했다. 장소호는 무의식적으로 입을 만지며 의아해했다. 장소화는 대답 대신 거꾸로 질문했다. “꿈?” “헤헤, 꿈 안 꿨다고요?” “누구? 누구 이름 말이냐? 나는 전혀 모르겠다.” “그거 참 이상하네요. 오늘 새벽에 누가 꿈속에서 ‘장가 사매, 장가 사매’ 하고 부르던데, 설마 저였을까요?” 장소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장소화가 웃으며 말했다. 장소호는 얼굴을 붉힌 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했다. 그러다 잠시 생각하더니 이를 악물고 물었다. 장소화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생각에 잠겼다. “아, 그렇구나.” “정말이냐?” 식사를 마친 뒤, 장소호는 길치인 동생이 걱정되기도 하고 어차피 자신도 한가한 처지라 함께 추응당으로 향했다. 당 앞의 큰길에 도착하자마자 낯익은 얼굴 두 명과 마주쳤는데, 바로 상관운과 여득의였다. 두 사람의 안색은 좋지 않았고 무엇인가를 수군거리고 있었다. 장소호는 어젯밤 장소화에게 이야기를 들었기에 여기서 마주친 것이 놀랍지 않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상관운과 여득의는 예전 연화표국에서의 오만함은 온데간데없이 서둘러 답례했다. 장소호는 두 사람의 어제 성적이 좋지 않았음을 알고 깊이 묻지 않은 채 안부만 묻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어렵게 만난 장소호를 놓아줄 리 없었다. 장소화는 옆으로 밀어놓은 채 장소호의 소매를 붙잡고는 근황을 묻고 존경의 뜻을 표했다. 그러다 슬쩍 그가 어떻게 구 방주님의 눈에 들어 적전제자가 되었는지 캐물었다. 장소호는 어이가 없어 그저 적당히 둘러댈 뿐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이 모든 상황을 만든 장본인 장소화는 옆에서 그들의 연기를 보며 빙그레 웃고 있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장소호가 헛기침을 두 번 하더니 말했다. 상관운이 비참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득의가 웃으며 거들었다. 상관운이 입술을 비쭉이며 말했다. 장소호는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장소화가 더 걱정되어 뒤를 돌아보았으나, 정작 장소화는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는 스스로 자조했다. ‘내 동생은 무공의 길에서 이미 수많은 좌절을 겪었으니, 비무대에서 떨어지는 것 따위는 신경도 안 쓰겠구나.’ 장소호의 재촉에 연화표국에서 온 자존심 상한 두 무림 고수들은 그제야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추응당 안으로 들어갔다. 추응당 입구는 평소처럼 경비가 지키고 있었다. 장소화 일행 세 명은 모두 번호패를 가지고 있었다. 장소화는 추응당 제자들보다 나이는 많았지만 키가 비슷했기에, 경비들은 나이를 분별할 만큼 예리하지 못해 패를 확인하고 통과시켜 주었다. 하지만 여득의와 상관운은 누가 봐도 추응당 제자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경비들이 가로막았다. 여득의가 신분을 설명하고 나서야, 경비 중 한 명이 수십 년 동안 없었던 이 이례적인 일을 기억해내고 들여보내 주었다. 이 작은 소동 때문에 여득의와 상관운의 기분은 더욱 언짢아졌다. 장소호가 자신의 허리패를 보여주자 경비는 그 진품 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디서 나타난 사제인가? 연무대회 기간에 자기 처소에서 비무나 할 것이지, 왜 추응당에 와서 구경인가? 구경할 거면 의사당 앞 큰 비무대가 훨씬 화려할 텐데.’ 하지만 추응당 제자들보다 훨씬 크고 나이도 많은 두 명의 외부 선수를 보더니 대략 상황을 짐작했다는 듯 통과시켜 주었다. 추응당 안에 들어서니 광장에는 아이들의 머리가 구름처럼 빼곡했다. 장소호는 헛웃음이 나왔다. 불과 몇 명의 비무만 보고도 겁을 먹었는데, 자신보다 무공이 뛰어난 저 수많은 아이를 마주하려니 웬만큼 뻔뻔하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 것 같았다. 여득의와 상관운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세 사람의 비무대가 서로 떨어져 있었기에 장소호는 당연히 장소화 곁을 지키기로 하고, 나머지 두 사람과는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장소화가 자신의 비무대 근처에 도착했을 때, 상 영등을 비롯한 사람들은 이미 거의 도착해 있었다. 장소호는 동생이 실수할까 봐 먼저 다가가 두 명의 영등에게 인사하며 신분을 밝혔다. 구 방주의 직계 제자라는 말을 들은 두 영등은 감히 소홀히 대하지 못하고 서둘러 포권하며 답례했다. 그들은 속으로 이구동성으로 생각했다. ‘빽이다, 이건 분명히 빽이 배후에 있어.’ 연줄을 통해 표묘파에 들어온 장소호에 대해서는 그들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표묘보를 펼치는 동생을 데리고 추응당에 나타났으니, 누가 봐도 어떤 ‘규칙 파괴’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할 만했다. 장소호는 상대방이 찰나의 순간에 그런 수많은 생각을 하는 줄도 모르고, 어제 장소화가 자신을 찾아오는 바람에 오랜만에 만난 동생과 회포를 푸느라 시간이 늦어졌고 숙소 위치도 확인하지 못해 자신의 처소에서 재웠다며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 두 영등은 속으로 웃으며 이 쉬운 인심을 어찌 베풀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그들은 연무대회의 규정을 대략 설명해주었다. 원래 연화표국이나 환계산장 등에서 많은 사람이 오면 표묘파에서 숙식을 제공하지만, 이곳들이 표묘산장에서 그리 멀지 않아 각자의 처소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연무대회는 반드시 표묘산장에 머물러야 한다는 제한이 없었다. 즉, 장소화가 어젯밤 환계산장에 가서 자고 와도 상관없다는 뜻이었다. 다만 오늘 아침에는 환계산장으로 데리러 갈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 시간 맞춰 추응당에 와야 하며, 늦으면 기권 처리된다는 점이 다를 뿐이었다. 장소호는 그 말을 듣고 안심했다. 옆에 있던 장소화는 기뻐하며 말했다. 장소호가 그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장소화는 목을 움츠리고 혀를 낼름 내밀며 겁먹은 시늉을 했다. 잠시 후, 둘째 날의 연무 비무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미리 정해진 번호패 순서에 따라 차례대로 무대에 올랐다. 장소호가 갑자기 물었다. 장소화가 패를 들어 보이며 웃었다. 장소호는 입술을 삐쭉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번호 참 바보 같기도 하지(이백오십은 중국어로 바보라는 뜻이 있음).’ 그러고는 다시 물었다. 장소화가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대답했다. 장소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번호들이 참 하나같이 개성이 넘쳤다. 비무대 위에서는 두 아이가 권각을 바람처럼 휘두르며 싸우고 있었다. 아찔한 광경에 장소호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게 정말 열 살도 안 된 아이들의 무공이란 말인가? 지난번에 본 것보다 훨씬 대단해 보이는구나.’ 하지만 조금 생각해보니 이해가 갔다. 평소의 대련은 그저 무공을 익히는 것이라 이득과 상관없기에 절초나 험한 초식을 굳이 쓰지 않지만, 이 연무 비무는 자신의 무공 수준을 증명하는 자리이니 지금 보여주지 않으면 언제 보여주겠는가. 그래서 비록 생사를 가르는 싸움은 아닐지라도 모두가 전력을 다해 조금의 양보도 없이 임하고 있었다. 향 한 대가 타는 시간이 금세 지나갔고, 비무대 위의 두 아이는 비긴 채 분하다는 듯 무대 아래로 내려가 각각 1점씩을 챙겼다. 장소화의 번호가 맨 마지막이었기에 어제와 마찬가지로 그의 비무는 매 회차의 끝부분에 배치되었다. 그래서 그는 어제처럼 장소호 옆에 서서 다른 이들의 비무를 구경했다. 장소화가 어떤 기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첫 경기뿐만 아니라 이후 이어진 일곱 경기는 승패와 상관없이 장소호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기개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이 아이들의 무공은 모두 자신이 감히 흉내 내기조차 힘들 정도였고, 표묘파의 저력을 실감하게 했다. 동시에 예전에 자신과 동생이 무작정 표묘산장에 와서 제자가 되겠다고 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는 정말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직접 찾아왔었는데, 눈앞의 아이들을 보니 당시의 자신들을 문파에서 받아줄 리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괴감을 느끼는 한편, 옆에서 집중해서 비무를 구경하는 장소화를 보니 마음이 한없이 따뜻해졌다. 핏덩이 때부터 자라는 것을 지켜본 이 막냇동생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어떻게 이토록 문턱이 높은 표묘파에 들어올 수 있었겠는가. 고강한 무공을 익혀 고수가 즐비한 표묘파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동생을 볼 면목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문득 자괴감은 자부심에 밀려 사라졌다. 표묘파의 과거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표묘파의 미래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자격지심과 부끄러움을 버리고 뜨거운 피와 땀으로 무한한 희망을 쟁취하리라 다짐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 상 영등의 외침이 들렸다. “이백오십 번, 무대로!” 장소호는 가슴이 철렁했다. 동생이 무대에 올라갈 차례였다. 하지만 그는 어떤 요행도 바라지 않았다. 자신도 감히 따라가지 못할 실력들을 보았는데 장소화가 어찌 상대가 되겠는가. 어제 장소화가 쑥스러워하던 것을 생각하니, 무대에 올라가자마자 집어 던져졌을 것이 뻔했다. 장소호는 발걸음을 옮겨 비무대에서 떨어질 장소화를 받아내기 좋은 자리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움직이려던 순간, 옆에 서 있던 장소화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을 보았다. 그가 이상하게 여기며 물었다. 그제야 장소화는 결심을 굳힌 듯 뒤를 돌아보며 해맑게 웃었다. 장소호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장소호는 손사래를 쳤다. 추응당 측에서 허락할 리도 없거니와, 설령 허락한다 해도 자신이 올라가 망신을 당할 수는 없었다. 장소화가 웃으며 다시 말했다. “올라가는 걸 도와달라고?” 장소호가 물었다. 장소화가 두 명의 영등을 힐끗 보며 말했다. “힘을 써서?” 장소호가 여전히 움직이지 않자 장소화가 다급해져서 그의 소매를 붙잡고 말했다. 장소호는 어쩔 수 없이 그의 귀에 입을 대고 사정을 설명했다. 장소화는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아까와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장소호는 화가 나서 한 손으로는 장소화의 입을 막고 다른 손으로는 목을 졸라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목소리 좀 낮추면 안 되냐? 내가 네 귓속말을 한 게 안 보이냐고!’ 하지만 장소화는 남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해요, 형. 우리 어릴 때 새알 서리 하던 거 기억나죠?” 장소호는 더욱 화가 났다. 이 상황에 웬 새알 서리 타령인가 싶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장소화가 말했다. 장소호가 장소화를 째려보며 말했다. 장소화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장소호는 동생을 당해낼 재간이 없어 결국 함께 비무대 앞으로 걸어갔다. 사람 키보다 높은 비무대 앞에서 장소화가 장소호의 어깨 위에 올라섰고, 두 손으로 비무대 가장자리를 잡았다. 장소화가 손에 힘을 주자 작은 체구가 ‘휘익’ 소리를 내며 공중으로 솟구쳤다. 그러더니 공중에서 공중제비를 몇 번 연속으로 돌고는 가볍게 바닥에 내려앉았다. 장소화 이 녀석은 은근히 뽐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비웃지 마라, 경공은 못 하지만 경공의 신법과 기교는 이틀 동안 배웠단 말이다. 보여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얕볼 것 아니냐!’ 장소화의 경공 신법은 본래 표묘보에서 온 것이었고, 뽐내려는 마음까지 더해지니 그 자태가 매우 우아하고 멋스러웠다. 그가 유유히 바닥에 내려앉자 사람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생각했다. ‘뭐 하는 거지? 아래에서 경공으로 올라왔다면 그 신법에 박수를 보냈겠지만, 방금 장소화를 받아내기 위해 좋은 자리를 잡으려고 씁쓸하게 돌아가던 장소호를 보았으니 누가 박수를 치겠는가.’ 장소화는 눈을 감고 박수 소리를 한참 기다렸으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의아해했다. 그때 맞은편의 아이가 물었다. 장소화는 김이 샌 듯 눈을 떴다. 방금 전의 공연은 아무도 알아주는 이가 없어 헛수고가 된 셈이었다. 옛말에 이르기를 ‘곡조가 높으면 화답하는 이가 적다’더니, 그 말이 틀린 게 없었다. 그는 기분이 상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사실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비무대 아래에도 있었는데, 바로 상 영등이었다. 그 역시 ‘보석이 진흙에 묻혔다’는 심정이었다. 상 영등이 생각한 것은 이러했다. ‘표묘보의 신법이 이토록 신묘하다니, 경공을 배우지 않은 사람조차 자태가 저토록 우아한데 내가 익히면 어떨까?’ 그는 다시 눈을 가늘게 뜨고 멀지 않은 곳의 장소호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저 녀석도 내공 심법을 익히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떤 신공을 배우게 될까. 미리 친해 두는 게 좋겠군.’ 상 영등은 장소호의 어색한 표정을 보더니 눈동자를 굴리며 방금 비무를 마친 제자 한 명을 불러 낮은 목소리로 몇 마디 일렀다. 제자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비무대 위의 장소화를 보더니 서둘러 어디론가 뛰어갔다. 한편 장소호는 장소화가 자신의 어깨를 딛고 무대 위로 올라가자 천천히 무대에서 멀어졌다. 주위 사람들의 ‘저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야’라는 듯한 시선을 힐끗 확인하고는 이마의 땀을 훔쳤다. ‘휴, 망신스럽구나. 다행히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 옆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장소호 사형, 방금 뭐 하신 거예요?” 제173화 연무 (8) 옛말에 이르기를, ‘두려워하는 일일수록 꼭 일어난다’고 했다. 장소호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가슴속으로 ‘큰일 났다’고 외쳤다. 이런 궁색한 모습을 어찌 그 사람에게 보일 수 있단 말인가. 어떡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사이, 목소리의 주인이 이미 곁으로 다가왔다. 바로 어젯밤 만났던 사매, 장가였다. 장가는 여전히 무복 차림으로 늠름한 모습이었고, 옆에는 자그마한 체구의 소녀 한 명이 동행하고 있었다. 소녀는 동그랗고 커다란 눈에 젖살이 남은 통통한 볼을 가지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귀여움을 자아내게 했다. 지금 그 소녀는 말이라도 할 듯한 초롱초롱한 눈으로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장소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장소호는 거짓말이라도 지어내고 싶었으나, 장가의 얼굴을 마주하니 거짓말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사실 장소호가 잊고 있는 것이 있었다. 아이들이 가득한 이 광장에서 그의 행동을 지켜본 눈이 한둘이 아니었고, 장가는 멀리서부터 그 모든 과정을 똑똑히 지켜보았다는 점이다. 거짓말을 했다가는 오히려 더 곤란해질 판이었다. 장소호는 잠시 생각하다가 솔직하게 말했다. 그 원형 얼굴의 소녀가 가느다란 목소리로 물었다. 장소호는 무대 위에 막 자리를 잡은 장소화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러자 원형 얼굴의 소녀가 다시 말했다. 그 말은 듣기에 따라 상당히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장소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했다. ‘설마 이 소녀도 동생과 아는 사이인가?’ 그때 장가가 서둘러 말을 가로막으며 끼어들었다. 진진이라는 소녀는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혀를 쏙 내밀더니 손으로 입을 가렸다. 영락없이 장난기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제야 장가가 소개했다. “아.” 진진 역시 서둘러 포권하며 답례했다. 장소호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말을 내뱉고 나서 장소호는 곧장 후회했다. ‘왜 이렇게 입이 가볍나. 모른다고만 하면 될 것을 굳이 어제 일까지 설명하다니.’ 아니나 다를까, 진진이 곧바로 물었다. 정말 피하고 싶은 질문만 골라 나왔다. 장소호는 무안해져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진진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장소호가 몹시 난처해하며 해명하려 할 때, 옆에서 장가가 입을 열었다. 옛말에 이르기를, ‘간수가 두부를 굳히듯, 천적은 따로 있다’고 했다. 진진은 즉시 입을 꾹 다물고 착한 아이 흉내를 냈다. 장소호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정말 구세주가 따로 없구나. 제때 구해주지 않았으면 어찌 대답해야 했을지 막막했을 텐데.’ 그는 장가가 볼수록 참 사려 깊고 괜찮은 처자라고 생각했다. 장가는 장소호에게 미소를 지으며 사과했다. 장소호는 손을 내저으며 개의치 않는다고 표시했다. 그런데 장가가 다시 물었다. 그 말에 장소호는 허허 웃음을 터뜨리며, 어린 시절 형제가 숲속에서 새알을 서리하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장가는 눈을 반짝이며 신기해했고, 동경 섞인 시선을 보냈다. 옆에 있던 진진도 얼굴이 발그레해져서 무언가 묻고 싶어 안달이 난 듯했다. 생각해보면 가련한 일이었다. 표묘파 제자들은 장가처럼 선택받은 자들로 귀한 대접을 받으며 자라지만, 그들의 삶은 오로지 수련 중심이었다. 장소호가 말하는 어린 시절의 소박한 재미는 그들이 누릴 기회가 전혀 없었기에, 장소호의 묘사는 장가와 진진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장소호가 이야기를 이어가려다 갑자기 말을 멈추고 무엇인가 생각난 듯 뒤를 돌아보았다. 역시나 비무대 위에서 장소화가 이미 상대와 겨루기 시작한 상태였다. 장소호가 서둘러 말했다. 장소호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덧붙였다. 장소호가 대답했다. “비무대 밖으로 떨어진다고요?” “그럴 리 없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견해가 너무 달라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몰랐다. 이때 진진이 옆에서 손을 흔들며 할 말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장가가 퉁명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비무대 위에서 장소화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결정하시죠.” 비무대 위에서 장소화는 상대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무척이나 우스꽝스러웠다. 어제 장소화와 첫 경기를 치렀던 목당춘이라는 아이는 이번 조의 아홉 명 중 내공이 상위권에 속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어제 마지막 세 번의 주먹질에 내력을 십 할 다 쏟아부었음에도 장소화에게 조금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어젯밤 친구들과 대화하며 강조하기를, 장소화의 힘은 아직 다 나오지 않은 것 같으며 적어도 삼 할 이상의 힘을 아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 소식은 장소화와 겨뤘던 다른 두 아이에게서도 증명되었다. 장소화와 정면으로 주먹을 맞대면 팔이 저리고 손목이 시큰거린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 장소화의 상대는 백 퍼센트 정신을 집중해 싸우면서도, 장소화가 전력으로 맞붙으려 하면 즉시 몸을 피해버렸다. 그리하여 비무대 위에는 묘한 풍경이 펼쳐졌다. 우선 장소호의 생각처럼 장소화가 아무런 반격도 못 하는 것은 아니었다. 장소화는 상대와 권각을 주고받으며 아주 활발하게 싸우고 있었다. 심지어 장소화가 화가 나서 힘을 잔뜩 싣고 덤벼들면 상대는 정면 대결을 피하며 요리조리 도망다녔다. 하지만 장가가 상상한 것처럼 장소화가 늑대처럼 상대를 압도하는 것도 아니었다. 장소화는 힘이 장사고 주먹이 단단했지만 초식이 한정적이라 표묘파 제자들의 교묘한 초식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자신만의 방어법이 있었다. 상대의 초식이 너무 절묘해 대처하기 힘들 때마다 장소화는 표묘보를 펼쳤다. 그 역시 요리조리 도망다니며 상대의 묘수를 허공으로 날려 보냈다. 이렇다 보니 비무대 위에서는 상대가 장소화를 막다른 길로 몰면 즉시 경공으로 도망치고, 장소화가 궁지에 몰리면 즉시 표묘보로 빠져나가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향 한 대가 다 탈 때까지 두 사람은 비긴 채 경기를 마쳤다. 이런 기이하고 우스운 광경을 처음 본 장가와 진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소년의 권법은 노련하고 보법은 심오하지만, 초식 사이에 내력의 흐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초식 또한 반복적이었다. 만약 자신들이 검을 들고 나섰다면 몇 수 안에 끝장냈을 실력이었다. ‘이 소년이 정말 어두운 밤, 한 자루 검으로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 무림 고수를 단칼에 베어 넘기던 그 장소화란 말인가?’ 장소호 역시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지? 소화의 실력을 형인 내가 모를 리 없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 표국 방에서 요양하며 여득의의 내력에 손가락 뼈가 으스러졌던 아이 아니었나? 그런데 며칠 사이에 저토록 강해지다니.’ 장소호는 비록 무공이 약했지만 표국에서 여득의와 함께 수련했기에 여득의의 수준을 잘 알았다. 이 표묘파 아이들 중 누구도 여득의보다 못하지 않은데, 내 동생 장소화가 어떻게 그들과 비길 수 있단 말인가. ‘저 소년이 정말 어릴 때 내 어깨를 딛고 새알을 서리하던 그 동생이 맞나?’ 장소화가 가볍게 비무대에서 뛰어 내려와 장가에게 인사를 건네자 세 사람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장가는 꿈에서 깬 듯 장소화를 바라보며 진진을 소개해주었다. 진진은 남쪽 여행을 함께했기에 장소화도 기억하고 있었다. 다만 당시 진진은 명취당 제자로서 구연을 보호하는 임무 중이었기에 하인이나 다름없던 장소화와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여기서 다시 만나니 장소화도 반가워하며 예를 갖추어 인사했다. 진진은 눈을 반짝이며 얼굴을 붉힌 채 부끄러워하며 포권례를 올렸다. 하지만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진이 이토록 존경 어린 눈빛을 보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날 밤 진진도 장가의 곁에서 흑의 노인을 검으로 찔렀었다. 하지만 그녀의 검은 노인의 몸에 생채기 하나 내지 못했고, 오히려 상대에게 검끝이 잡혀 부러지고 말았다. 그런데 모두가 절망하던 순간, 장소화가 나타나 단 한 번의 검격으로 그 노인의 목을 찔러 구연과 일행 모두를 구했다. 비록 어두운 밤이라 똑똑히 보지는 못했으나 그 사실만큼은 분명했기에, 소녀에게 있어 그런 영웅적인 행동은 숭배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장가가 웃으며 말했다. “소화야, 너 언제 이렇게 강해진 거냐? 그 권법은 네가 짜깁기한 것일 뿐인데 왜 상대가 감히 정면으로 맞서지 못하는 거지? 게다가 그 피하는 보법은 대체 무엇이냐?” 장소화가 웃으며 대답했다. 옆에 있던 장가가 서운하다는 듯 말했다. 장가와 진진은 그 말을 듣자마자 표정을 거두고 더는 묻지 않았다. 장소화가 그 모습을 보고 서둘러 덧붙였다. 장소화가 물었다. 장가가 웃으며 대답했다. 진진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진진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장소호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장가는 나보다 나이도 어린데 벌써 부의 7계구나. 나는 아직 내공 심법조차 익히지 못해서 부의 1계 아이들도 당해낼 수 없는데. 심지어 내 동생 소화조차 마음만 먹으면 나를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언제 장가를 따라잡아 부의 7계가 될 수 있을까? 내가 부의 7계가 될 때쯤이면 장가는 이미 금의 제자가 되어 있겠지.’ 장가가 장소화와 진진이 즐겁게 대화하는 것을 보며 웃다가, 장소호가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장소호가 고개를 들고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장가가 웃으며 말했다. 장소호는 그 말을 듣고 깨달은 바가 있어 대답했다. 장가가 수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장소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장가가 잠시 생각하더니 제안했다. 장소호가 손뼉을 치며 찬성했다. 장가가 웃으며 말했다. 네 사람은 무대 아래에서 담소를 나누면서도 무대 위 비무를 잊지 않았다. 장가와 진진은 이미 부의 1계를 거쳐왔기에 안목이 뛰어났다. 매 경기 비무를 보며 날카롭게 평하고 제자들의 실력을 칭찬했다. 표묘파의 남녀 제자는 교육 과정이 나뉘어 있어 어린 여제자들도 추응당이 아닌 명취당에서 수련한다. 그래서 장가 일행도 평소 추응당에 올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장가는 이 제자들의 자질을 매우 높게 평가하며, 자신이 그 시절이었을 때보다 실력이 낫다고 생각했다. 비무대 위에서는 장소화의 경기가 없을 때도 매 순간이 화려했다. 여덟 번의 비무는 저마다의 특징이 있었고, 장가는 ‘청출어람’이라며 자신이 저 나이 때는 저만 못했다고 연신 감탄했다. 오후가 되어 다시 장소화가 무대에 오를 차례가 되었다. 이번에는 장가가 곁에 있으니 장소호가 인다리가 될 필요가 없었다. 장가와 상의를 마치고 그녀가 장소화를 던져주려던 찰나, 상 영등이 다가왔다. 그는 장가의 행동을 제지하며 장소화에게 웃으며 말했다. “이백오십 번, 더는 남의 도움을 받을 필요 없다. 내가 사람을 시켜 사다리를 가져오게 했으니 옆으로 올라가거라. 자꾸 사람을 던지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구나. 서 관사님이 보시면 꾸중을 들을 게야.” 장소화는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했다. 멀쩡한 사다리가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목덜미를 잡혀 하늘로 던져지는 기분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는 서둘러 상 영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비무대 옆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내용 보기 (클릭)
“진 누님! 진 누님!”
‘누가 이토록 대담하게 나를 부르는 거지?’
“장소화! 네가 어찌 이곳에 왔느냐?”
“연무대회에 참가하러 왔습니다.”
“너는 우리 표묘파 제자가 아닌데 어떻게 연무대회에 참가할 수 있지? 설마 너도 승급 시험을 치르는 것이냐?”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나는 전혀 몰랐다. 그나저나 연무대회가 시작된 지 벌써 하루가 지났는데, 네 성적은 어떠냐? 비록 부의 1계라고는 하나, 그 어린아이들의 무공도 보통이 아닐 텐데.”
“장가야, 너도 장소화를 알지? 네가 장소화를 데려다주거라. 또 길을 잃게 해서는 안 되니까.”
“장가를 기억한다니 다행이구나. 장가가 데려다줄 테니 다시는 길을 잃지 마라.”
“잘 알겠습니다, 진 누님.”
“정말 그렇게 간단했단 말이냐? 그저 그 사람의 방심 때문이었다고?”
“정말 그렇다니까요. 만약 제가 대단했다면 오늘 연달아 세 판을 비기지는 않았겠죠.”
장가는 그 말을 듣자마자 푸훗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너 정말 대단하구나. 나도 부의 1계를 거쳤지만 세 판 연속 비겼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아차, 너와 이야기하느라 벌써 도착했구나. 여기가 적전제자들이 머무는 곳이다. 네 둘째 형이 어디 사는지 알고 있니? 모른다면 사람들에게 물어봐야겠다.”
“우리 형네 작은 마당 앞에는 작은 나무가 한 그루 있어요. 보아하니 저쪽인 것 같네요. 낮에 한 번 와봤더니 기억이 조금 납니다.”
“바로 이 나무예요. 틀림없습니다. 길은 잘 몰라도 나무는 기억하거든요.”
“네 형이 자리에 없는 것 아니냐? 오늘은 우리 표묘파의 연무 날이니 어디 구경을 갔거나, 아니면 방주님께 무슨 일이 있어 불려갔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모르시는 말씀이에요, 장가 누님. 제 솜씨를 한번 보세요.”
“장소호야, 장소호야, 네 동생은 장소화란다. 내가 너에게 물어보라더구나. 너 도대체 방 안에 있니, 없니? 방 안에 있니, 없니?”
“소화야, 너냐? 이 시간에 어쩐 일이냐?”
“네가 어찌 이 시간에 달려온 것이냐?”
“자꾸 머리 쓰다듬지 마세요. 키 크는 데 방해된단 말이에요. 아 참, 저 혼자 온 게 아니에요.”
장소호는 멍하니 고개를 들어 밖을 살피며 물었다.
“또 누가 있느냐? 이금풍 이 공자님이냐?”
“장가 누님, 이쪽이 제 둘째 형 장소호예요. 헤헤, 지금은 온 대협의 제자로 있답니다.”
“반갑습니다, 장소호 씨. 제가 사제라고 불러야 할지, 아니면 사형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네요.”
“우리 형은 저보다 다섯 살 많으니까 올해 열아홉이에요. 장가 누님은 몇 살이에요?”
“그렇다면 형님이 더 위시겠네요.”
“명취당의 장가라고 합니다. 사형을 뵙습니다.”
“장소호라고 합니다. 장가 사매를 뵙습니다.”
“사형이 바로 최근에 문파에 들어온 그 제자분이시군요?”
“장가 누님은 지난번에 우리 구 장주님을 모시고 나갔을 때 같이 갔었거든요. 그래서 저를 아는 거예요.”
“여기서 이야기할 게 아니군요. 장가 사매, 안으로 드시지요.”
“아니에요, 사형. 당주님께서 장소화를 데려다주라고 하셔서 온 것뿐이라 곧 돌아가야 합니다. 내일도 비무가 있으니 일찍 가서 준비해야 하거든요.”
“연무대회 비무가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사매도 어서 돌아가 보십시오. 안으로 모시지 못해 미안합니다.”
“저기, 장가 사매, 내일은 어디서 비무를 합니까?”
“우리 명취당의 비무는 당연히 당 안에서 열립니다. 남제자들은 관람할 수 없어요.”
“장소화도 내일 비무가 있지요? 사형은 거기 가서 응원해 주세요. 저도 내일 비무가 일찍 끝나면 추응당으로 가서 장소화를 응원하겠습니다!”
“소화야, 너는 어째서 연무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냐?”
“소화야, 어찌 그리 네 마음대로 결정했느냐? 이런 일은 나랑 상의를 했어야지.”
“이게 상의할 일인가요? 그냥 무공을 겨루는 것뿐이잖아요.”
“소화야, 너는 표묘파에 있어 보지 않아서 이곳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모른다. 내가 예전에 연화표국에 있을 때는 내 자질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 고생만 마다하지 않는다면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을 줄 알았지.”
“네, 형.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표묘파에 있는 동안 견문이 넓어졌단다. 금의 제자나 부의 고계 제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네가 참가하는 부의 1계만 해도 그렇다. 내가 어린 제자들의 비무를 몇 번 봤는데, 솔직히 자존심이 많이 상했어. 내가 배운 무공으로는 도저히 그들의 상대가 안 될 것 같더구나. 생각해 봐라, 키가 내 가슴팍밖에 안 오는 꼬마가 나보다 초식도 좋고 내공 수위도 높으니 말이다. 만약 내가 비무대에 올라갔다가 그 아이들에게 두들겨 맞고 내려오면 그 체면이 뭐가 되겠느냐?”
“형, 제 생각엔 형이 틀렸어요. 무공 비무가 체면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체면 때문에 비무를 하지 않는다면 형의 무공은 영원히 늘지 않을 거예요. 옛말에 ‘뛰어난 자가 스승이다’라고 했잖아요. 상대가 어리든 늙든 배울 점이 있다면 겸허하게 배워야죠. 안 그래요, 형?”
“네 말이 맞다.”
“그런데 너는 왜 연무대회에 나간 것이냐? 네 무공 기초가 어떤지는 내가 잘 안다. 단순히 배우기 위해서라면 하 대장님 같은 분들에게 먼저 몇 년 배우고 나서 참가해도 늦지 않잖아. 지금 네 실력으로 누구를 이길 수 있으며, 거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느냐?”
“오늘 한 판도 못 이긴 것이냐?”
“괜찮다, 소화야. 우리 기초가 부족해서 그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뿐이야. 방금 말했듯이 상진하는 마음을 갖고 열심히 수련하면 된다. 올해 안 되면 내년이 있고, 내년이 안 되면 내후년이 있지 않느냐. 언젠가는 꼭 승리할 날이 올 거다.”
“네가 왜 여기까지 달려왔나 했더니 아직 밥을 못 먹었구나. 가자, 우리 식사나 하러 가자.”
“형, 저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요 근래 들어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이에요. 오늘도 비무를 하느라 기운을 써서 그렇지, 아니었으면 저녁도 더 적게 먹었을 거예요. 홍소육 맛은 괜찮은데 먹을수록 느끼하더라고요.”
“아마 요즘 잘 먹어서 예전만큼 당기지 않는 모양이구나. 집에 있을 때는 누구보다 빨리 달려들어 먹더니만.”
“형, 저는 집에 한번 가보고 싶은데 형은요?”
“나도 가고 싶다. 우리 나온 지 벌써 일 년이 넘었으니 한 번쯤 다녀와야지. 이 공자님이 집에 소식을 전해주셨다고는 하지만, 부모님께서 우리를 직접 못 보시니 걱정이 많으실 게다.”
“그럼 언제 갈 수 있을까요?”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너는 언제든 갈 수 있는 처지 아니냐?”
“네, 전 딱히 할 일도 없어요. 얼마 전까지는 하 대장님네가 연무대회 참가하느라 제가 약초밭을 지켜야 해서 못 떠났지만, 연무대회가 끝나면 다들 돌아갈 테니 전 한가해질 거예요. 언제든 갈 수 있죠.”
“내 쪽이 조금 문제구나. 이제 막 표묘파에 입문해서 스승님의 성격도 다 파악하지 못했거든. 그동안은 문파 환경에 익숙해지라고만 하셨는데, 연무대회가 끝나면 구체적인 무공 전수가 시작될 것 같아. 그래서 스승님께 함부로 휴가를 내기가 어렵구나.”
“알겠어요, 형. 그럼 제가 형을 기다릴게요. 돌아갈 때는 둘이 같이 가는 게 좋아요. 한 명만 가고 한 명은 안 가면 부모님이 더 걱정하실 거예요.”
“소화야, 너도 이제 다 컸구나.”
“그럼요, 형. 저도 이제 열세 살인데 당연히 어른이죠.”
“형, 약제당이 어디 있는지 알아요? 하 대장님이랑 섭이 형네를 좀 보러 가고 싶어서요.”
“관둬라, 오늘은 가지 마. 벌써 날이 저물었지 않느냐. 그 사람들도 연무대회에 참가해야 하니 지금쯤 다들 수련하고 있을 게다. 가봤자 만나기도 힘들고 방해만 될 거야. 게다가 너도 내일 비무를 해야 하니 일찍 가서 쉬거라. 기운을 푹 차려야 내일 또 지더라도 온 힘을 다해 싸울 수 있지 않겠느냐.”
장소화가 소리쳤다.
“형, 제가 깜빡했어요. 추응당을 나올 때 서 관사님이 방을 마련해 뒀다고 하셨는데, 밤에 안 들어가도 되는지 확인을 못 했어요. 이 늦은 시간에 어떡하죠?”
“너무 늦어서 물어볼 사람도 없겠구나. 그 서 관사라는 분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추응당 방위도 대략만 알 뿐이야. 관둬라, 오늘 밤은 내 처소에서 대충 같이 자고 내일 사람들을 만나면 잘 설명하거라.”
“그럴 수밖에 없겠네요. 부디 별일 없어야 할 텐데.”
“좋아요, 형! 잠시만 기다리세요. 몇 번만 더 하고 멈출게요.”
“소화야, 너는 어째서 권법 하나를 그렇게 반복해서 수련하는 것이냐?”
“이상할 거 없잖아요, 형. 전 이 권법 하나밖에 모르는걸요. 이걸 반복해서 안 하면 뭘 하겠어요.”
“내 말은 그 뜻이 아니다. 네가 그 권법밖에 모른다는 건 알겠는데, 아까 내가 멈추라고 했을 때 왜 바로 안 멈추고 꼭 여러 번을 채우고 나서야 멈췄냐는 말이다.”
“아, 그건요, 이 권법을 정해진 횟수만큼 수련하면 서늘한 기운이 온몸의 뼈로 흐르거든요.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나타나지 않아서 끝까지 멈추지 않고 한 거예요.”
장소호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정말이냐? 고작 네가 짜깁기한 그 권법으로?”
“정말이에요, 형. 원하시면 제가 가르쳐드릴 테니 한번 해보실래요?”
“그럼 어쩔 수 없죠. 나중에 배우고 싶으면 저를 찾아오세요. 히히.”
“자, 형! 저도 형의 무공 실력을 한번 볼게요.”
“좋다, 내 육합권 맛을 봐라!”
“소화야, 너 실력이 많이 늘었구나. 내가 못 이길 뻔했다.”
“제가 누구 동생인데요, 당연히 잘해야죠.”
“네 내력이 부족한 게 아쉽구나. 아니었으면 추응당 제자들과도 몇 수 겨뤄볼 수 있었을 텐데.”
“우리가 어릴 때 그런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기회만 있었다면 저도 그들보다 못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 천천히 나아가면 언젠가는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거야. 가자, 방에 들어가서 자자꾸나. 밤이 깊었다. 내일 또 비무를 해야지.”
‘이 녀석, 예전처럼 잠버릇 하나는 여전하구나.’
“내 얼굴에 꽃이라도 피었느냐?”
“얼굴에는 안 피었지만 입에는 피었는데요.”
“그럴 리가 있느냐?”
“형, 어제 무슨 꿈 꿨어요?”
장소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니, 딱히 꾼 꿈은 없다만.”
장소화가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꿈도 안 꿨는데 어떻게 누군가의 이름을 그렇게 불러요?”
장소호는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꿈이 가물가물하여 기억나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장소화는 형이 잡아떼자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의 햇살을 바라보며 짐짓 엄숙하게 말했다.
“그게, 그게 정말이냐?”
“옛말에 이르기를, ‘아름다운 아가씨는 군자의 좋은 짝이다’라고 했어요. 별일 아니에요.”
“저기, 소화야. 너 장가 사매랑 많이 친하냐?”
“그렇게 친할 건 없어요. 지난번에 장주님 따라나갔을 때 같이 갔던 것뿐이고, 대화도 별로 안 해봤어요. 그냥 얼굴만 익힌 정도죠.”
장소호는 조금 실망한 기색이었다. 장소화가 눈을 깜빡이며 싱글벙글 웃으며 덧붙였다.
“저는 ‘장가 사매’랑은 안 친하지만, 명취당의 진 당주님이랑은 아주 친하죠.”
장소호는 뜻밖의 수확이라는 듯 눈을 반짝이며 희망을 보였다.
“그건 당연하죠!”
장소화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두 형님, 시간이 늦었으니 어서 들어가 준비하시지요. 곧 비무가 시작될 겁니다. 비록 승급은 하지 않더라도 어렵게 얻은 기회이니 소중히 여겨야지요. 우리 문파 제자들과 겨루는 것은 앞으로의 무공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장 형, 잘못 알고 계시는구려. 알았더라면, 연무 비무가 이토록 어려울 줄 알았더라면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오. 어제 세 판을 싸웠는데 단 한 판도 이기지 못했소. 내 체면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구려. 솔직히 여 형이 말리지 않았더라면 어제 당장 연화표국으로 돌아갔을 것이오.”
“어제 상대들이 너무 강했던 것일지도 모르지 않소? 이제 겨우 세 판 치르고 물러나면 체면이 더 구겨지지 않겠소? 오늘도 한번 지켜봅시다. 어쩌면 오늘은 상황이 바뀔지도 모르니 말이오.”
“관두시오. 도망치면 그만이지, 누가 나를 욕한들 내가 알 게 뭐요? 뭐가 창피하다는 거요? 오늘도 저 어린아이들에게 비무대 밑으로 던져진다면 그게 진짜 망신이지.”
“잘됐다! 그럼 오늘 밤에는 약제당에 가서 하 대장님네를 찾아봐야겠어요.”
“이기고 나서 말해라. 또 지고 나면 하 대장님 얼굴을 무슨 면목으로 보려고 그러느냐?”
“소화야, 네 번호가 몇 번이냐?”
“이백오십 번이에요.”
“여득의와 상관운은?”
“2번이랑 111번요.”
“소화야, 네 번호를 부르지 않느냐. 어서 올라가야지.”
“형, 저 좀 도와주세요.”
“도와달라고? 내가 뭘 도와줄 수 있겠느냐? 설마 대신 올라가 달라는 건 아니겠지?”
“대신 올라가는 게 아니라, 제가 올라가는 걸 도와달라는 거예요.”
장소호는 잘 이해하지 못하다가, 장소화의 상대가 멋진 경공으로 비무대 위로 훌쩍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는 깨달았다. 저렇게 높은 비무대를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장소화는 혼자 올라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럼 어떻게 도와주면 되느냐? 어제는 어떻게 올라갔어?”
“어제는 상 영등님이 절 던져주셨어요. 첫판에는 저를 비무대 너머로 던져버리셨다니까요. 오늘은 그분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아요. 형이 도와주세요. 힘을 써서 저를 던져주시면 돼요!”
장소호는 무척 당황했다.
‘동생아, 너는 내 친동생이 맞느냐. 나를 골탕 먹여도 유분수지, 내 내공이 부족한 걸 알면서 이런 부탁을 하다니! 이건 나를 망신 주려는 거 아니냐. 그냥 영등님께 던져달라고 하지, 왜 규칙을 바꾸려 해!’
“괜찮아요, 형. 그냥 믿고 던져보세요. 어제처럼 저를 넘어뜨려도 형을 탓하지 않을게요.”
“아, 그렇군요. 형 내력이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니구나. 그럼 어떡하죠?”
“기억난다, 왜?”
“그때처럼 제가 형 어깨를 밟고 올라가면 되잖아요.”
“싫다! 그냥 영등님께 다시 부탁하면 안 되느냐?”
“저기, 사형. 몸이 어디 불편하신가요? 눈을 감고 계신 지 꽤 되었습니다.”
“내가 조식(기운 고르기) 하는 거 안 보이냐? 조금만 더 기다려라.”
“별거 아닙니다. 동생이 무대에 올라가는 걸 좀 도와준 거예요.”
“무대에 올라가는 데 도움까지 필요하나요? 경공으로 가볍게 뛰어오르면 될 텐데.”
“제 동생은 아직 경공을 할 줄 모르거든요.”
“에이, 거짓말. 방금 무대 위로 몸을 날려 올라가는 자세를 보셨잖아요. 어찌 경공을 모른다고 하세요? 게다가 그날 밤 강가에서…….”
“진진!”
“사형, 이쪽은 제 사매 진진이라고 합니다. 지난번에 진 당주님과 저를 따라나갔던 아이예요.”
장소호는 그제야 이해했다. 이 소녀 역시 남쪽으로 갔을 때 장소화와 함께했던 동료였던 것이다. 장소호는 포권하며 예를 표했다.
“진진 사매, 장소호라고 합니다. 장소화의 친형입니다.”
“진진이라고 합니다. 사형을 뵙습니다.”
그러고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장소화가 정말 경공을 모른단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정말 경공을 몰라요. 어제는 상 영등님이 내력으로 던져주셔서 겨우 올라갔답니다.”
“사형, 그럼 사형도 내력으로 던져주시면 되지 왜 그렇게 하셨어요?”
“그게…… 제 내공 수련이 부족해서 동생을 던져줄 정도가 못 됩니다.”
“사형께서 거짓말을 하시는 것 같아요. 저희보다 나이도 많으시고 수련 기간도 길 텐데, 그 정도 공력도 없으실 리가요. 그건 저도 할 수 있는 일인걸요.”
“진진, 입 다물어라.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갈 것을, 자꾸 물으면 지금 당장 명취당으로 돌려보낼 거다. 앞으로 다시는 데리고 나오지 않을 테니 그리 알아라.”
“사형, 진진 사매가 원래 호기심이 많아 이것저것 캐묻는 성격입니다. 너그럽게 봐주세요.”
“방금 장소화가 사형 어깨를 딛고 올라가는 자세가 아주 능숙해 보이던데, 평소에도 동생에게 인다리(인간 사다리)가 되어주셨나 봐요?”
“장가 사매, 다른 이야기는 나중에 하죠. 소화의 비무가 끝난 뒤에 들려드리겠습니다.”
장가도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형. 우선 장소화의 비무부터 보시지요.”
“그럼 사매는 여기 계세요. 저는 저쪽으로 가겠습니다.”
장가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같이 있지 않고요?”
“사매는 여기 있고 저는 저기 있어야, 혹시라도 소화가 비무대 밖으로 떨어지면 받아낼 수 있거든요. 녀석이 경공을 못 해서 떨어지면 크게 다칠까 걱정됩니다.”
장가가 깜짝 놀라 물었다.
“그럴 리가요. 제가 장소화의 무공을 직접 봤는데, 설령 지난번 일이 요행이었다고 해도 저 부의 1계 아이들에게 질 정도는 아닙니다.”
장소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어제도 한 판도 못 이겼다고 했단 말입니다. 분명 떨어졌는데 창피해서 말을 안 한 거겠죠.”
“할 말 있으면 빨리해라. 수다 떨지 말고.”
진진이 숨도 안 쉬고 말을 내뱉고는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 장소호와 장가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 시선을 교환한 뒤 비무대를 주시했다.
“진진, 이제 말해도 된다.”
진진은 평소처럼 쫑알대지 않고 그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장소호는 그런 분위기는 눈치채지 못한 채, 장소화가 다가와 인사하자 손을 붙잡고 물었다.
“형, 제 실력이 어떤지 형이 제일 잘 아시잖아요. 어젯밤에도 대련해봤고요. 그냥 제가 지금 힘이 아주 세고 저 애들은 아직 어려서 내공이 부족하다 보니 저랑 직접 부딪히는 걸 겁내는 것뿐이에요. 보법은…… 나중에 온 대협께 여쭤보세요.”
“장소화, 참 야박하구나. 그냥 보법 이름 좀 알려주는 게 어때서?”
장소화가 쓴웃음을 지으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구 방주님께서 말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누님들이 직접 알아맞혀 보세요.”
“저기, 장가 누님. 기회가 되면 진 당주님께 여쭤보세요. 그분도 알고 계시거든요.”
장가와 진진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장가 누님, 오늘 어찌 이리 일찍 오셨어요? 오후에나 오실 줄 알았는데요.”
“올해 나는 부의 7계 승급 시험에 참가한단다. 우리 명취당 여제자 수가 적어 비무 횟수가 많지 않았어. 어제 이미 승급 점수를 거의 다 따두었고, 오늘 오전에도 한 판을 더 이겨서 승급이 확실해졌지. 그래서 당주님께 휴가를 냈더니 진 당주님께서 네 비무를 보러 가라고 흔쾌히 허락해주셨어. 진진도 네 비무를 보고 싶다고 떼를 써서 같이 왔단다.”
“네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고 싶었을 뿐이야. 저번에는 밤이라 잘 안 보였거든.”
장소화가 웃으며 물었다.
“그럼 오늘 보니 실망했나요?”
“응, 지금 실력으로는 부의 5계인 나도 못 이길 것 같은데.”
장소화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원래 그래요. 그날은 정말 운이 좋았던 거라니까요. 정말이에요!”
“사형, 무슨 생각을 하세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제가 언제쯤 연무대회에 참가하고 언제 부의 7계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장가 사매는 이토록 젊은 나이에 무공이 출중한데, 제가 언제쯤 사매를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사형’이라는 호칭이 참 부끄럽습니다.”
“사람마다 인연과 운명이 다른 법이지요. 사형이 우리처럼 무공 수련에만 전념했다면 아까 말씀하신 어린 시절의 즐거움은 누리지 못하셨을 겁니다. 이미 그런 즐거움을 가졌으면서 우리의 무공까지 탐내신다면, 저희는 무엇을 자랑스럽게 여기겠어요? 서로 다른 배경과 자부심이 있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삶 아니겠습니까.”
“장가 사매의 말씀이 참 깊이가 있군요. 정말 철학적입니다.”
“진 당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제가 조금 바꾼 것뿐이에요. 게다가 사형은 이제 온 사숙님의 제자가 되셨으니 전념해서 수련하시면 됩니다. 땀을 흘린 만큼 반드시 결실이 있을 거예요.”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무공이 사매보다 못하다는 생각에 저를 사형이라 부르니 마음이 영 편치 않군요.”
“듣고 보니 그렇네요. 사실 저도 사형을 매번 ‘장소호 사형’이라 부르려니 번거로운데, 그냥 이름을 부르는 건 어떨까요?”
“그게 좋겠군요! 저도 그냥 장가라고 부르겠습니다. 제 무공이 사매를 따라잡게 되면 그때 다시 사매라고 부르지요.”
“사형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 무공을 따라잡을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장소호.”
장소호가 굳은 결의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날이 꼭 올 겁니다, 장가. 기다려주세요.”
